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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바하카프]

2005.06.19 00:01

영원전설 조회 수:88 추천:2

extra_vars1 뜻하지 않은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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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까지 많은 싸움을 보고 또 싸움을 해보기도 한 피넬이었지만 그 것의 움직임은 그녀가 어떻게 해 보이기엔 너무나도 정확하고 재빨랐다.  물론 일단 주위는 어두웠고 또한 그녀가 방심한 탓도 있었지만 그것의 힘과 속도는 그만큼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으..  으읍?!”

  “...  조용히..”

  그것의 목소리는 마치 돌과 돌이 서로를 긁어대는 듯했고, 무엇보다도, 무겁다.  그녀의 입(..이라기보다는 손의 크기를 생각해서 얼굴 전체를)을 막고 있는 손 또한 마치 바위 마냥 딱딱하고 차갑다...  그리고..  거칠다.  그 것의 다른 손은 그녀가 들고 있던 나뭇가지를 움켜지고 있다.
  털썩.
  무언가가 무거운 것이 떨어지는 소리에 피넬의 눈동자는 소리가 난 곳으로 향한다.  지금 자신을 포박하고 있는 인물이 있던 자리의 주변에 놓여있던 푸대자루들이 엎어진 채로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다.  분명 빛을 보고 뛰쳐나온 그의 발에 걷어차인 것일지라.
  그녀가 다시 자신의 상황에 정신을 집중하려는 찰나 그가 입을 연다.  

  “..  소리를 지르지 않는다고 약속한다면 풀어주지.  해친다던 지 그런 마음 같은 건 없으니까.”

  피넬은 소리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의 말을 어떻게 거절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으니.  게다가 그의 손에서부터 느껴지는 힘에 비례해서 무언가 위험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기에 그렇기도 했다.
  그녀의 목 움직임을 느낀 그의 손이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그녀에게서 멀어져 간다.  그리고 피넬은 그때서야 그를 제대로 볼 수 있었다.
  피넬이 떨어뜨린 마나 등으로 비쳐지고 있는 그는 긴 입에 날카롭게 나열되어 있는 톱날 같은 이빨들, 광이 좁다고 생각될 정도로 큰 몸집, 그녀가 자루라고 생각했던, 굵은 꼬리.
  그리고 세로로 찢어진 눈을 가지고 있다.

  “당신은..  그때 그 광장에서의 누마?”

  “..  폐를 끼치게 해서 미안하군.  난 이제 사라져 줄 테니까.”

  피넬은 왠지 굉장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들의 입의 모양과는 관계없이, 너무나도 쉽게 이루어진 의사소통.  인간과 완전히 다른 생명체가 똑같은 언어를 사용한다는 데서 나오는 생소함일까?  아니면 불쾌감일까?    
  피넬은 차가운 밤바람에 의해 느껴지는 피부의 감각에 자신의 어깨를 한 손으로 어루만진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손끝으로 무언가 뜨겁고 끈적거리는 액체를 느낀다.  게다가 이 쇠가 녹슨 듯 한 특유의 냄새는..
  피?

  “..  다친 거야?”

  “..  신경 쓸 일이 아니잖아, 인간?”

  그는 의아한 듯 - 피넬이 보기론 - 그녀를 쳐다보며 말한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그를 바라본다.  아니, 정확히는 그의 눈을 바라본다.  살기가 번뜩일 듯 한 눈에 마치 유령이 쓰인 듯 무거운 어둠이 짖게 깔려있다.  어떻게 저런 눈을 하고 계속 살아 갈 수 있는가?

  “신경 쓸 게 아니라니..?!  몸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게 신경 쓸 일이 아니면 뭐가..?.”

  “..  생판 남인데 신경 쓸 리가 없잖은가.”

  차가운 그의 대답에 욱하는 기분을 삼키며 피넬은 다시 입을 연다.

  “그런 몸으로 도대체 어디를 어떻게 갈려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상처부터 먼저 처리해야 돼...”

  상처.  피.  몸에 박힌 화살들.  어깨의 구멍.

  “..  저기 건너편 건물에 약 상자가 있어.  내가 그걸 가지고 여기 다시 올 테니까..”

  그의 눈이 피넬을 날카롭게 노려본다.  갑작스럽게 변해버린 그의 분위기에 그녀는 대처하지 못한 체 온 몸에 닭살이 돋았지만 어떻게든 제자리를 지킨 체 다시 한 번 더 말한다.

  “.. 여기서 기다려...  치료..  해 줄 테니까.”

  “...”

  “...”
  
  몇 분이 지났을까.  그들은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노려보기만 했다.  무언가 일어나기를 기다리는 듯.  하지만 이내 그가 먼저 눈을 돌린 체 고개를 끄덕인다.  동시에 피넬의 얼굴에도 작은 미소가 번진다.

  “금방 올 꺼야.  거기서 뭐라도 찢어서 지혈하면 한 결 나아질걸?  그럼.”

  마나 등을 들은 체 그녀는 뒤로 다시 가볍게 미소를 지은 다음 문을 열고 나갔다.  그녀가 나간 뒤 그곳에 남은 것은 광을 비추는 구름에 반쯤 가려진 달과 주위에서 부르는 벌레들의 노랫소리뿐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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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ㅅ=  대략 공부하다가 뛰쳐나와서 올립니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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