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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언밸런스 판타지 [30]

2005.06.19 14:44

천무 조회 수:158 추천:3

extra_vars1 SCP-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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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셨다고요? 아..정말 무척 괴로우시겠네요.. 이럴때는 빨리 그 아픔을 치유해줄 수 있는 새로운 사람이 나타나는 것이 간절할테지요.. 그래서 저희 SCP 에서 여러분의 아픔과 고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모델 SCP-1004 를 개발하였습니다! 지금즉시 전화주문 해주시면 5% 저렴하게 드리겠습니다. 지금즉시 전화주세요~! 주문즉시 여러분에게 SCP-1004가 찾아갑니다.'



- 1단계, 주문 -

하늘에 먹구름이 곧 비가 내릴듯한 모양인 오늘.. 왠지모르게 심각한 듯한 그의 전화를 받고 약속장소에 와있다.. 무슨일일까.. 어쩌면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다가오는게 아닐까.. 난 걱정스럽게 그를 기다리고 있다.

"주문하시겠습니까?"

"아니요 일행이 오면 그때 주문할게요."

30분째 나는 물만 마시고 초조해 하고 있다.. 사실 얼마전부터 뭔가 좋지않은 낌새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는 내 전화를 받지않는 횟수가 늘었고. 내가 무슨 약속을 잡으려 할 때 예전과 달리 바빠서 곤란하다는 말을 많이 했다. 그리고 나에게 늘 오픈되어있던 휴대폰을 어느날부터 비밀기능으로 잠궈놓아 어떤 문자가 왔는지 알 수도 없고. 또 나와 있을 때도 누군가 문자를 계속 주고받거나 하는 횟수가 늘어났다.. 이 모든걸 종합해보면 결론은 그리 많지 않을거다.. 그러던중 오랜만에 걸려온 그의 전화.. 그리고 만나자고 한 약속... 난 속으로 생각했다..

'그래.. 헤어지자고 하면 헤어지자.. 눈물흘리지도 말고 깔끔하게 보내주자.. 나도 더 참을 수 없으니까..'

그때 카페 문이 열리고 그가 들어왔다.. 그리고 역시나 다른 여자와 함께였다..

"긴말 안할게. 나 얘하고 결혼할꺼야. 미안하다."

울컥..!!
그렇게 말하곤 돌아서는 그와 그의 새로운 여자..
나는 한참동안 아무말 못한채 그렇게 다짐했지만 결국 터져버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 나는 바에서 내 주량을 넘어서는 많은 술을 마셨다.. 바의 TV모니터에선 SCP사의 광고가 흘러 나왔고.. 난 많이 취해있는 정신에도 '과연 저게 어떤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너무 과음한 나머지 난 그대로 잠들어 버렸다..



- 2단계, 접근 -

얼마나 잠들었었는가.. 누군가 옆에 있다는 생각이 들어 정신을 차렸다..

"괜찮아요? 많이 마시신거 같은데.."

바의 웨이터인가.. 방금 깨어났지만 여전히 술기운이 돌고 있다. 한참 눈을 비비며 나를 깨운 사람을 봤다. 웨이터는 아닌듯 하다..

"네..괜찮아요."

그렇게 말하고 난 집엘 가야겠다는 마음으로 일어났다. 그런데 이미 다리가 풀려 정상적으로 걸을 수가 없게 됐다.

'휘청~'

"어이쿠.. 이런..! 너무 많이 드셨나봐요.."

그 사람은 재빨리 나에게 다가와 넘어지려 하는 나를 잡아줬다. 그리고 날 부축해줬다. 그리고 나를 집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한다.. 난 됐다고 말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 이후 갑자기 필름이 끊겼다..




그게 바로 어제밤의 상황이었던거 같다. 내 손엔 처음보는 연락처 하나가 남겨져 있고 지금 굉장히 속이 메스껍고 머리가 아프다..

"그사람 누구였지..."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나 해장을 할겸해서 라면을 끓이려고 물을 올렸다..

"놀러가면 자주 끓여줬었는데..."

분명히 자고일어나서 라면물을 올리기 전까지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라면물을 올리며 문뜩 헤어진 그 남자가 끓여줬던게 생각났다.. 그때부터 다시 주체할 수 없는 슬픔이 내 몸을 휘감았다.. 어제 그렇게 흘린거 같은데..또 나올눈물이 많이 있는지 계속 눈물은 흘렀다..

