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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눈을 뜨자 푸른 잎사귀들이 나의 시야를 가린다. 그렇지만 그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햇빛은 눈가를 찌푸리도록 하기에는 충분했다. 나는 '끙'하는 소리를 내며 몸을 일으키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자 이름을 알 수없는 나무와 풀들이 이루고 있는 혼합림 사이로 가볍고 경쾌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저씨 안녕."
눈을 비비며 그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곧 흐릿했던 시야가 선명해지며 옷을 깔끔하게 차려입은 어린아이가 보였다.
"아, 안녕."
어색하게 인사를 받으며 내가 무릎을 짚어 일어나자 그 아이가 질문을 던졌다.
"어디서 왔어?"
잠에서 깬지 얼마되지 않은 탓인지 나도 모르게 바보같이 되물었다.
"뭐?"
"어디서 왔냐니까."
나는 반말따윈 접어두고 씨익 웃으며 답했다.
"삼천포에서 왔어. 나는 거기에서 살아."
아이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 되게 먼 곳인가 봐? 그런 곳은 한번도 못들어봤는데..."
"그래? 그럼 여긴 어디냐?"
흔히 겪어온 반응이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려다가 문득 '지금 여기가 어딘가?'하는 다소 어리석은 물음이 떠올라서 나는 아이에게 질문을 던졌다.
"어? 어른이 그런것도 몰라? 여기는 숲이잖아."
"응?"
이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나는 고유명사를 요구했지 절대 다수의 것들을 지칭하는 그런 광범위한 명사를 요구하지는 않았는데 말이야...
"아니, 그런거 말고. 이 숲의 이름말이야."
아이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런거 없어. 없는게 이름이야."
잠시동안 바람소리 말고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뭐?"
"그런거 없다구."
나는 머리를 짚으면서 말을 이었다.
"그럼 네 이름은 뭐니?"
"바람."
'...이 자식이 장난치나.'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런 이름이 있을수도 있겠다싶어서 그냥 받아주기로 했다.
"그래, 어떤 바람이냐? 두가지 뜻이 있잖아."
"둘 다."
이 정도면 게임은 끝난거 같다. 이 녀석은 뭐하는 놈이냐?
"멋지군. 내 이름은 강동수. 넌 '바'씨냐? 그런 성씨는 처음듣는데?"
"그런거 안키워."
이 정도 대답이면 걸작이구나. 제길.
"험험, 집은 어디야?"
"내가 있는 곳이 집이야."
"부모님은?"
"그런거 안키워."
미치겠다. 나는 바지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어 익숙한 물건을 꺼내들려고하다가 그 아이에게 다시 질문을 던졌다.
"친구는 많아?"
"응. 다람쥐도 내 친구고 사슴도 내 친구야. 곰하고도 친해. 저기 보이는 엄~청 큰 나무하고 참새도 내 친구야."
뒷통수가 얼얼해지는 기분이다. 여기가 무슨 외국의 온대우림도 아니고 말이야.
"허허, 나도 친구할 수 있니?"
"응. '언제나 북쪽 양지바른 곳에서 낮잠자는 꿀도둑'이라도 소개해줄까?"
이름 참 길구나. 미치겠다.
"...그 녀석 곰이냐?"
"나하고 가장 친한 곰이야."
자신이 무슨 '비스트 마스터'라도 된다고 착각하는 모양이다. 이건 정말 미친소리야. 그 족제비같은 녀석들하고 호랑이는 어디 없나? 독수리는?
"하아... 그래 그 녀석은 나중에 보자."
나는 휴대폰을 열어서 시간을 확인했다. 그 다음에 고개를 들자마자 숲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렸다. 오직 시원한 바람만이 밤속에 갇혀서 적막한 기숙사 앞을 감싸고 돌았다.
"쳇, 개꿈이었군."
...
"그래, 그게 끝이야?"
퉁명스러운 목소리가 내 귓가를 때렸다.
"어."
표정이 험악한것이 내 얼굴으로 주먹이 날아오는 듯한 느낌을 준다. 재미없었다면 뭐 별수없지.
이런 정신나간 글도 창조도시에선 포용해준다고 생각하고 올리겠습니다.(...)
5/20 日에 구상 - 5/22 火에 일단(?!) 완성.
이미지 출처
http://imagebingo.naver.com/album/image_view.htm?uid=ckm31&bno=17627&nid=4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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