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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Fate [Prologue]

2005.06.28 02:07

SoranoChki 조회 수:30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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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몇 일이 지나고, 나는 겨우 상체를 일으킬 수 있게 되었다. 즉, 아직 다
리는  부러진채여서 생활 할 수 있는곳은 침대와, 가끔 가야만 하는 화장실 정도 뿐
이였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내게는 충분히 과분한 것이기에, 데스타인과의 생활때와
는 비교도 할 수 없었다는건 말 할 필요도 없었다.

잠시 상체를 일으킨채로 창 밖을 바라본다.
이곳은 라이베리아 중에서도 중심부에 속하는 곳. 즉, 여간한 귀족이 아니면 자리잡을
수 없는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곳 - 내가 있는곳은 2층이다 - 에서 창
밖으로 바쁜 바깥 세상을 평화롭게 볼 수 있다는것이 즐거웠다.

하지만.
이곳에 대해서는 아직 잘 알지 못한다. 그리고, 어째서 내가 이곳에 왔는지도.

달칵.
가볍게 문이 열리는 소리에, 나는 고개를 돌렸다.

"아..."
"호오-"

누구일까, 저 소녀.
들어오신  분이라 생각했던, 내가 아는 세리스님이 아니다. 무언가 닮았지만, 좀 더
어리고, 장난기가 가득한 얼굴이다. 나는 그녀를 보고 놀라 가볍게 말을 흐렸고, 소
녀는 나를 보면서 조금 놀랐는지 오- 하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와앗-, 꽤 잘 생겼잖아."

타박, 타박.
슬리퍼를  조금 장난스럽게 끌면서 나에게 다가오는 그녀. 나는 조금 멍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세리스님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에,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생김새는 닮
았지만, 세리스님이 아름답다 쪽이라면 이 소녀는 귀엽다 쪽에 가깝다.

"헷, 나이는 나보다 조금 있어 보이는걸."

찌익.
머, 멋대로 뺨을 당기지 말아...

"으음? 아직도 말 못하는거야?"

아직도, 라고 말하는것을 보니 내가 말을 하지 못했다는것을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딱히 아직 할 말이 있는것도 아니기에, 나는 그저 왼손을 들어 내 뺨을 당기
고 있는 그녀의 손을 가리켰다. 물론 그 의미는, 치워달라는 거다.

"헤에- 좋아하는거야?"

찌이익-
아, 아팟.
그런 의미가 아니잖아...

이건, 분명히 이 소녀가 내 뜻을 모른채 하고 장난을 치는거다.
하, 하지만 이건 꽤나 아프다.

"앗, 페이!"

손에  갈아 입을 옷등을 가져오신 세리스 아가씨가 놀란 목소리로 나와 소녀를 바라
보며  말했다. 그리고는 옷을 허겁지겁 책상위에 내려놓고 페이라고 불린 소녀의 손
을 내 뺨에서 치운다.

"무슨 짓이야, 예의없게."
"흐음- 뭐, 역시 언니가 데리고 올 만큼 생긴건 괜찮네?"
"무슨 소리를 하는거니."

세리스님은  소녀에게 핀잔을 주며 가져온 옷을 다시 품에 안아 내 곁에 둔다. 나는
움직이기가 힘들기 때문에 옷을 갈아입기 쉽게 옆에 옷을 두는 것이다. 부끄러운 이
야기이긴 하지만, 상의를 갈아입는건 이제 몸을  움직일 수 있어 괜찮지만 나무판으
로  움직이지 않게 고정한 다리 때문에 하의는 갈아입을 수가 없어 항상 세리스님의
도움을 받는다.

"헤에, 그래서 결국 이 아이로 정한거야?"
"...응, 아마도."

소녀의 물음에, 세리스님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곤란한 미소를 떠올렸다. 하지만,
나로  정하다니, 알 수 없는  이야기다. 무언가 묻고 싶었지만, 페이라는 소녀 때문
에  별로  입을 열고 싶지 않았다. 혹시라도, 입을 열면 무언가를 끝도 없이 물어볼
것만 같은 불안감 때문에.

