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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바람개비홀릭

2008.04.13 07:32

영웅왕-룬- 조회 수: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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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나는 오랫동안 정보 공급을 받아오던 펍으로 들어섰다. 늘 하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문을 두번 두드리

고 들어서자 지배인이 직접 나와 안뜰로 대려갔다. 그곳의 주인은 세달에 한번 정기적으로 바뀌는데에도

사람들은 그저 주인이 망했거니 한다. 하지만 그것은 이목을 없애기 위한 일종의 장치였을 뿐, 원래 구질

구질한 계열종사자들은 신변의 위협이 일반인에 비해 2배는 높다는게 평균인지라 아주 사소한 증거라도

남기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인원을 교체하고 있는 것에 불과했다.

 

"뭐냐, 지오나냐? 꺼저버려!"

 

안뜰에는 왕국력 428년에 생산한 와인을 꼬나들고 있는 코가 비뚤어진 곱추가 하나 있었다.

하지만 지오나는 혐오하는 기색도 없이 다가가서 그의 손에 들린 와인을 뺏어 힘차게 마셨다.

 

"너어어어!!!"

 

곱추는 제법 열이 받았는지 사물의 분간도 안되는 주제에 지오나를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당연히 지오나가 그런 주먹에 맞아줄 의무도 없는지라 가볍게 피하고 곱추를 떠밀어버렸다.

 

"으아아! 이 자식이 사람죽이네 아이쿠 사람죽여!"

"혀도 안꼬부라진 주제에 취한 척 하지 말고 그만 하죠. 재미없잖아요 다르칸."

 

지오나는 현재 표면상 고급인력(?)으로 평가받고 있는 존재다. 그렇기 때문에 한시라도 빨리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야만 하는데 쓰잘데기 없는 연극으로 자신의 무료함을 달래는 다르칸 이라는 곱추에게 불

평을 해댈 수 밖에 없었다.

 

"뭐야, 뭐 바쁜일이라도 있냐?"

 

순식간에 곱추는 엄살피우며 부여잡은 허리를 피고 진지하게 되물었다. 놀랍게도 그는 곱추가 아니었다.

얼굴에 핀 검버섯 들도 분장에 불과한 것이었다. 다르칸은 원래부터 이런 식으로사람들의 이목을 끌면서

동시에 술집이 들어선 땅의 주인으로써 평범한 주정뱅이 곱추를 연기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게다가 황성

의 서쪽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 페퍼로트에서 정보를 담당 한다는 것은 최전방에서 싸우는 지휘관하

고 같은 위치라는 것이었다. 본래 황궁 서문이 비밀 스런 임무를 담당하는 자들의 출입구라는 건 이미 세

간에도 파다한 소문이기 때문이었다.

 

"좀, 그런 문제가 있어요. 나랑 같이 가줘야겠는데요 다르칸."

"뭐? 어딜 가. 이런 시궁창에 팔아넘길 자식 같으니. 꺼저버려! 안그래도 요즘 불황인데 어디서 굴러먹

는지도 모를 녀석이 같이 가자 그래?"

"이봐요, 다르칸. 내가 언제 위험한 거 부탁한 적 있어요? 괜찮으니까 갑시다."

"흥! 입술에 침이나 바르고 얘기해라! 네놈 몸에서 귀티한 자식의 냄새가 진동을 하니까."

 

지오나는 다르칸에 말에 그만 입을 다무는 실수를 벌이고 말았다. 다르칸이 뛰어난 사람인건 알고 있었

지만 설마 저런 것 까지 때려맞추는 사람일줄은 상상도 못하고 있었다.

 

"귀티는 무슨 귀티. 망나니 귀족 한테서도 귀티가 나나요?"

 

머리를 빠르게 회전시킨 지오나는 룬 황자를 망나니로 부르면서 마음속으로 사죄한 뒤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입꼬리만 살짝 들어올렸다. 그 모습을 보면 아무리 다르칸이라도 직접 인물을 마주대하지

않는 이상은 자신의 거짓 정보에 홀릴 수 밖에 없었다.

 

"뭐? 망나니?"

 

예상대로 다르칸은 미끼를 물었다. 물론 망나니 쯤 되는 귀족들이 이런 시골에 와서 주저앉아 있을 리

는 없지만 지오나는 그동안 모아온 자신의 신뢰도를 믿었다. 미래에 대한 투자를 위해 버릴 건 주저없

이 버리면서 얻어온 신뢰였다.

 

"예. 어쩌다가 그런놈의 호위를 맡겠다고 자청했는지.."

 

살짝 말꼬리를 흐리는 것도 인간의 호기심을 증폭하는 기폭제다. 결국 스위치를 누른

다르칸은 스스로 자폭할게 분명했다.

 

"하, 내 아직까지 그런 정보는 받아본 적이 없어."

"당연하죠. 상대는 레이 발토스. 발토스 공작가의 자제 인걸요. 망나니인 자식이 다니

는 행로에 굳이 정보가 나돌게 할 만큼 발토스 공작가는 만만한 곳이 아니에요."

 

발토스 공작가. 아르코 제국의 개국공신 가문으로서 아르코 제국의 세력권 2위를 형성중인

무가(武家)였다. 거의 제국을 이분열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를 친 발토스 공작 세력을

가지고 있는 그는 일종의 소국을 형성하고 있다고 할 정도로 재력과 무력이 상당한 곳이다.

