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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트레델 1, 03-02

2008.07.14 05:52

백치 조회 수:776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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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델 1, 03-02




[Deleth: b∂riyth dam b∂riyth / Bor Za`aq] 1, 03


#1 . 계약의 피, 피의 안개




*




-며칠 후-




학생들의 온기로 따스할 법한데 교실은 적잖게 추위가 감돈다. 『히터가 하필 우리 반만 고장난거야!!』라 소리치는 남자아이 주위에서도 웅성웅성 말이 많았다. 더욱이 ‘한세정’을 주축으로 했던 친구들은 교통사고 소식을 듣고 병문안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과 누가 대표로 가야하나 라는 의견이 분분하다. 그 와중 학교 종례를 위해 선생이 복도를 걸어왔고 복도를 지키던 아인 선생님이 오고 있다는 경보를 내렸다.




“선생님 오셨다, 선생님 오셨어.”




누가 봐도 집단으로 행동하는 것을 알아차릴 만큼 뭉쳐있는 긴 머리, 짧은 머리, 파마머리 여학생들이 떠드는 남자를 흉봤다.




“저 바보, 저렇게 난리법석 알려줄 필요가 있어?”


“그러게 말이야~”


“초등학생 같아.”




그에 발끈해 남자 앤 여자애들 앞으로 걸어가 말했다.




“이 몸이 없으면 너희들 화장이나 학교에서 해서는 안 되는 여러 것들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당연하게 자랑할 것도 아닌 것을 자랑스럽게 말했다. 반의 평화가 자신의 덕택이라고 스스로를 고취시켰고 피곤한 성격라 생각한 무리 중 긴 머리 여자아이가 대충대충 답했다.




“아, 네네 알아 모시겠습니다.”


“음화화화, 이제 알겠....”








‘탕!!!’




“조용히 못해?”




담임은 교실에 이미 도착해 떠드는 학생의 뒤통수를 친다. 소란이 멎은 후 앞서 말한 화젯거리가 선생님에게서 나왔다. 내용인 즉 슨 한세정의 교통사고 소식에 관한 것. 이 일로 인해 세정은 한 쪽 팔을 잃었으며 팔 없는 사실에 대해 불량한 태도와 차별이 있을 시 엄중한 처벌을 내리겠다는 등의 말이었다. 그 밖에 시험기간이 가까워 온 만큼 반 전체가 병원에 들르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한 결과 사건 현장에서 병원에 연락을 위한 단유를 지목해 학생을 걱정하는 선생으로써 문병을 부탁하였다. 그리고 그녀의 대답은 간결했다.




“네.”




너무나 간결했기 때문에 적지 않아 오는 당황스러움. 거절한 것이 아니었음에도 건조한 어투였기에 선생은 분위기를 급수선하며 학생들의 종례를 끝냈다. 모두는 단유에 대해 일체 별 말이 없었다. 그도 그러할 것이 그녀는 학급에서 어떠한 문제도 일으키지 않았으며 선생님 말에 순종하고 학업 또한 우수해서 흠 잡을 데 없었다. 수지청자 상무어 [水之淸者 常無魚] 지나치게 맑은 물에는 고기가 없다고, 아무런 흠이 없는 것일수록 사람은 이능[異能]을 느낀다. 단유는 종례가 끝나자 모두가 나간 교실 청소를 맡았다.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자 병원을 향하려 청소도구를 정리하는 중 후문에 팔을 걸치며 단유를 주시하는 양복을 입은 사내가 있었다. 치렁하지 않지만 어깨에 닿을 듯 말 듯 짧은 머리를 하고 안경에 앞머리가 내린 웃음이 돋보이는 그런 남자였다.




“단유, 이 의부가 용무가 있는데 말이지.”




자신을 의부라 칭하는 남자가 가느다랗게 눈꺼풀을 띄우자 돋보였던 웃음은 조롱에 찬  뱀으로 돌변했다.




“원와의 아들이 문파의 계획을 무산 시켜놨다지? 예전부터 그 녀석 성가시더군. 우선은 녀석을 감시해라. 네 죽은 고조부의 예언에도 녀석이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예, 의부님.”


“그리고 난 이 학교 선생들의 회식자리가 있어서 이만 가봐야겠군. 선생이란 직도 나름 재미를 느껴서 말이야.”




유유히 그는 사라졌다. 단유는 학교를 벗어나 목적지까지의 곧은 차도를 걸었다. 세정이 입원한 병원까지의 거리는 버스가 정차하는 한 정류장 정도로 걷기엔 꽤 멀었지만 무던하게 그녀는 걸었다. 산 중턱에 위치한 병원, 정확하게 의료원이라고 말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가파른 시멘트 길을 올라 허름해 보이는 의료원으로 들어갔다. 진동하는 약 냄새와 음울한 기류 가득한 가운데 비쩍 말랐지만 유달리 생명력이 넘쳐 보이는 사내와 세정은 같이 앉아서 무엇인가 수근 대며 병원의 분위기와는 대조되게 행동했다. 단유가 다가가자 그제야 알아차린 세정은 어렴풋이 기억나는 그녀의 이름을 말하며 할 이야기가 있다는 그녀의 부름에 자신의 입원실로 동행했고 그것을 본 이야기 나누던 사내는 애인이 있을 줄 몰랐다며 큰소리로 바람을 잡았다.




“신경 쓰지마, 저 분이 뭘 착각하고 저러는 거니까.”




그녀의 얼굴은 미동조차 없었다. 휠체어를 탄 환자를 배려한 것으로 보이는 경사 낮은 오르막으로 올라가면 2층 구간의 세정의 병실이 바로 보인다. 201 특실이라고 적혀있는 방문을 열어 침대에 양반다리를 한 채, 환자의 모습을 어설프게  흉내 낸 채 세정은 용건을 말해달라고 했다.




“한세정, 우선 일차적으로 내가 온 이유는 선생님의 부탁을 받고 병문이야.”


“그렇겠지. 그런데 일차적이라면 다른 이유도 있다는 건가?”




병문안을 온 사람의 말투로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딱딱한 어조. 묘하게 달갑지도 달갑지 않지도 않은 어정쩡한 기분은 맛보고 만 느낌.




“네 교통사고 당시에 나, 운 단유는 그 근방에 있었다. 사건 발발勃發에 연락을 취한 것도 나지.”


“아, 고마워. 네가 없었으면 죽은 목숨이었겠군”


“겉치레는 접어. 내가 제일 궁금한 점은 어째서 그 거대한 화물차를 보고 그녀를 구하려  생각했지?”


“딱히 영웅심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야. 우연찮게도 비슷한 꿈을 꾸고 말았어. 때때로 예지몽 따위를 꾸거든. 그런 일이 벌어질 것을 알면서 모른 척 할 순 없잖아. 그 덕분에 한쪽 팔이 허전하긴 하지만 말이지. 꿈이 날 강요한 거지 내가 자발적으로 한 게 아니라고 히히.”




없어진 왼팔을 흔들거리며 태연하게 웃는 모습을 본 단유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너 낯이 묘하게 익다? 아니 별다른 의도는 없는데 혹시 나 본 적 있니?”


“같은 반이지”


“아아 그랬구나!  미안. 새학기라서 그런지 얼굴을 다 익히지 못했어.”




단유는 『그럼.』이라고 말하며 세정의 방을 나갔다. 자신이 문중내의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희게 밤 불 켜진 의료원을 지나 붉은 가로등 주위를 제외하고 어둠이 먹어버린 길을 걸으며 지나가는 자동차의 라이트 빛이 스침과 함께 중얼거렸다.




“세정-世情- 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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