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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퓨전 지하철이라는 이름의 던전

2005.05.20 01:45

책벌레공상가 조회 수:342 추천:15

extra_vars1 障碍 異動權 爭取 鬪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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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오늘 다른 동네로 워프를 하기위해 지하철이라는 이름의 던전에 들어선다.
지하철은 위험한 곳이다. 하지만 지하철이라는 던전을 거치지 않으면 안되었다.
걸어가기에는 너무 멀어서 스테네머가 부족하고, 택시를 타기에는 돈이 없고, 버스를 타자니 빨강 파랑 노랑 초록 형형색색의 화려한 버스들은 도데체 갈 생각을 하지 앉고 버스전용차로에서 나란히 나란히 기차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할머니는 할수없이 지하철 안으로 들어간다...

이름 : 할머니
레벨 : 65

[던젼입구]라고 쓰여진 지하철 던전 입구에 들어선 할머니가 맞이하게된 가장 첫번째 시련은 바로 가파르고 끝이 보이지 않는 날카로운 계단이였다. 그러잖아도 가뜩이나 관절염으로 한걸음 한걸음 옮길 때마다 무릎 관절이 부서지고 으스러지는듯한 고통을 참고 참아가며 겨우겨우 앞으로 나아가는 그녀에게 계단은 너무 가혹한 시련이였다. 변변찮은 리프트 비공정 하나 없었다. 물론 엘리베이터 워프장치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계단 옆에 생긴 손잡이에 몸을 의지하여 조금씩 조금씩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계단을 다 내려온 할머니. 본격적으로 던전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던전을 지키는 수호령들로부터 던전의 제단에 바칠 제물을 마련해야 한다. 할머니는 천천히 노란 길을 따라서 대리석 벽면의 크리스탈 창문 너머로 던전을 향해 모험을 떠나는 모험가들을 상대로 조그마한 던전의 증표를 나누어주는 수호령 앞에 섰다.
던전을 지키는 수호령이 입을 열었다.
"60세이상 노약자는 무임으로 승차하실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크리스탈 창문 너머로 손을 내밀어 하얀색의 던전의 증표를 할머니에게 건내 주었다.
할머니는 던전의 증표를 작은 던전제단으로 밀어 넣었다. 그러자 '삑'하는 소리와 함께 던전을 지키고 있던 4개의 노란 봉인석이 스르르 움직여서 할머니를 위해 길을 비켜 주었다.
그 뒤로 수많은 여행자들이 던전의 증표를 들고서 할머니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또 다시 가파른 계단의 시련을 힘겹게 거친 할머니는 많은 여행자들이 모여있는 지하 3층 던전에 도착했다. 여행자들은 무엇을 기다리는지 한쪽 방향을 향해서 그저 줄을 지어 서 있었다. 여행자들은 제각각이였다. 올빼미가 밤중에 물어다준 신문을 뒤적이는 여행자, 텔레파시를 사용할수 있게 만드는 마법도구를 이용해서 텔레파시로 원거리의 다른 여행자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여행자, 시간의 흐름을 작은 원형 크리스탈속에 가두어 놓은 기기를 손목에 채워놓고 그것을 뚫어져라 들여다 보는 여행자........
마침 눈에 보이지 않는 요정 실프가 여행자들에게 큰소리로 속삭인다.
"잠시후 열차가 곧 도착하겠습니다. 승객 여러분께서는 안전선에서 한걸음 물러서 주시길 바랍니다."
그와 동시에 여행자들은 봉인의 금줄에서 한걸음 물러선다. 그와 동시에 굉음과 함께 지하철 던전의 최종보스가 등장했다.

