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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Fate [Prologue]

2005.06.29 05:46

SoranoChki 조회 수:28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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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이잉-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목검은 나의 뺨을 아슬아슬하게 스쳐지간다. 물론 내가 급히
목을 꺾지 않았더라면 저것은 분명 내 얼굴 한가운데에 꽂혔겠지. 절대로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측 옆구리가 비었다!"

퍼어억-
허억...!

수,  순간적으로 숨이 멈추어 버렸다. 하지만 그대로 있다가는 연타를 맞아 버린다.
급히 몸을 움츠리면서 목검을 우측에 세워 쥐며 방어하면서 뒤로 급히 물러선다.

"어림없는...!"

우와악- 조금은, 조금은 살살 해 줘도 괜찮잖아요, 레인씨!
내  스텝을 그대로 똑같이 밟으며 따라붙는 레인씨를 결국 떨치지 못하고 황급히 방
어하느라  바쁘기 짝이 없다. 아슬아슬하게, 겨우겨우 목검으로 레인씨의 공격을 막
아내지만 공격따위는 꿈도 꿀 수 없다.

타악- 파악- 타악-
둔탁한 소리와 함께 급급히 막아내는 순간, 레인씨의 눈동자에 스쳐지나가는 살기를
보았다. 이, 이건 훈련을 끝낼때마다 마지막을 장식하기 전의 그것이다.

휘이이이잉-
모, 목검의 위력이라 믿을 수 없을만큼 강렬히 떨리는 공기의 풍압이 얼굴을 강하게
때리는것과  동시에  한 줄기의 빛처럼 목검의 끝은 나를 향해 일직선으로 뻗어오고
있었다! 이걸 어떻게 막으란...

퍼어어어억-
...!

우당탕-

"으... 으윽..."

쿠, 쿨럭, 쿨럭!
멋...  대로 바닥에 내팽개쳐져버린 몸을 겨우 추스렸지만 일어날 수 조차 없다. 콱
막혀버린  호흡에 괴로운 기침을 뱉어내면서, 겨우 힘겹게 고개를 들어 레인씨를 향
해  시선을 두었다. 레인씨는 흠, 하고 가볍게 여유있는 한숨을 쉬더니 등을 돌리며
역시나 차가운 목소리로 말한다.

"오늘은 여기까지."
"가... 감사합니다..."

쿨럭!
겨우 말을 했더니 또 다시 기침이 터져나와 버렸다. 계속해서 기침을 하다보니 조금
씩 피가 베어 나온다. 아무래도 이번엔 꽤나 심하게 다쳐버린 모양이다. 온 몸의 근
육은 호흡곤란으로 인해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다. 크윽... 겨우 힘겹게 몸을 뒤집어
바닥에 그대로 대(大)자로 누워 하늘을 바라본다.

하아... 하아...
조금씩 호흡이 안정되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하늘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끝없이
높은  하늘에, 간간히 흘러가는 조각 구름은 왠지 낯익어 보였다. 그리고, 그제서야
그 하늘이, 바로 내가 데스타인 마을에서 마지막으로 쓰러질 때 보았던 그것임을 알아
차렸다.

...으읏.
가볍게  머리를  흔들어 그 생각을 떨쳐내려 했다. 어차피, 데스타인의 생활은 나에게
있어  지옥의  연속이였다. 지금은... 지금은 한 없이 편안하고 따뜻하니까. 그걸로
괜찮아. 더구나 세리스 아가씨가 계시니까...

"괜찮아?"

흠짓.
갑자기  시야에 나타나버린, 하늘을 가리며 얼굴을 내미신 세리스 아가씨 때문에 깜
짝 놀라버렸다. 황급히 몸을 일으켜 자리에 앉아 아가씨를 올려보며 조금 당황한 채
로 입을 열었다.

"아, 네, 괜찮아요."

...라고는 말했지만, 급히 일어나다가 가슴쪽에 통증이 또 오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얼굴을 가볍게 찡그리고 말았다. 세리스 아가씨는 걱정스런 얼굴로 바라보다가 부드
러운 목소리로 입을 연다.

"레인에게 조금은 부드럽게 가르치라고 말 해 줄까?"
"아뇨, 괜찮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배워야 빨리 늘으니까요."
"그래... 그런데, 엔티가 검술을 배운지 벌써 2개월 째인데. 많이 늘었어?"
"글쎄요..."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별다른 대꾸를 하지 못했다.
솔직히, 나는 검술에 재능이 있는것은 아니다. 그러나 세리스 아가씨를 지키기 위해
서는 그에 걸맞는 실력이 필요하기에 필사적으로 배우는 것 뿐이다.

"괜찮아, 서두르지 않아도. 그럼, 들어가자."
"네, 세리스 아가씨."

세리스  아가씨가 가벼운 미소를 머금으시며 몸을 빙글 돌리시자 팔랑, 하고 가볍게
치마의  끝이 하늘거린다. 나도 조금 힘들게 몸을 일으켜서, 목검을 챙겨 허리에 고
정시키고는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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