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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성배

2008.02.28 07:59

다르칸 조회 수: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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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관문을 열고 주몽이 들어왔다. 나갈 때와 전혀 다름없는 차림으로 표정조차 변하지 않은 모양이다.


 "어? 그는?"


 은상은 가슴 속에서 복받치는 궁금증을 도저히 모른척 할 수 없었다. 마치 또 다른 자신이 내면을 걷고 나타나, 주몽을 독촉했다.


 "갔어."


 대답은 짧았다. 그는 그 대답을 바란 것이 아니었다. 조금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며, 그 자신이 집 안에서 상상했던 환상적인 이야기를 바랬다. 혹여나 마음 한 구석에서는 내일 아침에 자기네 아파트 단지가 대서특필로 보도되길 희망하고 있었다. 관심을 받고 싶다는 유아적 욕구는 그 생각보다 대단했다.


 "무슨 일이 있었어?"


 "별 일 없어."


 부엌에서 먹다 남은 식빵을 찾아낸 주몽이 그것을 조각내 입에 넣고 우물거렸다. 대화는 거기에서 끝났다. 컴퓨터가 있는 은상의 방으로 들어간 그는 곧 컴퓨터오락을 하기 시작했고, 왕왕이 대가릴 쳐드는 호기심에 은상은 홀로 창가에서 그 무시무시 했던 오전의 기억과 겹쳐지는 장소를 찾으려 노력했다.


 시간이 자정이 다되어 누나가 올 때까지도 은상은 그 자세를 고수했다.


 "어머, 너 뭐 해?"


 모두 자리라 생각하고 현관문을 열었던 누나는 멀건이 서 있는 동생 옆으로 다가갔다. 종종 밤을 새는 모습도 봤으나, 그 때엔 항상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 아니면, 홀로 방에서 이상한 춤을 추고 있을 때도 있었다. 누나는 동생의 뒷모습에서 흡사 강태공의 통달한 듯한 분위기를 느꼈다. 대답이 없자, 누나는 입을 다물었다. 한 켠으로는 또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으려니 싶었다. 고리타분한 이야길 늘어놓는 대신 동생의 친구 이야길 꺼냈다.


 "네 친구는?"


 "글쎄, 자고 있을 껄. 아니야, 귀신이 잠을 잔다니! 엽기도 그런 엽기가 어딨담."


 이번에도 도통 뜻 모를 소릴 하자, 누나는 두 손을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르바이트를 막 끝내고 온 터라 어깨부터 허벅지까지 피곤에 쩔지 않은 곳이 없었다. 또 변덕이 끓는 구나 싶은 마음에 누나는 동생을 내버려두고, 거실을 오가며 제 할일을 했다. 처음에는 잼 바른 빵으로 뒤늦은 끼니를 때우고, 속옷바람으로 총총대며 샤워를 했으며, 잠옷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달조차 저버린 뒤엔 제 방으로 들어가 잠이 들었다. 그녀가 제 방으로 들어가기 직전에 은상이 그를 나즈막히 불렀다.


 "누나."


 "왜?"


 "누나도 마법은 믿지?"


 달조차 져버려, 어두컴컴한 하늘을 그리도 맹렬히 바라보는 동생을 향해 누나는 어깨를 으쓱 했다.


 "미친놈."


 동생의 말을 기다렸다.


 "잘 자."


 "오냐."


 십분은 기다려 드디어 동생의 인사를 받은 뒤에 누나마저 잠들자, 은상은 힐끔 주위를 둘러보았다. 보지 않은 것을 보았다고 믿는 이유는 그것이 미래 지향적 경험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수 많은 소설가, 시인, 선구자들이 말했듯이 틀에 박힌 생각으로부터 탈피하는 일련의 과정이라 믿었다. 그런데 분명히 본 믿기지 않는 사실들을 거짓이라고 할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능하기나 할까. 곰곰이 되뇌어 보았다. 혼에 나갈 듯한 환상에 사로잡혔다. 대낮에 흡사 수 백개의 크리스탈 가운데서 아무런 가리개도 없이 선 느낌이었다. 그것은 황홀하고 따뜻했으며, 미치듯이 슬펐다. 사탄을 보고 든 느낌이었다. 다시 한 번 경험할 수 있다면 돈이라도 바치고 싶다. 그러나 악마라는 흉흉한 명찰 덕에 그런 생각이 쉽사리 들진 않는다. 주몽은 분명히 경고했다. 그러나 가슴 속에서 불타오르는 호기심이란 또 다른 자신이 불쏘시개로 이리저리 헤집는 느낌이다. 아니, 이미 본래의 자신은 주몽과 조우했던 그 산에서 잃어버렸는지도 모른다. 그저 껍데기만 은상일런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현듯 스쳤다.


 "미쳤지."


 되도 않는 철학적 상념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 잠을 안 잤더니 이러는 모양이라고, 스스로 부추겼다. 저 멀리 해가 떠오르는 것을 보며, 거실의 쇼파에 몸을 뉘었다.


 "야! 인나!"


 몇 분 자지도 못 했는데, 주몽이 다가와 깨웠다. 한 손에는 책가방과 다른 한 손에는 누나가 만든 것이 분명한 햄버거를 쥐고 있었다. 그것을 입에 넣어 씹으며, 가방을 억지로 은상의 손에 쥐었다.


 "아무래도 니 학교 가는 게 낫겠어."


 베시시, 꼴 도 기집애처럼 웃는다. 가방을 낚아채고, 더불어 놈 손에 든 햄버거도 뺏았다.


 "니가 가지 말래도 갈 거였다."


 "히히, 그럼그럼!"


 


 


 


 


 


 


 





 


 


 


 아 귀차너


 


 


 자


 


 여기까지 ㅋㅋ


 


 


 구리님 쓰라쓰라 하면서 리플 안 달면 쀠져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