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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사막의 숲 - 에피소드 1

2005.06.21 08:40

틸로메 조회 수:78

extra_vars1 (단편) 눈동자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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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번째 - 그녀의 이름은 제이. >


물을 실컷 마시고 맛있는 음식까지 대접 받은 대다가 푹신한 침대에서 쉴 수 있는 잠자리까지 얻게 된 류의 일행은 다시 한번 그의 능력에 감탄하게 되었다. 거기다 아름다운 여주인의 환대에 어쩔 줄 몰라 하며 ‘ 이건 꿈 일거야 ’를 연발하고 있는 것이다.

“ 맛있게 드셨나요? 물은 많으니까 풍족하게 드시고 수통도 채워두라고 명했으니 내일은 제대로 다시 길을 떠나실 수 있을 겁니다.  ”

“ 아. 그래서 말인데 미안하지만 며칠 신세를 져도 될까. 사례는 하겠어.  ”

제이는 류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참았던 질문을 던졌다.

“ 대체 이 저주받을 땅에는 왜 오신 거죠? 얻어갈게 없는데....... ”

그녀의 말에 대꾸를 하려고 웰번이 입을 열었지만 재빨리 류가 끼어들었다.

“ 우린 고대 유적 탐사를 하러 왔어. 혹시 멋진 보물을 만나게 되지 않을까 하고. 이 물의 도시에는 멋진 고대 신전이 많이 있었다지?  ”

제이는 포도주로 입술을 축인 뒤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윤기 나는 핏빛 머리카락과 하얀 얼굴, 그리고 붉은 포도주가 묘하게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 그거야 그렇죠. 하지만 당신네들은 한 탕으로 크게 떠보자는 인간 형상으로는 보이질 않아요.  ”

‘ 제법 사람을 잘 읽는 똑똑한 아가씨군.  ’ 이라는 얼굴로 류는 슬쩍 웃어보였지만 더 이상 말을 잇지는 않았다.

“ 뭐 어쨌든 좋습니다. 그렇다면 사례는 어떻게 받을지 제가 결정해도 되겠죠?  ”

류는 이 은근한 파워 게임이 좋은 듯 하얗고 긴 손가락을 들어 ‘ OK '  사인을 보냈다.


“ 류, 무슨 생각인거야? 우린 이 곳을 그냥 살펴보러 온 것뿐인데.  ”

술라는 걱정이 되는지 짐을 풀면서도 얼굴이 잔뜩 부어 있었다.

“ 내 생각엔 이 저택에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아. 다른 곳은 다 말라도 이 곳에만 수맥이 살아 있는 것도 그렇고. 저택의 주인 아가씨도 마음에 들고.......  ”

칼은 류의 말에 눈이 번쩍 뜨인 듯 주먹을 꼭 쥐고 강하게 긍정을 표했다.

“ 맞아! 그 아가씨는 정말 최고야. 그다지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그 묘한 눈동자며 그냥 빨간 머리라기에 부족한 짙은 색의 머리카락이며 하얀 피부, 나긋한 몸매. 만약 내가 귀족이었다면 한번 확!  ”

“ 확 뭐라는 거야.  ”

류는 흥분하는 칼을 향해 일침을 놓았다. 뻘줌해진 그는 조용히 다시 자리에 앉았다.

“ 어쨌든 우리는 임무를 완수해야 하고 제 때에 길드와 용병단장에게 보고를 해야 해. 우리가 없어진 걸 알면 난리가 날 테니까.  ”

웰번의 조언에 류가 잊은 것을 기억나게 해줘서 고맙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다음 날 아침. 모두들 늦잠 자는 못된 버릇이 없기 때문에 일과는 일찍 시작되었다. 너무 이른 새벽이라는 게 좀 문제이긴 했지만 류의 계획에 따른 일이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다. 칼과 술라가 저택 마당에서 사람들의 신경을 흩트리는 동안 나머지 둘은 저택 안을 살피자는 것이다.

