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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The Daybreak

2009.09.21 04:13

RainShower 조회 수:454 추천:1

extra_vars1 ~ notturno For FALLING ~ 
extra_vars2 Ending 
extra_vars3 11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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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ybreak Ending.


 


 



Ed. 재개(再開)



~ Soaring With Yo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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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걱정말고 먼저가. 내가 꼭 잠그고 갈께."


 


 오늘 당번인 명재는 걱정이 되는지 벌써 5번이나 '문 꼭 잠그고 가'라고 소심하게 웃으며 말한다. 그제야 직성이 풀린건지 교실을 나선다.


 


 야자까지 끝난 방과 후.


 


 나는 여전히 혼자이다.


 


 새벽의 지배자가 사라진 후 벌써 2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소혜도 무사히 학교로 돌아왔고, 기진이도 별다른 이상없이 등교한다. 모련이라는 아이도 원래대로 돌아왔다.


 


 2주밖에 안되었던 시간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정말 내가 꿈이라도 꾼걸까.


 


 추억.


 


 그 일들은 벌써 추억이 되려고 한다. 평생 잊지 못하겠지.


 


 멍하니 창 밖의 운동장을 바라본다. 열린 창문으로 불어드는 겨울바람이 차가웠지만 기분은 상쾌했다. 여기서 처음 이슈미아를 봤지.


 


 정말 황당한 만남이다. 나는 그녀를 처음보자마자 새벽의 지배자에 홀려서 그녀를 죽이려고 들었지. 정말로 비정상적인 인연이다.


 그때를 떠올리면 아무도 없는 교실에서 작게 웃는다.


 


 그것마저 이젠 추억이 된다.



 캄캄한 어둠이 내려앉은 학교에서 무더기로 쏟아지는 아이들. 조용했던 밤은 아이들의 수다소리로 일순간에 시장바닥이 된다. 시내를 순환하는 마지막 버스가 교문앞에서 그런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독서실이나 학원차량이 줄줄이 이어있었다.


 


  칠흙같은 교실에 감도는 외로움과 쓸쓸함 속에서 나는 항상 즐거움을 느꼈었다. 내가 미소 지을 수 있는 시간은 단지 이 시간뿐이라고... 정말 즐겁다고 생각했었다.


 


 신이든, 뭐든 지간 내게 허락만 해준다면, 이대로 이자리에 멈춰, 모두의 시간을 지켜보고 싶다.


 


 그것이 내가 여기에 있던 이유였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다. 이렇게 있을 이유가 없음에도 나는 여기서 계속 무의미한 반복을 시작한다. 그 지난 2주일을 좀처럼 난 왜 버리지 못하는걸까...


 


 왜, 자꾸 생각나는걸까...


 


 모든 것은 깔끔하게 끝나버렸는데. 하지만 이미 답은 나와 있었다.


 


 난 정말 바보 멍청이다. 그렇게 홀로 자신을 욕하고 다시 멍하니 운동장에 시선을 돌렸을때.


 


 교정의 화단밑에서 새하얀 그림자가 나폴거렸다.


 


 "이슈미아..."


 


 기약없이 기다리고 있었던 그녀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


 


 "잘 지냈어?"


 


 평범한 첫마디였다.


 


 "응. 너는?"


 


 "나도."


 


 썰렁한 대화. 너무도 어색해서 머리를 마구 긁고 싶은 기분이었다.


 


 "나.. 이제 떠나. 그래서 인사하러 온거야."


 


 그랬구나. 계속 새벽의 지배자를 쫓아갈 생각이구나. 그녀는 항상 빛났다. 그리고 지금도 빛나기위해 떠나려한다.


 


 뭐라고 말을 해야 될지 모르겠다. 잘가. 그래. 몸 건강하고. 이렇게 평범하게 인사를 해야하나. 좀처럼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아, 이 바보 멍청아. 저번에도 그렇게 난 왜 이렇게 우물쭈물 대는걸까.


