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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존재하지 않는 신의 비망록

2009.09.21 12:54

ArQu 조회 수:440 추천:1

extra_vars1 신으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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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로니시티를 벗어나면서 카츠가 내게 말을 건네왔다.


 


"이번 작전은 어떤 내용이죠?"


 


"접경지역에 있는 '조그만동네'에 무슨 일이 일어날거라는 신탁이 떨어졌나 보더군."


 


"그 일에 대한 정찰 및 사전차단이 임무인가 보군요."


 


"그렇지."


 


나와 카츠의 대화를 듣고 있던 리하르트가 볼멘소리로 한마디 툭 던져왔다.


 


"신탁, 신탁... 이놈의 군대는 알카트라즈를 위한건지 신의거주지를 위한건지 알수가 없구먼"


 


무신론자인 리하르트는 이러한 임무들이 맘에 들지 않은가보다. 다른 나라들과는 다르게 알카트라즈에는 리하르트같은 무신론자가 상당히 많은 편이다. 황제가 그렇게 적극적으로 믿음을 강요하지 않고있고 이상하게도 신의사자들 또한 믿음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 결과 이러한 무신론자들이 많아지게 되었으리라. 여타 다른나라들에서는 볼 수 없는 기이한 현상이다. 아직도 마녀사냥이 행해지고 있는 다른나라들에 비해서 알카트라즈는 믿음에 대해 상당히 자유로운것이다. 언제부터 그렇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알카트라즈 역시 과거에는 마녀사냥이 행해졌다는것, 그것은 수많은 과거의 문서에 밝혀져있다.


 


"어쩔수없지. 아무리 알카트라즈라고 하더라도 한가지 신을 모시는 신성국가임에는 변함이 없으니까."


 


난 대충이나마 대꾸해주고 앞에 펼쳐진 길을 따라갔다. 카츠와 리하르트, 이하 비상들도 조용히 길을 걸었다.


 


조그만동네 까지 가는길은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접경지역이다보니 보급을 위한 도로가 잘 깔려있고 도착까지 허용된 시간이 상당히 긴지라 일부러 길을 재촉하지 않아도 되었기에 편안한 여행을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되었다. 실제로 우리들은 아무런 어려움 없이 조그만동네에 도착할 수 있었고 항상 그래왔듯이 적대적인 눈빛을 보내는 제국민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우리는 조그만동네에 설치되어있는 '신의 별장' 으로 걸음을 옮겼고 그곳에 있던 신의사자에게 조촐한 환영을 받았다. 그는 자신을 '조그만동네의 신의별장을 지키는 제16사자' 라고 소개했다. 나와 비상들은 일단 휴식을 원했고 그것은 받아들여졌다.


 


"접경지역이다 보니까 역시 제16사자쯤 되는 높은 사람이 지키고 있구먼."


 


리하르트는 자신에게 배정된 자리 옆에 대낫을 아무렇게나 세워놓고 벌렁 드러누웠다. 그의 말에 다른 비상이 대꾸한다.


 


"이곳의 중요성을 생각해보면 제16사자로도 모자라지 않을까요?"


 


"모자라긴. 알카트라즈에 있는 신의사자만 족히 200명은 될텐데 그 중에서 열여섯번째라는건 대단한거지."


 


리하르트의 말대로 알카트라즈에는 200명이 넘는 신의사자가 있다. 그 중에서 열여섯번째라는건 무시못할 경력임에는 확실하다. 하지만 다른 비상의 말대로 약간 모자라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애매하기도 하다. 알카트라즈의 중요한 도시들에는 여지없이 '신의 별장'이 있고 그곳에는 모두 상위권의 신의사자들이 파견되어있다. 알카트라즈에 있는 '신의 별장'은 모두 합쳐서 12개. '신의 거주지'를 포함하면 13개의 '신이 머무를수 있는 장소'가 있는것이다. 제1사자부터 제10사자까지는 모두 '신의 거주지'에 있고 '신의 별장'에 파견되는 신의 사자는 제11사자부터 제22사자. 그 22명에 의해서 '존재하지 않는 신'은 편안히 쉬고있는것이다. 조그만동네 같은 경우에는 규모가 작은 곳이긴 하지만 접경지역인지라 '신의 별장'이 존재할 수 밖에 없었고(아무리 믿음에대해 그리 신경쓰지 않는 황제와 제1사자라 할지라도 신앙에 의한 통치력은 무시하지 못하기 때문에) 언제든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접경지역이라는 특수성은 꽤나 상위권에 있는 신의사자를 파견할수밖에 없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규모가 작다는 조건은 너무 상위권의 신의사자를 파견하기에는 큰 무리를 주었고 어쩔수 없이 애매한 등수의 사자를 파견하게 된것 같았다.


 


그들의 설전을 지켜보던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고 어디가냐고 물어보는 카츠에게 '바람쐬러' 라는 아주 보편적인 대답을 남기고 밖으로 나섰다.


