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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게임 The World of legend

2005.07.18 04:40

그리포른 조회 수: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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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저는 어디서 묵죠?"
난 강당 뒤에 마련된 좁은 공간의 테이블에서 사제와 함께 스프를 먹었다. 현실세계에서의 맛과 크게 다를게 없었기 때문에 별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이 사제는 요리를 썩 잘하는 편이었다.
"뒤뜰에 있는 창고에서 묵도록 하게."
"아니 그런 비위생적인 곳에서 살란 말입니까?"
"그렇다면.. 나에게도 따로 생각이 있네."
난 사제가 무슨 생각으로 하는 말인지 알수없었다.
"아, 그나저나 자네 이름을 물어보지 못했군."
보통 온라인게임이라면은 NPC가 플레이어의 캐릭터명정도는 알텐데 어이가 없었다.
"다니엘이라고 합니다."
"난 라파엘로일세. 자네 이름이 무척 마음에 드는군."
그러고 보니 내 이름은 기독교의 구약성서에 나오는 예언자의 이름이였다.
캐릭터를 만들때는 딱히 지을만한게 없어 별 생각없이 지은거라 그리 애정가지않는 이름이었다.
"그나저나 수배자명단에 자네 이름이 올라와있으니 큰일이군."
"개명이라도 하죠, 뭐."
그냥 내뱉은 빈말을 라파엘로 사제는 잠시 골똘히 생각하는 척 하더니 다시 말했다.
"우리엘이 어떤가? 정말 개성있는 이름이로군."
"아무거나 하죠."
난 당분간만 이곳에 머물다가 도망갈 계획이었기 때문에 라파엘로가 정해주는 이름따윈 별 신경쓰지 않았다.
"벌써 해가 저물었군, 따라오게."
난 라파엘로 사제가 시키는 대로 그를 따라갔다. 강당왼쪽에 위치한 문을 열자 길다란 복도가 보였다.
노인네가 걸음이 어찌나 빠른지 따라잡느라 숨이 다 벅찼다.
복도 끝에는 계단이 있었는데 올라가 보니 도서관처럼 보이는 방이 있었다.
도서관치고는 조금 작은 규모의 방이었다.
"자, 여기있는 서적들을 모두 독파하면 이곳에서 나가게 해주지."
대략 서적의 수는 어림잡아도 몇천개에 가까웠다. 두께도 백과사전만한 분량이었기 때문에 하루종일 읽어도 1권 이상 읽는것은 불가능했다. 역시 저 늙은이는 날 이 수도원에 죽을때까지 감금시킬 작정이었다.
이럴거면 차라리 치안대에게 잡혀 감옥에서 징역살이를 하는 편이 좋았다.
"이건 완전 노동이라구요. 이 많은 걸 언제다..."
"나갈 생각은 하지 않는게 좋아."
라파엘로는 내 말을 무시한채 말없이 문으로 걸어가더니 밖에서 문을 잠궈버렸다.
난 저 사악한 노망난 늙은이의 행동에 어처구니가 없어 허탈한 웃음만 나왔다.
게임에서 나가고 싶었지만 많은 돈의 정액을 내고 하는 터라 어찌할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