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Blader

2010.01.22 21:22

乾天HaNeuL 조회 수:294 추천:1

extra_vars1 劍族 
extra_vars2 18 
extra_vars3 141582-1 
extra_vars4
extra_vars5
extra_vars6
extra_vars7  
extra_vars8  

  각종 사건과 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바로 그 날, 여름의 따사로운 햇빛이 서서히 옅어져 가고 있었다. 중천에 떠 있었던 태양은 서편으로 넘어가고 있었고, 땅거미가 지면서 어둠이 그들을 엄습해 왔다.
  타이루니아와 엘레나는 최대한 빨리 그 산을 넘어가려고 했지만, 노을이 질 무렵에야 간신히 산맥의 정상 부분에 다다랐을 뿐이었다. 주변의 어느 산보다도 훨씬 높게 솟아 있는 봉우리에 잠시 올라서 그들은 노을을 감상했다.
  하늘을 붉게 수놓고 있는 태양, 그 밑에 펼쳐진 드넓은 초원, 일정한 규칙은 없었지만 뭔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산맥, 그리고 빽빽하게 자라난 수많은 나무들이 그들의 시야 안에 들어왔다.
  “내려가긴 글렀군.”
  “흥! 미안하게 됐네요!”
  “…….”
  도대체 그녀가 자신에게 왜 이리 짜증을 내는 것인지, 그는 도통 알 수가 없어서, 멍한 표정으로 엘레나를 바라보았다.
  “뭘 그렇게 봐?”
  “아니 뭐.”
  엘레나와 타이루니아 사이에 정해졌던 2m의 접근 금지 영역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였다. 사실 그의 생각에는 그 사고로 인해서 한 10m까지 영역이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웬 일인지 그녀는 거기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생각하기 싫어서 그런가?’
  상당히 오랜 세월을 살아온 그였지만, 아직도 여심, 그것도 엘레나의 마음을 추측하는 것은 너무도 어려운 일이었다.
  그는 고개를 가로 저으면서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엘레나 역시도 이미 지친 몸이었기 때문에 평평한 바위를 찾아서 그 위에 다소곳이 앉았다. 그렇게 밤이 찾아왔고, 그들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멍하니 밤하늘만 바라보았다.
  한참 동안의 침묵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와중, 간혹 늑대의 울음소리가 그들의 귀를 어지럽혔다.
  “배 안 고파?”
  “필요 없어, 안 먹어도.”
  “그러다가 몸 안 좋아진다.”
  “당신이 상관할 바가 아니잖아.”
  그녀의 퉁명스런 대답에 타이루니아는 다시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그 순간 꼬르륵 거리는 소리가 어디선가 들렸다.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자신의 배에서 난 소리가 아니었기 때문에 당연히 그녀의 배에서 난 소리였다.
  그는 슬며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어둠이 그녀의 얼굴 표정을 가려버려서, 웬만한 사람이라면 표정 관찰 자체가 불가능했을 터였지만, 타이루니아의 눈에는 그녀의 얼굴이, 마치 빛을 비추어 보는 것처럼 선명하게 보였다.
  그녀의 얼굴은 홍당무처럼 붉게 변해 있었는데, 일부러 시선을 다른 쪽에 고정시킨 채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그는 그녀의 표정과 모습을 보고는 한숨을 길게 내쉬며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어, 어디 가?”
  엘레나의 목소리가 부끄러움으로 인하여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먹을 거 찾으러 간다. 점심에는 버섯을 먹었으니, 이번에는 다른 걸 먹어야 할 것도 같은데, 가을이 아니라 뭘 구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됐어, 그런 거 안 먹어도.”
  “지금은 내가 널 데리고 있으니, 널 돌봐주어야 하는 건 당연한 거야. 기다리고 있어.”
  타이루니아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모습이 어둠 속으로 완전히 사라지자 엘레나는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뭐가 당연한 거야.”
  그녀는 팔로 다리를 감싸 안은 다음, 얼굴을 그 사이에 파묻어 버렸다.
  “엄마……. 아빠…….”
  천천히 입술을 움직여,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그들을 허공에 대고 불러 보았다. 돌아올 리도 없고, 자신의 말을 들을 수도 없을 터였지만, 불러보고 싶었다.
  “보고 싶어요. 흑, 엄마, 아빠.”
  그녀의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윽고 그것은 방울이 되어 그녀의 뺨을 타고 흘러 내렸다. 요새 들어서 울기만 계속하는 것 같았다.
  “왜 나만 내버려 두고 그렇게 가셨나요. 왜…….”
  그들을 생각하면 할수록 옛 추억이 그녀의 머리를 어지럽혔다. 마음이 점점 아파왔다. 지금 어떻게 해야 이런 슬픔을 이겨내야 할 지, 아직 16살밖에 안 된 그녀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아니 설사 그녀가 몇 백 년을 산다 할지라도, 그런 슬픔을 이겨내는 방법을 혼자서는 찾아낼 수 없을 터였다.
  순간 그녀의 머리에 따뜻한 누군가의 손길이 느껴졌다. 머릿결을 따라 천천히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정말로 따스하고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는 손이었다.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서 그 손의 주인을 바라보았다.
