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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어느 들고양이의 하루밤

2005.06.03 09:56

misfect 조회 수:117 추천:1

extra_vars1 고양이와 마술사 
extra_vars2 단편 
extra_vars3 14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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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완성했습니다. 무려 A4 1장이라는 엄청난(나름대로 엄청난) 분량의 소설이.
글자 포인트 10, 한글 2004 기본 설정으로 해서 1장입니다. 뭐랄까. 상당한 노력을 들였지만 한계가 있으니까요.
제출 전에 먼저 올려 봅니다. 그럼 좋은 저녁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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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외벽에서 돌출된 부분과 그 아래 친 두꺼운 차양 사이, 기껏해야 10여 cm 좀 넘을 좁은 틈에서 겨우 더위를 피하며, 고양이는 무더위 속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다. 하지만 갑자기 주위가 서늘해진 탓에 고양이는 눈을 떠야만 했다. 어느새 하늘에선 은은한 달빛이 내려오고 있었다. 그 가운데, 어떤 여자의 형상이 이제 막 깨어난 고양이의 눈에 들어왔다.

“달이 참 좋지 뭐야.”

소개 대신 변명을 던지며, 건너편에 걸터앉은 여자는 장난스럽게 웃었다. 기묘한 차림을 한 여자였다. 넓고 둥근 챙 모자며 폼이 넓은, 연녹색 반팔 조끼와 반바지는 뭐랄까, 마치…….

“마술사.”

손에 든 긴 우산을 발끝으로 톡톡 건드리던 여자는 그 말을 듣고 가볍게 미소 지었다. 그러자 달빛이 짙게 깔리며 주위를 채우더니, 별안간 여기저기서 화려한 치장을 한 수십 종류의 고양이들이 튀어나왔다. 고양이들은 두꺼운 차양 위에서 여자가 품에서 꺼낸 피리로 불어주는 곡에 맞추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우아한 미뉴에트에서 왈츠로, 왈츠에서 행진곡으로 변하면서 고양이들의 춤도 계속 변했다. 숨 막힐 듯 짙은 달빛 속에서 몽롱하고 현란한, 과장되고 우아한 춤은 점점 고조를 띄고 그 활기에 찬 대열 속엔 어느새, 막 잠에서 깬 그 고양이도 있었다. 처져있던 털엔 윤기가 돌고, 씁쓸하던 입 속엔 단 기운이 감돌았다. 그런 활기 속에선, 심지어는 춤을 전혀 못 춘대도 문제가 되진 않는다. 그저 웃어넘기는 것이 전부다.
이윽고 음악이 그치자 고양이들은 큰 원을 만들어 선 채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물론 거기엔 처음의 그 고양이도 있다. 서로 즐거워하던 고양이들 중 하나가 그에게 말했다.

“우린 이제 갈 거야.”

고양이는 아쉬워하는 기색이었지만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그러자 다른 고양이가 말했다.

“같이 가자.”

역시 아쉬워하면서도, 이번에는 고개를 저었다. 그것을 본 마술사는 의외라는 듯이 묻는다.

“그래? 너도 즐겁지 않았어? 그 애들을 따라가지 그래?”
“즐거웠어요. 하지만,”

고양이는 두 번째로 입을 열었다. 너무나도 쉽게 꺼낸 첫 말에 비해 어렵게 꺼내긴 했지만.

“그건, 제가 들 고양이이기 때문이겠죠.”

그 말에 여자는 이런 이런, 하면서 시원스럽게 웃었다. 그 웃음소리를 타고 자리에 있던 고양이들은 하나하나 달빛 사이로 스며들어갔다. 결국 자리에는 마술사와 고양이만이 남았다.

“이제 말해 주세요. 당신은 누구죠?”

고양이가 여자에게 물었다.

“평범한 고양이 수집가야. 보다시피.”

여자는 약간 맥이 빠진다는 듯 말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장난기는 담겨 있었다.

“그럼 안녕, 고양이 씨.”

여자는 미소를 지으며 자리를 떠났다. 자작곡인지, 박자도 음정도 제멋대로인 노래를 부르면서.


땅에 굳게 발을 딛고 서야만
멀리 별을 바라 볼 수 있지.
디딘 발이 굳지 않으면
그저 달빛에 쓸려 끝없이 흘러가버릴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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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는 재탕이네요. 어쩔 수 없지만...아니, 그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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