그가 거느린 기사단은 발토스 기사단으로 일전에는 와이번을 때려잡았다는 무훈 까지 있을 정

도다. 그리고 그 주인인 찰드 발토스. 아무도 실력을 재대로 본 적은 없지만 소드마스터의 벽

을 넘은 주제에 천재인지라 마법의 경우도 5서클 가까이 되는 인물이었다. 그런 곳에 딱 하나

단점을 꼽으라면 레이 발토스 라고 하는 개망나니. 실제로는 학문적 지식이 뛰어나다고 하지만

그 천재성만큼 이상한 면으로도 일가견이 있어서 한번은 모독을 당했다며 사람을 폐인이 될 때

까지 자신의 소설을 들려준 적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서는 그 사람에게 '어때요, 이러고도 내

작품에 흠집이 있습니까?' 라고 할 정도의 괴짜였다. 그런 그가 밖으로 나왔다. 평소에는 저택

에서 소설이나 쓰고 있는 그가 나왔다면 분명 엄청난 떡고물이 있을 터였다.

 

'드디어 나도 말년 지부장에서 승격 좀 당해보는 거냐?'

 

한창 다르칸의 망상이 끝을 달려가고 있을 때 지오나는 그 모습을 보고 회심의 미소를 띄며

쐐기를 박았다.

 

"다르칸. 레이 발토스는 곧 떠납니다. 아르코 제국을 유랑한 뒤 소설 집필을 위해서 다시 잠

한다고 하더군요.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치면 분명 손해라고요?"

 

이제 선택 아닌 선택을 해야하는 다르칸을 보며 지오나는 재미있다는 듯 킥킥 웃었고, 다르

칸은 못이기는 척 끄응 하고 신음을 내더니 발을 한번 바닥을 차며 말했다.

 

"좋아, 가자 지오나. 레이 발토스 소공작에게."

'낚였다. 자, 이제 이 사람이 황태자를 보고 얼마나 나를 저주할까. 축복아이템은 몇개나

있지?'

 

쓸데없는 걱정을 하며 지오나는 그를 안내했다. 돌아오는 길에 그는 여관 골목에서 싸움의

소리를 들었지만 무시했다. 그저 순찰대원과 부랑배의 싸움이겠지라며 무시한 그는 들어서자

마자 방에 들어서기 전 노크를 했다.

 

"지오나 입니다."
"들어오도록."

 

문 옆에 있어야 할 엔드슨이 없었지만 지오나는 자연스레 임무라도 나갔나 하며 방안으로 들

어섰다.

 

"수고하자마자 실례지만 엔드슨은 보지 못했나?"

 

사무적이고 딱딱한 룬 황자의 말에 지오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글쎄요 라고 대답한 뒤 임무

라도 보내 신 것 아닙니까 라고 반문했다.

 

"아니, 그렇지 않아. 보내긴 했는데 너무 늦어. 아무래도 예감이 좋지 않군. 밖에 아무도 없

겠지? 좋아, 지오나. 자네가 대려온 사람을 대리고 오게. 그리고 방금 전 싸움소리가 들린 듯

한 곳으로 가지."
"예? 보나마나 부랑배와 순찰대원 정도의 싸움소리라고 생각했습니다만?"
"가보면 알겠지. 분명히 말하지만 오늘은 예감이 좋지않아."

 

룬 황자는 복장 그대로 침상 옆에 비스듬히 세워둔 검을 들더니 밖으로 재빨리 빠져나갔다.

리고 밖에서 대기하던 다르칸은 그 모습을 보며 헉 하고 헛기침을 들이마셨다.

 

'어떻게 된 거야 지오나 자식! 이건 레이 발토스가 아니잖아!'

 

붉은 장발에 늙은 마술사 나부랭이 같은 복장을 걸치고 있는 레이 발토스와는 달리 깔끔하고

귀풍스러운 복장에 짧은 금발머리의 미남자는 그가 알고 있는 남자 중에서도 단 한명이었다.

 

"루..룬 셰인 아르코 황자를 뵙습니다!"

"응? 자네가 지오나가 대려온 사람인가? 뭐, 일단 알아본다니 다행이군. 지오나가 입단속을

하리라 생각했지만 말일세. 안의 얘기는 들었겠지? 따라오게. 지금부터 나의 부하 한명을

찾으러 가야 되니까."

 

일순간 룬의 차가운 시선의 그를 관찰하면서 온화한 말을 꺼내는 것을 보며 다르칸은 휴

하고 저 얼음칼날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안의 지오나에게 눈짓을 했다. 물론 지오나라고

지금 상황을 알 턱이 없었다. 셋은 빠르게 계단을 내려와 여관문을 열고 조용히 골목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하나의 광경을 보았다. 엔드슨의 몸이 앞으로 거꾸러졌다. 조용히 쓰러지는

그의 몸 위에 하나의 인형(人形)이 보였다. 흰색 원피스가 피로 가득 물들어 있었다.
새하얗고 가느다란 팔다리는 꺽이기 직전의 백합 같았다. 깊이 있는 푸른 눈과 청초한 갈색

머리칼은 예쁘장한 외모와 놀랍도록 매치가 되었다. 신장은 165cm 정도 되었을까. 그녀는

들을 보더니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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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져서 죄송합니다. 귀차니즘+게임중독초기증상 이 일어나서 한동안

글을 쓸 수가 없었군요. 그보다 저 말고 하코와 테시오가 다른 시점으로

각각 연개해 나가야 재밌는데 말이죠. 하코는 연락두절이고 테시오는

무책임함장 같은 녀석이라 저 혼자 쓰고 있군요. 해서 연재가 좀 늦어져

도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매화 봐주시는 분께는 그 성의에

깊이 감사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