 


 "사인아. 나. 정말 생각많이 했어. 지금 내가 가지게 된 마음에 대해. 타의에 의해서 변해버린 내 마음. 그건 결코 내 것이 아니잖아? 그래서 난 버릴려고 했었어. 그런데 지금, 그 타의가 사라진 지금에도.. 내 마음은 왜 변하지 않는걸까... 나, 참 바보지? 왜 진작 알지 못했을까... 정말 모든걸 다 빼고, 남는 건..."


 


 탓. 


 


 허공으로 떠올라 창문 앞에서 나를 바라보는 이슈미아.


 


 "그냥 니가 보고 싶었다는 것뿐인데."


 


 미안, 정말 미안해. 난 정말 비겁해. 그 말, 내가 먼저 했어야하는데....


 또 난 도망쳤었어. 그러지 않기로 했었는데...


 


 "나도... 나도 여기서 널 기다리고 있었어."


 


 "눈감아!!"


 


 이슈미아의 표정이 굳는다. 화가 잔뜩난 목소리로 나에게 명령한다. 내가 잘못 말했나. 금방이라도 머리에 뿔이 날 것 같은 기세로 나를 노려보는 그녀. 날 때리려는 듯 양손에 힘을 꽉준다. 나는 순순히 눈을 감는다. 그리고. 다가올 고통에 미리 대비한다.


 


 곧 턱에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지더니. 응? 부드러운 감촉?


 


 샤락.


 


 "어!?"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머리속에 새하얗게 지워졌다. 너무도 놀라서 눈을 번쩍 떳으나. 이슈미아는 이미 그곳에 없었다.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이야. 그건. 오,오해하지마!"


 


 옥상에서 이슈미아의 목소리가 들린다.


 


 "...."


 


 "대답은!?"


 


 참.. 우린 왜 이렇게 바보같을까.


 


 "응. 잘 다녀와. 기다릴께."



 그렇게 그녀와 헤어졌다.


 


 


+  +  +


 


+  +  +



 


 졸업식.


 


 이런저런 일이 있었던 내 고등학교 생활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하아~"


 


 아이들은 소란스럽게 떠든다. 다들 들뜬 모습이었다. 드라마처럼 울거나, 슬퍼하는 아이는 한명도 없었다. 그저 다들 앞으로 있을 자유로운 생활에 대한 기대가 넘칠뿐이었다.
나도 자유로워지겠지.


 


 그러나 변한건 없다. 나는 여전히 과묵하다. 앞으로의 삶은 평범한 소시민이나, 영화의 엑스트라정도 되겠지. 조금 변한게 있다면,


 


 "야! 유령! 오늘 피시방 안갈래?"


 


 학교에서 나를 부르는 아이들이 생겼다는 정도? 그나저나 이 녀석들은 졸업식날도 피시방 타령? 참, 어이가 없다. 영민이와 영훈이 그리고 영삼이. 이름에서부터 나 웃기다 라는 포스를 표출하는 아이들. 참고로 그 3명은 전혀 혈연관계없는, 완벽한 타인이다. 저렇게 같은반 되기도 힘들텐데...


 


 "또? 오늘은 졸업식인데?"


 


 "에이~ 물론 그것뿐만이 아니지."


 


 손목을 까닥까닥 대는 영민.


 


 "아~ 술? 그거라면 먼저 약속이 있어서..."


 


 "뭐야. 또 '핵폭탄'들?"


 


 "근데, 어쩌다가 그런 애들이랑 베프가 되서. 너랑 성격도 완전 틀리잖아? 완전 시끄럽고, 괴상한 문제만 일으키는데.. 그 녀석들.."


 


 "야... 뒤에..."


 


 "허억!"
 
