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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武神刀皇

2006.12.24 01:48

영웅왕-룬- 조회 수:135 추천:3

extra_vars1 귀악부대(鬼惡部隊) 그리고 생사의 위기 
extra_vars2 二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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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동안은 어느새 물씬 끈적이는 느낌을 자아해내고 있었다.

화무극이 혈동으로 들어간지 반시진이 흘러가고 있을 때 였다. 말그대로 무아지경(無我之境)이란 게 뭔지 보여주고

있었다.

빗방울 같은 땀방울이 후두둑 하고 몸에서 떨어지고, 그의 단전에서 전신의 혈맥으로 퍼진 기운이 혈동의 핏빛과는 다른

청색(靑色)을 만들고 있었다.

"제사식 금무"

화무극의 조그마한 입이 열리며 가느다랗게 들릴 듯 말듯한 목소리가 흘러나옴에 따라 저절로 수도가 현묘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제는 몸이 이끄는지 이성이 이끄는지 모를 정도로 격한 움직임이 되어 사방을 옭아매고 있었다.

 

"후욱-"

 

짤막한 숨소리가 터져나오며 일순간 금무가 하늘에서 정지했다.

 

"후욱-"

 

제차 이어지는 숨소리. 그리고 바뀌어가는 초식(草式).

 

"제오식 살무!"

 

순간 짤막한 비명음이 터지듯이 흘러나온 말과 함께 투기(鬪氣)가 아닌 방대한 양의 살기(殺氣)가 혈동 자체를 매우고 있

었다.

 

콰아앙-

 

살무는 혈동에 구멍을 뚫었다.

 

"하아-하아."

 

인간 하나가 통과할 수준의 구멍.

 

"이정도면 되었나?"

 

그는 만족하여 빙그레 웃으며 그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방금 펼친 살무...아니 모든 초식은 그저 흉내에 불과했다. 언제

부러질지 모르는 칼 같았지만 다행히도 그것을 제지할 만큼의 강도를 지닌 것은 현재 없었다.

 

"와아?"

 

얼마쯤 걸었을까, 순간 막혀버린 구멍. 아무래도 위나 아래로 뚫어야 될 것만 같았다.

 

"어디쯤이지? 일단 위로 나가봐야 겠다."

 

생각을 했으면 즉시 행동으로 옮기자. 그것은 자신의 신조였다. 물론 사부의 내일로 미룰 수 있는 일이라면 미루자는 투

철한 게으름뱅이 사고관하고는 판이하게 달랐다.

 

투콰칵-

 

지면이 긁히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윽고 쾅!하는 폭발음과 함께 대지의 골수가 비상(飛上)했다.

그 비상한 골수를 고스란히 맞아줄리 없는 화무극은 일찍이 벗어나 있었다.

 

"흐음...여긴 기루 밖이구나."

 

하긴 그래야 보람이 있는 것이다. 그가 다시 구멍안쪽으로 들어가려는 찰나에 바람이 그를 향해 위험소식을 전달해주듯

병장기(兵仗器)가 부딪치는 소리를 들려주었다.

 

챙챙챙챙-

 

으아악~!

 

수많은 비명과 병장기 부딪치는 소리. 혼비백산(魂飛魄散)한 소란스러움과 미묘한 부조화를 이룬 웃음소리들.

 

"으잉? 여긴 없는 건가?"

"아니야, 방금전까지 누군가 있었다."

"구멍이다!"

 

순간 자신이 뚫어놓은 구멍에서도 사람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하나같이 쇠를 긁어대는 듯한 목소리의 소유자 들이

었다.

 

"젠장!"

 

화무극은 욕설을 내뱉었다. 무엇때문인지 몰라도 자신을 환대해준 자들을 고이 죽게 내버려 둘 만큼 그는 세상물정을 알

지 못했다.