'삘릴릴릴릴리~'

전화가 왔다. 난 애써 울음을 멈추고 전화기를 들었다. 낯선번호..
아니.. 이 번호는 내가 가지고 있던 종이에 적힌 그 번호다.. 어제 술집에서의 그 남자..

"여..여보세요.."

"어? 울어요?"

대뜸 그의 질문에 난 '이사람이 뭔데 신경쓰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대답을 했다.

"아..아니에요.. 어제는 고마웠어요. 제가 혹시 실례가 되는 일은 안했는지.."

"아..네..안그래도 그 실례되는 일이 많았어서 전화드렸어요.."

"네?..정말요? 제가 무슨 실수라도 한건가요?"

"하하하..아녜요 농담입니다. 우선 전화번호를 허락없이 알아간거 죄송해요. 아무래도 연락은 한번 드려야 될거 같아서 그랬습니다. 아.. 다름이 아니라 제가 어제 집에 데려다 드리면서 거기에 책을 놓고온것 같아서요.. 그것 받으러 가도 될까 해서요.."

"아..여기 책 있네요.. 어디세요? 어제일 미안하기도 한데 또 이거 가지러 여기까지 오시라고 하긴 미안하니까 제가 가지고 갈게요.."

"아.. 저도 가까운데 사는데.. 음 그러면 그냥 그 근처에 ABC커피숍에서 만나요."

"아. 네..그래요 그럼 가서 연락 드릴게요.."




- 3단계, 공감-

그렇게 약속이 잡히고 난 책을 가지고 약속장소로 나갔다. 그는 언제부터였는지 모르지만 이미 와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그가 앉아있는 자리에 가서 가볍게 인사하고 책을 건네줬다.

"제가 요즘 읽고있는 책인데 고리타분해 보이죠? 그런데 무슨 일이 있으셨나봐요.. 그날 술도 많이 드시던거 같고.. 무슨일인지 물어도 실례가 안될까요?"

그의 물음에 잠시 다시 헤어진 그가 생각나 기분이 가라앉았다. 하지만 왠지 내 이야기를 토로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실연당했어요. 3년동안 만나던 남자에게 차였죠.. 참 바보같았죠.. 미리부터 느낌이 안좋았을때부터 그냥 제가 자를 수 있는 일이었는데 굳이 아니라고 버티다 결국 제 상처만 더 크게 됐네요.."

"근데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그는 갑자기 내 나이를 물어왔다. 갑자기 나이를 묻고 하는게 의아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질문한 것이니 대답을 해줬다.

"스물다섯이요.."

"와 저랑 동갑이네요.. 이것도 인연인데 편하게 말놔요 우리"

나는 그의 말에 잠시 당황했다. 뭐랄까.. 뭐 이런사람이 다 있나 싶기도 하고.. 하지만 왠지.. 친하게 지내서 나쁠거 같아보이는 사람은 아닌듯 했다.

"그..그래요.."

"와하하핫 이름은 뭐야?"

아..역시 실수한건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다지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인데 어느순간 갑자기 많이 친해져 버린것 처럼 상황이 변해가고 있었기에.. 나는 내가 잘한건지 못한건지 고민되기 시작했다..

"김혜진.."

"오..이름 이쁘네.. 난 박성훈. 얼굴좀 펴.. 아무리 어려운일이 있어도 자꾸 어렵다 어렵다 하면 더 기분 우울해 지는거니까~"

"으..응.. 그래.."

"혜진이는 뭐하는 사람? 직장인?"

"아니..아직 학생이야.."

"어? 그나이면 이제 졸업할 때 되지 않았나?"

"아.. 중간에 좀 휴학도 하고 그랬거든.."

"그렇구나.. 난 백수야 날백수 하하하.."

그렇게 예상치도 못하게 성훈과 나는 그 카페에서 2시간 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친해지게 되었다. 나도 처음에는 조금 경계하고 있었지만 이야기를 해가며 꽤 괜찮은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 4단계, 간격유지 -

그 후에도 문자메시지나 컴퓨터상을 통해서 성훈과 난 지속적인 연락을 주고받는 친구사이로 지냈다.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의 사이였는지도 모른다. 성훈은 너무 좋고 편하게 나를 대해주었고. 나 역시 그런 성훈을 좀더 편하게 대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성훈에게는 편안함 이외의 가슴떨림이나 설레임은 느껴지지가 않았다. 왜인지는 잘 모르지만 그냥 그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몇주가 흘렀다.

