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퓨전 상관없어!!(에필로그)

2008.04.20 15:40

생명연장의꿈 조회 수:526

extra_vars1 에필로그 
extra_vars2 131640-1 
extra_vars3
extra_vars4
extra_vars5
extra_vars6  
extra_vars7  
extra_vars8  

에필로그


 


 


진우는, 오전에 눈을 뜬 뒤로 부터 계속해서 먼 창밖을, 그저 멍-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기운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사흘을 내리자고 오늘 오전에서야 깨어난 진우는, 상처야 아직 꽤나 남아있었지만 누적되었던 피로는 깨끗히 풀려 몸은 상당히 가벼운 느낌이었다.


3일.
그래, 그날로 부터 삼일이 지났다. 마치 꿈만 같았던, 그런 처절한 싸움이 있었던지-


다행히도 그 사자머리- 이름이 뭐였더라. 아, 그래. 현욱.
혼자남아 사룡과 싸웠던 녀석. 아마 그 친구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이렇듯 일이 잘 끝나지는 않았을지도 몰랐다. '쓰러트렸다'라고 말하던 사룡의 목소리에, 혹 죽인것은 아닐까, 크게 다친것은 아닐까… 하고 걱정하고 있었지만, 운이 좋았던지, 아니면 그가 봐주었는지… 좀 다치긴 했지만 그럭저럭 무사한 모양이었다. 다리골절에, 여기저기 타박상이 있어 꽤나 오래 치료를 받아야 하는듯 했지만, 그래도 자신보다야 훨씬 양호한 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병원으로 옮겨지면서 잠시간 의식을 찾았었던 진우는 야율이라는 남자가 결국 세연과 자신을 구했었다는 사실만을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었다. 오전에 일어나 획득한 정보에 의하면 사룡은 아마 그 직후에 나타난 가더즈에 의해 잡혀갔다는듯 했다.
소녀는 구해졌고, 진우도, 현욱도 살아남았다. 모든 사건은 해결된 것이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다면…


"떠나-버린걸까."


오전에 깨어났을 때부터 온통 그 생각뿐이었다. 결국 세연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  아마 보호해줄 사람이 나타난 이상, 다른 어떤 안전한곳으로 피신했겠지- 하는 예상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이젠, 다시 만날수 없는걸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들자 어쩐지 모를 아쉬움이, 섭섭함이 남았다.


"너도 참 배짱이다. 어떻게 이능자들과… 아참, 너도 이능자라고 했지…?"


옆에는 병찬이녀석이 또 문병을 와있었다. 아마도 수업을 땡땡이 치려고 수를 쓴것이 분명했다. 그렇지 않다면야 이 친구가 이렇게 일찍 문병을 와줄리가 없겠지.
아무튼, 여러가지 숨기기 힘든 상황덕에 결국 그토록 밝히기 싫었던 '이능자'라는 사실이 여기저기에 밝혀져 버렸다. 아까 좀더 일찍 문병을 왔던 담임이 학교에는 이야기 하지 않겠다고 했으니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그래도 담임과 함께 문병을 왔던 병찬이 녀석은 훤히 알아버렸다.


입이 무거운 녀석이래야 할텐데.


"어이, 뭐라고 말좀 해보게나, 친구."


물어도 물어도 대답이 없이 창문이나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진우에게 말했다.


"글세…그다지 떠들 기분이 아니라."


사실이 그렇다. 역시 세연의 일 때문일까. 별로 대답할 기운은 나지 않는다. 모든것이 잘 풀렸음에도. 다 잘되었는데도. 어쩐지 쓸쓸한 기분이어서- 즐거운 대화를 이어나가기엔 무리가 있었다.


"뭐가 문젠대, 또."


하지만, 그런 쑥쓰러운 가슴속 이야기까지 말해줄 필요는 없겠지.


"아니, 별로 문제는 없어."


그리고, 그러던 그때
똑똑똑
하며 노크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멀대같이 긴 키가 먼저 눈에 띄었다.
그 남자, 야율이었다.


"아…"
"잠깐, 대화좀 할수 있을까…?"


그가 물어왔다. 아무래도 좀 무서운 느낌의 남자다. 멀대같이 큰키. 어쩐지 조금 무섭게 생긴 얼굴. 게다가 잘은 기억나지 않지만, 사룡-이라는 그 엄청나게 강했던 능력자조차 단숨에 눌렀을 강한 능력을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주눅이 들지 않을래야 않을수가 없다.


그토록 넘어지고, 또 넘어지면서도 끝까지 일어서던 근성은 도무지 찾아볼수 없는 얼굴이다, 오늘의 진우는.


"아, 예."


야율은 멀뚱히 서있는 병찬에게 말했다.


"자리 좀  비켜줬으면 하는데."


단둘이 할 대화가 참 많은 녀석이군.하는 얼굴로 진우를 바라본다. 그러고 보면, 저번에도 이런 경우가 있었었지.


"아, 네."


병찬은 얌전히 자리를 비켰고, 털컥-하며 병실의 문이 닫힌다. 병실안에는 진우와 야율, 둘만 남아 서로를 마주보고 앉아있었다.


"어때, 몸은 좀 괜찮나…?"


먼저 말을 걸어온것은, 야율이었다.


"아, 예 멀쩡해요. 의사선생님도 굉장한 회복력이라고 놀라던걸요. 하루만에 이 정도로 체력이 회복되다니! 라고 하면서."


필요이상으로 쾌할한 어조로 대답했다.


"하하. 그거참 다행이군."
"네, 뭐 그렇죠. 하하…"
"…"
"…"


그리고 또 다시 이어지는 잠시동안의 정적.


"…세연은."


이번에 그 고요함을 깬것은, 진우였다.