 

휘익-

 

약 2장(6m)이나 되는 담장을 훌쩍 뛰어넘자 기다리고 있던 것은 쇠사슬 끝에 달린 뾰족한 낫이었다.

 

후웅-

 

예리함이 잔뜩 서린 그 낫의 꼭지점을 무림보의 응용으로 가볍게 피한 화무극은 지상에 착지하고는 현재 사천당문을 건

드린 자들을 바라보았다. 시간은 늦은 밤이지만 기루영업도 하고 있는 당문이다. 그 안은 대낮처럼 밝았고 조금있으면

당문을 구하기 위해 여러곳에서 지원이 올 것이다.

 

"멍청하기 짝이 없군 그래."

 

화무극은 신랄하게 그들을 비판하며 자신을 공격했던 자를 향해 다가갔다. 뒤쪽에서는 무슨 수를 썻 는지 자신의 등뼈

를 향해 재차 찍어오는 낫을 가볍게 피했다.

화무극은 어느새 오른손으로 꿀밤 때리는 자세를 취한 후 단전에서 미리 준비한 기운을 일으켜 쏘아 보냈다.

 

피유융-

 

작은 파공성과 함께 쏜살같이 날아가는 그 빛은 일순간 혈포를 두르고 있던 자의 미간(眉間)을 꿰뚫고 빠져나갔다.

 

푸아악-

 

밤공기에 끈적한 피의 내음이 달라붙는다.

하지만 실제로 뿜어지는 피는 끈적하다기 보다는 분수같았다. 황홀한 분수가 솟구치는 순간에 다른 동료들이 미소를

지으며 하나 둘 화무극에게 달려들었다.

 

"크윽. 미친놈들의 습격인가?"

 

화무극은 다가오는 혈포인의 머리를 발로 차며 공중에서 가볍게 활강(滑降)했다. 하지만 어느 곳에서도 모용취검의 모

습은 보이지 않았다.

 

"쳇. 건물 안쪽인가??"

 

그는 정원에서 재빨리 빠져나와 건물 안쪽을 순찰하기 시작했다. 이따금 침투한 혈포인 몇을 만나긴 했지만 그때마다

그는 한층 더 예리한 육감이 경고를 알려 미리 알고 대처할 수 있었다.

 

"어디지?"

 

이제는 급박함이 느껴지는 듯한 목소리로 화무극은 찾아보았다. 그러다 문득 실소했다.

자신에게 해를 끼칠 만한 인물이 자신의 도움이 되고 있을리 만무했다. 게다가 상당한 실력의 소유자. 자신보다 먼저 위

협을 느끼고 대피했으면 대피했지 결코 남아있진 않을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빈틈을 내보인 순간 혈포인 하나가 뒤쪽에서 시퍼렇게 날이 선 검으로 후두부를 쪼개기 위해 접근 중

이었다.

 

퍽-

바가지가 깨지는 듯한 소리에 화무극이 문득 긴장하며 뒤를 돌아보자 그곳에는 뭐하고 있는가 하는 표정으로 가짜사숙

이 존재하고 있었다.

 

"무극아. 위험했구나."

 

그의 말투는 자상했다.

 

"예 사숙."

 

화무극은 급습(急襲)을 당했다는 사실에 놀라서 진심으로 사숙이라고 불렀다가 서둘러 입을 다물고 다가오는 혈포인에

게 순식간에 접근해 왼손의 손바닥을 말아쥔뒤 있는 힘껏 턱을 갈겼다.

 

"크악~!"

 

이번에는 한번에 처리 못해서 제법 긴 비명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렇잖아도 바깥 먹이가 떨어져 가던 혈포인 50명 정도

가 안쪽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일단 피해야 되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그래야 겠구나."

 

상대는 너무나도 악랄했다. 당문의 사람은 물론이고 일반인마저 숙청중에 있었다.

 

"어딜가시려나?"

 

순간 그들의 뒤에서 나직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그 목소리에는 기가 실려있어서 제법 묵직한 음성으로 그들에

게 다가왔다.

