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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게임 머스트 사가

2006.04.21 04:44

나가레료마 조회 수:82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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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울리는 전화 벨 소리에 침대에서 뒤척이나 겨우 일어나 전화를 받았다.
도대체 매너 없이 아직 동이 트지도 않은 새벽부터 벨을 울리는 무례한 자는 누구인가?
기분이 좋은 흔치않은 꿈이었는데.
“여보세요!”
내가 다소 짜증난다는 어투로 말하자, 상대방은 당황이라도 한 듯 잠시 말이 없었다.
“김일후님이 맞으십니까?”
분명 내 이름이 맞긴 하였다.
외부와의 접촉을 싫어하는 내가 약속 같은 것을 했을 리가 없는데.
목소리도 처음 듣는 낯선 것 이였다.
“네.”
나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머스트 사가의 베타 테스터로 확정되셨습니다.”
처음엔 당최 이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문득 나의 뇌리를 스치는 생각에 압박감을 느껴 등골이 서늘해졌다.
만약 확정 되었다는 연락이 오지 않았더라면 기억 하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보낸 신청 응모 메일이 당첨까지 될 줄이야.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은 무뚝뚝하게 충실하게 자신이 할 말만 전해준 후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난 어리바리 한 모습으로 컴퓨터 앞에 앉았다.
‘베타 테스터들은 이곳을 꼭 확인해주세요.’
공지사항은 확인하기 쉽게 눈에 띄게 올려져 있었다.
나 이외에도 접속자가 다수 있었는데 그들도 확정된 베타 테스터인것 같았다.
‘오랜 시간동안 베타 테스터 선발에 응모해주시고 관심을 보여주셨던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베타 테스터는 오늘 5월 5일로 확정되었으며 머스트 사가가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테스터 분들을 위해, 아래에 제시된 두 가지 내용을 약속해 드리고자 합니다.
1) 베타 테스트 이후에도 계정유지.
2) 머스트 사가 접속에 필요한 기기 지원.’
대충 요약을 하자면 이런 내용이었다.
그저 신청 메일만 보냈을 뿐인데, 그 혜택이 꽤 후한 것 이였다.
테스터 기간이 끝나는 시점이 휴가의 끝 무렵과 시기가 비슷하니 다행이었다.
게다가 기기까지 무료로 대여해주니 나로서는 더 이상 걱정할 만한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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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이 기기를 설치하는 동안 나는 거실에서 자야한다는 생각보단
얼른 접속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같았다.
마치 로봇에 탑승하는 캡슐처럼 생긴 거대한 기기가 내 방을 다 차지해 버린 것 이였다.
설치 차 온 직원도 상당히 난감하다는 듯 표정을 지었다.
“이것 좀 드시고 힘내세요.”
나는 서둘러 냉장고에서 음료수를 꺼내어 건네었다.
직원은 맛을 음미할 새도 없이 벌컥 벌컥 소리를 내며 들이켰다.
설치하는 내내 목이 말랐던 모양이었다.
“후우~ 다 되었습니다.”
방금 사우나에서 땀을 뻘뻘 흘리고 온 사람처럼 직원은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었다.
그 만큼 설치가 어려웠고 크기도 만만치 않았다.
돈이 깡패라고 머스트 사가 관계자들은 직원을 더 투입하지도 않은 모양 이었다.
설치가 곧 끝나고 나는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바로 기기 안에 몸을 내던졌다.
이미 기기에 대한 설명은 가이드북과 함께 직원의 친절한 설명 덕분에 몸에 익힌 뒤였다.
하지만 알몸으로 캡슐과 같은 기기 안에 있는 내가 조금은 창피했다.
아무리 나 혼자 있는 공간이라지만.
“으...”
붉은 레이저가 몸 이곳저곳을 차례대로 저장했고 곧‘작업 완료’라는 소리와 함께 끝나는 듯 했다.
곧 사용법의 숙지사항 대로 고글을 착용하였다.
- 슈우우웅...
처음 가동해보는 것이기에 호기심 반 두려움 반 이었다.
혹시나 세간에 떠도는 소문처럼 뇌에 손상을 입어 식물인간이 되지는 않을까.
처음 몇 분 동안은 앞을 분간 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웠지만 곧 시야가 트이면서,
눈앞의 사물이 선명하게 눈에 비쳐 들어왔다.
내가 본 광경은 혼자 보기엔 아까운 꽤 충격적인 것 이였다. 마치 현실처럼, 아니 현실 그 자체였다.
걸어가고 싶으면 센서가 스스로 인식하여 내 명령대로 움직였고 난 몸 이곳저곳을 움직여보았다.
“머스트 사가의 세계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아담하게 생긴 방 안에서 내가 묘한 자세까지 취하며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을 때,
마치 방송실에서 들리는 것 처럼 아리따운 여성의 목소리가 들리자 나는 기겁을 했다.
“당신의 직업을 선택해 주십시오. 직업은 전사...”
나는 직업을 정하는 데에 꽤 많은 시간을 들였다. 솔직히 말해서, 전사와 마법사는 너무 많이
알려졌기 때문에 식상했고, 내가 흥미를 가진 것은 흑마법사 즉 네크로맨서와, 테이머였다.
“좋아, 네크로맨서로 하겠어.”
아무래도 테이머보다는 좀 더 무겁고 어두운 면을 가진 네크로맨서에 더 끌렸기에
거리낌 없이 직업을 결정했다.
직업을 결정한 뒤, 다시 한번 시야가 환해지면서 중세 풍의 광활한 모습의 풍경이 나를 반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