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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Blader

2010.02.12 22:02

乾天HaNeuL 조회 수:469 추천:1

extra_vars1 劍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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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 아침, 새가 지저귀는 소리에 타이루니아는 잠에서 깨어났다. 잠버릇이 존재하지 않는 그였기 때문에, 거의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잠자기 전과 동일한 상태로 나뭇가지에 누워있었다. 게다가 잠을 잔 것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을 정도로, 머리도 헝클어지지 않았고, 얼굴도 반들반들했다.
  “흠?”
  잠시 후,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높은 나무 위에 누어있는 그의 귀에까지 들어왔다. 그는 살짝 고개를 틀어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는데, 대략 10여명의 사람들이 뭔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무슨 일이지?”
  멀리서 내려다보고 있었지만, 그의 눈에는 그들의 심각한 표정이 제대로 들어왔다. 열변을 토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고개를 설레설레 젓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다만 너무 멀어서 말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뭐, 나랑 관계없는 일일 테니까, 상관없겠지.”
  “뭐가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타이루니아 씨?”
  갑자기 프리아의 목소리가 들리자, 그는 화들짝 놀라면서 그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초롱이라 이름 붙인 그리폰에 타고 있는 프리아가 고개를 살짝 비튼 채 타이루니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뭐야, 갑자기 나타나서.”
  긴장의 끈을 늦춘 탓이었는지, 그가 다가오고 있는 것을 전혀 느끼지 못했었다.
  “갑자기? 계속 여기에 있었습니다만?”
  “…….”
  그 말을 들은 타이루니아는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프리아가 옆에 있었다니, 그건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기척도 느끼지 못한데다가, 그리폰의 날갯짓 소리도 전혀 듣지 못하다니, 그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다.
  “아, 당연히 못 느끼시죠. 이 나무의 능력 때문에, 타이루니아 씨의 힘이 제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아이의 날갯짓 소리는 원래 나지 않습니다.”
  프리아는 초롱이를 움직여서 나무에 가까이 다가간 다음에 그 나무를 쓰다듬었다. 묘하게 뭔가 빛을 발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일종의 중심지라도 되는 건가.”
  “예, 그렇습니다.”
  타이루니아가 나지막하게 중얼거린 소리에 프리아가 긍정적인 대답을 해주었다.
  “그러면 본론으로 들어가서. 도대체 저 사람들이 소란스러운 것하고 나하고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야?”
  “그거야 오늘 아침에 엘레나 씨에게 아침을 가져다주러 온 사람이, 그녀가 그 안에 없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지금 난리가 제대로 났습니다.”
  “…….”
  엄청나게 심각한 이야기를, 별 것도 아닌 것처럼 이야기해 버리는 프리아였다. 덕분에 화들짝 놀라야 할 상황에서 놀랄 수도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타이루니아는 입을 떡하니 벌린 채 멍하니 프리아마나 쳐다보다가, 갑자기 정신이 들었다. 그리고 곧바로 온몸의 감각 신경을 총 동원을 하려고 했는데, 제대로 되지가 않았다.
  “망할.”
  나무 때문에 제대로 힘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은 그는, 급히 지상으로 뛰어 내렸다. 그 다음에 그는 온몸의 신경을 집중해서, 친숙한 그녀의 느낌을 찾으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이 마을 어디에서도 그녀의 기척을 느낄 수가 없었다.