 

화무극과 모용취검이 뒤를 돌아보자 그곳에는 조금 더 진한..진짜 피를 뒤집어쓴 혈포인이 우뚝 서있었다. 그다지 강골

하지는 못하였지만 왜소한 체구는 아니었다. 6척의 키를 자랑하는 사내의 두눈은 기광으로 번뜩이고 있었다.

 

"재수가 없으려니 날파리가 꼬이는 군. 네놈들은 데체 누구냐?"

 

급습하며 다가오는 혈포인 한명의 머리통을 아작내며 모용취검이 물었다.

 

"별볼일 없는 자요."

 

혈포인 역시 급습하는 당문의 사람 한명을 짓뭉개며 답했다.

 

"뭐하는가. 수(修)."

 

순간 뒤에서 흑의무복을 입고 흑포를 두른 남자가 다가왔다. 그는 왜(倭)의 닌자라는 족속처럼 입을 천 같은 걸로 가리고

있었다.

 

"잠시 제법 강한 날파리를 잡으려는 중이었습니다."

 

그는 허리를 숙이며 예를 표했다. 그러나 무시당한 화무극의 입장은 대번에 열이 뻗쳤다.

 

"감정을 다스려라."

 

모용취검이 힘있게 말하며 어깨를 붙잡자 그제서야 감정이 사그라들었다.

 

"얘송이 하나와 제법 쓸만한 자 하나라.....기묘하군."

 

무엇이 그리 기묘한지 흑포를 두른 사내는 연신 둘을 번갈아 쳐다 보던 중 허리춤에 메어진 연검(軟劍)이 스르릉 하는

청음(靑音)과 함께 뽑혀졌다.

남자가 연검이라니? 게다가 7척의 사내가?

물론 연검의 길이는 5척 정도는 되보였으나 7척의 사내가 들고 있자니 장난감 검 같았다. 게다가 연검은 특성상 얇았다.

모용취검과 화무극이 놀란 표정으로 반응해오자 흑포인은 천 안쪽으로 미소지으며 클클 하고 웃었다.

 

"조금 있으면 판단이 틀렸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그는 가볍게 산보하듯 걸었다. 하지만 일어난 이변(異變)은 장난이 아니었다.

한걸음 내딛었을 뿐인데 그의 신형은 어느새 화무극의 코앞까지 와있던 것이다.

 

"일단 약해빠진 놈부터."

 

그는 어떻게 하면 승부가 최대한 빨리 손쉽게 끝날지 훤히 꿰고 있었다. 예로부터 약육강식(弱肉强食)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님을 대변하는 듯한 행동이었다.

 

"웃기고 있군."

 

순간 흑포인 앞에서 순식간에 사라진 화무극이 촌각만에 다시 그의 등 뒤로 돌아가 수도를 위에서 아래로 내리치고 있

었다.

어설펐지만 기초에 근거를 둔 완벽한 동작. 허점이 많지만 이런 찰나라면 피하기도 전에 당하고 말것이다.

 

후웅-

 

하지만 처음으로 화무극의 손은 허공을 휘저었다. 그 옆에는 연검을 든 사내가 자신의 목줄을 향해서 검을 뻗는 중이었다.

"빌어먹을!"

예상외의 강자였다.

하필이면 이미 검과 몸이 하나가 된 신검합일의 경지에 이른 자였다니!

 

"좋은 움직임이었지만 감히 본 귀안부대 제 사대장인 이 사선(死線)을 얕보다니."

 

물론 화무극이 그의 정체를 알아보진 못했다. 따라서 얕봤다해도 무리가 아니거늘 그는 무리한 요구를 하며 화무극에 행

동에 분노하고 있었다.

 

"장난은 그쯤 해두지."

 

모용취검의 검이 한번 휘둘러지자 사신의 손길 같았던 흑포인의 검법이 순식간에 와해(瓦解)됬다.