 영민이들 뒤에는 '핵폭탄', '접근금지' '통제구역', 등 온갖 별명으로 학교에 소문이 자자한 콤비. 기진이와 소혜가 쌍심지를 켜고 살기를 술술 풍기고 있었다. 사실 모두 기진이 혼자만의 별명이었는데, 어느새 소혜까지 쌍으로 묶여버렸다. 아! 이럴때 하는 말이 기진이가 하던 말이 있었지.


 


 소혜야 지못미.


 


 "여기서 문제. 과연 핵폭탄에 맞으면 정말 시체도 남지 않을까요?"


 


 소혜가 웃는 얼굴로 무서운 말을 한다.


 


 "너희들도 내 연구에 동참해줘야겠다!"


 


 기진이는 웃는 얼굴로 이상한 말을 한다.



 아...



 친구들아. 지못미.



+  +  +



 운동장에서 열린 졸업식. 아이들은 좀이 쑤셔죽겠다는 표정이었다. 감동의 물결따위 눈꼽만치 찾을 수 없는 무감동의 행사. 교장이 외계어로 뭐라고 떠드는 걸 무시하고 교정을 바라본다.


 


 2학년 4반 창가. 무심코 멈춰버린 시선.


 


 내가 항상 멍하게 있던 곳. 그 자리에는 여러가지 추억들이 있었지만..
이슈미아와 헤어지던 날 이후 난, 그 창가에서 이슈미아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헤어지던 날..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이야. 그건. 오,오해하지마'


 


 입술을 만진다. 아직도 그때의 감촉이 남아있는 것 같아. 그녀석, 쓸떼없는 짓을 해서 괜히 사람 뒤숭숭하게 만들어. 하여튼 제멋대로다.


 


 졸업식이 끝나고, 기진이는 부모님, 소혜는 아버지와 사진을 찍으러 가버렸다. 가족이 없다는 거 이럴땐 마음이 차가워질 정도로 현실로 다가온다. 하지만 난 이제 웃을 수 있다.


 


 "사인아. 사진찍자!"


 


 기진이와 소혜는 이내 혼자 서 있는 나에게 다가온다.


 


 "그럼. 사인이랑 나부터!"


 


 기진이와 나란히 선다. 그러고보니 이 녀석들이랑 사진을 언제 찍었더라. 너무 오랜 일이라 기억조차 나질 않는다.


 


 소혜는 '하나 둘'하고 셔터를 내렸다.


 


 찰칵.


 


 "다음~ 소혜."


 


 이번엔 소혜와 기진이. 사진기는 내손으로 넘어왔다.


 


 기진이는 소혜와 팔짱을 낀채 싱글벙글이다. 반면 소혜는 무덤덤했다. 그래도 거절하지 않는 걸 보니, 저 둘 뭔가 있어. 왠지 분홍빛 오오라가 물씬 풍겨온단 말이야.


 


 "다음. 사인이랑 소혜!"


 


 살짝 놀란다. 아, 분명 그럴꺼라 생각했지만.


 아무리 몇년전 일이지만 역시 어색하다. 소혜도 마찬가지인 듯, 멈칫 멈칫 할뿐.


 


 "빨리. 빨리~~"


 


 기진이의 독촉으로 나와 소혜는 나란히 서게 되었다.


 


 "어..!?"


 


 찰칵. 셔터가 내려지던 찰나 소혜가 내 손을 잡아온 것이다.


 


 "너 표정 예술로 나왔겠다. 크크크크크크."



+  +  +



 모두가 떠나갔다. 소혜와 기진이도 부모님들과 가버렸다. 역시 졸업식은 가족들끼리 있어야 되니까. 뭐, 오늘밤 보기로 했으니까. 아쉬워 할 필요는 없겠지.


 


 텅빈 학교. 왠지 그리운 느낌. 이 세상에 나 혼자 버려진 느낌.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다. 언제부터였을까. 모든 걸 바라보는 것. 멈춰서 이 세상을 방관하고자 했던 내 마음이 점차 다른것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물론 지금도 그게, 내 바램이지만, 그건 단순이 소망일 뿐. 언젠간 그런 날이 오겠지 하고 생각하며, 지금은 달려가야 할때.


