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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무한정다각면체환상곡

2005.06.29 13:43

misfect 조회 수:85

extra_vars1 어둠의 아라크네, 빛의 거미줄 
extra_vars2 전주[Prelude] (4) 
extra_vars3 14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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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묘를 할 동안 별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굳이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고, 여기에 반드시 적어야 할 특이사항 난이 있다고 한다면, 이를테면 생각보다 길이 험했다거나 땅거미가 유난히 많았다거나 하는, 밥상머리 앞에서 부담 없는 이야기 소재가 될 사소한 것들로 채워지겠지.

“두세 마리 정도는 꼭 나오던걸. 귀찮을 정도로 말이야.”

그리고 그러한 것들은 늦은 저녁을 먹는 내 입을 통해서 실제로 밥상머리 앞에서 구연되고 있었다. 관객은 이선과 현아 두 사람. 하지만 어떤 반응을 보여준 관객은 현아 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반응은, 결코 적절하다고만은 볼 수 없는 것이었고.

“거미로군요…….멋지네요.”
“뭐라고?”

혹시나 잘못 들은 것이 아닐까 해서 - 아니, 잘못 들은 것이기를 바라며 - 나는 현아 쪽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진심인 모양이었다.

“거미처럼 뛰어난 사냥꾼이 있을까요. 어떤 맹수라도 사냥감 앞에서 자기 살기를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거미줄에는 그런 살기가 전혀 없잖아요.”
“거미를, 그걸 좋아해?”

나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내 입에서는 그런 질문이 흘러나왔다. 꺼림칙한 기분 탓인지 질문을 하는 목소리는 스스로에게도 듣기 싫을 정도로 이상하게 변해 있었다. 하지만 현아는 그런 내 기분을 아는 건지 아니면 정말로 모르는 건지 글쎄요, 하는 애매한 답을 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 때문에 내 기분은 더욱 이상하게 되어 버렸다. 늦은 저녁 대신으로 끓인 라면을 한 젓가락 집어 입에 넣으면서도 마음속에서는 끊이지 않고 갈등이 일어났다. 단순히 수많은 좋은 점 중에서 한 가지 특이한 취미로 이해를 해야 할지, 아니면 현아라는 아이가 접근하기 어려울 정도로 특이한 아이라고 생각해야 할지. 결국엔, 그냥 넘어가는 것을 선택해 버렸다. 개를 좋아한다고 사람이 뭘 물어뜯는 것도 아니고, 맹수를 좋아하는 사람보다 더 온순하다고 하기도 어렵지 않겠는가. 가령.

“이선은 좋아하는 동물 같은 거 없어.”
“고양이.”

……물론, 예외도 있는 법이다. 때로는 선호하는 동물이 그 사람의 성격을 가장 잘 말해주는 것 중 하나이기도 하겠지. 정말로.


방으로 와 시간을 보니 식사를 한 지도 벌써 한 시간 하고도 반이 흘러 있었다. 아직 씻지도 못한 상태에서 시간이 이렇게까지 지난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휴우…….”

한숨을 쉬면서 품에 안고 있던 커다란 바게트를 침대에 내려놓았다. 역시 라면 한 냄비 가지고는 양이 좀 덜 찬다.
빵을 썰 칼을 찾다가 문득 코팅된 종이 한 장이 선반 위에 올려져 있는 것을 보았다. 첫날 저녁에 스윽 훑어보고는 이선과 현아 두 사람 역시 어리고 또 여자다, 라는 사실을 실감하며 코웃음 쳤던 종이였지만 방금 전 그런 일을 당하고 나서부터는 그렇게 마냥 여유 있게 생각하고 있을 수만은 없게 되었다. 이를테면 이런 이야기다. 관심이 너무나 지나치면 오히려 혐오하게 된 달까. 아니, 원인과 결과가 반대인가?

“이 따위 규칙, 알 게 뭐냐고.”

