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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싸이케데스(Psykedeath) 3장

2005.06.02 15:45

싸이케데스 조회 수:39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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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마나 폭주




케이론 칼이 레어 앞의 숲을 지나 나를 데려간 곳은 나무들이 듬성 듬성 심어져 있는 넓은 공터였다. 처음에는 왜 굳이 숲 속으로 들어가나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신기한 광경에 묻는 것을 잊고 말았다.
그것은 지금 도착한 공터 주위의 나무와 풀들, 땅까지 모두 제 색깔이 아닌 청색을 띠고 있다는 것이었다.

[여기다.]

“여기... 마법을 배울 장소를 말하시는 건가요?”

그는 나를 한번 슥 보더니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 후 공터 한쪽에 놓아져 있는 통나무 위에 앉았다. 그리곤 그 옆자리를 가리키며 오라는 손짓을 했다.

[여기 앉아 보거라.]

나는 여전히 주위를 둘러보며 그의 옆으로 다가가 물었다.

“여긴.. 왜 나무들이 모두 파랗죠?”

나는 통나무 위의 이끼를 대충 털어낸 뒤 앉았다. 케이론은 바람결에 얼굴을 살짝 가리는 긴 옆머리를 정리하며 대답했다.

[그건 이곳에 있는 마나의 양이 다른 곳에 비해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너무 강한 마나압(한곳에 마나가 모인 빈도.)에 의해 식물과 속에 조금씩 스며들다보니 물체들이 마나의 색으로 비치게 되는 거지. 마나가 푸른빛을 띤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에 밝혀진 사실이고 말이야.]

그렇구나...가 아니라 원리만 설명한 거잖아..? 내가 궁금한 것은...

“근데 왜 이 공터가 그렇게 많은 마나를 가지고 있죠?”

그는 그답지 않게 곤란한 표정을 짓더니 말했다.

[글쎄...그것이 왜 그런지는 아직 밝혀내진 못했어...그냥 이곳을 좋은 마법훈련 장소로만 생각하고 있었지..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건 이곳에 뭔가 마나가 끌려올 만한 기운이 있다는 것... 어쩌면 고대의 강한 마법사끼리 싸웠었던 흔적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지... 흠, 아무튼 이제 이 얘기는 그만 접도록 하고...]

나는 왠지 이 숲에 대해 더 알고 싶었지만 모르는 사람, 아니 드레곤 머릿속을 짜봐야 소용도 없을 테니...

[일단 너의 몸엔 마나가 전혀 축적돼 있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마법을 배워봤자 사용할 수도 없기 때문에 소용이 없지. 넌 마나를 느끼는 것부터 해서 너의 몸속에 그것을 축적시켜야 한다. 우선 눈을 감고 집중해서 마나를 느껴봐라. 이곳의 밀도와 너에게 숨겨져 있을 재능이라면 금방 될 거다.]

나는 그가 시키는 대로 하려다가 혹시나 해서 물어봤다.

“혹시 그 마나라는 게 물결처럼 흘러가는 건가요?”

[마나를 설명하자면 그렇게 표현할 수도 있겠군. 항상 천천히 움직이고 있으니까. 벌서 마나에 대해 알고 있었던 건가?]

첫 번째 관문은 통과로군..

“아까부터 느끼고 있었는데요...”

그는 아주 잠깐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는지 곧 다시 원래의 표정으로 돌아왔다.

[그렇다면.. 이걸로 우선 너의 잠재력이 대단할 것이라는 추측은 들어맞았군. 그럼 다음 단계.]

괜히 긴장되는군.. 내가 정말로 마법을 사용하게 되는 것인가..