"그래, 그 말이 나올줄 알았지."


그 이야기가 나올것을 예상하고 있었던 것처럼, 야율은 그렇게 말하며 진우를 바라본다.


"세연은, 어떻게…되는거죠…?"


알고 있었다니, 이제 부담가질것도 없다. 진우는 궁금했던것을 모조리 물어봐야 겠다-라고 생각하며 물었고, 야율은 그에 대답했다.


"세연에 대한 걱정은 이제 더 이상 할필요 없겠지. 자네에겐 이루 말할수 없을만큼 고마워 하고 있어. 이능자라곤 하지만, 일반인의 몸으로, 그렇게 까지 몸을 던지며 세연을 지켜준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표하네. 하지만 이 일로 인해 소년에게 큰 피해가 가게 되어 정말 미안하게 되었어. 그렇지만… 역시 자네가 세연을 지켜주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상황이 있을수 있었던 거겠지."


하하. 하고 작게 웃어준다. 그리곤 조금 쓸쓸한 어조로 대답했다.


"…그런, 가요."


결국,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은채, 그 옆길을 돌고, 또 돌고 있었다.


"세연은 앞으로 안전한 곳에서 보내게 되겠지. 아마 특별한 일이없는한 이쪽에서 최대한 보호를 할테니, 더 이상 위험한 일은 없을거라 생각하고 있네."


역시- 떠나버리는 걸까.
이젠, 다시 못만나는 곳으로.


"그렇군요… 안전한곳이라… 어디…로 가게되는거죠…?"


대답해 주지않을거라는 것을 알면서, 그저 한번 물어보았다.


"…그것까지 말해주기는 힘들것 같군."


예상하고 있던 대답. 그래, 그런 사항을 쉽게 말할수는 없는 일일터였다.


"하지만."


그렇지만, 아직 야율의 대답은 끝나지 않았던 것이었다.


"…예?"


조금 굳은 표정으로, 그러니까 약간 무서운 얼굴을 한채 대화를 하던 야율의 얼굴에 짖굳어 보이는 미소가 떠오른것 같은 것은, 진우의 착각인것일까…?


"…보여주는것정도는 가능하달까…"


탈칵- 스르륵…
하며, 마치 무슨 신호라도 주고받은듯 문이 열렸던 것이다.


"…안녕."


그녀였다.
세연-


"아…."


이건, 지금 어떤상황인거지…? 아직 떠나지 않을걸까…? 떠나기전의 마지막 작별인사…? 아니, 그런것 치곤 분위기가 좀 묘한데…


여러가지 의문이 사정없이 휘몰아 치는 진우의 심정을 알고라도 있는듯, 야율은 친절하게 그 의문을 해소시켜줄 대답을 내놓고 있었다.


"이 지구상 어디딜가던 마찬가지야 위험한것은. 어차피 안전한곳이라는 곳 역시 우리들이 지킬수 있는 범위라는 의미이니까."


이건, 대체 무슨소리란 말인가…?


"…네?"


야율의 미소가 조금더 짙어졌다.


"어디든 마찬가지라면, 역시. 믿고 의지할 만한 친구가 하나둘쯤 있는 장소가 가장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게 됬다는 소리지. 어차피 이곳에 머물기 위해 그동안 내가 자리를 비웠었던 거고."


믿고 의지할만한 친구- 어디든 마찬가지라면-


"…설마…"


진우는 세연을 향해 고개를 돌렸고, 세연은 예의 그 이쁜 미소와 함게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대답했다.


"뭐, 위급할경우 바로 보호자의 역할도 해줄수 있고 말이야."


가벼운 걸음으로, 두손을 뒷짐지은채 세연은 진우의 곁으로 다가왔다. 야율은 슬쩍 자리를 내주며 뒤로 물러섰다.


"그런 의미에서."


눈부신 미소가, 진우의 시야앞에 활짝- 하고 펼쳐져 있었다.


"앞으로도, 계속- 지켜줄거지? 진우야."


아아-


"하…"


허탈한 웃음.
역시 이런 결말이었냐-라는 우스운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어쩐지 웃음을 멈출수가 없다. 이거, 앞으로는 아무래도 그토록 염원하던 조용한 생활은 꿈도 못 꿀것같은 불길한 예감.


하지만 결코  싫지 않은- 그런 기분.


저 소녀의 미소를 계속해서 보고 싶다고 생각했으니까.
울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으니까.


"글세…"


장난스럽게 웃는다. 지금까지 멍한 표정이 거짓이었던것처럼, 살아있는 얼굴로.


"나랑은 전-혀 상관없어!"


누가 뭐래도 상관없다.
앞으로도 진우는, 언제까지고 이 소녀를 지켜나갈 테니까. 어떤 위험이 있어도, 어떤 어려움이 앞을 가로 막는다 해도.


언젠가, 소녀가 더 이상 소녀가 아니게 된다하더라도.


그렇다해도 아무 상관 없다.
정말 소중한것은, 변하지 않는 법이니까.


 


 


상관없어!<완完>


 


 


여기까지 봐주신 분들께 우선 감사의 말을.


완결. 이라 붙여 놓았지만, 커다란 이야기중 이제 겨우 하나의 이야기가 끝났을 뿐입니다.


아직 진우와 세연, 두사람의 이야기는 많이 남아있겠습니다만..


뭐, 어찌되었든, 이것으로 상관없어!! 의 이야기는 막을 내렸습니다.


상관없어!!의 두번째 이야기는 현재 구상중에 있지만, 일단 다른글에 집중하고 있는터라 바로연재는 안될듯하네요. 빨라도 다음달에야 가능할것 같습니다.


끝까지 보아주신분들꼐 다시 감사의 말을드리며,


멀지 않은 시일내에, 두번쨰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