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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싸이케데스(Psykedeath) 6장_2

2005.06.28 14:56

싸이케데스 조회 수:68

extra_vars1 -6장 천생연우(天生緣友) SoulmateFri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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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가 돌아오고, 레어 앞으로 잘 이동했다는 걸 확인한 다음에 주위를 둘러보자 옷에서 먼지를 털고 있는 케이론이 보였다. 케이론도 나를 발견하고는 안도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아, 왔군. 무사해서 다행이다. 일단 들어가자.]

그리고는 아직도 옆에서 경계하는 듯이 케이론과 나를 번갈아 쳐다보고 있는 아이에게 덧붙였다.

[걱정하지 마라, 너도 신께 들었을 텐데.. 우리가 바로 그 사람들이다.]

그 아이는 이제야 이해가 간다는 얼굴로 경계를 풀었다. 케이론은 레어 안으로 들어갔고, 그를 따라가며 아이의 얼굴을 얼핏 관찰할 수 있었다.
그는 나와 비슷한 나이를 가진 것 같았는데, 우선 동양인이었다. 우리 세계에서 왔다는 사실에 백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는데...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그는 우리세계에서부터 끼고 있었던 듯한 안경을 하나 끼고 있었고 턱은 갸름하다 못해 약간 뾰족하기까지 했다...

왠지 노려보는 듯하면서도 낙천적인 눈빛... 자꾸 어디선가 본 것 같았다. 그의 안경도.. 어딘가 모르게 익숙했다. 혹시, 어디선가 만났었나? 그럴 리가.. 우리세계에서 내가 아는 사람 중에 한사람이라는 게 말이나 돼...? 그게 얼마의 확률인데...

“......”

“......”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뭐라고 해보려했지만 괜히 먼저 말을 거는 성격은 아니었기 때문에 이내 입을 닫았다.
그 아이도 나를 의미심장한 눈길로 흘깃 흘깃 쳐다보는 걸 느끼며 케이론이 레어의 거실 같은 곳에서 도착할 때까지 그렇게 어색하게 걸어갔다.

[음, 앉아봐라. 너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겠지만.. 지금의 계획을 정확히 알 필요는 있을 것 같으니까... 자세한 것 까지는 들어보지 못했겠지?]

그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린 케이론 앞의 소파에 약간 거리를 둔 채 앉았다. 그 모습을 본 케이론은 약간 곤란한 표정으로 뭔가 생각하더니 곧 나를 소개했다.

[참, 이 녀석의 이름은 ‘훼리스(Hweriss)’.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가장 적합한 조건에서 너를 원래세계로 돌려보내기 위해 불러온 아이지. 뭐.. 너도 그게 뭘 의미하는지는 대충 알고 있을 테니... 네 이름은 뭐지?]

“‘류드(Lude)’.. 이곳에서는.. 그렇게 불립니다.”

[그렇군... 그럼 잠시만 있어라 류드. 너에게도 설명을 하려면 그 책을 보여줘야 할 것 같군..]

말을 마친 케이론은 일어서서 서재 쪽으로 걸어갔다. 소울 슬레셔드에 대한 기록이 있는 그 책을 가지러 가는가보다.
케이론이 떠나자 주위는 어색한 정적으로 휩싸였다.

“.......”

“.......”

둘 다 일부러 눈길을 주지 않고 정적을 유지시켰다. 그러다가 2분 쯤 지났을까...

“.....저기..”

“...아.”

젠장. 분위기만 더 이상해졌다. 내가 말을 해보려는 순간 녀석이 입을 연 것이다.. 하지만 그건 곧 잊혀졌다. 말을 걸려던 것이기 때문에 나도 그 아이도 동시에 눈길을 준 것이다. 서로 눈이 마주쳤다. 그 순간 떠오르는 한 사람!

“운..하...?”

그의 입에서도 잘은 모르겠지만 한현이라는 단어가 나오려 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는 잠깐 안도하는 표정이 되더니, 곧 약간 짓궂게 말했다.

“아......맞구나. 이 자식. 내가 1년 동안 고생할 때 혼자 퍼질러 잤으니 그냥 잠깐 자고 일어나서 만난 느낌이겠군.”

어이어이, 정신을 차리라고.. 내가 온지 얼마 되지 않아 마법을 사용할 수 있었을 리 없잖아.. 게다가.... 1년간 자고 일어나서 허기로 죽을 뻔한 게 누구 때문인데...?!

“나도 온 지 1달 됐으니 그 정도는 아니라고. 그나저나, 설마 너일 줄이야....”

“그건.... 그래..”

