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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G1-여신강림-Prologue part. 6

2010.05.18 21:57

Xatra 조회 수:340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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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들어섬과 함께 팍-하는 나무가 무언가에 뚫어지는 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소리가 나는 쪽을 따라오면서 도착해보니 나의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어 주게 되었는데, 마리가 활을 들고 허수아비를 쏘고 있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녀가 활을 쏘는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나무 기둥에 몸을 기대면서 멀리 지켜보았다. 한번 활을 쏠 때 마다 태양빛으로 인해 더욱더 빛나는 아름다운 그녀의 핑크색 머리카락은 깃발이 나부끼듯 휘날리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제대로 활을 쥐고 있는 확인 하는 듯 활을 쥔 자신의 손을 더불어서 서 있는 다리의 각도를 번갈아 가면서 본 뒤 다시 활을 쥔 체 과녁을 쳐다보았다. 몇 번 쏘다가 활에 손에 안 잡히자 화살 통이 비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녀는 화살들이 꽂혀진 허수 아비에게로 다가갔다.


 


몇 개의 화살들은 가볍게 빠졌지만 나머지 화살들은 너무 깊게 박혔는지 온 힘을 다 써도 빼지지 않았었다. 몇 번을 당겨도 뽑히지를 않자, 몇 번 심호흡을 한 뒤 줄 다리기 하듯 당겼지만 화살이 허수아비의 지지대에 깊숙이 박혔는지 아무런 미동 조차도 없는 듯 했다.


 


씩씩거리면서 화살을 빼려고 하는 마리의 모습을 보면서 살짝 미소를 지은 나는 천천히 다가가 화살을 뽑기 위해 쥐고 있던 마리의 손위에 나의 손을 얻었다.


 


"사트라? 언제 온 거야?"


"아까 전에."


 


내가 돌아온 것이 기뻤는지 나한테 미소를 지은 뒤 같이 박힌 화살들을 당겼고, 지지대속에 깊이 박힌 화살들은 얼마 못 가 지지대 속에서 모두 빠져 나왔다. 나무 파편으로 뒤덮인 화살 촉을 입으로 훅 불어내면서 털어 낸 뒤 흠집이 하나도 없는 화살촉을 만족스러운지 미소를 지은 체로 몇 초 동안 바라보고 있다가 갑자기 무언가가 생각 났다는 듯이 고개를 번쩍 들어 나를 노려보았다.


 


"그러고 보니 사트라, 너 어디를 갔다가 이제 온 거야!"


 


주먹이 날아와 버릴듯한 기세와 함께 나를 노려 보는 그녀의 눈빛으로 인해서 내 몸이 한도 끝도 없이 작아 져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네가 하도 안 와가지고 안되겠다 싶어서 혼자서 활을 쏘고 있었는데! 숙녀를 외롭게 혼자 두고 늦게 오는 남자가 이 세상에 어디 있어!"


 


머리를 긁적이며 미소를 지으면서 마리를 바라보았다.


 


"나도 너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하도 오지를 않길래 무슨 큰일이 생긴 게 아닐까 해서 너를 찾아 다녔었어. 원래 이렇게 늦는 애가 아닌데 왜 이렇게 안 오나 해서 말이야."


"... 그럼 내가 저 위험한 늑대들이 돌아다니는 남쪽 평원에 갔으리라 생각했어? 숙녀 혼자서?"


찡그리던 인상은 사라지고 그녀의 얼굴에 약간의 미소가 떠올랐고, 동시에 손가락으로 궤적을 그리면서 말하는 마리를 보면서 남쪽 평원으로 인해 내 등줄기에 소름을 느끼는 동시에 입에서 무언가가 나오는 것을 이빨로 물면서 막을 수 있었다. 속으로 나는 혹시 마리는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챈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홍수처럼 밀려오고 있어서 식은 땀이 흘러 내려 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설마 진짜 간다 하더라도 이 마리 누님의 활이 그대로 늑대들을 가만 두지 않았을걸? 그리고 정 안되겠다 싶음 느림보인 너보다 빠른 나의 발이 그대로 안전한 곳으로 달려가게 해주지."


"... 그렇지?"


 


마리가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라는 생각에 미소를 지음과 함께 조용히 큰 숨을 내 뿜었다. 솔직히 학교에 돌아오면서 혹시나 마리가 이미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이 아닐까 라면서 은근히 걱정했었는데...


