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바하카프]

2005.06.17 23:20

영원전설 조회 수:75 추천:2

extra_vars1 눈빛의 차이 
extra_vars2
extra_vars3 257-1 
extra_vars4
extra_vars5
extra_vars6  
extra_vars7  
extra_vars8  

  “엇?  이런.  완전히 잊고 있었군.”

  쟈브로는 허탈한 듯 한숨을 쉬며 자신의 손에 쥐어진 작은 쪽지와 텅 비어버린 바구니를 번갈아 가며 주시하다 이내 피넬에게 가져온다.

  “에?  왜요?”

  밤이 깊어 소수의 술 마시는 사람들 밖에 없으니 때를 삼아 저녁을 먹으려던 그녀는 그를 보며 묻는다.

  “너도 보다시피 꺼내 놨던 프루(감자)가 다 떨어졌는데 내가 지금 급한 볼일이 있어서 잠시 나가봐야겠구나.  그러니까 내가 갔다 올 동안에 광에 가서 좀 채워 넣어 주지 않겠느냐?”

  “...  네.”

  “‘네’?”

  그는 한 쪽 눈썹을 치켜뜨며 의아한 듯 묻는다.

  “뭐가요?”

  “그냥 ‘네’라고만 한 거냐?  끝난 거야?”

  “그럼 뭐 다른 할 말 더 있을 거 같아요?”

  피넬은 그에게서 바구니를 신경질 적으로 뺏으며 뒷문으로 걸어 나간다.  잠시 가만히 서 있던 쟈브로는 머리를 긁적이며 중얼거린다.

  “..  사춘기인가?”

  ******************************************************

  공포에 찬 눈빛은 많이 보았다.  뒷골목 소매치기 생활을 하면서 ‘그’를 뺀 그녀의 나머지 동료들에게서 많이 보았던 눈이다.  
  돈이 궁했다기 보단 그저 일종의 치기 심으로 그들과 어울려 다니며 위험한 짓을 서슴지 않게 했던 그때는 잘 몰랐지만, 생각해보면 그러한 짓들을 단순히 유희정도로가 아닌, 생활의 한 부분으로서 살아왔고 또한 살아가던 그들에게 있어,  일을 할 땐 언제나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자신 있게 전문가처럼 행동했을지라도 언제나 그들의 내면엔 불안감이 숨겨져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일이 잘못 되었을 때 순식간에 뿜어져 나오는 용암처럼 불거져 나와 공포라는 감정으로 자신을 변화시켰던 것이다.
  하지만 누구도 자신들의 눈에 슬픔 따윈 담지 않았었다.

  [꼴불견이잖아, 그런 거.]

  피로 이어진 자들에게 마저 버림받고 배신당한 그들의 영혼에 슬픔이 존재할 자리는 이미 지워져 버린 것이다.  마음속엔 뜨거운 분노와 복수심뿐만이 존재했기에 그들의 눈물샘은 이미 그 열기에 의해 증발해 버렸던 것이다.  그리고 그들과 같이 다니던 피넬도 자연스럽게 그들의 눈처럼 변해갔고, 그들과 떨어진 지 이 년째인 지금에 와서도 그녀는 그때와 비슷한 눈을 하고 있다.
  그렇기에 그 누마가 지녔던 눈은 그녀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에이씨.  거치적거려.”

  피넬은 가만히 자기 자리를 지키던 애꿎은 돌멩이 하나를 걷어차며 투덜거린다.  안에서 춤을 추는 푸른색의 구체화된 마나가 담긴 등이 그녀에게서 조금 떨어진 앞에 있는 한 건물을 조금 비춘다.  처음부터 끝까지 나무로 만들어진 그 곳은 작은 유리창 하나와 문만이 달랑 달려 있다.  

  “..  어엇?”

