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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게임 머스트 사가

2006.04.19 05:20

나가레료마 조회 수:90 추천:1

extra_vars1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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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공에 어지럽게 떠다니는 자동차와 항공기 소리에 나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2028년, 내 나이는 이제 20대 후반을 달리고 있었다. 정보 시대를 겪고 지금 우주화 시대에
살고 있는 나는 이곳에서 몇 년간 거주했지만 도무지 적응이 가질 않았다.
아니, 이 세상 자체에 난 이질감을 느끼고 거부감이 들었다.
국어 시간에 입이 닳도록 배운‘푸른 하늘, 파란 하늘’이란 개념조차 사라져 버렸고,
기차나 자가용을 타고 지나가는 풍경을 천천히 감상하는 것은 보기 힘든 일이었다.
나는 시내로 들어서 인도(人道)쪽으로 걸었다.
자력으로 움직이는 자동차가 발명된 후로는, 수동적인 자동차.
그러니까, 바퀴로 굴러가는 자동차는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었다.
도시의 중심적인 수도에서 최남단에 걸쳐서 인도가 있는 곳은 오로지 이곳 뿐 이었다.
하지만, 그 마저도 얼마 안가 폐쇄할 작정이란다.
난 시내를 적당히 둘러본 뒤, 편의점에 들어가 담배 한 보루를 사 들었다.
계산을 하던 도중, 나의 눈길을 끄는 것은 광고 포스터였다.
‘총 소요 경비: 180,000,000,000. 더 이상의 해외 시장은 없다!’
일러스트를 보아하니 아마도 게임인 것 같았는데, 그 문구가 좀 독특했다.
자신들이 게임을 만들기 위해 소요한 개발 금을 대놓고 광고에 장식하다니.
그리고 눈을 굴려 아래 문구를 마저 살펴보았다.
‘국내 가상현실게임의 자존심을 되찾을 머스트 사가!(most saga)’
가상현실게임이 한국에 대중적으로 보급 된지는 4년이 지났지만 이렇다 할 만큼
제대로 된 게임이 나온 적이 없었다. 때문에 까다로운 국내 유저들을 만족시키지
못했고 점차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서서히 사라지는가 싶었다.
난 담배 값을 카드로 계산한 뒤, 다시 시내의 거리로 나왔다.
내 머릿속엔 우습게도 광고 포스터에서 본 가상현실게임이라는 것이 자리 잡고 있었다.
게임엔 취미가 없었지만 충분히 해 볼 가치는 있었다.
하지만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은 가상현실게임에 필요한 기기였다.
거대한 구현의 캡슐과 헤드셋, 칩 등을 합하면 한 기기 당 드는 비용은 무려 200만원 이었다.
이것이 가상현실게임이 대중화되지 못한 이유도 있겠지만 가장 문제가 된 것은,
뇌파를 이용한 게임이니 뇌에 손상이 있지 않겠냐는 세간의 소문이었다.
나는 담배 한 가치를 입에 물고는 다시 집으로 향했다.
머스트 사가에 대해 더 알아 볼 것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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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통해 알아본 결과, 머스트 사가는 유수의 사람들의 마음을 부풀게 할 만큼
대단한 게임이었다. 일단 천 팔백억 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이 옆집 애 이름도 아니었기에,
투자한 만큼 완성도도 높을 것이라는 많은 유저들의 생각 이었다.
게임 관련 웹진 사이트는 이슈는 당연 머스트 사가였고 세간의 화제였다.
“흠, 발표일은 5월 5일, 모집 인원 15,000명 확정이라... 귀찮게 되었군.”
게임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기에 메일을 보내고 당첨자 발표 일까지 기다린다는 것은,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아직 발표 일까지는 대략 한날 가량이나 남았다.
“수능도 아니고 말이지.”
나는 신상정보란에 내 정보를 차례차례 기입했다.
“OK.”
보내기를 누른 후, 나는 의자에 앉아 기지개를 쭉 켜곤 시계를 바라 봤다.
시계바늘은 어느새 10하고도 6을 가리키고 있었다.
“괜히 쓸데없는 짓을 하는 건 아닐까...”
솔직히 내가 베타 테스터로 당첨될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
수많은 유저들 중에서 내가 과연 15,000명 중의 하나가 될 수 있을까.
피곤한 마음에 나는 의자에서 침대로 개구리처럼 점프하여 침대에 그대로 누워버렸다.
발표 기일까지 무엇을 할 것인가, 그리고 설령 베타 테스터로 확정된다 해도 그 기기 값은
어떻게 마련하고 해결할 것인가.
‘그 시간에 아르바이트라도 할까...’
머리를 굴려보았지만 도무지 이렇다할 방도가 생각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