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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Blader

2010.02.23 22:48

乾天HaNeuL 조회 수:356 추천:2

extra_vars1 劍族 
extra_vars2 완결 
extra_vars3 1415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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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그런 약이라도 조제해서 몰래 먹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습니다만, 그런 식으로 하는 것은 그다지 원하지 않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미루겠습니다.”
  “도대체 뭘 원하는 건지 아직도 모르겠다.”
  “글쎄요, 그걸 아직도 모르신다면, 여러분들은 정말로 둔한 겁니다. 둔치 중의 둔치죠.”
  그는 어깨를 으쓱하면서 다시 걷기 시작했다. 답답한 마음이 들었는지 표정도 상당히 굳어 있어서, 가뜩이나 날카로운 눈매가 더욱 예리하게 변해버렸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한참 동안이나 침묵을 지키고 있던 엘레나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딱히 누구에게 질문을 던진 것도 아니었고, 혼잣말에 가까웠지만 그 말은 모두의 귀에 다 들렸다.
  “왜 우리한테 그런 말을 하는 거야? 네가 뭔데?”
  그녀의 목소리가 신경질적으로 변했다. 이번에는 프리아를 정확하게 겨냥하고 말하였기 때문에, 그는 슬쩍 고개를 돌려서 엘레나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딱딱하게 굳어 있는 그녀의 표정을 보고서 그는 피씩 웃고 말았다.
  “왜 웃는 거야?”
  “별 뜻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 굳어 있는 표정 뒤에 복잡한 마음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으니 웃음이 절로 나오더군요.”
  “비꼬는 거야?”
  그녀가 그를 노려보면서 물었다. 프리아는 천천히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였는데, 그것은 긍정의 뜻이었다. 덕분에 엘레나의 분노 지수가 더욱 높아졌다. 당장이라도 해머를 소환해서 그를 공격하고 싶었지만, 소용이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꾹 참았다.
  “후우…….”
  그는 길게 한숨을 내쉬면서 멈춰 섰다. 아무 정처 없이 걸었던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프리아는 정확한 목적지를 가지고 움직인 것이었다.
  그들은 프리아가 원하는 장소에 도착했는데, 그곳은 드넓은 벌판이었다. 이제까지 숲 사이로 난 길을 걷다가 갑자기 펼쳐진 벌판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여기는 야생 국화가 피는 곳입니다. 아직 가을이 아니라서 꽃이 피지는 않았지만, 곧 꽃망울을 열겠죠.”
  그가 말하였다. 확실히 그들 눈앞에 펼쳐진 것은 장차 아름다운 꽃밭이 될 벌판이었다. 꽃망울을 수십 개, 수백 개를 간직한 국화들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었다. 덕분에 그들의 입에서 저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 이곳은 이 마을 사람들의 결혼식장이기도 하죠. 매년 가을, 아름다운 국화들이 피는 이곳에서 결혼식이 열립니다. 총천연색의 꽃들의 축하인사를 받으면서요.”
  “…….”
  “…….”
  프리아는 낮은 음성으로 중얼거렸다. 마치 혼잣말을 하는 듯한 분위기로, 천천히 설명을 하고 있었다. 별 거 아니라는 식으로 말을 하고 있었지만, 그 말을 들은 타이루니아와 엘레나는 둘 다 얼굴을 붉히면서 고개를 푹 숙였다.
  “반응이 재미있군요.”
  마침 뒤로 돌아선 프리아의 눈에 그들의 그런 모습이 들어왔다. 물론 예상을 어느 정도 하고 있었던 일이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신기하지는 않았다.
  “직접적으로 묻겠습니다. 여러분은 서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어떻게 생각하다니?”
  “…….”
  타이루니아는 반문을 하였고, 엘레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럼 객관적 입장에서 제가 설명을 해드리죠. 여러분은 벌써 서로를 가장 소중한 사람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누가 봐도 그렇습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타이루니아가 고개를 가로 저으면서 부정하였다. 그러자 엘레나의 표정이 약간 쓸쓸하게 변하였고, 그것을 우연치 않게 보게 된 타이루니아는 머릿속이 더더욱 복잡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저는 타이루니아 씨의 그런 태도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자신과 같이 저주받은 인생을 살 게 될 2세를 남기지 않겠다. 뭐 그런 거겠죠. 그리고 홀로 남겨질 것이 뻔하다, 뭐 그런 생각도 하고 계실 겁니다.”
