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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폭풍의 연주 [세 번째 이야기]

2009.08.09 09:00

블라블라울라블라 조회 수:689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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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연주




[세 번째 이야기 : 여행자]




웨이브란 나라는 원래 들어서자마자 마법 약품 냄새가 풍겨 코를 자극하는 주변 나라와는 달리 아름다운 소리로 먼저 귀를 자극시켜주는 나라이다. 이곳도 마법이나 연금술이 발달해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일부지역만 그럴 뿐 대부분 지역에서는 아름다운 악기소리나 코니아의 목소리가 자주 들려온다. 그래서 보통 여행을 하며 이곳을 거처 가는 사람들은 웨이브에서 시간을 많이 소비하곤 한다. 관광할 것이 많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오케스트라 공연을 감상하면 시간가는 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들어 아름다운 소리들이 점점 줄어드는 듯 하고 점점 마법이나 연금술이 웨이브를 덮어갔다. 그래서 점점 들어오는 수익도 떨어지고 범죄가 늘어나는 나라가 되었다. 크라노우스 2세는 이것을 보완하기는커녕 그냥 방치해 버렸고, 곧 있을 6개 나라의 합동 사업에만 정신이 팔려있어 나라의 사정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나마 그 밑의 의원들이 이런 나라를 조금 씩 신경 써서 이정도지 그들도 무시했다면 웨이브란 나라는 저 아래로 추락해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곧 추락할 것 같은 웨이브를 노리는 자들도 있다. 바로 얼마 전 웨이브가 정복한 의카타 부족이다. 꽤 거대한 이 부족은 자신들의 영토를 웨이브의 군사력에 그냥 내줘버렸다. 그대로 영토를 버리고 다른 곳으로 도망간 의카타 부족은 복수의 칼날만 갈고 있었고, 이런 웨이브를 보자 기회를 잡은 듯 했다. 부족은 항상 웨이브로 소수의 군사들을 보내서 그들의 현 상태를 파악하게 한다. 모두 특별 훈련을 받은 터라 매번 들키지 않았고, 이번 애도 같은 예상을 하고 세 명의 군사를 보냈다.




‘웨이브……. 음악의 나라라더니 별 거 없군.’




웨이브의 성벽 문을 통과한 한 남자는 인상을 찌푸리며 웨이브의 거리를 거닐었다. 너덜너덜한 딱 가난한 여행자의 차림 이였다. 며칠 씻지 않았는지 주위에는 이상한 냄새가 풍겼고 그 냄새의 유혹을 이기지 못한 벌레들이 날아다녔다.


성벽 앞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지나가는 곳으로 그 만큼 길을 사이에 두고 양 옆으로 상인들이 줄줄이 이어졌다. 모두 물건을 팔려고 소리를 질러대고 지나가는 사람을 억지로 자신의 가게로 데리고 오는 상인들도 있었다. 냄새나는 여행자도 예외는 아니였다.




“어이! 이리로 잠깐 와보게. 자네에게 딱 맞는 물건이 있는데…….”




남자의 팔에 자신의 두 팔을 끼워 넣으며 자신의 가게로 끌고 가며 상인은 웃으면서 말했다. 남자는 일단, 그가 데리고 가는대로 따라갔다. 여러 가게를 걸쳐 도착한 그 가게는 중앙 광장으로 향하는 길에서 멀리 떨어진 곳 이였다. 남자는 길을 잃지 않으려고 자신이 따라온 길을 잘 보면서 가게 앞에 섰다. 천막으로 대충 둘러싼 그 곳은 의외로 밖에서 본 것 보다 컸다. 남자에게 가장 먼저 눈에 띤 것은 양 옆에 진열되어있는 여러 무기들이였다. 도끼나 검, 창, 마법에 쓰일 것 같은 지팡이, 그리고 생전 처음 보는 이상한 모양의 칼날까지. 꽤 화려하고 손님들의 시선을 끌 만한 물건들이였지만 목적이 있는 남자에게는 많이 흥미롭지 않았다. 남자는 상인에게 수고하라 전하고 왔던 길을 향했다.




“닥치고 따라와!”




