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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카가미네 린 - program [cocoro]

2008.09.15 18:11

[안타까운현실] 조회 수: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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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영상 감상실에 있는 카가미네 린 영상을 보고 써봤습니다. 안보신 분은 먼저 동영상을 보고 읽어주세요.


 


 


 


 


 


 


 


 


 


 


 오랜 세월이 걸려 드디어 완성되었어
아내와의 약속, 그것을 이루기 위해
모든것을 버리고 그것만을 추구했지


 


 절대 포기하지 않았던 것
아내가 죽음을 각오하면서까지도
이것은 그런 아내의 염원과
아내의 염원이 이뤄지길 바라는 나의 마음
그러니 이 아이는 우리의 '딸'
'기적'이 아닌 마땅히 얻어낸 우리의 자식


 


 그런데 뭔가가 부족해
말도 할 줄 알고 노래도 부를 수 있지만
아이의 모든 행동에는 그것이 결여되어있어
그것은 보통의 아이라면 당연히 가지고 있어야 할
'마음'이라는 프로그램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이전과 같이 모든것을 버리고
그것만을 추구했어
우리의 딸이라면 가지고 있을 마음
아내가 얻고 싶어했을 딸의 마음을
화분에 꽃이피면 기뻐하고
그 꽃이 죽으면 슬퍼하고
탄생과 죽음을 이해하며
우리에게 태어나게 해줘서 감사하다는
기쁨의 노래를 불러줄 그런 딸을 만들려고 했어


 


 또다시 오랜 세월이 지나
'마음'이라는 프로그램이 완성이 되갈무렵
뒤늦게 보게 되었지
너무나도 희미하지만 그 아이가
조금씩 조금씩 스스로 성장해 가는것을
마음이 없다고 생각했던 아이가
애처로운듯이 지금의 날 바라보는 눈빛을


 


비로소 난 깨달았어
지금까지 내가 만들고 있던것은
딸이라는 이름의 인형이란 것을
저 아이에게 마음이 없는것은 다만
내가 마음을 주지 않았기 때문임을
마음이 없는게 아니라 길러지지 않은 것임을
백발이 되어서야 비로소 깨달았어


 


 그러나 너무 많은 세월이 흘러버린걸까
더 이상 이 세상에 남아있을 힘이 없어
 이 아이의 부모로써 해야할것들을 이루지 못한체로
세상에 태어나 재대로 된 아버지의 사랑한번 못 받아본
이 가여운 딸을 둔체 난 먼저 아내의 곁으로 가야할 시간이
어느새 다가와 버렸지


 


 입가에 피가 흐르고
마지막 생명의 불이 다해갈 무렵
문득 한가지 생각이 머리속에 스쳐지나갔어


난 아직 저 아이에게 죽음이란것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는걸
본 바탕인 마음이 있다면 '마음'을 인스톨 해도
저 아이의 자아를 유지한 채로
간접적이긴 해도 저 아이 스스로 죽음을 이해하게 될 것을
지금까지 내가 가르쳐주지 못한 것들을 알려줄 수 있음을


 


하지만


 


아내와 딸을 잃었을 때의 허망함과
너무나도 견디기 힘든 외로움
저 아이에게도 그런 고통을 맛보게 하고싶지 않아


 


 그래, 죽음이란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런 고통은 느끼지 않아도 된다
이런 고통은 차라리 느끼지 않는것이 나을것이다
딸을 홀로 남겨둔체 떠나는 아버지가 해줄수 있는것은
고통을 느끼지 않게 해주는 것 뿐


 


 


 


그래...


 



 


 


 


 


 프로그램 '마음'을 삭제하시겠습니까?


 


 ...


 


 


 


 


 


 


 


 노인은 끝내 프로그램을 삭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