어느날 성훈은 컴퓨터 메신져로 나에게 말했다.

"혜진아. 나 너무 매력이 없나? 여자를 꼬시기가 왜이렇게 힘들지?"

"글쎄.. 니가 그렇게 매력이 없는거 같진 않은데.."

"그래? 히히히.. 니가 그렇게 생각해 준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바보.. 곰곰히 생각하고 노력해봐 너 정도면 충분히 좋은여자 만날 수 있을테니까."

"히히 뭐 그까짓거 여자들 맘만먹으면 트럭으로도 꼬시지. 키키키.."

"허풍은 잘떨어요."

어째서일까.. 물론 나는 성훈에게 설레임같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지만 조금이라도 성훈에 대한 친구이외의 다른 감정이 생기려 하면 성훈은 나에게 다른 여자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도 내가 하는 부탁 내가 하는 약속 나와 만나서 먹는 저녁 그 모든것을 너무 즐거워 하는 그였다...

어느순간 부터일까. 점점 성훈은 나에게 있어서 하나의 안식처로 자리잡아가고 있었다..




- 5단계, 존재인식 -

어느날 내 앞으로 온 카드명세서를 봤다.. 거기엔 내가 쓰지도 않은 엄청난 카드값이 청구되어 있었다..

"SCP주식회사? 이건 뭐지.. 이런거 쓴적 없는거 같은데..."

나는 카드회사에 문의를 해봤고 충격적인 답을 듣게 됐다.

바로 내가 SCP-1004를 구입했다는 이야기.

"그럼 내 주변에 남자중 SCP-1004가 있다는 건데.. 설마..성훈이..?"




- 6단계, 의심 -

그날부터 나는 성훈을 만날 때 마다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지금 내 주변엔 몇몇 남자친구들이 있지만 그 회사에서 설명하고 있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성훈이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성훈은 사람이 아니라 인조인간 이라는 것인데.. 믿을 수 없다.. 믿고싶지 않았다..

"뭔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하냐?"

"아..아니야.. 아 그런데 성훈아. 너 혹시 나한테 뭐 숨기는거 없니?"

"헉..알아차린거야?"

"뭔데..."

"사실..나....."

"응.."

"엉덩이 짝궁뎅이다~ 냐하하하하하하하"

"뭐야 그게..농담이나 하고~"

"숨길게 뭐있어 내가~ 왜? 나에게서 뭔가 숨기는 듯한 냄새라도 나나?"

"아..아냐..하핫.."





- 7단계, 신속하게 납입 -

몇일전부터 성훈에게 연락도 안오고 연락을 해도 받지도 않고있다. 처음엔 그러려니 했는데 이게 몇일 되니까 평소에 안그러던 사람이니 왠지 걱정도 되고 내 자신도 좀 초조해지고 한다..

'띠리리리~ 띠리리~'

휴대폰 벨소리에 혹시 성훈인가? 하고 번호를 확인했지만 알지못하는 번호였다.

"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김혜진씨 맞죠?"

"네..그런데요?"

"CK카드 입니다. 이번달 카드대금이 미납되어서 연락 드려요. 계속 미납이 되면 SCP에서 구입하신 물품을 다시 회수한다고 하니 어려우시더라도 꼭 납입해 주세요."

순간 난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정말 성훈이가 SCP-1004...? 미납되어서 사라진건가?..그렇다면 납입하고나면 다시 나타난다는 것인가.. 믿을 수 없어.. 어째서 그런 사람이 인조인간이어야 하지? 아닐꺼야...

"네..오늘 입금할게요.."

"네 감사합니다."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나는 오늘 입금한다고 했지만 3일동안 입금하지 않았다. 성훈에게 역시 연락이 되지 않았다. 4일째 되는날 난 입금을 했다.

'띠리리~ 띠리리리~'

성훈의 번호다....

"여..여보세요.."

"와우 혜진아 오랜만이다~ 하하하 나 잠수타서 삐진거 아니지?"

"그동안 왜 연락도 안되고 그런거니..?"