이 녀석은 한국에 있을 때 나의 B.F(best friend)였던 녀석이다. 이름은 '류운하'... 사실 저쪽 세계에서도 내가 긴 잠에 들기 얼마 전에 녀석이 이사를 갔었기 때문에 한동안 연락이 끊어졌었다. 설마 이렇게 다시 볼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녀석은 많이 변해 있었다. 예전과 같았다면 운하 말대로 그나마 짧은 기억을 가진 내가 금방 알아볼 수 있었을 텐데.. 내가 알아보지 못했다는 건, 얼마나 많이 변했는가를 충분히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이었다.. 눈은 항상 그랬듯이 약간 슬픈 빛을 띠고 있었지만 훨씬 날카로웠고 키도 약간 컸는데, 온몸이 단단해 보이고 작은 동작 하나하나까지 달라져 있었다. 한마디로 분위기가 변했던 것이다. 그동안 뭘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동작이 너무나 절도 있고 가벼워서 도저히 내가 아는 운하라고는 생각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아무튼 약 5분쯤 후에 케이론이 돌아왔다. 그 때는 우리가 한참 수다를 떨고 있었고, 그 광경을 본 케이론은 아주 놀란 기색이었다.

[벌써 친해진 거냐? 아니면.....]

우리의 모습을 보던 케이론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방금 친해졌다고 하기엔 우리가 너무 친하게 행동했던 것이다.

[설마... 알던 사이는 아니겠지...]

“사실, 저희세계에서 저와 가장 친했던 애인데..”

내가 대답하자 케이론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턱을 만지며 생각에 잠겼다.

[너희세계에서부터 친구였다라... 제일 친한...? 그런 우연을 만족시키기 위해선 대체... 얼마나 많은 양의 끈이 연결돼야 한다는 거지...?]

케이론은 계속 진지한 표정으로 중얼거리며 우리 앞에 와 앉았다. 그는 잠시 생각하는 듯하다가 이내 고민하는 표정을 지우며 우리를 돌아봤다.

[아니, 어쩌면 다행일지도 모르지.... 둘 다, 운명을 받아드리는 것이냐?]

우리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나는 운하를 살짝 건드리며 고개로 어서 말하라는 시늉을 했다. 한번 심호흡을 한 운하는 곧 케이론을 향해 입을 열었다.

“저....”

[....?]

“저도 마계에 함께 가겠습니다.”

[....?!]

케이론의 눈이 곤란한 빛을 띠었다.

[하지만 네가 마계에 가서 죽는다면.. 우선 일시적으로 모든 상황이 종료되어 버린다. 이세계도 원래의 세계도 아닌 곳에서 죽었으므로 너의 영혼은 이곳보단 더 강한 인연의 끈으로 맺어진 너희 세계로 돌아가게 되는데.. 그 영혼이 윤회를 통해 잠시 후 다시 태어나면 똑같은 일이 또다시 일어나게 된다. 그때는 훼리스와 같은 아이를 찾는데 얼마나 걸릴지가 미지수인데다가 네가 간난아이일 때 이동해 버릴지도 모르지.  그땐 이런 식으로 해결해 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니 완전히 끝장일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그래도... 여기서 죽는 것보단 마계에서 죽는 게 더 나은 결과이지 않나..? 어디까지나 운하가 죽을 때의 경우지만... 잠시 생각하던 내가 말했다.

“사실 그렇다면 불리한 상황만 만들어지는 건 아닐 텐데요? 당연히 이곳보다야 마계가 더 위험하긴 하지만.. 쉽게 죽어버릴 정도가 아니라면, 최소한 류드가 죽음으로서 우리 세계가 소멸하는 건 면하는 셈이니까요.”

[음, 그거야 그렇지...]

케이론은 다시 고민하는 듯이 생각에 잠기더니 갑자기 운하에게로 시선을 옮겨 물었다.

[그런데... 그렇게 말한다는 건, 자기 몸 하나정도는 지킬 수 있다는 것인가?]

운하는 잠깐 그를 바라보더니 설명했다.

“케이론님께서도 아시겠지만.. 저는 다른 사람에 비해 마나를 끌어당기는 힘이 있습니다. 방금 한..아니, 훼리스의 설명을 들어보니 끈이라고 하는 듯한데... 아무튼 저는 마나와는 질적으로 조금 다르지만, 본질은 같은 기(氣)를 어느 정도 축적시켰습니다. 물론, 그에 상응하는 기술도 익혔고요.”

운하의 설명을 듣던 케이론이 고개를 살짝 끄덕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습관처럼 턱을 만지며 중얼거리듯 말했다.

