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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어둠의 기사

2008.10.24 05:02

Bryan 조회 수:966 추천:3

extra_vars1 #Opening sequence 
extra_vars2 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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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낮의 도심. 태양은 아스팔트 바닥을 충분히 달구었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청명하다. 마천각은 영롱한 불빛 대신 거대한 그림자를 만들어 냈다. 사치와 향락, 범죄가 우글대는 고담 시의 시내도 이 시간만큼은 평온을 유지했다. 물론 배트맨이 소위 ‘영웅 놀이’를 시작한 이후, 밤보다는 낮에 상대적으로 범죄가 더 많이 일어나긴 했지만 말이다.


오후의 그늘이 비치는 베이지색 콘크리트 빌딩. 그리고 그것과 얼굴을 맞대고 있는 고층 빌딩. 일제히 같은 크기의 유리 창문들. 사무실 빌딩은 여느 것과 다름없이 외벽을 반사 유리로 장식하고 있었다. 유리벽은 마천루로 가득한 고모라와 소돔을 비추고 있다.


파앙! 폭음은 사무실 빌딩의 유리가 산산이 부서지면서 시작됐다. 한 낮에 도시의 적막을 깨트린 건 광대 마스크를 쓴 두 일당들이었다. 밀폐된 방 안의 두 광대는 파괴의 전주곡(前奏曲)을 알렸다. 붉은 머리, 붉은 눈썹의 Happy는 유리를 박살낼 때 사용했던, 케이블 런처(cable launcher)에 와이어로프를 장전했다. 로프는 곧 굉음을 내며 콘크리트 빌딩의 옥상을 향했다.


와이어로프는 옥상과 방을 금세 연결시켰다. 역시 광대 마스크를 쓴 Dopey는 대들보를 고정 시킨 뒤, 로프에 가방(kit bag)을 매달아 창문 밖으로 내보냈다. 두 광대는 시내가 한 눈에 내다보이는 상공에서 레펠을 타기 시작했다. 아래로는 무수히 많은 직진 차량들이 보였다. 가방이 먼저 옥상에 닿았고, 그 다음엔 Happy가 안전하게 착지했다. 그러나 레펠 침투에 미숙했던 Dopey는 미끄러지듯 어지럽게 발을 디뎠다.


한편 고담 시의 시내에선, 광대 마스크를 쥔 한 남자가 길모퉁이에 서있었다. 푸른색 가방을 어깨에 멘 그의 시선은 시내 한복판을 향하고 있었다. 다리 위의 자기 부상 열차는 도시를 가로지는 중이었다. 잠시 뒤, 횡단보도의 신호가 바뀌자 사람들은 한적하게 걸음을 옮겼다. 트렌치코트를 입은 사내, 비즈니스에 바쁜 검은 양복의 중년인, 아타셰케이스를 든 샐러리맨. 모두가 그의 얼굴을 쳐다볼 세도 없이 제 갈 길에 바빴다.


그들을 더 감상할 틈 없이 곧 SUV 한 대가 남자 앞에 멈춰 섰다. 자줏빛 재킷의 남자는 쥐고 있던 광대 마스크를 쓰며 차에 올랐다. 미리 탑승 중이었던 두 명의 사내들 또한 광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자, 시작해볼까?


먼저 입을 연 건 운전석의 Grumpy였다. 놈은 닭의 볏처럼 오른 머리에, 입 꼬리가 올라간 우스꽝스런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하지만 놈의 목소리엔 마스크에 어울릴 만한 장난기하나 없이 무게가 있었다. Grumpy는 한 손으로 능숙하게 운전을 하며 좌우를 살폈다. 자줏빛 재킷의 광대는 말없이 자동 권총을 장전하는 중이었다. 운전석과 보조석의 두 광대는 그에겐 일절의 관심도 없는 듯 했다.


“이게 다야? 고작 세 명?


보조석의 Chuckle이라 이름 붙여진 광대가, Grumpy를 쳐다보며 물었다. 시쳇말로 한 탕 크게 저지르는 마당에 세 명이선 도무지 무리라고 생각한 듯 했다. Grumpy Chuckle의 의구심 섞인 질문에, 왼 손으론 우회전을 시도하며, 나머지 한 손으론 두 손가락을 올려보였다. 둘이 그러는 동안 자줏빛 재킷은 장전을 모두 마친 듯, 가방에 자동 권총을 집어넣었다.


