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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잿빛도시

2008.03.30 00:09

소엽 조회 수:686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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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시간, 어느 누군가가 이곳 잿빛의 도시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 도시는 색이란 색은 모두 바래고 흩어져 색이란 말의 의미조차 퇴색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도시에도 단 한 곳만은 색이 바래지 않은 곳이 있었습니다. 그곳은 바로 도시에 살고 있는 누구나가 말하는 저주받은 호수였습니다.


 호수의 색은 투명하면서도 짙고 선명한 녹색이었습니다. 너무나도 짙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호수에 뛰어들고 싶게 만드는 마력이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호수를 두려워하며 호수가 저주받았다고 생각했습니다. 더군다나 호수에는 단 한 마리의 물고기도 살지 않았고, 단 한 마리의 벌레도 살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호수는 언제나 거울처럼 맑아서 호수 밖에서 보아도 호수의 바닥까지 투명하게 보였습니다. 호수 속에 보이는 것은 바닥에 깔린 돌과 수초. 그리고 호수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상아처럼 희고 단단해 보이는 가시가 많은 나무 한 그루가 전부였습니다. 이 나무는 가지를 뻗어 호수 밖과 연결되어 있었지만, 싹 한번 돋아나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그 나무 역시 저주 받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날, 잿빛도시에 낯선 여성 둘이 찾아왔습니다.


 한 명은 조금 낡아 보이긴 했지만, 군복을 입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일개 사병은 아닌지 꽤나 고관으로 보이는 제복이라 낡긴 했어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위압감을 느끼게 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한 명은 또 다른 그녀와는 너무나도 다른, 여리고 약해보이는 아가씨였습니다. 이 둘의 존재는 잿빛도시에서 또 다른 이질감을 갖게 해 주었지만, 그것은 무릇 존재감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그들이 입고 있는 옷. 그들의 피부. 그들의 머리색과 두 눈에 담긴 그 색... 색... 그것들이 잿빛 도시 사람들로 하여금 두려움을 품게 했습니다.


 왜냐하면, 잿빛의 도시는 도시 자체만이 색이 바랬던 것만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머리칼은 잿빛을 띄고 있었고, 두 눈에도 흐린 기운이 서려 있었고, 그들이 입고 있는 옷가지나 그들의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들 그리고...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잿빛이었기 때문이지요.


 잿빛도시 사람들이 낯선 두 사람을 경계하고 두려워하듯이, 그 두 사람도 잿빛도시 사람들을 경계하며 두려워했습니다. 서로가 자신과 다른 모습에 추위에 떨듯이 몸을 움츠렸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