"그렇다면 어쩔 수 없네. 뭐- 아무튼 구경 한 번 와본거니까. 그럼 난 가볼께."
"조심하렴. 그렇게 걷다가는 넘어지기 쉬워."
"언니는 아직도 나를 꼬마로 본다니까."

부우-  하고  한 쪽 뺨을 부풀리고는 조금 요란스럽게 슬리퍼를 끌면서 방을 나서는
그녀. 왠지 모를 안도감에, 나도 모르게 가슴을 쓸어내리며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어디 아파?"
"아, 아뇨..."

나의 방금 행동에 조금 놀란 얼굴로 묻는 세리스님.
황급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지만, 세리스님은 여전히 나를 걱정스럽게 바라본다.

"혹시, 화장실 가고 싶은거니? 그럼..."
"아, 아뇨. 잠깐만요-"

나는  황급히  손을 휘저으며 몸을 뺐다... 라고는 하지만 어차피 다리는 움직일 수
없으니  상체를 뒤쪽으로  뺀  것에 불과했다. 사실 상체조차 움직일 수 없을 때 그
녀는  나를 부축한 채로 화장실까지 함께 갔다. 물론 그것은 이 방안에 있기 때문에
누군가 보았을 턱은 없지만, 그것보다도 부끄러운건 내 자신이였다.

물론 지금이야 상체는 움직일 수 있기 되었기 때문에, 그녀의 도움없이 어떻게든 목
발을  짚고  움직여 화장실을 가고는 하지만, 그게 몹시 힘든 일이고 그녀도 그것을
알기에 자꾸 도와주려 하고 있었다.

"저어..."

살짝  얼굴을 붉히며, 입을 열었다. 나의 반응에 세리스님은 조금 의아한 빛을 얼굴
에 떠올린채로 나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저로 정하셨다는게,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만..."

자신없는 목소리로, 말 끝까지 흐려버렸다.
하지만 그게 내 솔직한 심정이였고, 그 이상 말 할 자신도 없었다.

"아, 그건."

그녀는  가볍게 미소를 입가에 머금은채로 대꾸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 대답을 하지
않고, 쉬었다가 조금 어렵사리 다시 말을 잇는다.

"알다시피, 이 곳은 평범한 집은 아니야. 강조하고 싶은건 아니지만, 우리는 조금은
부유한  편이야. 그리고... 우리 가족은 다들 개인적인 비서, 와 비슷한 시종... 을
가지고 있어."

그녀의 곤란한 표정은 말에서도 베어나오고 있었다. 비서, 라는 말과 시종에서 말을
길게  빼는것은 분명히 그녀의 심정을 나타내고 있었다. 대충 그녀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는  이미 이해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나를 불쾌하게 하고 싶지 않아 비
서라는 말을 사용한거고, "시종" 이라는 단어를 말하기에 곤란해 했던 것이였다.

"그래서, 나도 이제 비서를 가지게 되는데, 그걸 너로 하고 싶어."

살짝, 부끄러운 미소를 입가에 떠올리며 그녀는 말했다. 그리고 그녀는 결국 시종이
라는  말을 더 쓰지 않고 비서라는 말을 대신 쓰고 있었다. 모두 나를 위해서였겠지
만 말이다.

"그렇군요..."

나는 말꼬리를 흐리고는 고개를 살짝 떨구었다. 그런 조금 시무룩한 나를 보면서 세
리스님은  무언가 말하려는듯 가슴에 두 손을 모은채로 입을 벌렸다가 곧 조금 슬픈
표정으로 입을 다물어 버렸다.

"괜찮아요."

나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며 살짝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나의 대꾸에, 세리
스님은, 활짝 웃으면서 입가에 손을 댄 채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그렇게 활짝
웃는 그녀의 모습은, 몇 일 지내진 않았지만, 처음이였다.

"세리스 아가씨, 라고 불러야 겠죠?"

나의 물음에 세리스님, 아니 아가씨는, 가볍게 웃으면서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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