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곰이 꿈꾸는 인생

2007.07.08 15:57

핑크팬더 조회 수:760 추천:6

extra_vars1 곰이 꿈꾸는 인생 
extra_vars2 248-1 
extra_vars3
extra_vars4
extra_vars5
extra_vars6  
extra_vars7  
extra_vars8  


곰이 살았다.


눈알은 단추.


코는 검은콩.


살짝 튀어나온 주둥이에


전체적으로 동글동글한 얼굴,


척 보기에도 귀여운 이미지.


한쪽 눈알은 실밥이 풀려


거의 떨어져 나갈것 같았지만


겨우겨우 붙어있었다.


 


한걸음….


 


두걸음….


 


실밥이 풀린 왼쪽 눈이


이리저리 튕기었다.


곰은 손가락이 없는 두툼한 손으로


자신의 눈을 잡고 다시 길을 걷기 시작했다.


 


한걸음….


 


두걸음….


 


"야!."


 


갑자기 곰의 발바닥 밑에서 날카롭지만


작은 목소리가 울렸다.


곰은 깜짝놀라 다리를 들어올렸다.


그 밑에는 자그마한 개미가 있었다.


 


"무, 무슨일이니 개미야?."


"보고도 모르겠어."


"응?, 으응… 잘 모르겠어."


"이 멍청이!, 내 다리를 네가 밟았잖아."


 


개미는 매우 무서운 눈초리로 곰을 노려보며


있는힘껏 쏴 대었다. 그만 기세에 눌려버린 곰은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고개를 숙였다.


 


"미안해. 난 둔해서…."


"너가 둔하다는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어.


하지만 이정도일 줄이야, 정말 바보아냐?."


"미안."


 


개미는 곰이 같이 화를낼거라 생각했지만


축 쳐져서 사과하자 재미가 없어졌다.


들고 있던 흙을 바닥에 내동댕이 치고


개미는 코를 튕기며 멀리 사라져버렸다.


 


"앞으로는 조심하라고 멍청아!."


 


곰은 빠르게 걸어가는 개미의 뒷모습을


한참동안이나 바라보았다.


개미가 멀리 사라지자 그제서야 곰은 엉덩이를


툭툭털고 자리에서 일어나 걷기 시작했다.


 


"(난 왜이렇게 둔한걸까?, 난 왜이렇게 바보같을까?.)"


 


한걸음….


 


두걸음….


 


"이보게, 곰선생!."


 


곰의 발밑에서 또 소리가 들렸다.


굵직한 목소리였다.


다리를 치우고 아래를 내려다보니


정장을 멋있게 차려입은 메뚜기가


곰의 왼쪽눈을 흘기고 있었다.


 


"무슨일이세요?."


"자네는 창피하지도 않나."


"무, 무엇이 말이지요?."


"그 비뚤어진 입이며, 헐렁이는 눈이며.


너무나도 더럽지 않나."


"하지만 전 주인이 없는걸요."


"뭐라고!, 주인이 없으면 자신의 몸 하나 가누지


못하는 바보란 말인가!!-"


 


메뚜기의 호통에 곰은 안절부절 하지 못했다.


하지만 메뚜기는 신경쓰지않고 계속해서


곰의 얼굴생김새나 틑어진 등의 주름을 가지고


꼬치꼬치 캐묻고 따졌다.


 


"죄송해요. 앞으로는 깨끗하게 다닐게요."


"당연한 소리지!, 그런 몰골로 다니면 당신이


더러운걸 제외하고서도 나같은 멋쟁이의 이미지가


추락한단 말일세."


"죄송해요, 정말 죄송해요."


 


신사는 콧방귀를 뀌며 정장을 한번 툭툭 털고


반짝거리는 구두를 뽐내며 멀리 사라져갔다.


곰은, 슬펐다.


둔한 자신이 몰골까지 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신세한탄만 하고 있을수는


없었다. 곰은 다시 어디론가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한걸음….


 


두걸음….


 


세걸음….


 


세번째 걸음을 걸었을때 빠알간 구두에


새하얀 레이스가 달린 양말이 자신의 눈앞에


있는게 보였다.


곰은 놀라서 뒤로 슬쩍 빠진후에


고개를 들어 위를 쳐다보았다.


 


곰의 눈에 비춰진것은 노란 머리를


양옆으로 따고 예쁜 리본을 묶은


귀여운 소녀의 모습이었다.


소녀는 파란눈에 매우 고운 흰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곰은 그만 기가죽어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소녀의 옆으로 살짝 비껴 지나갔다.


그녀의 아름다움에 얼굴을 붉히고 말이다.


 


한걸음….


 


두걸음….


 


꼬옥-!!


 


두걸음을 걸었을때 누군가가 곰을


꼭 끌어안았다. 그 따스한 느낌이


곰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또 신비스러운


느낌을 가져다 주었다.


곰은 찬찬히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았다.


자신을 안아준것은 방금 본 귀여운


여자아이 였다.


 


꼬마는 귀엽게 웃으며 곰의 양팔밑을 손으로


가볍게 쥐고서 하늘로 들어올렸다.