 


"퍼거스 아저씨가 하도 안 오시길래 한번 기다려 보았는데 하도 안 오길래 기다려 보니까 레이널드 선생님하고 둘이서 앉아 낮술을 하고 계시는 거야."


"대낮부터... 술을?"


"너도 잘 알잖아. 퍼거스 아저씨가 술 사가지고 오면은 레이널드 선생님도 사족을 못 쓰신다는 거 말이야."


 


그러고 보니... 아까 전부터 파악하지 못한 것이 바로 레이널드 선생님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레이널드 선생님이 지금도 학교에 안 계신다는 것은 학교 가까이 있는 대장간 주인인 퍼거스 아저씨랑 같이 술을 마시고 있다는 의미였다. 마리의 말대로라면 어쩌면 퍼거스 아저씨가 레이널드 선생님 불러서 같이 술을 마시고 있는 것일지도.
 


"뭐 네가 무사히 학교로 돌아온 거면 된 거야. 다음부터는 다른데 가지 말고 내가 올 때까지 학교에 있어. 나 절대로 위험한 곳에 돌아다니지 않으니까. 알았지?"


 


말이 끝나면서 마리는 다시 활과 화살을 쥔 체 과녁을 향해 활을 쏘기 시작했고 왠지 모르게 나는 속으로 '쟤가 웬일이래?' 라고 말하였다. 평상시 같았으면은 긴 시간 동안 잔소리를 했을 마리인데? 오늘은 왠지 그냥 넘어간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몇 초 동안 마리를 바라본 뒤 양손으로 목검을 쥔 뒤 허수아비를 향해 휘둘렀다.


 


검과 나무가 부딪힐 때의 소리를 들으면서 레이널드 선생님이 나에게 가르쳐주신 검을 잡을 때의 동작과 휘두름을 하나씩 머리 속에 떠올리면서 휘둘러 갔다.


검을 휘두를 때마다 허수아비 부딪치는 간격의 횟수가 점점 짧아짐에 따라 검이 휘둘러질 때의  속도가 조금씩 빨라져 가는 것을 보면서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몇 시간 동안 검술 수련이 결코 헛된 게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에 입가에 미소를 떠올렸다.




흥분 된 마음으로 나는 양 손의 힘을 목도에다 전달 한뒤 커다란 기합과 함께 허수아비를 향해 휘둘렀다.


 


따악-하는 나무와 나무끼리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내 몸이 얼어 붙은 듯 굳어져 버리면서 손에 들고 있던 목검이 내 손에서 얼음 타고 미끄러져 가듯 내려왔다. 작은 신음 소리가 귀에 선명하게 들려오면서 비명소리와 박자를 맞추는 듯이 칼로 쑤시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고 속으로 '아차'라고 크게 외치고 말았다. 잊고 있었다. 나한테 아직 상처가 덜 나았다는 것을 그리고 그 상황을 잊은 체 목검을 휘두르고 있었던 것을…


조심스럽게 마리가 못 보는 틈을 타 옷소매를 걷어 얼른 붕대가 감겨진 어깨를 바라보았다. 이미 상처가 벌어 졌다는 것을 직접 알려주는 듯 붕대에는 붉은 피로 젖어 있었고 이 붉은색의 액체로부터 나오는 공포와 불안한 감정은 땅속에서 온갖 손들이 나와서 내 발목을 붙잡는듯한 느낌을 주었다.


 


"왜 그래 갑자기?


 


마리의 목소리가 들려옴과 함께 나는 황급히 옷소매로 상처를 가렸고 마리는 자신의 손에 쥐고 있던 활을 등에다 맨 뒤 나한테 다가왔다.


 


"... 갑자기 하다 말고 검을 내려놔? 어디 아파?"


 


진실을 추구하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계속해서 들려왔던 목검 치는 소리가 그치는 동시에 나도 모르게 그만 목검을 내려놓는 장면 때문에 그녀도 잠시 활 쏘는 것을 멈추었을지도 모른다. 침착하게 나는 최대한 밝게 표정을 지으면서 고통으로 그려진 얼굴을 최대한 지우며 말했다.


 


"어제 너무 무리했나 봐. 아까 전에 너 찾느라 마구 뛰어다녀서 인지 숨도 차더라고. 잠깐 숨 좀 돌린 뒤 할까 해서 말이야."


