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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악(惡)의 선(善)

2010.07.24 19:52

Yes-Man 조회 수:246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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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1 꿈1


흐릿한 정신이 점점 맑아진다. 붕 뜬 듯한 느낌이 사라지며 서서히 가라앉는다.


“천장...”


선명해진 시야에 천장이 들어왔다. 몸을 일으켰다. 내 방이었다. 창고로도 함께 쓰고 있어서 잡동사니가 많이 싸여있는 이곳은 내 방이었다. 문을 열고 나가면 거실이 있다. 자그마한 거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남은 재산으로 얻은 작은 집. 이 집은 작고 낡았지만 나와 내 동생 지현이의 보금자리이다. 하지만 이곳은 저주스러운 지옥이기도 했다.


거실로 나왔다. 현관문은 굳게 갇혀있고 신발은 어지럽게 흩어져있었다. 특별한 점은 성인 남성이 신을 만한 크기의 신발 한 짝 섞여있다는 것.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동생의 방에 멈춰섰다. 방문 틈 사이로 들려오는 흐느낌과 광기어린 실소. 그리고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나. ‘나’는 교복차림으로 천천히 걸어와 나와 곂쳐진다. 그리고 떨리는 손으로 방문 손잡이를 잡고 서서히 돌린다.


 


#2 유난히 달이 밝은 밤.


눈을 떴을 때는 꽤 어두워져있었다.


“이런 벌써 밤이군.”


잠깐 눈 붙인다는 게 너무 늦어버렸다. 아, 지현이는 아직 밥 안 먹었을 텐데. 거실로 나왔다. 불이 꺼진 거실이었지만 오늘따라 왠지 달빛이 강해서 거실이 환했다. 동생의 신발은 있다. 지현이의 방에 가보니 지현이는 자고 있었다.


지현이에게는 항상 미안했다.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는 항상 심부름만 시키고 화도 많이 내고 못된 오빠였다. 그리고 ‘그 사건’에서 지켜주지 못한 것도.


지현이가 깨지 않게 살짝 문을 닫고 나왔다. 시계를 보니 10시를 막 지나가고 있었다.


“이런 시발...”


그냥 욕이 나왔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입에 욕이 붙어 버렸다. 주머니를 뒤졌다. 텅 빈 담배 갑과 구겨진 천 원짜리 한 장과 백 원짜리 3개. 전 재산이었다. 정부 보조금이라고 나오는 건 월세랑 세금을 내면 남는 거라곤 몇 만 원 정도다. 제대로 일을 해야 하는데 학교를 그만둘 용기가 없다. 그래서 알바로 간간히 생활하고 있다.


빈 담배 갑과 돈을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창문에 기대어 달을 올려 다 봤다. 만월이었다. 오늘은 이상하게 달이 밝았다. 간간히 떠있는 구름만이 커다란 보름달을 간간히 가릴 뿐이었다.


“웃기는군.”


밝은 보름달을 보며 감상에 젖는다는 것 자체가 왠지 웃겼다.


“그럴 여유가 있냐.”


나는 고개를 세게 흔들고 집에서 나왔다. 대문을 나오면 낡은 집들이 밀집해 있는 좁은 골목길이 나온다. 이 동네는 꽤나 가난한 동네다. 작년에는 재개발 된다고 했었는데 취소되면서 난리도 아니었다. 이 동네는 골목들이 복잡해서 처음 오는 사람들은 몇 시간 동안 해맬 정도다. 슈퍼나 음식점 같은 상점이 있는 곳까지 가려면 십분 넘게 걸어가야 한다. 그냥... 쓰레기 동네다.


좁은 골목은 밝은 달빛조차 도달하지 못했다. 한참을 목적지 없이 걷던 나는 그 어둠속에서 누군가와 마주쳤다.


“여, 안녕.”


그는 가볍게 손을 들며 인사를 했다. 꽤 낯 익은 얼굴이었다. 머리가 눈을 가릴 정도로 길었지만 왠지 익숙한 느낌의 녀석이었다.


“너 말이지, 나 좀 도와주라.”


“뭐?”


“나 좀 도와달라고. 내가 빛나는 것을 하나 잃어버렸는데. 찾는 것 좀 도와줘.”


이 녀석은 뭘까. 뜬금없이 뭘 찾아달라니.


“그게 뭔데? 아니 그보다 너는 누구냐?”


그 녀석은 갑자기 실소를 흘리기 시작했다.


“흐흐흐...”


미친 새끼. 상종을 말자. 나는 그 녀석을 등지고 돌아서서 걸음을 옮겼다. 그때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찾으면 꼭 내게 달라고. 꼭 보답을 하지.”


그 목소리는 마치 가까이에서 귓속말을 하듯 내 귀로 들어왔다.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녀석은 어둠속에서 벽에 기대어 서 있었다. 미동도 없었다.


“개새끼..”


주머니를 뒤져서 담배 갑을 꺼냈다.


“아, 담배 끊기로 했지.”


빈 담배 갑을 버리고 손을 주머니에 넣었다. 하늘을 올려 다 보았다. 달은 여전히 하늘 높이 떠 있었다. 오늘따라 유난히 밝은 달. 하지만 오늘 밤도 내 텅 빈 마음은 여전했다. 달빛도 내 마음까지 도달하지 못했다. 어쩌면 애초에 감(感)이라는 건 내게 사치일지도 모른다.


달이 유난히 밝은 밤에 나는 마음 속 한마디를 뱉었다.


“시발”


 


 


 


--------------


이 잉여글은 뭔고 하니 덜푸님과 만드려던 게임의 스토리가 있는 거였는데


 


게임제작 중지하고 여러가지 이유(귀찮음)로 더이상 안쓰게된 소설이었더랬죠.


 


그냥 컴퓨터 뒤지다가 생각나서 올립니다. 물론 이어서 쓸 생각은 별로 없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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