“ 난 이게 영 내키지 않아.  ”

조심성 많은 웰번은 라이트닝을 시전한 후에 꿀꿀한 얼굴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저택은 온통 컴컴하고 오랫동안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았는지 거미줄이 여기저기 걸려 있었다. 깔끔한 여주인의 성격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 류는 천천히 주위를 살피며 웰번 뒤를 따라 걸었다.

“ 류우. 역시나 다시 되돌아가면 안 될까? 이 액자들은 너무 을씨년스럽잖아.  ”

그게 어쨌다는 건지 류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그 영지의 주인 내외들의 그림이 쭉 걸려있는 복도를 주의 깊게 살피기 시작했다.

“ 이봐, 웰번. 이 그림들을 보고 무언가 느끼는 바가 없어?  ”

웰번은 보는 둥 마는 둥 하고 무언가 튀어나올 것 같은 복도 저편에만 신경 쓰고 있었다.

“ 대대로 저택 주인이었던 사람들의 그림일 뿐이야. 류. 뭘 느껴야 해?  ”

“ 으흠,  빨간색 머리가 하나도 없어.  ”

“ 뭐!?  ”

류의 말에 놀란 웰번은 급기야 라이트닝을 흩어버리고 타이밍도 좋게 그 순간 벽에서 딸깍하는 소리와 함께 하얀 인영이 나타났다.

“ 으악!  ”

겁이 유난히 많은 웰번은 특히 초자연 현상을 너무 두려워했는데 그 때문에 상황 파악도 제대로 못하고 - 걸음아 날 살려라 재빨리 도망쳐 버렸다.

“ 류,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

역시 나타난 사람은 하얀 파자마 차림의 제이였다.
지극히 화가 난 모습이 램프 불빛에 비춰 더욱 무섭게 보였지만 류는 별것 아니라는 듯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다. 가슴이 얼굴에 닿을 듯이 가까이 가서야 멈춰서 중요한 볼 일이 있다는 듯 손에 들린 그녀의 램프를 빼앗아 들었다.

“ 그렇게 낮게 들고 있으면 내가 당신 얼굴을 잘 볼 수 없어. 내가 들고 있는 게 나아.  ”

왜 자기 모습을 보아야 한다는 건지 어이가 없었지만 이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 제이는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힘껏 발을 들어 그의 정강이를 차려고 했지만 류는 얄밉게 뒤로 피해버렸다.

“ 피했단 말이지. 이잇.  ”

이 성격이 불같은 여인은 생각보다 무예에도 조애가 깊었는지 곁에 든 촛대를 들고 제법 검술 흉내를 내기 시작했다. 아니 생각보다 실력이 좋아서 류가 제대로 피하지 않으면 정말 한대 맞고 피를 흘릴 분위기였다.

“ 장난이 아닌데.  ”

장난인줄 알았냐는 도전적인 눈빛으로 복도를 누비는 제이는 여인족의 여왕같이 보였다. 류는 이 와중에도 제이의 모습을 감상하는 자신을 못 말리겠다고 생각하며 이제 이 게임을 끝내기 위해 그녀의 빈틈을 찾아 재빨리 움직였다.

“ 이거, 왜! 꺄악!!!  ”

순식간에 무기를 빼앗기고 손목을 제압당한 제이는 벽에 쿵 소리가 나도록 밀리고 말았다. 그리고 제 정신을 차리자 바로 눈앞에 놓인 얼굴에 숨을 헉 소리 나도록 들이마셔야 했다.

“ 얼굴 저리 못 치워요?  ”

들 숨 날 숨이 느껴지도록 가까운 둘 사이에 제이는 온 몸이 빨개지도록 당황했다. 태어나서부터 저택에 유폐되다시피 살아온 그녀로서는 남자를 겪어볼 틈이 없었던 것이다.

