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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바하카프]

2005.06.04 02:17

영원전설 조회 수:95 추천:2

extra_vars1 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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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얗고 노란빛이 그녀의 눈앞에 어른거린다.  따스한 빛.  그것은 피넬뿐만이 아니라 이세상의 모든 것을 밝혀주는 빛.  새삼스럽게 좋은 느낌이라고 그녀는 생각한다.
  그녀는 자신의 오른팔 어깨를 어루만져 본다.  상처하나 없이 깨끗한 피부.  2일전의 일이 마치 꿈이라는 듯 그녀의 어깨는 햇빛에 비춰 뽀얀 살색을 드러냈다.  

  ‘하지만 꿈은 아니야.’

  그 깡패놈이 사용했던 장갑. 그 이상한 빛을 뿜어내 그녀를 관통한 장갑, 그 장갑이 지금 그녀의 손에 씌어있다.  그녀가 일어났을 때 그것은 그녀의 서랍장 위에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주위의 사람에게 물어보았지만 이것에 대해, 또 누가 자신을 그것과 함께 아룬 여관에 돌려보냈는지 아는 사람 한 명 없었다.  
  누구일까.  자신을 그렇게 도와주는 사람이.    
  전에도 여러 번 이런 일을 겪었다.  특히 자신이 어렸을 적, 골목길을 동료들과 배회하며 소매치기 인생을 살았을 때.  당연한 얘기지만, 그런 길을 어린애들이 다닌다면 나쁜 일을 당한 확률이 컸다.  그리고 실제로 당할 뻔 한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그녀는 아룬 여관의 침대에 눞여져 있었다.  마치 모든 것이 꿈 마냥.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옷 안쪽에 있는 목걸이를 만지려다 멈칫한다.  무언가 특별한 이유 없이, 그저 깊이 생각할 때마다 하는 일종의 버릇이다.  하지만 오늘따라 유난히 신경 쓰이는 행동이다.
  마을 광장에서 웅성거리는 소리에 피넬은 미간을 찌푸리며 돌아본다.  무언가가 행차하고 있는 듯 한 모양인데, 보통 때처럼 가급적이면 마주치지 않으려 하긴 커녕, 마치 서커스단을 보러 나오는 사람들 마냥 집안에 틀어박혀 있었던 사람들, 한참 열심히 가격다툼을 하던 사람들 등이 몰려나와 엄청난 수의 인파를 이루고 있자 그녀도 호기심에 발걸음을 돌린다.

  “길을 여시오!!  리오바드 대공 님에게 전해 올리는 공물을 위해 길을 여시오!!”

  피넬은 상당히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외치는 어느 남자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꽉꽉 조여 있는 사람들의 틈바구니 속을 비집고 들어가려 애썼다.  양해를 구해보기도 하고, 그냥 깡으로 밀어보기도 하는 등 정말 별 짓을 하면서 그녀는 그런 대로 들어갔지만 마지막 몇 줄은 마치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철통같이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며 서있어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어떻게든 지나가고 있는 많은 공물들 중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 ‘그것’을 보려고 목을 길게 뺐다.  분명 대공정도의 거물에게 보내지는 공물이라면 실로 대단할 것일지라.  뭐, 자신이 그런 것에 대해서 아는 것은 별로 없지만 말이다.  그저 여관에서 몇몇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내리던, 상당히 중요한 인물이란 사실만 알고 있는 피넬이다.
  그리고 지금 그녀는 그런 사실마저 저 단단해 보이는 철창 안에 쇠사슬로 묶여 있는 인물을 본 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
  노예들이 공물로서 높으신 분들에게 전해지는 것은 흔한 일이다.  비록 그들이 어떤 용도로 쓰일지는 그들의 주인들만이 아는 일이지만, 어쨌든 그런 그들을 실은 우리들은 주민들에게 있어 흥미 있는 구경거리는 아니다.  하지만, 특히 다른 종족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적은 이런 내륙지방의 왕국에선, 보통 사람보다 2배정도 넓은 몸에 날카로운 이빨을 딱딱 두들기며 그 세로로 찢어진 노란 눈으로 주위를 매섭게 훑어보는 악어 인간이 노예로서 실려 가는 경우라면 상황이 판이하게 다르다.

  “저게 말로만 듣던 누마족..”

  물론 타 종족이 노예가 되는 것 또한 흔치 않은 일은 아니지만, 이 누마는 특히 그 호전적인 움직임으로 주민들을 흥분하게 만들었다.  걸핏하면 묶여지지 않은, 자신의 굵직한 꼬리로 철창을 강하게 치기도 했고, 낮게 으르릉 거리며 쇠사슬에 묶인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보이는 게, 아무리 봐도 지적인 생명체라기보다는 야수에 가까웠다.

  “제발 좀 물러들 서세요!!  위험하다고요, 가까이 오시면!!  어이!!  거기 막대기 집어넣지 마!!  다친다니까!!”

  뭐, 오르브 왕국의 타 종족을 향한 이 정도 관심은 예견했을 테니 경비병들을 저렇게 쫙 붙여 놓는다고 놨지만 아무래도 이 많은 군중들을 잡아놓기엔 무리가 있나보다.  그렇다고 무작정 칼 방패 쳐들고 돌진 할 순 없는 노릇이니 그들도 짜증나겠지.
  피넬은 이윽고 돌아 서려했다.  물론 저 인물은 그녀가 본 첫 번째 누마이지만, 그렇다고 뭐 특별히 계속 보고 있다고 해서 누마가 인간으로 변신하는 것도 아니니.  계속 밀쳐대는 사람들 틈이 숨 막히고 짜증났던 것도 이유라면 이유였지만.
  그때 잠시 그의 눈이 그녀와 마주친다.  인간의 동그란 안광과는 또 다른 그의 찢어진 노란 눈동자는 충분히 사람들에게 왠지 모를 공포심을 안겨준다.  오직 다른 눈을 가졌다는 이유 때문일까.  
  하지만 그 순간 피넬은, 그의 눈에서 살기가 아닌 깊은 슬픔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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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사납고도 슬픈 파충류의 눈 그림을 찾는다는 게 고작 저거 =ㅅ=;;  누마의 모델은 역시 파판 12의 방가 부족이죠.  귀만 빼놓곤 전체적인 모습은 방가와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머리가 악어같은 모습이라고 머리속엔 그려놓았지만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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