 


"넌 이름이 뭐니?."


 


소녀는 곰의 눈을 지긋히 쳐다보며


상냥하게 물었다.


 


곰은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모습에 소녀는 깜짝놀라 곰을 가볍게


끌어 안으며 말했다.


 


"내가 무섭니?."


 


곰은 떨어져 내릴것 같은 단추에서 파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말했다.


 


"아니, 아니야.


그게 아니야."


 


소녀는 다시 곰을 들어올려 되물었다.


 


"그럼 왜 우는거니?."


"네가 너무 친절해서 그래.


난 여태껏 이러한 친절은 커녕


행복조차 느껴보지 못했거든."


"그거 정말 안됐구나."


"넌 이런 내가 싫지않니?."


 


곰은 아직 마르지 않은,


눈물맺힌 단추를 닦아내며


소녀에게 물었다.


소녀는 파란 눈을 곰의


헐렁한 단추에 가까이 가져다 대고


나긋한 목소리로 조용히 속삭였다.


 


"싫지 않아."


"정말?."


"물론, 난 네가 너무 좋아.


너와 친구가 되고싶어."


"둔하고 더러운 곰이여도?."


"넌 둔하지 않아, 더럽지 않아."


 


소녀는 밝은 웃음을 띄고서


곰을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며


얘기했다.


 


곰은 되물었다.


 


"하지만, 난 여기까지 오면서


둔하다는 얘기를 들었고,


또 더럽다는 얘기도 들었어.


그런데 내가 둔하지 않고 더럽지 않다니…."


 


새하얀 구름이 떠있는 파란 하늘에


소녀는 곰을 높게 치켜들어 올렸다.


그리고 행복에 섞인 목소리로 곰에게


대답했다.


 


"진정 행복이란 것을 알고 있기에


넌 방금과 같은 눈물을 흘릴수 있었던 거야.


넌 둔하지 않아."


"그렇지만…."


"응?."


"난 더러워, 왼쪽눈은 실밥이 풀려 너덜거리고


털은 새카맣고 입도 비뚤어졌어."


 


시원한 바람이 소녀와 곰을 타고 흘렀다.


모든것이 씻겨져 내려갈 만큼의 상쾌한


바람이었다.


나부끼는 금발의 찬란한 머리결이 곰의


얼굴을 살짝 스쳤을때, 소녀의 입술이


곰의 비뚤어진 입에 닿았다.


 


"네가 흘린 눈물,


그 눈물도 더럽다고 말할거니?."


 


곰은 정말로 새파란,


파란 하늘과 새하얀 구름이 비춰질 정도의


새파란 눈물을 땅에 떨궜다.


 


짙은 초록의 잔디들이 노래를


흥얼거리는 이곳-


 


 


소녀와 곰은 친구의 약속을 맺었다.


 


***


 


"아잘리아."


 


곰이 조용히 속삭였다.


소녀는 잘 알아듣지 못했는지


다시 한번 물었다.


 


"응?, 뭐라고 했니."


"내 이름, 아잘리아야."


"그렇구나."


 


소녀는 가볍게 웃었다.


밝은 금발을 슬며시 옆으로


넘기더니 소녀는 손을 뻗어


곰의 두툼한 손을 잡았다.


 


한걸음….


 


두걸음….


 


  -End-


 


Ps.아잘리아는 꽃입니다.


   꽃말은- 첫사랑.


 


   <덧붙여서 소엽님 감사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76 Blader [2] 에테넬 2009.02.07 815
3475 유머 국사암기법 50 연상달인 2010.10.03 807
3474 바람개비 홀릭 [3] 로케이트 2008.03.03 806
3473 [아.들.이]신세계의 아이들 [4] 크리켓≪GURY≫ 2008.05.05 806
3472 오컬티스트 퇴마 사무소 [2] Rei 2009.08.10 805
3471 에메랄드 소드 [6] 다르칸 2007.04.06 799
3470 바람개비 홀릭 [14] 로케이트 2008.02.26 799
3469 천주 [3] Bryan 2008.03.20 794
3468 대륙 최고 아카데미 레디카디안. [2] file 악동이드z 2008.01.06 786
3467 안녕하세요 여신입니다! [5] 블루아린 2009.07.28 786
3466 인연살해 [1] 이웃집드로이드 2010.09.26 785
3465 Mr.Lee's AAAAlice [6] 크리켓≪GURY≫ 2008.11.22 783
3464 트레델 1, 03-02 [3] 백치 2008.07.14 776
3463 이계일주 전장:맴도는 자 드로덴 2008.07.03 775
3462 Travelin' Boy [1] 우중낭인 2007.08.06 773
3461 [3] file [모비딕] 2007.05.24 772
3460 인연살해 [1] 이웃집드로이드 2010.09.26 769
3459 야왕(夜王) [2] 거지의깨달음 2008.10.06 764
3458 용족전쟁#1 [6] file 비너스뽕브라 2009.07.29 763
» 곰이 꿈꾸는 인생 [10] file 핑크팬더 2007.07.08 7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