  피넬은 마나 등을 들어 그곳의 문을 유심히 바라본다.  밝혀진 곳엔 유일하게 나무가 아닌 철제로 만들어진 자물쇠와, 문과 문이 닿는 벽에 각각 못으로 고정된 자물쇠 걸이가 형편없이 찌그러져 있다.
  피넬은 말없이 슬그머니 주위를 둘러 본 후 조금 굵직하게 생긴 나뭇가지를 한 손에 들고 살며시 문을 연다.  저렇게 우악스럽게 자물쇠를 박살내는 인물은 도둑이 아니다.  게다가 도둑이 뭐 훔칠게 있다고 광에 들어가겠는가?  그렇다면 가능성은 두 가지.  하나는 배가 고파 들어간 부랑자라던 지 예전에 그녀의 동료들 같은 길거리 아이들, 아니면 짐승.
  셋 다 위험하기는 종이 한 장 차이다.

  ‘..  짐승은 아닐지도.  그것들이 언제 조용하게 일을 처리하는 걸 봤나?’

  자물쇠만을 집중적으로 부순 것은 짐승의 짓이라기엔 너무 똑똑한 짓이다.  물론 어떤 짐승들은 인간의 예상을 뛰어넘는 지혜를 보였다는 말을 들은 적은 있지만 일단 그들이 들이닥친 곳 치곤 너무 조용하다.  그렇다면 사람이란 건데.  

  ‘..  벌써 다 끝나고 아무도 없을지도..’

  그녀는 마나 등을 들어 주변을 세심하게 살피며 그렇게 되기만을 빌었다.  비록 위험한 일엔 어느 정도 잔뼈가 굵어진 피넬이었지만 그런 일들은 되도록 피해가고 싶다는 게 그녀의 솔직한 심정이다.
  처음엔 무언가 특별하게 눈에 띄는 것은 없었다.  많은 말린 음식들과 보무(밀가루) 포대기, 프루 포대기 등엔 전혀 누군가가 만진 흔적 같은 것은 없다.  하지만 곧 그녀는 이상한 물체를 광에 맨 안쪽 구석에서 언뜻 목격한다.  끝이 좁은 기다란 자루 같긴 한데, 문제는 그것이 움직였다는 것.  아주 작은 움직임이었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녀는 그 것을 놓치지 않았다.  

  ‘...  쥐?’

  쥐가 자루 속에 기어들어 가서 나오려고 꿈틀대는 것일지도.  하지만 문제는 저런 긴 자루가 광에 있었다는 기억이 피넬에겐 없다는 것.  하긴, 그녀의 기억력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니 그녀가 처음 생각한데로 쥐일 수 도 있다.  마나 등을 비춰 확인하는 수밖에는...
  이런 생각으로 피넬이 등을 올려 그곳을 비추자마자 그 것은 번개같이 움직였다.

--------------------------------------------------------------------------

에이~  역시 삽화는 직접 그려야 되는건데, 사이귤군님과는 달리 그림이 영 아니니 =ㅅ=;;  그래서 이제부턴 삽화 안넣을레요~(누가 뭐래냐 =ㅅ=;;;)

아직까진 원레 썼던 것 붙히고 있는 상태 =ㅅ=  이 페이스론 아마 15편 정도부터 새롭게 쓰기 시작해야 될듯 =ㅅ=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6 project[X] - prologue. 레이가르크 2005.06.21 61
135 Pessinist [1] 로제스 2005.06.21 53
134 사막의 숲 - 에피소드 1 [7] 틸로메 2005.06.21 78
133 Pessinist [2] 로제스 2005.06.21 48
132 [바하카프] [4] 영원전설 2005.06.20 86
131 사막의 숲 - 에피소드 1 [4] 틸로메 2005.06.20 75
130 사막의 숲 - 에피소드 1 [7] 틸로메 2005.06.20 86
129 Pessinist [1] 로제스 2005.06.20 47
128 Second World The Rine 미크미 2005.06.20 67
127 [바하카프] [2] file 영원전설 2005.06.19 81
126 Pessinist [1] 로제스 2005.06.19 33
125 언밸런스 판타지 [30] [3] 천무 2005.06.19 158
124 에이전트 드래곤 [2] 책벌레공상가 2005.06.19 317
123 Pessinist [3] 로제스 2005.06.19 54
122 [바하카프] [3] 영원전설 2005.06.19 88
121 Pessinist [2] 로제스 2005.06.18 97
120 Second World The Rine 미크미 2005.06.18 49
» [바하카프] 영원전설 2005.06.17 75
118 신들의 그림자-프롤로그 레한 2005.06.17 48
117 Second World The Rine 미크미 2005.06.17 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