 


통증이 느껴오는 팔을 나머지 한 손으로 움켜 잡은 체 올라오는 고통을 최대한 억제 시켰다. 조금 이라도 아픈 기색을 보였다가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금세 탄로 날것 이니까.


조금 어색하게 말하는 나를 보면서 마리는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이며 뭔지 모를 차가운 느낌의 얼굴을 지어 버린 것이다.


 


"솔직히 말해. 뭐 숨기는 거 있어?"


"...숨긴다니? 너에게 뭐를 또 숨겨?"


"내가 알고 있는 사트라 는 검술 수련 도중 갑자기 검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없었어. 아무리 숨이 차더라도 손에 쥐고 있던 검을 그대로 쥐고 떨어뜨리지 않는다고."


 


이미 온 몸에는 빗물이 흐르는 듯이 식은땀으로 적셔진 것을 느끼면서 나는 불성 사납게 땅에 떨어진 목검과 만년설로 조각한듯한 마리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면서 지진이 일어난 듯 마음속이 떨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마리의 루비와 같은 다홍빛의 눈에는 빨리 진실을 말하라는 듯한 눈빛을 비추고 있어 도망을 친다고 해결이 되지 않을 것을 십분 느낄 수 있었다. 서서히 답답해져 오는 동시에 왼쪽 팔에 있는 상처의 통증이 깊어짐과 동시에 나의 입술은 사시나무 떨리듯이 떨고 있었다.


 


"잠시... 학교에 좀... 갔다 올게..."


 


겨우 떨리는 입에서 말을 꺼내면서 나는 천천히 몸을 움직였다.


 


"얘기하다가 말고 갑자기 어디 갈려는 건데? 대답은 하고 가야할거 아니야!"


"...학교에 뭐 빠뜨리고 와서 말이야. 중요한 거라서 그래."


 


라고 말한 뒤 등을 황급히 돌리면서 학교 안으로 최대한 빨리 들어가기 위해 성급한 마음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정신 없이 학교 안으로 들어가 수건으로 어깨의 상처에서부터 손가락 끝까지 흘러 내린 피를 서둘러 닦아낼 생각만 떠올렸다. 마리에게 보여 주기 싫었다. 더욱이 내가 상처 입은 모습을… 그리고 상처로 인해 나올 나약한 모습을 그녀에게 보여지는 것은 더 더욱 싫었다. 만약 상처가 난 것이 밝혀지면은 분명 마리에게 더욱 깊은 부담감과 실망감을 안겨 주게 되겠지... 그리고 그 전에 일어난 일들을 말하고 나면... 나를 나쁜 애로 볼 거야... 그렇게 된다면… 더 이상 나를 친구로 생각하지 않겠지… 나에게서 영원히 등을 돌리겠지…?


 


"잠깐 멈춰!"


 


문턱을 지나려는 순간 내 발목을 붙잡는 듯한 마리의 목소리가 걸음을 정지시켰고, 나는 천천히 돌아 그녀를 쳐다 보았다. 심장이 멎어 버릴 것만 같은 느낌과 함께 귀에는 천천히 걸어오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왔다. 혼이 나간 듯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었던 그녀는, 희미하지만 다홍색의 눈동자가 왼쪽으로 굴러가고 있었고 그 눈동자를 따라가듯 나의 눈동자도 무의식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시간이 멈춘 듯이 아무런 말도 그리고 움직임 조차 없었던 그녀는 침을 한번 꿀꺽 삼키고는 입을 열어 말을 꺼내었다.


 


"너 이거 뭐야...?"


 


내 온몸에 식은땀이 흘러 내려오면서 심장 박동이 북을 치듯 요란해져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설마-라는 소리와 함께 왼쪽 어깨를 바라보니 내 옷소매는 이미 붉은색의 피로 범벅 되어 있었고 풀 타고 내려오는 이슬 한 방울처럼 핏방울이 초록색 잔디위로 한 방울씩 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 상처 어디서 생긴 거야? 어떻게 된 거야?"


 


평소와 달리 매우 진지한 상태인 마리 앞에 나는 그저 아무 말도 없이 가만히 있었을 뿐이었다.


 


"말해…말하라고...."


 


사람 모양을 한 조각상 처럼 가만히 있기만 하는 나를 바라보는 마리의 몸은 추위에 떨듯 떨고 있었고 양 손에는 주먹으로 꽉 쥔 상태였다.


 


"어떻게 된 건지 말하란 말이야!!!"


