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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에스가이아(Esgaia)11

2008.11.02 18:39

라람양 조회 수: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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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루트여관 1층 왼쪽편에 자리잡은 바(bar)에서 맥주잔이 테이블에 강하게 부딪치는 강렬한 소리가났다. 그와 함께 "뭐...뭐라구요?!" 라는 히스테릭한 고음의 목소리가 울려퍼지며 한 여성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주변에서 잔을 나누던 사람들의 이목이 순식간에 바(bar)쪽으로 집중되었다.이 소란스런 목소리의 주인공은 아까 라람이 만났던 총쏘는 수녀시다. 그녀앞에는 라람이 갑자기 집중된 이목에 당황하며 흥분하여 일어난 수녀를 진정시키고 있었다. 라람의 반응에 수녀는 그제야 자기 목소리가 너무 컷다는걸 인식했는지 주위를 둘러보고는 소리쳤다.

"..뭘봐? ..하던일들이나 해!"

말투를 보아하니 꽤나 성깔이 있는것 같다. 몇몇거친 사내들이 그녀의 싸가지없는 말투에 흥분해 일어서려했으나 수녀의 모자에 새겨진 '크로노스'교의 문장을 보고는 분을 삭히며 다시 조용히 앉았다. 에스가이아 대륙 전체에 퍼져있는 크로노스교단의 권세에 감히 대들 배짱은 없는 모양이다. 주변은 무슨일 있었냐는듯 순식간에 아까전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수녀는 코웃음을 치며 자리에 다시 앉았다.

"....그러니까..바드사냥꾼이 나타났다. 이말이지?"

다소 진정된듯한 수녀의 말에 라람은 살짝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답변했다.

"...나타났다는게 아니고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거죠.."

"...흐응..내가 알기로 바드사냥꾼이라 불린자들은 몇년전에 없어진 것으로 알고있는데.."

수녀는 잠시 라람의 말을 곱씹는듯 생각에 잠겼다. 그런 수녀를 물끄럼 보고있던 라람이 눈치를 보며 말을 이었다.

"저기.. 근데요.."

".....앙?..아아 뭐?"

라람은 수녀의 생각을 방해한게 미안한듯 머리를 긁적거렸다.

"..아하하..그러니까.. 에.. 대체 그 바드사냥꾼이란게 뭔가요? 그리고 대체 왜 바드를 노리는거에요?"

".......아니 너 ...지금 그런 기초적인 상식도 모르고 나한테 나타났네 마네 지껄인거냐?"

수녀가 노려보며 따지자 라람은 찔끔하며 대답했다.

"아..아니.. 하하..사실 제가 시골에서 살다와서 이런거 하나도 모르거든요. 다 주워들은거죠 뭐..하하하하"

수녀는 말도 안된다는듯 여전히 퀭한 눈빛으로 라람을 노려보았지만 진짜 아무것도 알리가없는 라람이 그저 헛웃음을 날리며 머리를 긁적대고 있자 한숨을 내쉈다.

"...하아.. 정말이지 이 에스가이아의 국민상식수준이란.."

따위의 한탄을 하고는 "에헴..에헴.."하며 헛기침을 몇번하고는 설명을 시작했다.

"일단..바드사냥꾼에 대해 알기전에 '바드'라는 것에 대해 먼저 말해줄께. 꼴을 보아하니 이것도 모르겠네. 아아.. 그런 놀란듯한 얼굴하지마. 이런 기초적인 것도 모르다니...하아.. 일반적으로 사람들이'바드'라고 불리는 자들은 악기를 다루고 노래하거나 춤추는 모든 사람들의 통칭이야. 뭐..음유시인이라고 볼수도 있겠군. 같은 개념이니까.. 여기까진.. 하지만 진정한 의미로써 '바드'는 그런자들이 아니야. 진정한 '바드'는 신성찬트..즉 바드송을 부르는자들이지. 그들은 마음으로 노래를 부른다고 하는데 마음을 움직이고 심신을 조종하기도 하며 심지어 치료하거나 그 반대의 일도 하는등 주위 생명체가 내뿜는 마음의 파장을 받아들여 그것을 가공해 노래의 형태로 발산하는 힘이있다고해. 즉 모든것을 '현실화' 또는 '실체화' 할 수 있다고 볼수있지. 나도 직접 겪어보진않아서 잘모르겠지만 예전엔 이런 자들을 간간히 볼수있었다고하던데 몇년전부터는 바드사냥꾼과 함께 없어져버렸어. 아무튼 이런 신비한 능력을 지닌 자들을 사냥하는 녀석들이 소위 말하는 바드사냥꾼이라는 것들이지."


수녀의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라람은 가슴이 진탕되는 것을 느꼈다.

'.......바드를...!'

"....목적이 뭐냐고? .. 그래 아무 이들도 없이 바드만 사냥하진않겠지. 솔직히 이건 내 추측일 뿐인데, 크로노스 교황청에서 손을 쓰는 것 같아. 바드란 것들은 민중의 인기를 얻기마련이거든. 교황청노친네들이 보기엔 썩 좋지않다는거지. 민신을 현혹한다는 억지스런 명분을 갖다붙이고 이교도란 누명을 씌우는거야. 겉으로는 자비로운 척하면서 뒷구멍으로는 온갖짓을 다하는게 그들이니깐..!!"

수녀는 잠시 시선을 돌리더니 음울하게 중얼거렸다.

"..빌어먹을 교황청 꼰대들..언젠간 다 죽여버릴꺼야.."

무심코 그 중얼거림을 들어버린 라람은 마음속으로 '다..당신 수녀잖아!!!!' 하며 비명을 질렀지만..겉으로 내색하지는 않았다.

"..저..그럼 바드사냥꾼이 다시 나올꺼 같다고 가정한다면..말예요.."

"아아..뭐.. 그럴리는 없겟지만.. 뻔하자나.. 타킷을 발견했다거나..뭐 그런거 아니겠어?"

수녀의 대수롭지않은 대답에 라람은 다시 한번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그녀의 귓가엔 아침에 바인과의 마지막 대화가 메아리 치고있었다.

'내 짐작이지만.. 어제 바드사냥꾼이 왔다간듯 싶다.'

'내 짐작이지만.. 어제 바드사냥꾼이 왔다간듯 싶다.'

'내 짐작이지만.. 어제 바드사냥꾼이....'

'내 짐작이지만.. 어제 ...'

'내 짐작이지만.. '

'내 ..'


'이런 젠장!!!!!!!!!!!!!!!!'




그 시각 어두워진 루틴시가의 그림자 속에서 한사내가 뚜벅뚜벅 걸어나와 만월의 달빛을 등에 받으며 섰다.

"...찾았군.."

사내가 쓰고있는 선글라스가 달빛에 환하게 반사되어 반짝였다.

"....이교도...오랜만에 사냥감인가?..큭큭큭..."

사내의 뒤에선 수백마리의 박쥐떼가 부산스럽게 날아올랐다.


-FIN 2화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