그 믿을 수 없는 광경과 신위에 놀란 흑포인이 한발자국 때며 신중하게 모용취검을 바라보았다. 찰나, 모용취검이 믿을

수 없는 속도로 수인(手印)을 맺었다.

역시나 믿을 수 없는 속도로 그 수인을 알아차린 흑포인은 모용취검을 향해 공손히 고개를 숙이려는 찰나 또다시 수인이

맺히는 걸 보았다.

 

"……수. 후퇴한다."

"?!무슨 소리십니까?"

 

사선의 명령에 수는 놀란 토끼눈으로 화무극을 제압하며 말했다.

 

"하명(下命)을 어길 셈이냐?"

"…후퇴한다!"

 

사선의 명령에 수는 잠시 뭔가 생각했지만 어차피 이미 하달된 명령이다. 철회(撤回)는 불(不)이었다.

내공이 실린 수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건물안과 바깥으로 퍼져나가자 혈포인들 중에는 3촌(9cm)차이로 당문 사람들 미간

에서 멈춘 자들도 있었다.

 

"쳇. 이제 겨우 촌각정도 즐겼는데."

 

물론 촌각이 아니었다. 약 반시진 전에 습격해서 지금까지 난동을 피워 도합 한시진(2시간)이나 학살(虐殺)을 하고다녔

으니 일반인 50명 이상에 당문 사람 100명 도합 150명 이상은 죽어나갔다.

 

"이정도면  부지불식(不知不識)간에 멸문지화(滅門之禍)당했다 해도 못믿을 놈 없겠군."

 

한시진만에 무림에서 가장 유명한 가문 중 하나인 당문에게 이정도 피해를 줄 정도의 무력. 순간 화무극의 뇌리에 언뜻

스치고 가는 것이 있었다. 약 6년전에도 똑같은 혈포를 입은 자들.

 

"귀악부대라 했나?"

 

아까 전 말을 곱씹으며 화무극이 묻자 사선은 침묵으로 일관(一貫)하였다.

화무극은 그것을 긍정의 의사로 받아들였다.

 

"뭐가 어떻게 된건지 잘은 모르겠지만 네놈들이 귀악신녀의 명을 받고 움직이는 부대란 건 확실하렸다?"

 

소년의 말투가 변했다. 얼음장 같이 차가운 느낌이 오장육부(五臟六腑)에 한기를 불어넣는 느낌이었다.

 

"그래-"

 

그의 입이 열리며 확답이 나오자 화무극이 씨익 웃고는 내공을 전력으로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귀악신녀 그년은 어딨나?"

 

마침내는 욕짓거리가 입에서 튀어나오는 화무극의 말 중 귀악신녀라는 부문에 주목한 사선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분을 욕되게 말한다면 지금 당장 그 아가리를 찢어 발겨주마."

 

그의 살기 넘치는 말투가 화무극의 전신을 위협했으나, 그 살기를 가볍게 흘려보내는 화무극의 두눈은 증오와 복수가

얼룩져 있었다.

 

"제오식 살무!"

 

아직 완벽하지 않은지라 언어로나마 자세를 교정하며 살무의 초식을 떠올렸다. 무시무시한 기운이 무럭무럭 줄기차게

수도에 집중되고 있었다.

 

"버러지가 발악하는군."

 

그는 모용취검의 눈치를 잠시 보았지만 모용취검 역시 화무극이 못보는 각도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허락했다.

 

"후예사일!"

 

사일검법(射日劍法)의 마지막 초식이자 후예가 해를 향해 활을 쏘아 떨어트린 것에서 유래된 검법일 만큼 강력한 위력

을 발휘하며 부지불식간에 찌르고 들어갔다.

 

콰창-

 

유리창이 깨지는 듯한 소리가 울리며 누군가의 병장기가 부러졌다. 놀라운것은 손과 연검이 부딪친 것에서 비롯된 소리

라는 것이었다.