 


귀가 찢어질듯한 크기의 목소리가 마리의 입에서 나왔고 마치 조금만 건드려도 폭발 할 것만 마리의 모습은 나의 심장을 멎어버리게 하는 듯 하였다. 나는 알 수 있었다. 마리의 마음속에 있던 화산이 드디어 폭발해 버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멋대로 한 행동으로 인해 생겨버린 상처는 마리에게 들키면은 그대로 커다란 일이 생길 거라는 예상 때문에 마리의 눈에 보이지 않게 최대한 가리려고 하였지만 결국은 들켜버리고 만 것이다.


 


"...말하지 않는............"


 


목소리의 크기가 서서히 작아짐과 함께 가위로 종이를 자르듯 입에서 단어가 하나씩 끓기면서 나왔었고 여전히 나는 그저 입만 실룩 거린체 아무말도 없이 그저 마리의 얼굴만 쳐다보고 있었다. 뭐라 해야 할지 몰랐었다...마리에게 또 다시 실망을 주었다는 것이 내 마음을 지배하고 있었다. 다시는 그녀에게 부담을 그리고 실망을 주지 않고...그녀를 위해 기뻐할 만한 일을 해내고 말겠다 라는 다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실망을 주었다는 점에서 나를 원망하고 있었다.


마음속 깊이 나는 무릎을 끓은 체 외치고 있었다.


미안해 마리...또 다시 실망시키게 해서...나 못된 아이지? 나쁜 애지?


 


"따라와"


 


자신의 얼굴을 보이지 않게 하려는 듯 고개를 숙인 체 그녀의 손이 내 오른손을 잡았다.


 


"어디...가려는 거야?"


"...상처에 고름 번지기 전에 얼른 치료하려 가야지."


 


언제 그랬냐는 듯 아까 전 까지만 해도 진지하고 차가웠던 그녀의 목소리가 어느 세 물처럼 잔잔 하고도 부드러운 어조로 바뀌었다. 돌처럼 무거워진 다리를 겨우 한 발자국씩 움직이면서 걸어갔다. 마리의 손을 잡은 체 여전히 아무 소리도 없이 걸어가면서 내 귓가에 작고 희미한 소리가 들려왔으니...이 소리는? 흐느끼는 소리였나? 걸어가면서 마리는 나머지 한 손으로 얼굴을 닦을 때마다 흐느끼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오고 있었다.


 


 


"아니 도대체 어딜 돌아다니고 왔길래 이런 상처까지 얻고 온 거야?"


 


놀다가 다쳐서 돌아온 어린 동생을 꾸짖듯이 묻는 딜리스 누나는 내 팔에 묶여진 붕대를 풀어낸 뒤 물처럼 맑은 액체를 내 상처 위에다 천천히 부었다. 액체가 내 팔에 닿는 순간 몸에 전류가 흐르듯 한 느낌과 함께 쓰라림이 덮여오면서 내 입에서 비명소리가 나옴과 동시에 생선이 뭍에서 펄떡펄떡 뛰듯 온 몸이 발작을 일으켰다. 딜리스 누나의 가벼운 입김이 내 상처에 닿자 쓰라림을 덜어내듯 고통이 많이 사라졌고 동시에 나 스스로가 서서히 긴장을 푸는 듯 거친 숨소리를 흘렸다.


 


남자애답지 않게 왜 그렇게 놀라기를 잘해? 내가 알고 있는 누구는 최소한 비명 소리를 내지 않는데. , 엄살 피우는 건 마찬가지지만."


 


누나의 말에 나도 모르게 쓴 웃음을 지으면서 고개를 설레 설레 저었지만 딜리스 누나는 내 그런 모습을 보면서하고 웃음을 지으며 뒤쪽 선반 위에서 부드럽고 하얀 거즈를 꺼낸 뒤 약을 뿌린 내 상처 위를 덮었고, 그 위에 다시 한번 붕대로 천이 감겨진 내 상처를 칭칭 감아버렸다.


 


"그건 그렇고 말이야…"


 


붕대를 감던 도중 딜리스 누나는 내 어깨에서 풀어헤쳤던 피로 한껏 머금었다가 말라버려 짙은 갈색으로 변해버린 붕대를 힐끗 바라보다가 나무바닥이 푹 꺼질 듯이 크게 한숨을 쉬면서 말을 이어갔다.


 


"누가 맺는지 몰라도 완전히나 돌팔이 의사요식으로 붕대를 매어 놓았어. 사람 죽일 일 있나..."