“옥상에 둘이 있어. 모두 똑같은 양으로 나눌 거야. 다섯이 나누면 상당한 양이지.


“여섯으로 나눠야지. 계획을 짠 녀석을 잊지 말자고.


Chuckle은 기관단총을 장전하며 Grumpy에게 말했다. Chuckle은 대머리에 눈 주변에 퍼렇게 십자 모양으로 덧칠된, 그간 보았던 광대 마스크와는 달리 험악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놈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 생김새와는 달리 유순한 것이었다. 놈은 아무리 자기가 고담 시의 범죄자라 쳐도, 동료에 대한 신뢰라던가, 역할에 대한 배분은 확실히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냥 자빠져서 손 안대고 코풀려는 그 자식?


Grumpy는 ‘그 자식’의 날로 먹기 행위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놈에 대해서 빈정거렸다.


“그가 왜 조커라고 불리는지 알고 있지.


Chuckle은 기관권총의 장전을 모두 마치며, Grumpy에게 그 이유를 설명했다. 광대들이 탄 SUV는 마침내 그들의 목적지인 고담 퍼스트 내셔널 뱅크(GOTHAM FIRST NATIONAL BANK)에 도착했다. 은행 앞에 세워진 차에서 Chuckle와 자줏빛 재킷의 Bozo는 황급히 내렸다. Chuckle Bozo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은행 앞의 사방을 살폈다. 다행히도 그들을 특별히 의식하는 사람들은 없는 것 같았다. 운전석의 Grumpy가 마지막으로 내리자, 세 명의 광대는 은행 안으로 향했다.


“왜 조커라고 불리는 거야?


“화장을 한다더군.


옥상 위의 Happy Dopey에게 물었다. 두 광대는 이제 막 임무를 시작하려던 찰나였다. 둘은 루프에 실려 보냈던 가방에서 뭔가를 꺼내들었다. Happy는 망치를 꺼내 들었다. 그는 망치로 은행의 통신과 연결된 직사각형 패널의 자물쇠를 박살냈다.


“화장?


“그래, 무섭게 보이려고. 인디언들이 얼굴에 칠하는 것처럼 말이야….


Dopey는 가방에서 통신을 교란 시킬 CAT5 네트워크 케이블(blue cat 5 cables)을 꺼내들며 말했다. Happy가 자물쇠를 따고, 패널의 뚜껑을 열자 그 안엔 무수히 많은 전선 다발들이 보였다. Dopey는 그제야 자기 역할을 해낼 때가 됐다 생각했다. 그는 CAT5 네트워크 케이블을 전선과 연결시켰다. Happy Dopey 모르게 뒤로 슬그머니 빠졌다.


“무음 경보기를 작동시키겠지만….


Dopey CAT5 네트워크 케이블에서 신호음이 울리는 걸 보곤 중얼거렸다.


“식은 죽 먹기지.


들창코에 숱이 얼마 남지 않은 광대 가면을 쓴 Dopey는 뭔가 미심쩍은 눈치였다.


“재미있군. 911에 연결된 게 아니야. 개인번호 인 것 같군.


Happy는 천천히 품에서 검은 쇳덩이를 꺼내들었다.


“문제라도?


“아니, 내 일은 끝났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Happy는 소음기를 단 권총으로 Dopey를 쐈다. Dopey는 그대로 옥상의 자갈 바닥에 널브러졌다. Happy는 미소를 지으며, 가방을 챙겨 옥상 아래 계단으로 뛰어갔다.


은행으로 들어선 세 명의 광대는 Grumpy를 앞세워 문을 열고 들어섰다. 세 명은 오른쪽 측면으로 민첩하게 발을 놀렸다. 피피피픽! Chuckle은 차 안에서 미리 장전해 놨던 기관권총을 허공에 발포했다. 은행 안은 여성의 비명소리를 시작으로,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경비원은 광대들을 저지하려 했지만 Chuckle의 속도가 더 빨랐다. 은행장인 듯한 안경을 쓴 중년인은 어리둥절한 듯 했다.