"아..사정이 있었어.. 친척집에 갔었는데 전화받을 여건이 안됐었어 미안하다~!"

나는 너무 힘들어졌다.. 언제나 힘들고 지친 나를 따뜻하게 맞아주는 존재.. 그런 사람이..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 그리고 그 모든게 다 짜여진 각본대로 행동하는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 8단계, 포기 -

그렇게 불안하지만 언제나 부르면 내 곁에 달려와주는 성훈.. 또 그와 같이 있을때는 어느새 내 괴로움과 복잡한 생각이 사라진다.. 이대로 그냥 성훈이 인간일 거라고 믿고 사는게 나을까..? 하지만 SCP 메뉴얼에서는 SCP인조인간과는 절대 사랑하는 사이가 될 수 있다고 나오는데.. 그렇담 평생 그냥 친구로 지내야 할까? 나의 모든 고민을 들어주고 모든 어려움을 다 이해해주는 성훈.. 그냥 그렇게 언제까지 지낼 수 있을까?.. 만약 설레는 감정이라도 생기게 되면 내가 더 괴로워 지진 않을까...

그후로 난 몇달동안을 그런 고민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러면서도 언제든 지치고 힘들면 성훈을 찾았고 그는 나를 따뜻하게 맞아 주었다..

몇달간 고민한 끝에 내가 내린 결론은 인조인간과 사랑에 빠질 수는 없다는 것..

난 SCP에 전화를 걸었다..

"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몇달전에 구입한 SCP인조인간 서비스를 그만받으려고 합니다."

"아 네 뭐 마음에 안드는 점이나 오류라도 있었나요?"

"아니요..그냥 서비스를 더이상 받고싶지 않아서요.."

"아 네에.. 서비스 취소하면 이미 납입한 내역에 대해서는 환불이 안된다는 것 아시죠?"

"네.. 알고있습니다."

"네 그럼 이번달 까지만 서비스 되고 다음달부터 서비스 해지를 해드리겠습니다. 언제든지 다시 이용하시고자 하면 연락 주세요."

"네.."





- 9단계, 이별 -

공교롭게도 이달에는 내 생일이 있는 달이다. 내 생일은 8월 30일. 이달이 끝나면 더이상 SCP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그래도 내 생일때는 서비스 받을 수 있겠구나.... 컴퓨터에 접속을 하자마자 성훈에게 1:1 대화가 걸려온다..

"안녕~ 야야 이번달말 니 생일때 기대해라 ㅋㅋㅋ"

"정말? 기대 많이 할게~^^"

"후후..생에 최고의 생일이 되게 해주지!"

"아니기만 해봐. ㅎㅎ"


그렇게 시간이 흘러 내 생일날.. 성훈은 그냥 꽃 한다발과 저녁식사 그리고 향수하나를 선물했다.

"뭐야..기대 많이 하라더니 너무 평범하네.."

"평범하다니.. 그 향수가 얼마나 귀한건데."

"얼마나 귀한건데?"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에 있는 녹색원숭이 오줌으로 만든거라구"

"켁..그게뭐야!.."

"아하하핫 농담이고.. 그냥 나 태어나서 이런 선물해본건 처음이니까 스페셜하게 받아들여줘."

"뭐..그래.. 고마워 정말.."

"어딜가나 그 향수냄새가 나면 달려갈게 히힛"

"그래.."

순간 기분이 좋았지만 내일이면 더이상 성훈을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조금 우울해졌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됐다. 언제까지 이런 가식적인 즐거움과 편안함을 느끼고 살 수는 없으니까..

"성훈아.."

"응?"

"오늘 정말 고마워.. 잊지 못할꺼야.."

"하핫..뭘 이런걸 가지고 앞으로 더 고마울일 많이 만들어 주지~"

"음..그런데..."

"응.."

"나 이젠 너하고 연락하고 지내지 않을래. 이제부터 연락히자 마.. 미안해.."

"...어째서? 어째서 그래야돼지?"

"그냥..네가 너무 부담스러워..미안해 갈게.."

"혜진아.. 혜진아..!"

그렇게 자리를 나왔다. 내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어째서지? 지금까지 누렸던 즐거움과 평온에 대한 그리움일까? 아니면 다시는 그런 평온을 느낄 수 없을것 같다는 불안감일까..