"...돌팔이라뇨?"


"엉터리 의사. 실력이 없는데도 자신이 의사다 라면서 사람들을 치료하는 인간들이야. 우리 같은 의사 들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인간 말종 들이지."


 


나는 누나의 말이 끝나는 동시에 아무 말도 없이 고개를 떨구어버렸다. 루에리 형이 돌팔이 식으로 붕대를 맺다. 그리고 딜리스 누나가 말한 단어 중에 하나인 인간 말종 이라는 단어가 내 가슴에 비수로 날아와 꽂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형은 분명히 나를 구해주었고 상처가 난 나의 어깨를 붕대로 감아 주었다. 아무런 악의도 그리고 요구도 없이. 형은 절대로 인간 말종이 아니야...라고 말 하려다가 단순히 한숨만 내 뿜은 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소독 약도 안 뿌렸지, 위에다 거즈도 안 덮은 체 그냥 붕대만 칭칭 감아 놓았지... 도대체가 응급 치료에 기초를 그냥 귀로 흘러 들었는지 궁금할 정도야."


 


거의 다 감았을 쯤 딜리스 누나는 아까 전부터 고개를 숙인 체 내 옆에 앉아 있는 마리를 바라본 뒤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마리가 빨리 나한테 데려오길 잘했어.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진짜 큰일 날 뻔 했으니까. 이대로 그냥 붕대 체 감았다면은 며칠 뒤 피부는 고름으로 가득 차고 상처 주위의 피부가 괴사 했었을 거야. 최악으로 갔으면 왼팔은 불구가 되었을 걸?"


 


붕대가 내 팔에 다 감겨지면서 내 온몸에 소름이 돋아남과 함께 붕대가 매어진 상처와 마리를 번갈아 가면서 보았다. 내가 만약에 계속해서 마리에게 숨긴체 그대로 몇일동안 붕대만 맨 체로 돌아다녔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라는 생각과 동시에 노랗게 고름 지고 그리고 흉측하게 변해버린 피부가 그림 그려지듯 내 머리 속에 정확하게 그려지고 있었다


"팔은 좀 어때?"


 


아무 말도 없이 고개만 내리고 있었던 마리는 걱정이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 보았다. 마리에게 대답을 말해주기 까지 조금 시간이 걸렸었다. 항상 활발하고 씩씩하던 마리만약 나한테 잘못이 있으면 엄격히 혼내주던 마리가 저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 처음이었다. 지금의 마리의 모습은 뭐라고 해야 할까... 마치 거친 바람에 의해 휘날리고 있는 듯한 한 송이의 꽃 같은 느낌이었다. 건드리기만 해도 꽃잎들이 저 멀리, 쫓아 가봐도 닿을 수 없는 곳으로 날아 갈 것만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되나…?


 


"이젠 안 아파? 쓰라리지 않고?"


 


마리의 말에 나는 붕대로 감겨진 팔을 한번 살짝 훑어본 뒤에 크게 심호흡을 하고 입을 열어 답 해주었다.


 


"이젠 괜찮아. 하나도 아프지도 않고 이젠."


"...이번에는 거짓말 아니지?"


"...진짜야 마리. 이번에는 숨기지 않았어."


 


다행이다라는 듯이 살짝 미소를 지으면서 마리는 자리에서 일어난 뒤 천천히 걸어갔다. 아까 전처럼 고개를 내린 그녀는 뒤 돌아보지 않은 체 걸어 갔고 문턱에 가까워졌을 즈음 그녀는 나지 막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다행이네사트라…"


 


문을 열고 천천히 밖으로 나가는 그녀를 보면서 내 마음속에서는 무언가 알 수 없는 듯한아니,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이 가슴속에서 거침없이 퍼지다 못해 넘쳐 흐르고 있었다. 마리에게 뭐라고 말해야 하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마리는 지금 나에게 엄청 실망하고 있을 거야.... 아니... 혹시 나를 이젠 더 이상 친구로 생각하지 않을까?


매일같이 웃으면서 얘기하고, 잘못된 게 있으면 엄격히 지적하는 마리의 모습을... 그리고 더 이상 마리하고 같이 공부하고 그리고 달리기 경주 하지 않게 되는 것일까?


이런 생각들이 마치 나를 꾸중 하듯 내 머리를 쥐어 박는 동시에 내 심장의 깊은 곳에 못을 박아 버리는듯한 느낌 때문에 서서히 답답해져 왔다.