 


 꿈.


 


 그것은 아직 살아 있잖아. 난 아무것도 없어. 그러나,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그래서 아직 해야할일 투성이잖아.


 앞으로 나아갈 길은 얼마든지 있잖아. 실패? 글쎄 힘들겠지. 하지만 그것이 무서워 '자신'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건 그만하기로 했으니까.


 


 어서 달려가고 싶어!


 


 "자. 그럼. 안녕!"


 


 학교를 뒤로 하고 교문을 빠져 나온다. 그리고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려던 찰나.


 


 "늦어! 도대체 혼자 뭘하다가 이제 나오는거야!"


 


 조금 더 자란 걸까. 길게 늘어져 바닥을 살며시 유린하는 긴 백발. 호수빛 눈동자를 부라리며 입술은 산만큼 삐죽 내밀면서, 나를 몰아세우는 이슈미아. 이슈미아? 잉!?


 


 이슈미아!?


 


 "어!? 너...??"


 


 "뭐야. 그 얼빠진 표정은? 좀 더 반가워해야하는 거 아니야?"


 


 화내고 있다. 이 전개와 이 분위기. 이슈미아가 맞다.


 


 "아니!! 그게 아니고. 믿기지가 않아서. 너를 만나는게 될 날은 좀 더 멀리 있을 줄 알았거든."


 


 "흐으응~ 뭐야? 그럼 내가 빨리와서 불만이라는 소리? 참, 내가 바보지. 니가 보고 싶어서, 내가 빨리 오려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 본래라면, 몇십년은 걸릴일을 널 볼생각으로 후다닥 해치우고 기쁜 마음으로 왔건만, 너무 빨라? 흥. 그럼 다시 돌아간다. 뭐!"


 


 "방금 보고 싶다고 말하지 않았나?"


 


 "아?.. 아. 그,그게.. 아니고! 그... 뭐냐..."


 


 "흐으음~ 보고 싶었던 모양이지? 참나, 그렇게 싫어했던게 다 거짓말 같네~?"


 


 나는 계속 웃으면서 이슈미아를 궁지에 몰아넣는다.


 


 "흐,흐응! 그래! 보고 싶었다! 어쩔래!"


 


 지금이야. 지금이라면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뜬금없이 이상한 말이지만 해도 돼?"


 


 "뭐,뭔데. 해봐. 또 이상한 말로 나 곤란하게 만들면 나 진짜 가버릴테니까!"


 


 이슈미아는 볼이 빨개진채 콧바람을 분다.


 


 "그런거 아니야. 나, 있지. 이제 앞으로 가기로 했어. 이젠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서 달릴꺼고, 실패해도 주저 않지 않을꺼야. 그래서 말인데..."



 나, 목발이 필요해.



 "응? 뭐야? 다리는 멀쩡한데 무슨 목발?"


 


 "혹시 넘어져서 다치게되면 못 일어날지 모르잖아? 나란 녀석 너무 약하거든. 뭐 그냥 일이서도 일어날수는 있겠지만.. 역시 비효율적이고, 일어날 수 있다고 장담할수도 없잖아? 이왕이면 뭔가 지탱할 게 있으면 좋잖아.. 맞지!? 그러니까 그 목발을........."


 


 


 


 


...


 


 


 


 


 날개. 다시금 펼칠 수 있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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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ybreak Ending.



<This Is Fantastic Fake>


 



Ed. 재개(再開)



~ Soaring With Yo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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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d Song ~  :  Wing510 - Do As Infinity


 


+  +  +  +  +  +


 


이건 가짜입니다...


 


불쌍한 주인공 사인군을 위한 제 나름대로의 선물(?).


 


엔딩테마곡은 물건너 일본락밴드 두애즈의 노래입니다.


<해체한지 5년만에 다시부활한 두애즈!>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