 

"크윽?"

 

일순간 집중된 화무극의 내공에는 무신도황 세주의 내력도 담겨져있다. 당연히 화경급의 내공을 주입받으며 수련해온

화무극의 내공이 생각처럼 약할리가 없었다.

 

"어떻게 너같은 꼬맹이가?"

 

그는 약간의 내상을 입은 자신을 보며 분노했다.

 

"크아아!"

 

후에 이어지는 점창파(點蒼派)의 검법들은 가히 상상을 불허하는 찌르기였다. 놀라운 것은 손은 한개고 검도 한개였지만

연계공격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보통 찌르기라면 당연히 한점에 힘을 집중시켜 즉사(卽死)를 목표로 하는 것일진대 파

괴력은그대로 유지하며 퍽퍽퍽 찔러오고 있는 점이다.

 

"분광검법(分光劍法)!"

 

흑포인이 외침과 동시에 찔러오는 수많은 빛살들. 이것이 분광검법의 진정한 위력이었다. 그 위력을 보면서 화무극은

벌어지는 입을 굳게 다물고는 눈앞의 사내를 노려보았다. 수많은 연계에다 찌르기이다. 반드시 허점은 있는 것이다.

 

"제일식 쾌무!"

 

순간 무림에서 가장빠르다고 하는 점창의 검법을 향해 가장 익히기 쉬운 쾌무를 펼쳤다. 그냥 빠르게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 안에는 무수한 묘리가 숨겨졌지만 무림보와 무림지를 3년도 안되는 시간에 통과한 화무극에겐 약간 어려운 시험문제

정도였다.

 

"헉?!"

 

둘이 동시에 헛바람을 들이키며 눈앞에 벌어진 광경에 넋을 놓았다. 자신들의 손과 검이 정지한 채, 맞닿은 것이다.

 

부수수수-

 

연검이 가루가 되어 떨어져 나갔다.

 

푸슈욱-

 

이번에는 화무극의 손이 갈래갈래 터지고 있었다.

 

"크아아악!!!"

 

비록 격돌의 소리는 나지 않았지만 충격만큼은 진짜였다.

오히려 강력한 것일 수록 고요하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정적이라는 것이 인간에게 두려움과 공포를 심어주는 것이 아니

겠는가?

그 예가 유감없이 발휘되는 광경에 모용취검은 눈을 부릅뜨고 지금 화무극이 펼친 초식을 바라보며 파해법을 찾고 있었

다.

인피면구 안쪽의 영악한 눈동자가 번뜩이며 미소가 걸렸다.

그래 그 초식이라면 가능하다. 귀악사마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눈앞에 광경을 더이상 즐기는 건 힘들다고 판단되었다.

 

"다음에 보도록 하지."

 

귀악사마는 어느새 자신의 몸에 제법 큰 생채기 몇개를 입고 있었다. 자신이 직접 낸 상처였기에 생명에는 지장도 없었

고, 지혈도 끝난 상태였다.

이를 부득부득 가는 효과음을 남기고는 다친 화무극을 이끌고는 재빨리 경공을 써서 그 자리를 탈출했다.

 

"빌어먹을. 이거 놔요!

 

조금만 더 하면 복수가 가능했는데 이 가짜사숙은 자신을 대리고 도망가고 있었다. 정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정신차려라! 니 몸상태를 좀 보거라."

 

모용취검의 따끔한 질책에 화무극은 그제서야 피비린내 진동하는 기루에선 눈을 돌려 자신의 몸을 돌아보았다. 정확

히는 쾌무를 펼친 오른손이었다.

마치 폭발이라도 일어난듯 살갖은 찢어지고 그 안에서는 허연 뼈가 보일 정도로 심각한 부상이었다. 의원에 가지 않는

다면 파상풍(破傷風) 같은 걸로 억울하게 죽을 수도 있었다.

