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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더 네크로맨서(The Necromancer)

2005.05.22 06:29

Crisis。 조회 수:99 추천:5

extra_vars1 # 1부, 나는 애정을 숨길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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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체가 약간 직설적일수 있으니 양해를 구하는 바입니다.

이안의 달빛은 이름모를 바드가 부르는 고요한 멜로디를 따라 대륙의 북단에도 찾아왔다.
 그리고 멜로디를 따라온 바람은 고요함만이 감도는 쉐도우 포레스트(Shadow Forest)에서 사람의 냄새를 맡았다.
물론, 달빛이 부르는 은은한 멜로디에 취해 잠시 스쳐 지나갔을뿐이지만.

[할아버지이~]

[응?]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손에 들고있던 책에서 눈을 떴다.
무척 맑아보이는 에메랄드빛 눈동자가 자신에 앞에 선, 자신과 푸른눈을 가진 의손녀에게 향했다.

[카라. 무슨일이니?]

[에에. ‘사자의 서’다 읽었어요.]

[…뭐라고?]

[훗, 이정도야 아무것도 아니지요!]

그리고는 카라는 작게 브이표를 그린다,
하지만 에네리오스는 그것을 보기좋게 무시하고 생각에 잠겼다.
책을 준지 얼마나 됐다고. 에네리오스의 뇌는 빠른 속력으로 돌기 시작했다.
갈등의 연속. 발단. 전개. 절정. 그리고 결마….

빠악!

[악!]

에네리오스의 결전병기 넘버원. ‘시체 소생, 이렇게 하면 쉬운 22 가지 방법. 작가 크리스토퍼.J.루손’은
목표물이었던 카라의 머리를 맞추고 땅으로 추락했다.

[왜 때려요!]

[때리지 않았다. 던졌을 뿐이지! 그리고 다 읽지도 않았잖냐!]

다 읽었어요!

그녀가 나름대로 악을 쓰자, 에네리오스는 얼굴을 찡그리더니 툭 질문을 던졌다.

[그래? 그럼 사자의 혼이 명계에서 제일 먼저 가야할 장소는?]

[에…카…카오…카오…카오스…에. 책 맞아서 잊어먹었잖아요! 다시읽고 올게요!]

종종 뛰어가는 의손녀를 바라보던 에네리오스의 눈이 번뜩임과 동시에.
손에 들린 책이 그의 손을 떠났다.

빠악!

에네리오스의 손을 떠난 결전병기 넘버 투. ‘독초 사전 작가 피터 잭슨’은.
‘시체 소생, 이렇게 하면 쉬운 120 가지 방법’과 같은 임무를 수행하고 땅으로 떨어졌다.

[아아아악!]

머리를 싸매고 제 3타가 무서운듯 뛰어가는 그녀를 바라보는 에네리오스의 얼굴에는.
안쓰러움이 감돌고 있었다.

[무르다. 물러.]

그렇게 약간은 시끄러워진 쉐도우 포레스트를 뒤로하고-
라이안의 달빛은 서서히 레키아의 햇빛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한다.

                     *          *         *

[저- 아가씨. 이제 사자의 서를….]

[1분만 더. 아으- 시원하다. 완벽해애!]

시원하게 흐르는 강물에 발을 담근 카라는, 기분이 좋은 듯 고개를 저으며 새까만 흑발을 흔들더니, 조그만 입을 열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흠흠흠, 저기 오두막엔 방앗간 다니는 처녀가 살아요.

금발 찰랑거리는 처녀가 살아요.

정말로 아름다운 처녀님이죠, 그녀의 눈은 보석을 닮았고, 허리는 개미를 닮았어요!

아, 불쌍한 처녀님! 불쌍한 처녀님! 세상이란 다 그런거에요.

세상은 짐승천지죠, 저기 오두막엔 방앗간 다니는 처녀가 살아요.

금발 찰랑거리는 처녀였죠, 그런데 지금은 아니랍니다.

오, 불쌍한 금발 처녀님은 강간당했어요!


맑은 강물에 발을 담군채 절대 건전하다고 할수 없는 노래를 끝낸 카라는, 옆에 쭈그려앉은 아이언 골렘,
‘후딘’에게 미소를 지었다.