“ 너무 발끈하지 마. 잘못하다가 다쳐. 난 네가 다치는걸 보고 싶지 않아.  ”

너무 분한 나머지 그녀는 발을 굴러 그의 발을 밟았지만 그는 거대한 나무처럼 끄떡도 하지 않았다.

“ 나도 그러면 아프다고 좀 살살 다뤄 줘. 아니면 내가 좀 혼을 내주지.  ”

능글맞게 보이는 얼굴로 혼을 내준다고 해봤자 설득력이 없었다. 제이는 다시 한번 크게 발을 굴렀지만 이번엔 류가 더 빨랐다.

“ 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 안되겠군.  ”

심각하게 굳어진 눈이 순간 반짝 한다 싶었을 때 제이는 자신의 입술에 놓인 따뜻한 이질감에 몸을 휘청 이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눈물이 앞을 가렸고 다리에 기운이 빠져 자꾸 주저앉고만 싶었다.
잠시 후 류가 제이의 손을 놓았을 때 그녀는 눈물을 주룩 흘리고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던 류는 씁쓸한 표정으로 말 한마디 없이 복도 저편으로 사라졌다.



“ 류, 대체 뭐였어? 분명 난 하얀색의 무언가를 봤는데.  ”

류는 한심하다는 듯 웰번을 향해 눈을 치켜뜨고는 빵을 잘라 그에게 던져 주었다.

“ 웰번, 그 하얀색 무언가는 제이였어.  ”

순간 정적.

“ 오히려 유령이면 좋았을 거야 류. 여주인이라니 맙소사. 우리 계획은 어떻게 해?  ”

소심한 마법사는 그만 패닉 상태에 빠져 버리고 말았다. 안 그래도 창백한 얼굴이 더욱 하얗게 변해 버렸다. 류는 그가 여주인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저 바깥에 찌는 더위와 목마름이 그를 더 두렵게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 걱정하지 마.  아마 지금은 정신이 없어서....... ”

‘ 쾅!  ’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전의에 불타는 제이가 나타났다.  

“ 정신이 없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금방 회생하는걸.  ”

류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길 없는 일행은 먹을 것을 들고 슬금슬금 식당 바깥으로 피신하기 바빴다.

“ 다, 당신이란 사람! 대체 뭐야! 레이디에게 무례한 짓이나 하고!!!  ”

이제야 반말인가 싶어서 류는 피식 웃어 보였다. 그 웃는 모습이 한없이 예뻐서 잠시 화를 내던 여자는 멈칫 했지만 이럴 때가 아니었다.

“ 웃는 모습이 예쁜 남자라니 최악이야. 내 첫 키스 상대가! 내 꿈꾸던 그 상대가!  ”

류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려고 한 말이었는데 오히려 그는 아까보다 더 웃기 시작했다.  이게 아닌가? 제이는 흥분했던 모습이 오히려 더 웃기게 느껴져 방법을 바꾸기로 했다.

“ 왜 갑자기 방법을 바꾸기로 했나?  ”

‘ 아니, 이 인간은 대체 어디서 이런 독심술을........ ’ 제이의 얼굴엔 분명 이렇게 써있었다.
급기야 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마구 소리 내어 웃기 시작했다.  일렁대는 여자의 분노를 느끼기에 지금 그는 너무 즐거워하고 있었다.
그 때!

“ 꺅! 아가씨!  ”

막 식당 안으로 들어왔던 시녀가 제이의 모습을 보고 놀란 듯 비명을 질렀다.  류는 아까 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 내부를 느끼고 재빨리 제이를 향해 고개를 돌렸지만 이미 늦은 듯 아가씨는 붉은 눈동자에서 피 눈물을 흘리며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다. 손을 벌려 받으려는 류의 동작보다 빨리 무너지는 그녀의 몸은 속수무책이었다.

--------------

너무 빠른가?

어쨌든 날 따라오셩~

-_-;

단편이니까 너무 오래 끌 거 없잖어.

솔직히 쓰기 힘들어서 그런거지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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