 


조그만동네는 지역적 특수성으로 인해서 거의 요새화된 곳이다. 그 증거로 난 여기저기에 우뚝 솟아있는 망루를 발견할수 있었고 상당수의 병사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는걸 보게되었다. 지금 나의 복장은 장군의 그것이 아닌 일반적인 제국민의 것이었기에 엄청난 수의 병사들이 나를 향해 거수경례를 하는 모습을 보게되는 불상사는 피할 수 있었다. 난 천천히 길을 거닐었다. 이곳에도 나비의 날개짓은 평등하게 통용되는것인지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난 기분좋게 바람을 쐬며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러다가 난 흥미를 일게하는 어떤 장면을 발견하게 되었다.


 


여행자로 보이는 어떤 사람이 경비병과 실랑이를 하고 있었다. 여행자란 존재 자체가 희귀한것이었기 때문에 난 호기심을 가지고 그들을 지켜보앗다. 여행자는 두터운 망토로 온 몸을 감싸고 있었고(잘못보면 담요를 뒤집어 쓰고 있는것처럼 보였다.) 오랜기간 여행을 해 온듯 여기저기 먼지가 내려앉아 있었다.


 


"그러니까, 왜 들어갈 수 없냐구요?!"


 


"'이름이 적힌 종잇조각'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다고 하지 않소?"


 


"그따위 종잇조각, 뭔지도 모른다구요."


 


"그렇다면 절대 들어갈 수 없소."


 


여행자를 괜히 타박하는거라 생각하기에는 조그만 동네도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 항상 전투준비상태에 있는 조그만 동네로서는 '신원을 알수 없는 어떤 사람이 안으로 들어와서 일으킬 수 있는 만에하나의 사건' 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을 것이고 그것은 '신원 미상자의 출입금지' 라는 항목이 되었다. 신원을 아는 방법은 간단했다. '이름이 적힌 종잇조각' 만 확인하면 되었으니까.


 


알카트라즈 제국민 이라면 누구든지 '이름이 적힌 종잇조각'을 소지하고 있다. 그 종잇조각은 소지자의 신분을 확실히 증명해줄뿐 아니라 '존재하지 않는 신'의 신기한 능력에 의해서(물론 신의사자의 주장이다) 소지자 외의 다른 사람이 가지게 되면 적혀있는 이름이 사라지게된다. 내게도 '버나드 C. 나그네' 라고 적혀있는 종잇조각이 있고 '세월이 기지개를 켜는날' 에 내게만 지급된 어떤 약품을 뿌려줘야한다. 아마도 그 약품이 이름이 지워지지 않도록 하는것 같다. 물론 그 약품은 '신의 거주지' 혹은 '신의 별장' 에 가야 받을수 있다. 그 약품의 제조방법은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오로지 신의사자들만 알 뿐.


 


조그만 동네가 찾아낸 해결책은 나조차도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현명한 답안이었지만 여행자에게는 그렇지 않은것 같앗다. 그는 계속해서 '돌아 갈 곳도 없다' '힘들게 온 사람을 내쫓는게 어디있느냐' 라고 하면서 소란을 떨었고 처음에는 무시하고 지나가던 다른 제국민들조차 그 상황을 구경하게 되었다. 제국민의 시선이 꽂히자 경비병도 슬슬 부아가 치미는것 같았다.


 


"신분을 증명할 수 없으면 험한꼴 당하기 전에 돌아가시오."


 


경비병은 굳은 표정으로 일갈을 날렸고 여행자도 순간 움찔한것 같았다. 경비병은 뒤로 돌아서서 걸어갔고 옆에 있던 다른 두명의 경비병이 절대로 지나갈 수 없다는듯 길목을 막아버렸다. 저렇게 된 이상 어쩔수 없을것이다. 난 흥미를 잃고 뒤돌아 섰고 아직까지 계속되는 나비의 날개짓을 기분좋게 즐기고 있었다. 그때 여행자가 소리치는게 들려왔다.


 


"난 '은신처' 에서 조그만 동네의 누군가에게 신탁을 전하러 왔단 말이야!!"


 


은신처? 처음들어본다. 하지만 여행자는 단단히 믿는구석이 있는 마지막 한수 였는지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알카트라즈의 장군인 내가 모르는것을 경비병이 알리는 없었다. 뭔소리냐는듯이 여행자를 다시금 쳐다보던 경비병은 다시금 고개를 돌리고 가던길을 가기 시작했고 여행자는 당황한듯이 보였다. 여행자는 계속해서 똑같은 소리를 질러댔고 구경하던 제국민들도 흥미를 잃었는지 다시 가던길을 가기 시작했다. 난 약간의 의문이 일었으나 신경쓰지 않기로 하고 고개를 돌렸다.


 


고개를 돌린곳에서 제16사자가 뛰어오는것이 보였다.


 


****************


 


우와아 ... 이 짧은 한편을 쓰는데 2시간이 걸리네 -_-;;


쓸데없이 스케일만 커지는것 같아서 조금 불안하긴 한데 ... 어떻게든 되겠지 뭐...'


 


2회에 오타가 아주 많은것을 발견, 대충 수정 해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