코팅된 종이 위에는, 약간 분 섞인 혼잣말에서 언급했듯이 이곳의 규칙 같은 것이 적혀 있었다. 모두 세 가지 항목으로 이루어진 규칙은, 좋게 말하면 단순하지만, 안 좋게 말하면 유치하기만 하다.
남자 분들은 2층 위로 올라가지 마시오, 라는 첫 번째 규칙에는 이의가 없다. 어차피 이 집의 구조상 1층에 있는 사람들은 굳이 2층에 올라가지 않고도 1층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부엌이 1층에 있고, 화장실도 당연히 있으며, 이곳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지하 식품저장소나 다목적실도 밖으로 나가서 들어가게 되어 있으니까.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게다가 건물 밖에 있다. 실수로라도 올라갈 일은 별로 없다. 결국엔 뭐, 2층을 사용하는 여학생들을 배려해야 한다는 말인 동시에, 3층에 살고 있는 주인은 여자 둘 뿐이니까 불안하다는 말이다.
식사 외 식품은 개별 한도를 지켜 주시길 바랍니다, 라는 세 번째 규칙 역시 당연한 이야기다. 가까운 곳에 식료품 가게가 없어서 과자 한 봉지를 사려고 해도 꽤 떨어져 있는 마을까지 내려가야 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부담이 되기 때문인지 이곳 지하에는 간단한 간식거리를 보관해 놓은 창고가 있었다. 하루에 개개인에게 배당되는 양 내에서는 얼마든지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 장점. 중고생 둘이서 어떻게 그런 생각까지 했는지는 모르지만, 창고 안에는 놀랍게도 술도 있다. 포도주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브랜드를 가진 것은 아니지만 꽤 맛이 괜찮았다. 만일 개별 한도가 없었더라면 이곳은 단 며칠 만에 거덜 나고 말았겠지. 이곳에 대한 두 여주인의 관리는 특별해서, 마른 고기 한 장이 없어져도 금세 알아차리고 어떤 사람이 문제인지까지도 쉽게 알아내 버린다. 감시카메라라도 있는 걸까 하지만 확인하지는 못했다. 그런 것이 설치되어 있다고 의심되는 곳은 단 한군데, 지하 저장소 입구 반대편 벽을 가리고 있는 기이한 문양의 숄 뒤편 정도이지만 안타깝게도 손을 댈 수가 없었다. 이미 그것에는 손을 대지 말라고 엄포를 받았으니까. 그런 엄포를 받았음에도 끌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숄 자체도, 그런 문양이 새겨진 것은 이제껏 한 번도 본적 없으니까. 제지를 받을수록 호기심은 점점 그 폭까지도 넓어지는 듯하다.
가장 이해되지 않는 항목이 두 번째 규칙, 즉 사람을 만날 때 개방되고 공개적인 장소에서 만나야 합니다, 라는 것이다. 도대체 뭘 생각하고 이런 규칙을 만든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어처구니없는 것은, 방금 이 규칙을 적용받아 쫓아내겠다는 식의 협박까지 당했다는 것이다. 협박의 성격은, 표면적 이유와 실제 이유로 의심되는 이유 두 가지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미국식의 세련된 협박.

“저기, 어제 여기 오신 분 아니세요?”

식사를 마치고 소화를 겸해 집 마당을 산책하던 내게 누군가가 말을 걸어온 것으로 이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고개를 돌려 본 나는 곧 이제껏 한 번도 보지 못한 여자 한 명이 이쪽을 바라보고 있음을 알아차리고는 약간 당황스러워했다. 하는 말로 보아서는 이곳 하숙생인 모양인데.

“네, 그렇습니다만. 하숙생입니까?”

여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다지 예쁘다거나 아름답다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부드럽고 차분한 타입의 여자였다. 이 시간에 나와 있는 이유는 아무래도 이쪽과 같은 이유 같아서, 동행을 하게 되었다. 여자 쪽에서는 방금 전까지 말상대라도 있었으면 하던 차였다고 했다.

“그런데 이렇게 사람을 만나게 됐지 뭐에요.”

말 자체는 유쾌한 분위기의 것이었지만, 이 여자가 말하면 단순히 순수한 기쁨 정도로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감성에 와 닿을 정도의 호소력은 없지만 차분한 목소리 탓일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한참을 걸었을 때었다. 우연히 몸을 돌리게 되어 두 사람의 시선이 건물의 정면을 바라보게 되었을 때, 갑자기 곁에서 걷고 있던 여자의 몸이 파르르 떨렸다.

