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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퓨전 A creative duty

2009.07.05 22:09

팹시사이다 조회 수: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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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우.... 이것이 바로 인간승리라는건가? 후후후.."


상당히 지친 표정으로 컴퓨터앞에 앉아있는 태현. 저녁부터 아침까지 자지않고 뭘 햇는지, 그의 얼굴에는 상당한 피로가 쌓여있었다.


"여어."


마침 방에서 나오는 지선을 보며 태현은 씨익! 미소를 지어보였다.


"어떻게 됬냐?"


"후후후, 놀라지마라.... 무려!! 47%다!!"


"!!!"


태현의 말에 지선은 상당히 놀란 듯, 눈을 크게 뜨고 지신을 바라봤다. 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확률이 하루아침에 저정도로 올라간다는 말인가? 1%의 확률을 올리는데 드는 시간이 보통 2,3달 걸렸던 것에 비해 엄청난 발전이 아닐 수 없었다.


"대체 무슨 짓을 한거냐?"


정말 믿을 수 없다는 표정. 하루만에 17%의 확률을 올리다니.... 최소 35개월은 필요한 일을 하루만에 이루어냈으니 놀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게 말이지... 성공했다."


무엇을 성공했다는 말인가? 앞뒤 주어서술어가 다 빠진 문장이었으나, 이지선은 무슨 뜻인지 알 수 밖에 없었다.


"저,정말이야? 정말 다른 차원이 존재한다는 말이야??!!"


"후후후, 그래. 어제 처음으로 교신이 됬어."


다른차원. 차원이동기계를 사람한테는 쓴 적이 없었다. 하지만 물건들에게는 여러 차례 써봤었던 것이었다. 기계를 다른 차원으로 넘기고 그 기계와 교신한다. 그러면 다른 차원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이었다. 기계를 넘기는데 까지는 성공이었다. 그러나 그 기계와의 교신이 전혀 되지 않아서 다른 차원이 아닌, 차원과 차원의 사이로 날아갔다고 생각해버린 것이다. 물론 다른 차원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에 한해서지만.... 어쨋든 다른 차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엄청난 확률이 상승해버린 것이다.


"그래.. 그럼 이제 사람들의 차원이동이 가능한가.. 그것만 알게되면..."


"... 꼭 해야겠냐?"


슬픈 얼굴. 그러나 이미 자신의 친구를 말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태현은 알고 있었다. 지선의 고집은 꽤 강했던 것이다.


"그래. 알잖아? 부모님한테 안부나 전해줘."


"짜식, 실패하면 다 끝인데 무슨 안부냐."


태현의 직설적인 말에 지선은 반박할 수 없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지선, 자신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아니, 누구라도 불안할 것이다.


"언제 시작할래?"


저 소리가 마치 '언제 죽을래?'같이 들리는 것도 어쩔 수 없었다. 지선은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지금 당장."


"그래? 알았다. 저기로 올라가."


아주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이야기. 마치 일상생활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둘 모두 속으로는 울고있었다. 한명은 다시는 가족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슬픔, 한명은 오랜 친우를 떠나보내는 슬픔. 가능하다면 시간을 되돌려 기계라는 것을 만든 사람들을 다 죽이고싶은 태현이었지만 현실적으로 그것은 불가능했다. 단지 처음 기계라는 것을 만든 인물을 속으로 씹으며 기계의 작동준비를 할 뿐.


"거기 그 옷이랑 고글을 써."


일명 쫄쫄이라 불리는 그 옷은 입을 때 마다 XX가 튀어나오는 부가효과를 얻을 수 있는 레어급 아이템이다. 그리고 부가옵션으로 쪽팔림을 얻는 최상의(?) 아이템이었다. 그렇기에 변태들이라면 '누구나 입고싶은 최고의 옷1위'에 당당히 오를 만큼 좋은 옷이지만 보통 사람들은 '중요한 일이라도 입기싫은 옷1위'에 올릴 만한 옷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 옷을 입는 지선또한 보통 사람이기에 입는 것을 꺼려할 수 밖에 없었다.


"다른 옷은 없냐?"


다른 옷이 꼭 존재할 것이라고 믿고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친우에게 태현은 웃으며 한마디를 날렸다.


"없어."


쿠쿠쿵!!


지선에게는 무엇보다 큰 충격으로 다가온 한마디. 솔직히 그 옷이 보통 쫄쫄이었다면 이렇게 큰 충격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쫄쫄이는 기특하게도(?) 중요한 부분을 강조까지 해주면서 상당히 쫙쫙 달라붙어서 남이 보면 마치 옷과 몸이 하나가 되었다는 착각까지 일으킬 정도의 옷이니 큰 충격을 받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사태가 사태인지라 옷이 없다고 뭐라 할 수도 없는 상황. 지선으로서는 미칠 노릇이요, 구경하는 사람으로서는 매우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아닐 수 없었다.