 


"얼른 가보는 것이 좋을걸?"


 


조각상처럼 아무런 움직임 없었던 내 어깨에 따뜻한 손이 올려지자 무의식적으로 이 손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아보려는 듯이 고개를 돌렸다. 이미 상황을 파악했는지 딜리스 누나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체 눈빛으로 마리가 나간 문과 나를 번갈아 가 보면서 말하였다.


 


"원래 여자들의 마음은 물처럼 깨끗하고 투명한 유리잔 같은 거야. 여자들이 쉽게 화내고, 기뻐하고 그리고 슬퍼하는 이유가 바로 여자들만이 가지고 있는 순수한 마음 때문이지.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기가 센다 한들 쉽게 상처가 나기 십상이야. 무슨 일인지 자세히는 잘 모르겠지만, 마리를 슬프게 한 일이 있다면 지금 당장 가서 사과하는 것이 좋아. 시간 지나면은 마음속에 있던 상처가 유리잔에 금이 가버리듯 곪아 버려서 더 이상 감당 할 수 없는 지경까지 가버릴 수도 있을 테니까.


 


마리에게 사과해야 한다... 아니, 분명히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상처를 숨기고, 아까 전에 무슨 일이 일어 났었는지 아직 까지도 입을 다물고 있으니 분명히 나에게 커다란 실망을 하고 있을 거야...


 


"마리가...제 사과를 받아 줄까요? 용서 해주고? 안받아주면... 어떡하죠?"


"그런 건 사과를 하고 용서를 구한 뒤에 생각 해도 늦지 않아. 분명 사트라가 알고 있는 마리라면 틀림없이 이해해 줄걸?"


 


딜리스 누나는 여전히 미소를 지은 체로 계속 해서 말을 이어갔다.


 


"사트라, 너와 마리는 지금까지 촌장님과 함께 살아왔잖아. 게다가 단순한 친구가 아닌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처럼 말이야. 마리가 저렇게 행동 하는 것도 사실 사트라, 너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기 때문이야.”


“마리가… 저를요?”


“두말하면 입 아프지. 이 세계에 살고 있는 어느 누구나 자신의 가족이나 친구를 걱정하게 되면은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한겨울의 고드름처럼 차가워 지고 날카로워 지는 법이야. 만약 마리가 너를 가족이 아닌 그냥 평범한 친구로 취급을 했다면 어땠을까? 지금처럼 걱정 해주었을까? 아마 하지 않았을 거야. 마치 자신이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것처럼 말이야.”


 


딜리스 누나의 말에 가슴이 덜컥 내려 앉는 듯 했다. 누나가 했던 말처럼 마리가 나를 가족이 아닌 그저 그렇게 흔한 친구처럼 생각 했었다면 어땠을까? 내가 여기 이렇게 앉아서 치료를 받고 있을 수 있었을까? 아니다...분명히 그러지 않았을 것이다. 항상 애들에게 얻어 맞을 때 구해 준 것도, 나한테 잘못이 있으면 엄격히 야단 친것도, 그리고 아까 전 내가 상처를 숨겼을 때 마리가 어떻게든 알아내려고 한것도 그리고 귀 찢어져라 커다란 소리를 외친것도 다 나를 걱정하고 친구로 생각하였기 때문이었다. 단순한 친구가 아닌 같은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처럼 말이다.


천천히 나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 이상 앉아만 있을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얼른 마리에게 달려가서 사과를 해야 하고 더 이상 아무것도 숨기지 말아야 하였기 때문이다. 나의 멋대로의 행동으로 인해 단순히 나에게 실망한 게 아니라 나를 걱정하고 있는 마리에게. 서둘러야 한다는 마음과 함께 얼른 마리가 보고 싶다는 마음 때문인지 내 발걸음이 빨라져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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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내용의 테마는 스스로 생각해 보세요. 이번에는 정말 전률을 느끼면서 써나갔습니다.

p.s 실제로 응급치료 할때 단순히 상처에 붕대만 감는게 아니라 약을 뿌린뒤 천이나 부드러운 거즈로 얹은뒤 바로 붕대를 감는거에요. 우리가 흔히 쓰는 대일 밴드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상식이에요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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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0 루체 [2] S.J.Rush 2010.03.14 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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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17 카오스-prolog~6화 [1] 막장외계인 2010.03.14 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