이런데서 죽을 수는 없었다. 이제야 조금씩 희망이 보이는데 그 희망이 꺽여서야 쓰나?

 

"으득."

 

화무극은 짧게 신음하며 입술에서 피가 나도록 심하게 깨물었다. 당연히 튼튼한 화무극의 이빨의 압력을 못견딘 입술은

붉은 핏방울을 터트리며 한방울 한방울 공중으로 비산했다.

일각 즈음 경공으로 사천당문에서 멀어진 모용취검이 적당한 건물 담벼락에 몸을 누이곤 화무극은 옆에 앉혔다.

 

"운기하거라."

 

하지만 화무극은 이미 운기에 들어가고 있었다.

그가 운기하는 사이에 모용취검은 재빨리 상처에 금창약을 바르고 있었다.

 

"앞으로 어떻게 움직이실 계획입니까?"

 

금창약을 바르던 귀악사마가 옆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바라보자 그곳에는 소년 한명이 서있었다.

허, 뭐 이런 괴물 같은 놈이 다있나?

분명 촌각만이었다. 헌데 그렇게나 빨리 운기가 끝나는 건가? 그런 운기법은 여지껏 들어본적도 없었다.

게다가 의원에 갈 필요도 없이 상처에는 벌써 새살이 돋아나는 중이었다.

 

"으음..일단은 사천은 재빨리 떠야겠지."

 

그렇다. 언제 그들이 추격전에 나설지 모르는 이 상황에서 조그마한 사천에 머무르는 것은 위험하다.

 

"어디로 튈겁니까?"

 

화무극의 말에 귀악사마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섬서의 종남파를 찾아갈 생각이다."

 

도데체 이자의 인맥관계는 어찌 되는지 알 길이 없었지만 따지고 보면 다 사숙의 인맥이었다. 무슨수로 사숙을 완벽

하게 흉내 내는지가 더 놀라울 따름이었다.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뭔가 좋은 방도라도 있느냐?"

"예. 1년동안 다른 곳에 숨어서 조용히 힘이나 갈고 닦을 생각입니다."

 

화무극에 말에 그는 조금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설마 습격이 우리때문에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는 게냐? 만약 그렇다면 그건 아니다."

"확신하는 증거는요?"

"그들이 우릴 노렸다면 암살이나 해왔겠지. 대장으로 보이던 녀석도 암살에는 최적격 검법으로도 불리던 사일검법을

익힌 놈이었으니까."

 

확실히 그들의 무기는 다 기형(奇形)이었다.

 

"하지만 저는 불안합니다."

 

화무극이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자 모용취검은 잠시 이놈이 무슨 생각을 하는가 골몰하게 되었다.

아직 그의 생각이 다 끝나기 전에 재차 화무극의 말이 이어졌다.

 

"아까의 대결에서도 죽을 각오를 하지 않았다면 무승부가 아닌 제 패배로 이어졌을 것입니다."

 

사선이라는 놈과의 대결에서 화무극은 자신의 실력을 처절히 깨달았다. 남못지 않은 운신술과 강력한 암살효과를 가지

고 있는 무림지. 거기에다가 최근에 익히는 무림도법. 그것을 가지고 설쳤던 자신이 얼마나 자만하고 있었던가?

 

"고작 이런 놈들한테도 이기지 못할 바에야 수련이나 하고 강호를 떠돌렵니다."

 

한마디로 힘을 기르기 전에는 세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흐음..."

 

딱히 반박할 요소가 없는 공격과 수비를 두루 갖춘 말이었다. 자신이 힘이 없으니 힘을 키우기 위해서 수련하겠다는데

말릴것은 또 뭐요? 꽤나 훌륭한 카운터에 귀악사마는 허락할 수 밖에 없었다.

 

"수련에 좋은 장소는 찾았느냐?"

"한곳 좋은 장소를 알고 있습니다."

 

화무극만이 알고 있는 비밀 장소라는 것일까? 귀악사마는 문득 호기심이 물어 물어왔다.