"아, 참고로 그 옷은 내가 만들었어. 어때, 참 좋지?"


"..."


친구가 아니었다면, 그리고 지금 해야 하는 일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면 꼭 한대 아니, 100대쯤 때리고 싶은 말을 잘도 하는 태현을 지선은 이를 갈며 쳐다보았다. 그러나 그의 시선을 무시하고 다른 곳으로 시선을 주며 휘파람을 부는 태현. 정말 다시 봐도 때려주고 싶은 자세였다.


"빨리 시작이나 해!!"


결국 폭팔하고 마는 지선. 솔직히 이때까지 참아온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할 수 있었다. 지선의 외침에 정신을 차린 태현은 다시 진지한 얼굴(그래봤자...)로 말했다.
"뒤에 있는 방에 들어가."


"유리로 되어있는 이 방?"


"응. 들어가서 의자에 앉아있으면 되."


"음.."


왠지 너무 간단하다는 생각을 하며 지선은 뒤의 방으로 들어갔다. 별 소음없이 열리는게 역시 집은 좋구나라고 생각하며 지선은 방안을 둘러보았다. 의자를 찾는 것은 너무 쉬웠다. 있는 거라곤 의자밖에 없으니까..
"의자구나..."


지극히 정상적인 소감을 말한 지선은 의자로 가서 앉았다.


지이잉


의자에 앉아 팔과 다리를 알아서 묶어주는 친절한 의자씨. 잠시 의자를 보며 '신기하다'라고 생각하고 있던 지선은(신기할 정도로 시대에 뒤쳐진 사람..?) 곧 울려퍼지는 태현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아아. 마이크 테스트. 카~~~악! 퉤엣! 들려?-


"...어,어.. 들리긴 한데.."


-하하하!! 그럼 됐고. 이동하면 조금 아플거야. 그 슈트가 충격을 줄여주긴 한데 그래도 꽤 아플거야.-


"으응..."


아프다는 말에 약간 긴장을 한 지선. 그런 그가 보이는지 태현은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괜찮아. 그렇게 크게 아프지는 않을거야....아마...-


"응?"


-응?-


"방금 아마..라고 한거같은데?"


-하하하하 그럴리가!! 어쨋든 시작할까?-


"으음.."


시작이라는 말에 지선은 잠시 멈칫했다. 솔직히 말해서 죽을 수도 있는 일인데 어느 누가 두려워하지 않겠는가? 아무리 자신이 지원을 했다지만 곧 죽을지도 모른다는 압박은 '그래'라는 두 단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기에는 조금 부족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있을 수는 없고, 또 어자피 시작된 일. 자신이 아니라도 다른 사람들이 겪게 될 일이니 이왕이면 빨리 끝내자는 생각을 가졌다.


"...그래.."


-시작한다.-


-10...-


-9...-


갑자기 울려퍼지는 숫자. 그것이 카운터다운이라는 것을 깨달은 지선의 온 몸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8...-


-7...-


-6...-


점점 줄어드는 숫자는 점점 자신이 죽어가는 듯한 착각마저 일으켰다.


-5...-


-4...-


-3...-


얼마 남지 않은 숫자. 이미 온 몸은 긴장으로 인해 생긴 땀으로 축축히 젖어있었다.


-2...-


-1...-


어째서인지 아무런 고통이 없다는 것에 대한 의문을 느끼기도 전, 카운터 다운은 끝이 났다.


-0...-


-차원의 이동을 시작합니다. 약간의 고통이 있을 수도 있으니 주의해주십시오.-


주의를 해봤자 어자피 아픈 것은 같은데 뭘 주의하라는 말인지.... 이런 저런 잡생각을 하던 지선은 갑자기 느껴지는 엄청난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끄아아아아악!!!"


이때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고통. 분명 고통을 줄여주는 슈트를 입었음에도 이정도로 심한 고통이 느껴지는것을 보니 이 슈트를 입지 않았다면 벌써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하지만 곧 고통으로 인해 그런 생각은 저 멀리 날아가버렸다.


"끄아아아아악!!!!"


점점 심해지는 고통에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게 되었을때, 지선은 빛을 보았다. 너무도 밝은 그 빛은 마치 자신을 다른 곳으로 인도한다는 듯이 움직였다. 그에따라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빛은 점점 속도를 빨리 했고, 자신도 점점 속도를 빨리하기 시작했다. 고통은 이미 없어졌지만, 어째서인지 잡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그는 빛을 따라 갔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파아앗!!


빛이 시야를 가득 매우자 지선은 정신을 잃었다. 그러나 대체 이 너무도 편안한 느낌, 마치 땅에 누워있을 때의 느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