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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무협 무파비상격(無破飛翔擊)

2005.05.23 18:07

책벌레공상가 조회 수:160 추천:5

extra_vars1 검은 흉기, 검술은 살인술. 그 어떤 미사여구와 명분으로 치장해도 그것이 진실. (바람의 검심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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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두산의 산 등성이. 한 검사가 칼을 들고 나무 앞에 서 있다. 그리고는 그 나무를 향해 칼을 휘두른다.
"이얍!"
그리고는 또 휘두른다.
"이얍!"
이러기를 수 차례 반복한 끝에 드디어 나무는 두 동강이 났다. 나무는 육중한 소리를 내며 옆으로 쓰러진다. 이내 땅바닥에 털석 떨어진다.
"휴우...언젠가는 저 나무를 단 한번의 칼질 만으로 쓰러트릴 수가 있겠지."
하고 그 검사는 이마에 흐른 땀을 닦았다.
그 무렵, 그 검사의 스승이 그 검사를 찾아왔다.
"검 수련은 열심히 하고 있느냐?"
스승의 질문에 그 검사는 자신이 쓰러트린 나무를 가리키며 말하였다.
"예, 보시다시피, 나무를 단 일격에 쓰러트릴 검법을 연마 중이옵니다."
스승은 혀를 찼다.
"쯔쯔쯔......그딴 검법에 너의 청춘을 낭비할 셈이냐?"
검사가 의아해서 말하기를,
"스승님, 그럼...어떤 검법을 익혀야 한다는 말씀이옵니까?"
스승은 아무 말 없이 품 속에서 빠알간 사과를 꺼냈다. 그리고 그 사과를 왼손에 들고 허공에 던질 자세를 취하였다.
"자, 잘 보아라."
"스승님, 사과공중베기라면 벌써 2년전에 익혔습니다."
스승은 검사를 돌아보며 말하였다.
"떽! 내가 그런 초급 검법을 보여줄것 같으냐! 잘 보아라!"
그리고는 허리춤에 차고있던 검을 검집에서 빼내었다.
스승의 검은 단날검이였는데, 아주 날카로웠다. 어찌나 날카롭던지 칼을 대고 머리털을 훅 불기만 해도 머리털이 대번 두동강이 날 정도였다.
스승은 사과를 허공에 던졌다. 그리고는 재빨리 오른손에 들고있던 검으로 사과를 쳤다.
칼에 맞은 사과는 어느새 포물선을 그리며 반대편 풀숲으로 떨어졌다.
"자, 어서 저기 풀숲에 떨어진 사과를 주어 오너라."
검사는 풀숲에 떨어진 사과를 주어 들었다.
그리고 무심코 사과를 보자, 깜짝 놀랐다.
분명히 예리한 칼로 쳐 냈음에도 불구하고 사과에 칼자국은 커녕, 흠집 하나 남아있지 않았다.
그렇게 놀라는 검사를 본 스승을 이렇게 말하였다.
"어떠냐? 이것이 바로 '무파비상격(無破飛翔擊)'이다!"
검사는 스승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하였다.
"저기...스승님...그런데...이 무팔비상경이 어디에 써 먹을데가 있습니까?"
스승이 말하기를.
"떽기! 잘 생각해 보거라! 만약 네가 적하고는 검술로 제압은 해야하고, 살상은 하고 싶지 않고, 그럴때 써 먹는 기술이니라! 그리고 무팔비상경이 아니라 무파비상격이니라!"
그리고 이어서 말하였다.
"이 기술을 익히도록 하여라. 물론 너한테는 좀 어렵긴 하겠지만..."

검사는 스승님께 건네받은 검을 들고 슬쩍 땅바닥에 놓인 사과에 살짝 갔다 대 보았다.
어찌나 칼날이 예리한지, 슬쩍  갔다 대기만 해도 사과의 표면에는 이내 칼자국이 생겼다.
이내 그 칼을 들고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휴...갔다 대기만 해도 칼자국이 생기는데... 어떻게 이 사과에 흠집하나 내지않고 쳐 낼수가 있지?"
검사는 그 칼을 들고 밤새도록 고민을 하였다. 그러나 마음만 심란해질 뿐이였다.
이내 검사는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폭포로 내려가서 수련을 하였다.
그러나 온통 '어떻게 하면 무팔비상경. 아니, 무파비상격을 익힐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으로 정신이 없었다.
그러다 이내 박차고 일어났다. 그리고 결심했다.
"그래! 마음속으로 고민만 하고 있을것이 아니라 한번 해 보자! 어떻게 하다보면 방법이 생기겠지!"

반으로 갈라진 사과들이 땅 위를 뒹굴고 있다. 벌써 왠만한 사과들은 없어진지 오래되었다.
검사는 몸과 마음이 이내 지쳐 있었다.
"헉헉헉...다시 한번!"
검사는 이를 악물고 다시한번 사과를 손에 들고 허공으로 던졌다. 그리고는 나름대로 조심스럽게 사과를 검으로 쳐냈다.
"스윽!"
사과는 대번 두동강났다.
그러나 검사는 이내 다른 사과를 집어 들었다.
"헉헉헉...누가 이기나 해보자! 다시 한번!"


어느새 5년 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스승은 오늘도 어김없이 산천을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그 때, 검사가 기쁜 표정으로 스승에게 달려왔다.
"스승님~!"
스승은 검사를 뒤돌아보며 말했다.
"왜 이리 경망스럽게 뛰어 오느냐?"
검사는 기쁜 표정으로 이렇게 말하였다.
"스승님! 제가 드디어 무팔비상경을 익혔사옵니다!"
"무팔비상경이 아니라 무파비상격이랬지!"
"아참, 죄송합니다. 제가 드디어 무파비상격을 익혔사옵니다!"
"그러냐?"
스승은 한동안 바라보던 산천을 계속 바라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그럼 어디 보자."

검사는 사과를 조심스럽게 들었다. 그리고 그 사과를 허공으로 던졌다.
"이얍!"
기합 소리와 함께 검사는 사과를 쳐 냈다. 사과는 이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갔다.
검사는 이내 재빨리 사과가 떨어진 곳으로 달려가서 사과를 주어왔다. 그리고 기쁜 표정으로 그 사과를 스승에게 보여주었다.
"보십시오 스승님! 이 사과에 칼자국은 커녕, 흠집 하나 나 있지 않사옵니다!"
스승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다 이내 말을 열었다.
"제자야."
이어서 말하기를...
"내가 너의 칼 휘두르는 것을 유심히 지켜 보았다."
그리고 잠시 쉬었다가 말하였다.
"넌 칼로 사과를 쳐 낼때, 날카로운 칼 날로 쳐 내지 않고 종이도 자를 수 없는 아주 무딘 칼 등으로 쳐냈더구나."
그리고 잠시 침묵하였다.
"네? 스...스승님...그...그건..."
스승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다 이내 입을 열었다.

"훌륭하구나! 드디어 무파비상격을 완벽하게 익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