성훈에게 계속 휴대폰으로 연락이 왔지만 난 받지 않았다.. 그리고 그날밤에도 계속 성훈은 전화를 걸어왔다.. 난 받지 않았고. 12시가 지나자 더이상 전화가 오지 않았다..

'끝인가...'




- 10단계, 실수 -

그런 일이 있은후. 그래도 나는 헤어진 전 남자를 많이 잊을 수 있었고. 성훈에 대한 기억도 나름대로 좋게 간직한채로 살 수 있었다. 계절은 바뀌어 벌써 겨울이 왔다. 이제는 새로운 남자를 만나도 괜찮겠다 싶기도 하다. 날씨도 추워졌으니까. 그래서 친구가 주선한 소개팅에 가는 중이다.

"그래. 뭐 인생은 이런저런 경험을 하며 사는거니까. 바보같이 살진 말아야지~!"

'띠리리~ 띠리리리~'

전화벨이 울린다. 낯선 번호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SCP 서비스팀장 오영석입니다."

"아..네..무슨일이죠?"

"아..다름이 아니라..고객님에게 몇달전에 서비스됐던 SCP-1004 서비스 말인데요.. 그 서비스가 엉뚱한 다른 분에게 서비스 되는 바람에.. 그것에 대해서 사과도 드리고 환불조치도 해드리려고 이렇게 연락 드렸습니다... 김혜진씨? 듣고계신가요? 김혜진씨?"

"네..."

"그래서 입금하셨던 계좌로 다시 환불해드리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가 실수를 해서 생긴 일이니 다시 SCP-1004서비스를 무상으로 해드리겠습니다."

"아니요.. 그냥..환불만 해주세요.."

"아..네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한번 죄송하단 말씀 드립니다."


성훈...

나는 기억을 더듬어 성훈의 전화번호를 눌렀다.

'지금 거신 전화번호는 없는 번호이오니 다시한번 확인후 걸어 주세요..'

그래.. 그래.. 지금와서 후회한들 뭐해..
내가 의심한 것이 잘못이지.. 그래 그냥 나한테 서비스 됐던 SCP-1004였다고 생각하면 되니까.. 소개팅이나 잘 하자..

그리고 왠지모를 끌림에 난 성훈이 내 생일날 줬던 향수를 뿌렸다.. 좋은 향기가 난다....




- 11단계, 그랬다 -

소개팅에 나온 남자는 정말 내 타입이 아니었다. 그런 자리를 마련해준 친구가 원망스럽기 까지 했다. 자신이 돈이 좀 있다는 등 잘난척 일색인 남자.. 밥맛이었다.. 난 소개팅 하는 내내 기분좋지 않은 표정을 짓고 있었고 그것이 그 남자도 썩 마음에 안들었지는 갑자기 나에게 화를 내기 시작했다.

"아..정말.. 짜증나네요. 어떤식으로든지 소개팅 자리에 나왔으면 기본예의라는게 있는건데.."

"아..그랬나요. 미안하게 됐네요."

"뭐? 미안하게 됐네요? 야 이년아 누구 놀리는거야? 터진입이라고 함부로 나불대?"

보기보다 더 더럽게 나오는 덕에 나는 순간 당황했다. 빨리 이 자리를 뜨는게 좋겠다고 생각하는 찰나.. 누군가 뒤에서 말했다.

"이봐요. 무슨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아가씨한테 그렇게 말하면 쓰나.."

낯익은 목소리..
난 뒤를 돌아봤고 그곳엔....





-End-

===================
오랜만에 씁니다.
참고로 이게 왜 판타지냐고 물으신다면. 글쎄요..ㅡㅡ;; 어쩌다보니 붙어진 제목이므로 그냥 넘어갑시다.
언밸런스 판타지 시리즈는 원래 무형식의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막단편입니다. (즉 모든단편을 다른이름 붙여도 되는건데 굳이 언밸런스 판타지 시리즈로 묶어놓은 저의 센스..ㅡㅡ;)
1편부터 보고싶으시면 저의 미니홈 [창작물]로 가시면 됩니다. 옛창작물 게시판 등등 뒤져보면 1편부터 다 나옵니다. 이게 처음 1편을 쓴 날짜가 대략 97년이었던걸로 기억하니 약 8년동안 30편을 썼네요.
정말 막무가네입니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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