  “…….”
  프리아의 말에 타이루니아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딱히 긍정을 하지도 부정을 하지도 않았지만, 딱딱하게 굳어버린 그의 표정이, 그것이 사실임을 증명해 주고 있었다.
  “자신의 마음을 계속 속이면서, 이것은 아니다, 이것은 옳지 않다, 뭐 그렇게도 생각하고 계셨을 겁니다. 물론 머리가 아니라 마음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왜 그녀를 계속 구하셨습니까?”
  “그건 위험에 빠진 사람을 구해야하는 것은 당연한……!”
  타이루니아가 외쳤다. 하지만 그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프리아가 입을 열어 그의 말을 중간에서 끊어버렸다.
  “아니죠. 적어도 타이루니아 씨에게는 그 정의감에 가득 찬 말이 타당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반신반인들도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피를 자신의 칼에 묻히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의 말에 타이루니아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더욱 굳어버린, 그리고 쓸쓸해 보이는 그의 표정은 엘레나의 눈에도 비쳤다. 그녀는 더욱 복잡해진 자신의 마음에, 그리고 요동치는 자신의 심장에, 당혹감과 쓸쓸함을 느끼면서 그에게서 천천히 시선을 떼어 다른 곳에 두었다.
  “처음에야 그녀가 여자였기 때문에 구해냈겠죠. 그런데 다른 여성들과 다른 모습에 신기함과 당혹감을 동시에 느끼면서 관심을 갖게 되었을 겁니다. 시시각각으로 변해가는 그녀의 모습에 타이루니아 씨는 더더욱 그녀에게 끌렸을 겁니다. 하지만 부정해오던 일이 현실로 다가오자, 당신은 그것을 생각조차 하지 않으며 외면해 왔습니다.”
  프리아는 그 말을 끝으로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사람의 속을 어떻게 그리 잘 아는 지 알 수 없었지만, 확실히 그의 말대로 타이루니아는 자신의 마음이라든지 생각 모두를 외면해 왔었다.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래서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그는 입을 열어 프리아에게 말하였다. 목소리가 평소와는 달리 굳어 있었고, 또 미세하게나마 떨리고 있었다. 감정의 동요가 그의 말에 가득 담겨 있었다.
  “저는 그저 옆에서 도움을 주려고 애써 왔을 뿐입니다. 그리고 오늘 이것이 저의 마지막 도움이 될 것 같군요. 이번 기회를 놓치게 되면 영원히 그 기회가 찾아올 것 같지 않아서 말이죠. 그래서 아까 전에 말씀 드린 대로, 약이라도 만들어서 먹이고 싶다는 겁니다.”
  심각한 이야기를 하는 와중이었지만, 프리아는 얼굴 가득히 미소를 떠올리면서 말하고 있었다. 이미 그의 시선은 타이루니아를 떠나서 그녀에게로 향하고 있었는데, 그의 생각에는 이번 일을 해결할 열쇠는 우유부단한 성격의 타이루니아가 아니라 화끈한 성격의 엘레나였다.
  “이제 자신의 마음이 어떤지 아시겠습니까? 엘레나 씨. 마음의 동요, 심장의 두근거림, 그리고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반응해버리는 자신의 감정. 그 모든 것에 대한 답을 이제는 내리실 수 있을 겁니다.”
  “…….”
  그녀는 그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사실 그녀도 자신의 마음을 부정하고 싶었다. 남자를 싫어하고, 자신의 가족들을 몰살시킨 그들과 같은 족속이나 다름없는 그에 대한 자신의 마음이 너무도 싫었다.
  “그가 반신반인 출신이라서 그렇습니까? 하지만 저도 인간이 아닙니다. 그리고 남자죠. 그런데 왜 당신은 저희들과 함께 행동하고 싶어 하십니까? 그냥 이곳에 남으면 되는데 말입니다.”
  “그, 그건!”
  뭐라 대답하고 싶었지만 말할 수 없었다. 자신의 마음이 이미 바뀌었다는 것을 그녀는 깨닫고 있었으며, 같이 가고 싶어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이제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지막으로 한 번 물어보겠습니다. 엘레나 씨, 당신은 타이루니아 엘러캐스트라는 존재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어린 아이처럼 천진난만한 표정을 지으면서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말하는 프리아였다. 현재 상황과 매우 동떨어진 말투였지만, 왠지 모르게 그 말 안에는 강력한 힘이 담겨서, 그녀로 하여금 마음 속 깊이 담아둔 말을 밖으로 꺼내게 만드는 것만 같았다.
  “…아해.”
  “잘 들리지 않습니다. 타이루니아 씨에게도 들리도록 좀 더 큰 목소리로 말해주시죠.”