“괜찮으십니까?”

여자의 얼굴에 핏기가 사라지는 것을 본 나는 걱정스럽게 여자의 안부를 묻는 한 편, 눈은 건물 쪽을 향했다. 도대체 무얼 보고 이 여자가 이리도 놀라나 싶어서.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금세 여자는 다시 편안한 표정을 지었다.

“예, 갑자기 추워져서…….”
“춥다고요?”

저녁 날씨가 좀 서늘하기는 하지만 춥기는커녕 쌀쌀하다고 느껴지지도 않는 날씨인 탓에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내가 여자의 말이 단순히 날씨가 추운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저 건물에서 기분 나쁠 정도의 한기를 느꼈다는 것을 의미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저 집을 보면 기분이 이상하지 않아요? 이런 허허벌판에 저런 집이라니.”
“그건 그렇군요.”

매번 보면서 느끼는 사실을 이 여자도 느끼고 있다는 사실에 나는 조금 기분이 좋아졌다. 사실 당연한 일인데 말이다. 내가 동의를 표시하자 여자는 문득 걸음을 멈추었고, 건물을 유심히 바라보던 나 역시 걸음을 멈추고 여자를 바라보았다.

“무서워요…….이제까지는 그럭저럭 버텨왔지만, 더 이상 이대로 있다가는 정신이 나가버릴 거라고요.”
“무슨 일이라도 있으신 겁니까?”

내 질문에도 여자는 별로 신경 쓰는 기색 없이 자기 이야기를 계속했다. 기분이 약간 상하기는 했지만, 여자의 얼굴이 너무나 심각해 보였으므로, 그것에 대해서 차마 따지고 들 수 없었다.

“이 집, 한번쯤 보셨을 거예요. 2층으로 올라가기 위한 계단이 건물 외부로 나와 있는 것을.”

앞서 언급했듯이, 이 집의 구조는 특이해서,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일단 건물 밖으로 나와서 건물 측면에 있는 계단을 타고 올라가야 했다. 특별히 오를 일은 없었지만, 지하저장소의 입구가 그 계단의 뒤편에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알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3층으로 가는 계단은…….그건, 2층 홀에 있어요. 나선 모양의 계단을 한 바퀴 정도 오르고 나서 천장에 달린 문을 ‘밀어 올려야’ 하죠. 무슨 이야긴 줄 알겠어요? 꼭 다락방처럼, 문이 천장에 붙어있다고요!”

뭐, 여자가 말하는 이야기가 대충 무슨 이야기인줄은 알겠다. 천장과 일체로 되어 있는 문이라는 말이겠지. 문틀 자체가 천장에 달려 있기 때문에, 안에서 밖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문을 들어 올리듯 젖혀야 할 것이고, 들어가기 위해선 밀어 올리듯 젖혀야 할 것이다. 사람이 사는 곳에는 일반적으로 잘 하지 않는 구조다.

“머리 위에 문이 달려있다는 기분이 그리 썩 좋지 않다구요. 왠지 꺼림칙하고. 2층 홀에는 사람들이 잘 나오지 않아요. 그리고,”

정말 겁에 질렸는지, 여자는 자꾸만 횡설수설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그 말을 마저 끝내기도 전에, 어디서부터인지 쏘아진 빛이 이쪽을 비추었다.  

“지금 뭐하시는 거죠?”

이선의 목소리였다. 랜턴 하나를 들고 이쪽을 비추는 이선의 얼굴에 약간 화가 난 표정이 실려 있었다. 이선을 보자마자 여자는 얼어붙은 것처럼 완전히 뻣뻣해졌고, 그 바람에 이야기는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낮이라면 괜찮겠지만, 이 늦은 시간에 이런 곳에 나와 있으면 규칙에 어긋날 텐데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저녁에 이런 곳에…….아무튼 지금은 자기 방으로 돌아가 주시죠.”