[네 심장 근처로 흘러가는 마나를 네 몸속으로 끌어들여서 심장 근처에 모아라. 처음엔 잘 안되겠지만 그저 강하게 염원해라. 마음속으로 계속해서 마나가 어디론가 가도록 염원하면 마나가 그 의지에 따르게 돼 있다. 이젠 가설을 넘어 거의 모든 것을 설명하게 되어버린  레크로 데이머스의 운현설(運絲說)을 빌려 설명하자면 염원할 때 나오는 뇌파가 마나와의 끈에 공명을 일으켜 마나가 끌리도록 하는 거라고 하지. 그 끈이 얼마나 많이 개방되어 있느냐에 따라 마나의 축적속도도 크게 좌우되니 너의 경우엔 아주 유리한 것이다. 아무튼 한번 해보아라.]

“.......”

나는 그가 시키는 대로 해보았다. 눈을 감고 집중해서..내 심장 근처를 흘러가는 마나를 느껴보았다. 하지만 그것을 끌어들이기 위해 그다지 노력할 필요도 없었다. 내가 마나를 축적하기 위해 마음속으로 염원하는 순간 그곳을 지나가던 마나가 엄청난 속도로 내 빨려 들어오기 시작했다.

“허..허걱..”

  나의 반응을 보고 이번엔 케이론도 꽤나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잘 안되는가 보군. 하지만 그렇게 걱정할 건 없다. 아무리 끈의 연결이 많아도 뇌파의 세기 또한 많은 상관이 있으니까. 익숙해지고 나면 금방 쉬워질 것이다.]

“아니...그게...”

처음엔 마나가 갑자기 많이 생기자 기분이 좋았지만 문제는 그 흐름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평생 조금도 안 갖고 있던 마나가 이렇게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오니 불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온몸을 서서히 채워나가는 마나를 느끼며 가장 걱정되는 것은 바로 멈추지를 못하겠다는 것이었다.

[마나가 한 덩어리가 되어 더 몸속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면 그것을 1클래스라고 한다. 그렇게 되면 나한테 말해라.]

저기..근데 지금 한 덩어리가 넘은 지 오래거든요? 어디.. 하나 둘..셋..넷..다섯...........여덟 덩어리....더 들어오고 있다..

  “이제..아홉 덩어리 넘었는데요....”

[음...그래?]

내가 지나가는 말처럼 작게 던진 한마디를 지나가는 말처럼 듣던 그의 얼굴이 서서히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그는 갑자기 일어서며 소리를 질렀다.

  [뭐..뭐라고?!! 9클래스?! 지금 혹시 더 모이고 있는 건 아니겠지?!]

윽..고막이.... 드레곤이라서 그런가... 소리 지르니까 완전히 괴물이잖아. 지진이 일어나는 것 같군... 새들 날아오르는 게 장관이다. 그나저나 아니긴요...지금 열 덩어리 넘어가려는 중인데..

“거의..열한 덩어리가 다 됐는데요...”

케이론은 약간 침착해진 목소리로, 그러나 여전히 귀가 얼얼하도록 소리 질렀다.

[그럴 리가..잘못 느낀 것 아니냐?! 아니라면 큰일 난다! 어서 마나가 들어오는 걸 막아!]

어떻게 막는 건지를 말해줘야죠. 아... 열한 덩어리째 모였군...

“쿡..콜록!!!”

갑자기 숨이 막히더니 울컥하는 느낌이 들며 기침이 쉴세 없이 나왔다. 입에서 비린내가 나 밑을 보니 내 앞의 땅이 피에 젖어 있었다.

“....콜록!!......피..?”

나는 통나무에서 옆으로 구르듯 휘청거렸고 케이론은 더 큰 목소리로 외치며 날 부축했다.

[안돼!! 너같이 단련이 되지 않은 인간의 몸으론 11클래스를 감당할 수 없단 말이다!!]

..이런....정신이 흐릿해진다....나는 계속에서 피를 토하며 완전히 힘이 풀려버렸고, 케이론이 내 팔목을 잡은 채 이상한 주문을 외우는 것이 보였다... 그리곤 나는 무거운 눈꺼풀을 견디다 못해 놓아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