  “슬픈 건 당연한 거야. 그때는 이렇게 울어도 돼.”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는 듯한 목소리였다. 이제까지 계속 들어왔던 그의 목소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왠지 지금은 더욱 마음에 와 닿는 듯 했다. 그녀는 결국 그의 가슴에 머리를 대고는 울음을 터뜨렸다.
  한 10여분 정도가 지나자, 그녀도 어느 정도 평온을 되찾았다. 그러자 타이루니아는 다시 불을 피우고는 타이루니아가 구해 온 과일을 먹기 시작했다.
  “이건 뭐야?”
  생전 처음 보는 과일이었기 때문에 엘레나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면서 타이루니아에게 물었다.
  “복숭아야.”
  “복숭아?”
  “여름에 나는 과일인데, 맛이 달콤할 거야. 아마도.”
  뭔가 탐탁지 않은 대답이었지만, 먹을 것이 이것 밖에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 입 깨물어 보았다.
  “맛있다!”  달콤한 복숭아의 맛과 향기가 그녀의 입을 가득 채웠다. 배도 고팠고, 또 맛도 좋았기 때문에 그녀는 그것을 금새 다 먹었다. 그러자 타이루니아가 그녀에게 다시 복숭아를 하나 더 던져 주었다.
  “그런데 당신은 얼마나 살았어?”
  “올해로 한 213년 정도 산 것 같은데. 뭐 나이를 안세다 보니까,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당신도 반신반인이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다시 한 번, 확인하기 위해서 질문을 해보았다. 그 질문에 타이루니아는 시선을 밤하늘에 두면서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제는 반신반인도 아니야.”
  “무슨 소리야?”
  “나는 인간으로서는 이미 죽은 몸이야. 겉으로는 살아 있는 인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나의 정체는…….”
  그의 양 옆에 두 개의 검이 나타났다. 붉은빛과 푸른빛을 발하는 루인과 조이가 이리저리 회전하면서 그녀의 시선을 어지럽혔다.
  “이런 거지.”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
  “나의 영혼은 바로 이 검들이라는 뜻이야. 루인과 조이는 나의 전부이고, 또 나는 이들의 다른 모습이고 해. 검이 소멸하면 나의 생명도 그것으로 끝이지만, 검만 무사하면 내 육체는 소멸해도 다시금 복구되는 거지.”
  타이루니아의 설명을 듣고, 엘레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얼마 전에 완전 헌신짝처럼 된 그의 몸이 검에 의해서 완전히 회복된 것을 본 기억이 있었다. 또 그전에는 엄청난 폭발 속에서도 멀쩡한 상태를 유지한 것 같기도 했었다.
  “왜 그렇게 되었는데?”
  “오늘따라 유난히 질문이 많구나?”
  “부, 불만 있어?”
  타이루니아의 반문에 그녀는 얼굴을 붉히면서 대답했다.
  “아니 별로. 하지만 그 질문에 대한 답은 그다지 하고 싶지 않아.”
  “그러면 어느 쪽이 천사였어?”
  “…….”
  무슨 조화인 것인지, 그녀는 오늘따라 질문이 너무도 많았다. 하지만 마땅히 할 이야기도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나은 것인 지도 몰랐다.
  “나 같은 경우에는 어머니 쪽이었지. 그들은 다들 남성형을 띠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데, 참 독특한 일이야.”
  “그래……. 그러면 아빠는……?”
  그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질문을 하는 그녀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음을 타이루니아는 감지할 수 있었다.
  “루니아 캐스트.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
  타이루니아의 목소리가 살짝 거칠어졌다. 그리고 그의 대답에 엘레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녀도 루니아 캐스트라는 사람에 대해서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어렸을 적에 자신의 아빠와 엄마가 그에 대해서 말을 하는 것을 들었었기 때문이었다.
  “루니아 캐스트라면…….”
  “최초의 살인자라고 불리는 자지. 그리고 인간으로서는 제일 먼저, 이 검을 다룬 사람이기도 해.”
  그가 자신의 오른편에 둥둥 떠서 이리저리 회전하고 있는 루인의 손잡이를 잡으며 말하였다. 순간적으로 그의 검이 밝은 빛을 뿜어냈다.
  “하지만 나의 아버지라는 거야. 타이루니아 엘러캐스트 중에서 루니아와 캐스트는 다 아버지의 이름과 성에서 나온 거니까.”
  “그래…….”
  괜한 것을 질문했다는 생각이 든 엘레나였다. 그녀는 슬픈 표정을 얼굴에 떠올리면서 다시 손에 들린 과일을 입에 가까이 가져다 댔다.
  “뭐 네가 슬퍼할 일은 아니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누, 누가 슬퍼한다고 그래? 네 착각이야!”
  “표정이 그렇잖아, 표정이.”
  “…….”
  그녀는 급히 표정을 바꾸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얼굴에 떠오른 모든 표정을 순식간에 지워버린 것이었다. 완전히 무미건조한 상태로 변해버린 그녀의 얼굴을 본 타이루니아는 긴장하기 시작했다.
  “왜, 왜 그래? 내가 또 뭐 잘못했어?”
  “흥! 몰라!”
  타이루니아의 질문에 그녀는 몸을 확 돌려 버렸다. 그는 멍한 표정을 지으면서 그녀의 뒷 모습만을 바라볼 따름이었다.
  “200살씩 먹으면 뭐 해. 나잇값을 못하는데.”
  그녀는 아주 나지막한 소리로 불평을 늘어놓은 다음에, 다시금 복숭아를 먹기 시작했다.