여자를 의식한 탓인지 이선은 내 앞에서는 좀처럼 쓰지 않는 존대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선의 존댓말은 존경을 담은 것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아랫사람을 대하는 윗사람의 말투에 가까워 있었다. 그 때문인지, 여자도 마치 정말로 책망 받고 있는 아랫사람처럼 이선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움찔거렸고, 이선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으로 향했다.

“쫓겨나고 싶지 않으면 문제 일으키지 말고 가만히 계시지.”

평소와는 다르게 날이 선 목소리로, 이선은 내게도 따로 경고를 하였다. 무슨 문제? 슬며시 화가 치민 나도 자연스레 목소리를 내게 되었다.

“왜 그런 이상한 방을 만든 거지? 사람들이 불안해하잖아. 도대체 어떻기에 사람이 저렇게까지 겁을 먹을 수가 있어?”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네 알바 아니면 입 다물어. 알아서도 안 될 일이었지만, 원래.”

순간 내 머릿속에는 온갖 영상들이 틈을 비집고 마구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거 뭐야, 완전히 협박 아니야. 비밀스럽고 변명에 회피까지. 미국식이자 할리우드 영화식의 상투적인 대사. 호기심이 동한 표정을 감춘 채로, 나는 일단 이선에게 한마디 쏘아주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결심했다.

“알았네요. 앞으로는 조심합죠. 다락방 고양이 씨.”

그 말에 잠시 나를 노려보던 이선은, 별안간 예상치도 못한 대응을 하였다.

“자기가 뭔지도 모르는 이무기보다야 낫지.”

그리고는 몸을 홱 돌려 멍하니 서 있는 나를 등지고 다른 곳으로 걸어가 버렸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나도 충격에서 벗어나 내 방으로 향했다. 약간의 간식거리를 가지고 가기로 결심한 것은 솔직히 내 방문 바로 앞에서였다.


“하지만 이상하잖아 역시.”

바게트 한 조각을 씹으며 나는 중얼거렸다. 방금 전, 이선의 말은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되어 있었다.

‘자기가 뭔지 모르는 이무기보다야 낫지.’
“설마 그 말은, 내가 용띠라는 걸 알고 하는 말인가?”

을씨년스런 기분이 들었지만, 나는 곧 그 생각을 접으며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그럴 리 없지. 분명 난 내가 무슨 띠인지 그들에게 가르쳐 준 적이 없으니까. 하지만…….
왜일까, 순간 내 머릿속에서 과거의 아련한 추억이 떠오르는 것은. 그래, 그건 정말로 우연스런 일이다.


‘용띠? 네가 정말 용띠란 말이야?’

소녀가 놀란 듯이, 혹은 감격한 듯이 묻자 소년은 어안이 벙벙했다.

‘어, 어…….’
‘흐음, 그래. 한 씨 집안의 용인가. 그렇구나. 후훗. 용이라고.’

소녀는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눈까지 가늘게 뜬 채로 소년을 찬찬히 살피며.
갑자기 소녀는 소년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잘해봐, 소년. 이 시대에 온 것을 환영한다. 설령 진짜 용이라도 평범하게 살 수 있는 시대 말이야.’

별안간 남자같이 변한 소녀의 말투에 당황한 소년은 그를 놀랜 눈으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소녀는 잠깐도 그곳에 머물지 않고 아이들에게로 가 그들과 어울리기 시작했다. 그래, ‘그렇다면 너희는 이유도 모르는 것을 하고 있다는 거네. 생각해 본 적도 없이.’ 그런 말을 던지며. 소녀와 이야기를 나누던 우리 모두는, 소녀의 그 한마디로 인해 마음에 비수를 꽂았다. 수십 년이 지난 오늘에 와서까지도 온전히 남은 비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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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는 조금 길려나요. 뭐, 그럭저럭 괜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연재간격을 맞추기 위해서 새벽에 깨어서 쓰고 있는데요. 뭐 나름대로 좋네요.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났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아마 곧 전주가 끝날 모양입니다. 되도록 제가 할 수 있는 최상의 질을 낼 수 있도록 해 보죠. 그러면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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