 

"어디냐?"

"그것은...나중에 알려드릴 터이니 일단 밥이나 좀 먹으면 안되겠습니까?"

 

꼬르르륵-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밥이라는 단어에 열광중인 뱃속이 시위를 벌이자 귀악사마는 나중에 알려준다는 말에 가까운 객

점을 찾았다.

 

"여기 오리탕 두그릇과 죽엽청 세병."

 

모용취검이 들어서며 간단하게 주문하자 화무극은 빈 자리를 하나 골라잡았다.

객점안에는 총 아홉명의 사람이 있었는데 쟃빛옷을 입고 있는 평범한 사람이 다섯명. 남은 네명 중 두명은 유학자 정도

로나 보이고 나머지 두명은 허리춤에 검을 차고 있는 것으로 보아 무림인처럼 보였다.

 

"기도도 약하고. 허접쓰레기군."

 

모용취검의 말에 화무극은 동정의 의사는 표하지 않았다. 저들의 기도는 자신보다 딸리지만 왠지 자신을 두고 한 얘기

같아 날카로운 비수가 된 언어가 뇟속을 휘저어 놓았다.

 

"여기 주문하신 오리탕 두개와 죽엽청 세병입니다."

 

모락모락 김이 올라오는 기름진 오리탕 두접시가 나무로된 둥근 탁자위에 올려지고 이어서 탁자 빈공간에 죽엽청 세병

이 두개의 잔과 함께 올려졌다.

 

"자, 이제 가볼까?"

"우리도 이름 좀 날려보자고."

 

둘이 막 오리탕을 시식하려 하자 두명의 무림인이 일어나며 돈을 지불하고 밖으로 나서고 있었다.

 

"그러데 벌써 끝났으면 어쩌지?"

"하긴, 명색이 사천당문인데..."

 

물론 이들은 사천당문의 승리를 10할 중 10할로 점치고 있었다. 약 백명의 혈포인이 사천당문으로 기습을 시도했다고

는 하나 이기지는 못하리라.

 

"내일……쯤이면 사천당문의 패퇴가 무림에 알려지겠군."

 

그 정보가 당연히 저런 녀석들을 통해서 뻥튀기 식으로 나온다는 것은 일맥상통(一脈相通)한 얘기였다.

일각만에 오리탕이 담긴 접시와 죽엽청이 담긴 술병을 깨끗이 비워버린 두명의 사내는 진군하는 병사들처럼 엄숙하게

광동지방을 향해서 떠나갔다. 바람결에 들리는 소식 하나만을 듣고서

 

사천당문 봉문(封門)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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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武神刀皇 [4] 영웅왕-룬- 2006.12.24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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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武神刀皇 [2] 영웅왕-룬- 2006.12.16 104
49 武神刀皇 [4] 영웅왕-룬- 2006.12.15 146
48 武神刀皇 [5] 영웅왕-룬- 2006.12.11 178
47 최고의 계급 (단편) [4] 상한굴비 2006.08.04 179
46 검과 나 - 대화 [6] 책벌레공상가 2006.08.03 186
45 天無一刀 [1] 새벽빛약속。 2006.05.13 150
44 血 [혈] RES 2006.05.10 126
43 천지무쌍 [1] 『常初心者』-룬- 2006.05.09 87
42 천지무쌍 룬의날개 2006.05.09 116
41 천지무쌍 [1] 룬의날개 2006.05.07 127
40 백혈귀 [2] 명검[鳴劍] 2006.03.19 176
39 백혈귀 [1] 명검[鳴劍] 2006.03.19 105
38 黑墨星 [4] cL크oLoI 2006.02.16 167
37 血 [혈] [3] 黑猫 2006.01.20 151
36 血 [혈] [2] 黑猫 2006.01.18 119
35 군림천하 [君臨天上] [3] 一揮碎天 2006.01.13 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