 


 


 


 


------------------------------------------------------


 


ㅇ_ㅇ/


 


러브 코메디... ㄲㄲㄲ


 


사랑은 사소한 것부터. ㅡ.ㅡ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56 Blader [1] 乾天HaNeuL 2010.02.01 300
3355 [공상과학판타지] 사냥꾼 file 좀비사냥꾼 2010.02.01 381
3354 Blader [1] 乾天HaNeuL 2010.02.01 273
3353 [공상과학판타지] 사냥꾼 [1] file 좀비사냥꾼 2010.01.31 317
3352 Blader 乾天HaNeuL 2010.01.31 278
3351 [단편]몇분이란 시간의 기적 [2] 팹시사이다 2010.01.31 432
3350 Blader 乾天HaNeuL 2010.01.29 421
3349 Blader 乾天HaNeuL 2010.01.28 326
3348 [공상과학판타지] 사냥꾼 file 좀비사냥꾼 2010.01.28 327
3347 Blader 乾天HaNeuL 2010.01.27 477
3346 Blader 乾天HaNeuL 2010.01.26 386
3345 Blader 乾天HaNeuL 2010.01.25 396
3344 혈액 중독자와 패배한 에란드 보이즈 [1] losnaHeeL 2010.01.24 328
3343 Blader 乾天HaNeuL 2010.01.24 396
3342 개구리중사케로로 [3] 아덜워 2010.01.23 448
3341 당근먹고 퐁당(5) coKePlay 2010.01.23 331
3340 혈액 중독자와 패배한 에란드 보이즈 losnaHeeL 2010.01.22 290
» Blader 乾天HaNeuL 2010.01.22 294
3338 [공상과학판타지] 사냥꾼 [1] file 좀비사냥꾼 2010.01.22 317
3337 [공상과학판타지] 사냥꾼 -프롤로그- [2] file 좀비사냥꾼 2010.01.22 2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