남자는 좁고 어두운 골목길에서 소리가 난 쪽을 보았다. 그곳에서는 근육이 덕지덕지 붙고, 덩치 큰 한 사내가 어린 여성의 머리채를 잡고 끌고 가고 있었다. 남자는 한 번의 시선으로 끝내고 다시 갈 길을 향했다.




“도와주……꺅!”




어린 여성은 남자를 보고 외치는 듯 했다. 걸음을 멈춘 남자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결국 여성을 향해 빠른 걸음으로 다가갔다. 여성을 끌고 가던 사내는 인기척을 느끼고 여성을 내동댕이치고 오른 손에 들고 있던 거대한 몽둥이를 강조하면서 남자에게 말했다.




“이봐, 꼬마야. 한 번만 봐줄 테니 빨리 가라.”




남자는 씨익 하고 입꼬리를 올렸다.




“멍청하긴. 그래. 힘은 쌔 보이는 군.”




“이……,이게!”




남자가 치켜 올려볼 정도로 거대한 사내는 몽둥이를 크게 휘둘렀다. 머리를 겨냥하고 휘둘렀지만 남자는 가볍게 몸을 숙여 피한 뒤 사대의 명치를 주먹으로 가격했다. 사내는 맞는 즉시 몽둥이를 떨어트리고 배를 부여잡고 무릎을 꿇었다. 고통스러운 신음소리를 냈지만 바로 다음에 이어진 남자의 발길질에 뒤로 벌러덩 넘어졌다.




“악! 제…,젠장!”




남자는 사내가 들고 있던 몽둥이를 들고 가볍게 머리를 때려 기절시켰다.




“칫, 뭐야 이 나라는. 음악이 사라지고 범죄가 늘어난다더니 오자마자 이런 일이 생기는군.”




옆에서 겁을 먹고 앉아있는 여자에게 들리도록 말한 남자는 몽둥이를 내던지고 골목을 빠져나왔다. 여전히 시끌벅적한 거리였다. 중앙광장으로 향하는 길을 탄 남자는 웨이브의 좋은 점을 찾으려 애를 썼다. 하지만 사람들이 많은 곳을 싫어하는 그는 짜증만 날뿐 좋은 점을 찾을 수 없었다.




“잠깐만요, 이봐요!”




남자는 뒤에서 누가 뭐라고 외치든지 상관 말고 걸었다. 이렇게 사람이 많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나라에 자신을 부르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이봐요!”







“에이씨! 누구야!”




남자의 뒤통수를 가격한 사람은 바로 전에 남자에게 빚을 진 여성 이였다. 그는 약간 멍이든 얼굴로 헤헤하고 웃으며 남자를 반겼다. 하지만 그 남자는 뒤통수가 아픈지 여자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헤헤…, 아깐 감사했어요.”




“알았어요. 됬습니까?”




“아뇨! 안 됬어요. 이런 경우에는 빚을 진 사람으로써는 빚을 갚고 싶고, 이름을 알고 싶은 법이라구요.”




“이런 경우에 저 같은 경우는 빚은 필요 없고요, 그러므로 이름을 알려줄 필요도 없네요.”




남자는 허리를 긁적거리며 등을 돌렸다. 하지만 여자는 계속 쫒아 다니며 점점 커지는 목소리로 남자의 귀를 괴롭혔다.


제 이름은 엘이에요, 웨이브 오케스트라 단원이죠, 롭트라 연주가에요, 제 이름도 밝혔는데 댁 이름은 안 밝혀요?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거대한 광장을 가로질렀을 뿐인데 여자의 이름과 직업까지 알아버렸다.




“그리고 전 궁전에도 들어 가봤어요. 제가 왕 하 오케스트라인 리볼트루트루 단원이거든요.”




멈칫




남자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엘을 향해 몸을 돌려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내 이름은 크리아. 머나먼 대륙 끝에서부터 여행을 하지.”




“아…, 크리아…….”




“내가 많은 세월을 여행을 하며 보냈는데 말이지, 아직 한 번도 나라 궁전 안을 못 가봤거든. 그래서… 궁전 안 좀 구경시켜줄 수 있나……?”




엘은 크리아를 데리고 궁전으로 향했다. 크리아는 약간의 미소를 머금은 채 엘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