[노래 잘하지, 나?]

[예에- 가 아니고, 그런 노래는 어디서 배우신겁니까!? 거기다, 또 책 안읽고 노는것을 마스터에게 걸리면-]

걱정스런 골렘의 말이 들려오자, 그녀는 마치 무시무시한 장난을 계획하는 장난꾸러기처럼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 할아버지가 어제 던진 책 두 개. 지금쯤이면 어느 이름모를 염소의 사랑스런♥ 입속에 들어가 있을거야! …다른 거 날아오면 대책 없지만.]

후딘은 어이없는 표정을 만들어냈다, 아니, 만드려고 노력했다.
그리곤, 그 짧은 팔을 들어올려 무시무시한 손톱으로 간지러움을 느끼지 못할 머리를 긁적거렸다.
물론 아픔도 안 느껴질 테지만.

[후딘. 그런데말야.]

[예?]

카라는 갑자기 그녀답지않은 ‘진지’한 표정으로 골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난 네크로맨서같은건 되고 싶은 생각 없어.]

[예에?]

놀란 눈을 끔뻑거리는 후딘에게 카라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맨날 뼈나 다루고. 지옥에서 새나 불러내고…. 불쌍한 시체나 다시 일으키고. 따분하고 지루하고 더러워.]

[하…하지만 그런것만 있는것도 아니잖습니까? 저와 같은 골렘도 만들고….]

[헤에. 그런것도 있겠다. 하지만! 무엇보다 네크로맨서가 되기 싫은건-]

[…?]

궁금하단 표정을 애써 만들어낸 후딘에게 카라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외톨이잖아, 아무도 곁에 없어 쓸쓸한….]

[….]

슬픈 미소를 짓는 카라를 바라보며, 아이언 골렘은 얼굴에 약간의 미소를 피워올리려 노력했으나 실패했다. 후딘은 미소를 짓는것은 포기하고 입을 열었다.

[…그렇습니까.]

[응?]

[아가씨가 원하지 않는 길이라면, 택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까도 말했듯, 네크로맨서가 그렇게까지 나쁜건 아닙니다. 생명을 만들고, 없애는 자들이 있다면, 비록 비현실적이라도, 생명을 되살려 내는 존재들도 있어야만 세상의 균형이 맞는것이니까요.]

말을 끝낸 후딘은 둥그렇게 눈을 뜨고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에게 손을 내젓고는, 고개를 꾸벅 숙였다.
그러자, 푸른색이 섞인 쇳덩어리가 흔들거렸다.

[아아. 아닙니다. 제가 잠깐 엉뚱한 말을 했습니다.]

[…응.]

 ‘마스터. 이게…. 아가씨의 힘이겠죠. 그렇지 않습니까?’

 ‘갈 길은 네크로맨서뿐이면서도 네크로맨서가 되고싶지 않은 네크로맨서.
 외로움과 쓸쓸함을 두려워 하는 네크로맨서- 이게 당신이 쫒는 과거의 네크로맨서. 당신이 추구하는 ‘해답’인 카라 아가씨입니까?’

강철골렘의 짧은 생각이 끝났다.
그녀는 어느새 발을 강물에서 빼어서, 나름대로 앙증맞은 신발을 신었다.
물론 열 다섯 살에게 어울리는건 아니었지만.

[아, 이제 슬슬 읽어야겠다, 지금은 안 읽으면 맞아 죽을지도 몰라.]

그리고는 종종걸음으로, 두사람이 거처하는 오두막으로 향했다.
후딘은 천천히 그녀의 뒤를 따르며, 결국은 미소를짓는데 성공했다.
그래, 아주많은 말, 슬픔, 쓸쓸함, 그 모든것을 대신할것. 그것은 레키아의 빛.
 Sh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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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원본보다 좀 달라졌군요. 내용도 좀 추가되고.. 아익후. ㅎㅎ.
졸작 2부 올라갔습니다~
졸작이라고 미워하지마세요~ㅅ~);;
참고, 삽화는 카라입니다 ㅇㅅㅇ
- Cris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