이름 : 지하철
레벨 : 999

참고로 말하는데, 던전이라고 해서 무조건 최종보스를 쓰러트려야 하는것은 아니다. 사실 최종보스를 쓰러트리기 위한 도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 사람이 라이터와 기름병을 들고 최종보스에게 도전했지만......결과는 애꿎은 주변의 여행자들만 많이 죽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 일 이후로는 최종보스의 부하들이 최종보스의 신변을 보호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여행자들은 최종보스를 쓰러트리기 보다는, 최종보스 지하철의 몸 속으로 들어가서 지하철과는 관계없는 별개의 몬스터들을 쓰러트리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지하철이라는 최종보스의 특징이라면, 최종보스의 몸 내부는 또 다른 던전을 형성한다는 점이다. 그것도, 평범한 미로찾기식 던전이 아니다. 던전 내부는 길쭉한 1차원식의 직선통로로 간단한 구조이지만, 던전 내부에 수수께끼의 사각형 마법진이 좌우로 대칭을 이루고 있다. 여행자들이 이 사각형의 마법진에 자신의 몸을 올려 놓으면, 그 여행자의 스테네머가 자동으로 회복이 되며, 체력과 마력도 조금씩 회복이 된다. 던전 탐험에 몸과 마음이 지쳐있던 여행자들은 너도나도 사각형의 마법진에 자신의 몸을 올려 놓으려 한다.
그러나 사각형의 마법진은 개수가 제한이 있기 때문에 모든 여행자들이 자신의 몸을 올려 놓을수는 없는 일이다. 미처 자리를 잡지못한 여행자들은 할수없이 천장에 떠 있는 마나고리에 자신의 팔을 걸친다. 물론 사각형 마법진 보다는 스테너머 회복속도가 늦긴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지하철 최종보스의 전체공격마법 '기습적인 변속'에 의해 중심을 잃고 쓰러져 데미지를 입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불행히도 걸음이 느린 까닭에 마법진에서의 자신의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천장의 마나고리에 팔을 걸치자니, 자신의 굽은 허리 때문에 마나고리에 팔이 닿지를 않았다. 할수 없이 다른 비어있는 마법진을 찾아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마침, 할머니는 구석의 마법진에 태연히 버티고 서 있는 여행자를 발견하였다. 그 여행자가 서 있는 마법진 뒤에는 요정의 글씨로 다음과 같이 써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약자 장애인 전용석]
아니, 자세히 보니 여행자가 아니였다. 바로......지하철 던전에 출현하는 몬스터인 것이였다.

이름 : 버릇없는 청년
레벨 : 21

할머니는 곧 그 몬스터와 전투를 시작하였다.

[버릇없는 청년, '욕설하기'를 사용하였다!]
[할머니, '다른귀로 흘려듣기'로 회피했다!]
[할머니, 나무 지팡이를 들고 '설교하기'를 사용하였다!]
[주변 여행자들의 지원! 단체로 '따가운 눈총'을 사용하였다!]
[버릇없는 청년, 크리티컬 히트로 데미지 2000을 입었다!]
[버릇없는 청년, 도주했다!]
[전투 승리. 경험치 +500]

몬스터를 물리친 할머니는 편안한 표정으로 마법진에 자신의 몸을 올려놓았다. 스테네머가 점점 회복되어가는것을 느꼈다.
그 기쁨도 잠시, 또다른 몬스터가 등장하였다.

이름 : 외판원
레벨 : 28

곧바로 몬스터와 전투에 들어갔다.

[외판원, 전체공격마법 '상품선전'을 사용하였다!]
[여행자들 평균 500의 데미지를 입었다!]
[일부 여행자 전투에 패하고 도주하여 외판원에게 돈 2000씩을 떨구었다!]
[할머니, '설교하기' 마법 30분짜리를 시전하였다!]
[외판원, 회피하였다!]
[외판원, 돈만 챙기고 도주하였다!]
[무승부. 경험치 없음.]

이렇게 힘겨운 몬스터와의 싸움을 마친 할머니는 피곤한지 눈을 감고 잠시 잠이 드셨다.

......할머니가 잠에서 깨어났을 때에는 주변의 환경은 낮선 환경이 되어 있었다.
"...여기가 어디여?"
그렇게 많던 주변의 여행자들도 거의 보이지 않았고, 단지 한쪽 구석에서 열심히 무기 '밀대'를 땅바닥에 문지르고 있는 지하철의 수호령이 남아 있었다. 그 수호령은 할머니를 보더니 이렇게 말하였다.
"할머니, 여긴 지하철 종점이에요. 빨리 내리세요."
바로 최종보스 지하철이 잠드는 이곳, 강철의 안식처의 문턱이였던 것이다. 강철의 안식을 취하기 위한 지하철은 자신의 몸 안의 여행자들을 모조리 추방한 뒤에 강철의 안식을 즐겨야 한다. 왜냐하면 지하철이 강철의 안식을 취하게 되면 지하철의 내부의 던전은 외부와 고립이 되어 여행자들은 칠흙같은 암흑 속에 같혀 있을 수밖에 없게 되기 때문에 그런 사태를 방지하고자 지하철의 수호령들은 잠들어 있는 여행자들을 깨워야 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게 된다.
할머니는 부랴부랴 지하철 최종보스의 몸 안을 빠져나와서 또 다시 던전제단에 던전의 증표를 바치고 계단의 시련을 거쳐서 겨우 지상세계로 빠져나왔다. 언제나처럼 할머니의 뒤를 수많은 여행자들이 뒤따르고 있다. 그들은 지상세계로 빨리 나오기 위하여 언제나 자신의 두 발에 속도를 빠르게 하는 헤이스트 마법을 걸어야 했다. 심지어는 자연의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중력의 법칙에 반하는 대지의 상승 마법지형에서 조차도 걸을 필요까지 없음에도 불구하고 발걸음을 빨리 옮겼다.
할머니의 몸은 이미 녹초가 되어 있었다.

...그래도 오늘의 던전탐험은 운이 좋은 편이였다.
다음번 지하철 던전탐험때에는 또 어떠한 시련들이 할머니를 기다리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