  “확실히 위치 추적의 기능이 사라졌네.”
  그녀의 어깨에 새겨진 낙인의 기능 중 하나가 사라진 것을 확실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그 낙인에서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이질적인 힘을 통해 그녀를 찾으려 했지만, 프리아가 그 기능을 지워버렸기 때문에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뭐 별로 급하게 찾으실 것 없습니다. 그녀에겐 약간의 몽유병 기질이 있는 것 같거든요. 그녀는 지금 이 마을의 북쪽 숲 지대에서 잠을 청하고 있을 겁니다.”
  “북쪽 숲?”
  지금은 여름, 그리고 이곳은 온천이 나는 화산 지대, 따라서 얼어 죽을 염려는 없었다. 그래도 그렇지, 잠자다가 말고 갑자기 숲으로 향해 버린 그녀가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몽유병이라니, 그런 황당무계한 병에 걸렸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제가 저 분들에게 사정을 이야기할 테니, 타이루니아 씨께서는 그녀를 찾으러 가주시겠습니까?”
  “…….”
  왠지 모르게 불길한 기분이 들었다. 뭔가를 꾸미고 있는 듯한 미소 짓는 모습이 아무래도 마음에 걸렸다. 그래도 그의 말대로 그녀를 찾는 것이 먼저였기 때문에, 타이루니아는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서 북쪽 숲 지대로 향했다.
  “훗.”
  그 모습을 본 프리아는 입 꼬리를 올리면서 웃더니, 마을 사람들에게 천천히 다가가서 말하였다.
  “이제 되었습니다. 뭐, 굳이 우리가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그녀가 알아서 해주니 정말 일사천리로 잘 진행되는 것 같네요.”
  “그러게 말입니다. 어제 밤에 이 집에 왔더니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잠자던 사람이 부스스 일어나더니 비틀 거리면서 북쪽으로 향하더라고요. 그때는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크크크, 이보게 자네 간이 제대로 붙어 있나 확인 좀 해 보라고.”
  “간? 그거 이미 떨어졌네만. 하하하.”
  즐거운 대화를 잠시 지켜본 다음에, 프리아는 천천히 뒤돌아섰다.
  “그러면 저는 마지막 역할을 수행해 보도록 하지요.”
  “예. 건투를 빕니다, 카드리드 씨!”
  “제대로 풀리면 좋겠습니다!”
  그들의 말을 들으며 프리아는 천천히 타이루니아의 뒤를 쫓았다. 이미 그의 모습은 프리아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그가 어느 길로 향했는지는 남겨진 발자국을 통해서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프리아가 모종의 계략을 수행하고 있는 동안에도, 여전히 타이루니아는 아무 것도 모른 채 그녀를 찾아서 숲을 헤매고 있었다. 빽빽한 나무들 사이를 이리 저리 돌아다니면서 그녀의 기척을 찾는 것은 사막에서 바늘 하나를 찾는 것과 마찬 가지였다.
  “이 녀석 도대체 또 어디에 있는 거야?”
  불평을 늘어놓으면서 다시 정신을 가다듬었다. 인장에서 느껴지는 힘이 더는 소용없게 된 이 시점에서, 믿을 거라고는 생명 반응을 감지하거나, 혹은 심장의 고동 소리를 듣는 수밖에 없었다.
  “저쪽인가?”
  미약하게 느껴지는 생명 반응에 그는 발걸음을 그곳으로 향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실패였다. 그의 눈앞에 있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사슴이었다.
  “…….”
  다시 발걸음을 돌려 다른 곳으로 가봤다. 이번에는 토끼였다. 그 다음에는 다람쥐, 그 다음에는 자고 있는 곰이었다.
  “이런 찾을 수가 없잖아!”
  버럭 화가 터져 나왔다. 자신이 왜 이런 고생을 해야 하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그는 애꿎은 나무를 발로 빵 차면서 분노를 쏟아냈다.
  “응?”
  또 다른 생명체의 반응이 느껴졌다. 그는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붙잡고 그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정답이었다. 새근새근 잠에 빠진 그녀가 그곳에 누워있었다.
  그녀는 나무의 뿌리를 베개 삼아 잠들어 있었다. 문제는 천 하나로 간신히 몸을 가린 채 잠에 빠져 있다는 사실이었다. 용케도 그것이 안 벗겨져 있다는 사실이 더 놀라울 따름이었다.
  “하하하.”
  황당한 표정과 더불어 어색한 웃음을 터뜨린 타이루니아였다. 그는 자리에 주저앉은 채, 잠이 든 그녀를 말없이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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