[기(氣)라... 현재 동쪽에 관심이 있어서 살러 간 내 친구, 블랙 드레곤족 수장인 ‘브라하이어스(Brahaiass)’에게 들어본 적은 있다. 가장 최근에 들은 바에 의하면, 무공(武功)이라는 일종의 전투기술에 필요한 것이라더군. 마치 마나를 담아 공격하는 라운파이터(Roun fighter)와도 같이 말이야.]

운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떨어졌던 곳은 이 대륙의 가장 동쪽에 있는 섬. 하나의 긴 적교로 지상과 연결되어 있는 곳이죠. ‘켄비라 절벽(Canbira Cliff)’에 대해서는 들어보셨을 거라 짐작되는데...”
[아, ‘켄비라 적교(Canbira Bridge)’로 이어진 절벽 말인가. 그 뒤에 위치한 섬이라면... 확실히 이 대륙에서 가장 동쪽에 위치해 있긴 하겠군.]

둘의 이야기는 이미 나의 지식에서 벗어나고 있었지만 대강 이해하면서 들었다. 지금은 운하가 나와 함께 올 수 있게 되는 게 중요한 거니까.

“그리고, 저 또한 무공을 배우긴 했습니다만, 단지 라운파이터와 같은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소드마스터(Sword Master)와 같은 기술을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지요. 아까도 말했듯이 질적으로만 다들 뿐, 검기라는 의미는 같으니까요.”

[...음.. 애초부터 소드마스터의 경지로부터 시작한다니. 특이한 무술이로군. 아무튼, 너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지..?]

“훼리스의 설명을 들으며 생각해본 바로는, 저의 기(氣)가 62갑자 가량이니... 마나의 경우로 치자면 3,4써클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되겠군요.”

[.....!! 그 정도인가... 그렇담 역시...]

“마나와의 끈.... 훼리스에게 뒤처지지 않을 만큼은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겠죠.”

케이론은 아까보다는 믿음이 가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책을 집어 들었다.

[오히려 내가, 같이 가라고 부탁해야 할 것 같군. 잘 부탁한다.]

“예.”
운하는 씩 웃었다. 물론, 나도 감춤 없이 웃고 있었다. 그때 케이론이 책을 뒤지고 있는 것을 본 내가 그를 저지했다.

“책은.. 보지 않아도 될 겁니다. 제가 다 얘기해 줬거든요.”

[아, 그러냐. 그래도 다행이군. 시간도 부족한 편이니.. 고대의 책보다는 네가 설명해주는 편이 훨씬 이해하기 좋겠지.]

케이론은 전에 나에게 책을 던져주었던 것처럼 손에서 살짝 놓아 떨어뜨렸고, 실프의 보이지 않는 바람이 그것을 감싸들었다. 책이 서재로 유유히 날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운하가 나에게 중얼거렸다.

“저것도 마법이야...?”

“..아, 뭐.. 마법으로도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저건 정령이야. 방금의 경우는 바람의 하급 정령이지.”

운하도 정령에 대해 들어는 봤는지 그렇구나 하는 표정을 짓다가 다시 물었다.

“그럼.. 한현 너도 정령을 사용할 수 있는 거야?”

“계약을 맺는다면 가능하지만, 하지는 않았어.”

“아, 그래.”

운하는 이유도 묻지 않고 그냥 씩 웃었다. 녀석은 왠만해선 남의 말에 대해 파고들거나 따지지를 않는다. 운하의 눈빛 한구석에서도 얼핏 찾아볼 수 있는 녀석의 과거는, 절대로 남이 묻지 않았으면 하는 그런 것이니까.. 자신이 받기 싫어하는 것을, 너무 깊이 파고드는 질문을, 남에게 하는 것만으로도 싫은 거겠지.

[그럼 먼저 나가 있어라. 다시 미켈 신전으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으니까.. 나도 금방 나가마.]

“예.”

우리는 동시에 대답했다. 레어 밖으로 나가면 기분이 조금 들떴다. 그리고 든든하기도 했다. 예전부터 우린, 함께 싸웠으니까. 녀석도 그럴 것이고, 나도 운하를 그 누구보다 믿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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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넣으려고 하다가..;ㅁ;
제가 파판음악 광이라서,;; 컨버트한 뒤 올리려고 했더니 한참 기다리고 하는 말이..
2메가 이상은 못올린다는 OTL;; 딱 3메가인데..[<어이; midi 맞아?]
이 담번엔 제대로 해바야지..-_ㅜ;............. 지금은 자고..[<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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