  그녀의 처음 대답이 제대로 들리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재차 대답을 요구했다. 그녀는 한참 동안이나 망설이더니 다시 입술을 움직이면서 말하였다.
  “좋아해.”
  “…….”
  고백이나 다름없는 그 말을 들은 타이루니아는 순간 머리가 멍해지는 것을 느꼈다. 부정해오던 일이 현실로 다가왔고, 또한 그 말 한 마디에 단단히 잠가버린 자신의 마음에 대한 족쇄가 풀려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는 자신의 심장이 강하게 요동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몸도 마음도 그의 의지대로 컨트롤 할 수가 없었다.
  “어째서 나 같은 놈에게 그런 생각을 품은 거야.”
  그는 애써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면서 말하였다. 하지만 요동치는 그의 감정이 그의 목소리에 가득 배어 나왔다.
  “어쩔 수 없잖아. 좋아하게 돼버린 걸.”
  “…….”
  타이루니아는 주먹을 불끈 쥐면서 고개를 숙였다. 눈을 감으면서 생각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좋을지 알 수가 없었다. 이제까지 자신을 유혹해 온 수많은 사람들을, 그리고 자신에게 청혼해 온 수많은 여인들을 단 한 마디로 거절해 온 그였지만, 지금은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상처받을 그녀를 생각하니 거절의 말을 꺼낼 수도 없었다.
  그렇게 고민과 걱정으로 가득 찬 그에게, 갑자기 박수 소리가 들렸다. 그는 눈을 번쩍 뜨면서 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보았다. 찾을 노력도 필요 없었는데, 왜냐하면 눈앞에 있는 프리아가 손뼉을 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너……, 무슨!”
  무슨 말을 하려던 찰나, 갑자기 이곳저곳에서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테렌에 사는 사람들 모두가 어느새 그곳에 나타나서 열렬히 환호하며 손뼉을 치고 있었던 것이었다.
  “신부가 고백을 했는데, 신랑 분이 대답이 없으시군요!”
  싱글벙글 웃고 있는 프리아가 갑자기 큰 소리로 외치자, 마을 사람들이 너도 나도 괴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무슨 고백을 받아 놓고도 아무 말도 없냐!’라고 외치는 사람부터, ‘너 같은 놈은 남자도 아니다! 당장 거시기 떼어 내라!’라고 외치는 사람도 있었다.
  타이루니아는 그들의 함성을 듣자, 멍한 정신이 점차 맑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주먹을 불끈 쥐면서 자신에게 한 가지 다짐을 속으로 한 뒤, 그녀의 정면에 당당히 섰다.
  그의 양 손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 빛은 각각 검의 형상을 취했는데, 하나는 짙은 붉은빛을 되찾은 루인이었고, 다른 하나는 부러졌지만 다시 복구된 불투명한 푸른빛의 검인 조이였다.
  “내 모든 걸 걸고 맹세할게.”
  그는 그 두 개의 검을 각각 오른 편과 왼 편에 꽂아 넣은 다음에 그녀의 어깨에 양손을 얹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너를 배신하지 않고, 어떠한 적이 있더라도 너를 지킬게. 너는 이제부터 나의 가장 소중한 사람이 될 것이고, 가장 소중한 너를 해하려 하는 자는, 내게 어떠한 존재이든지 배척하겠어.”
  굳은 결의에 찬 목소리였다. 부드럽지만 강한 음성에 실려 나오는 그 말을 듣자, 엘레나의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 들어가더니, 이윽고 그녀의 뺨을 타고 눈물이 한 줄기씩 흘러내렸다.
  “너만을 사랑한다.”
  그렇게 말하면서, 그는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리고 그것을 본 구경꾼들은 모두 환호성을 지르면서, 새로운 커플의 탄생을 축하했다.
  “이런 날에는 꼭 이런 것이 필요하죠.”
  프리아가 나지막하게 중얼거린 다음에 손가락을 탁 튕겼다. 그 튕김 소리에 꽃들이 반응하여, 꽃망울을 펼치며 형용색색의 꽃들을 활짝 펼치기 시작했다.
  “결혼이라는 제도를 만든 분께서, 여러분들을 영원히 축복하기를…….”
  나지막한 그의 소리가, 바람에 실려 온 꽃향기와 더불어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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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끝으로 블레이더가 완전히 끝나는 건..


 


아닙니다. ㅡ.ㅡ;;


 


다음 번외편 한 화가 있습죠. ㅋㅋㅋ


 


그리고 좀 쉰 다음에


 


예전에 에르란시아의 눈물이라는 SF 계열 작품을 단편제에 낸 적이 있었는데


 


그걸 중장편 이상으로 개작할 예정입니다.


 


제목도 갈아버릴 생각. 훗. ㅡ.ㅡ/


 


설정 자료야 일부 있는 관계로 금방 만듭니다.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