"모두 손들고 고개 숙여!


“망할 새끼들! 내가 말했지, 손들고 고개 숙이란 말이야!


Chuckle은 경비원이 그에게 반항할 새라, 기관권총으로 그의 허리를 가격하며 말했다. Bozo Grumpy는 무법자처럼 은행의 대리석 바닥을 밟았다. Bozo는 메고 있던 가방을 테이블에 내려놓으며, 내용물을 꺼내기 시작했다. Grumpy는 권총으로 직원들을 위협하며, 경보기를 누르려던 늙은 직원을 대리석 바닥에 넘어트렸다. 그 순간, 늙은 직원의 옆에 있던 금발의 여직원이 급히 경보기를 눌렀다. 물론 Dopey가 은행과 다른 곳의 연결을 차단시켜놨기 때문에 경보기 따윈 이미 무용지물이었다. Grumpy는 권총을 들어 여직원에게 다가갔다.


“망할 년! 경보기를 누른 건 아니겠지?


여직원은 양 손을 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Grumpy는 늙은 직원에게 그랬듯, 그녀를 쳐들어 바닥에 널브러트렸다. Bozo는 가방에서 그 수류탄을 꺼내든 다음, 다시 가방을 멨다. 놈은 수류탄 핀을 뽑은 채, 그것을 테이블 아래 몸을 숨기고 있던 남자에게 쥐어주었다. 이 난리법석에도 침착함을 잃지 않은 건 은행장뿐이었다. 깔끔한 정장에 붉은 색 스트라이프 넥타이를 맨 은행장은 안경을 벗으며, 광대들의 동태를 살폈다.


“살고 싶다면 딴 짓거리 말고 손에 든 거나 신경 쓰셔!


Grumpy가 은행 안 사람들에게 보란 듯 소리쳤다. Bozo는 사람들에게 핀을 뺀 수류탄을 선사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Chuckle은 몸부림치는 경비원의 허리를 재차 가격했다. 경비원은 고통에 절은 신음을 내뱉으며 축 늘어졌다.


“바닥에 엎드려! 대가리 보이지 말라고!


Chuckle은 고개를 돌려 기관단총으로 사방을 위협했다. 은행장은 Chuckle가 한 눈을 팔고 있을 무렵, 천천히 산탄총을 들었다. 시선은 Chuckle에게 고정시킨 채 은행장은 회전의자를 돌려, 총을 놈에게 겨눴다. 곧 유리가 박살나는 소리와 함께 Chuckle은 총에 맞아 쓰러졌다.


총성을 들은 Bozo는 즉시 테이블로 몸을 숨겼다. 은행장은 산탄총을 장전시키며,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듯 광대들에게 다가왔다. 은행장은 Bozo가 몸을 숨겼던 테이블에 방아쇠를 당겼다. 폭음을 방불케 하는 총성과 함께 테이블 위의 문서들이 부스러졌다. 산탄총에선 회색빛의 초연(硝煙)이 흘러나왔다. Bozo는 급히 몸을 숙이며, 다른 테이블로 후다닥 걸음을 옮겼다. 놈은 은행장이 그를 죽이기 위해 세 번의 방아쇠를 당겼는데도 용케 살아 있었다. 테이블의 끝. 이젠 정말 몸을 피할 곳이 없었다. Bozo는 마지막 테이블에 몸을 숨겼고 그곳엔 Grumpy도 있었다.


“네놈들이 지금 누구 돈을 훔치는 지 알아! 네놈과 친구들은 다 제삿날이야!


은행장은 부아가 치밀어 오른 듯 상기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저 녀석 총알 다 떨어졌지?


Grumpy는 고개를 숙여 Bozo에게 물었다. 한층 얼굴을 찌푸리고 심술이 난 듯한 Bozo의 마스크는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Grumpy는 몸을 일으켜 은행장을 향해 총을 겨눴다. 콰앙! 은행장의 산탄총엔 여전히 탄환이 들어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마지막 탄환이었는지, 총을 장전하던 은행장의 얼굴엔 허무함이 묻어 있었다.


Bozo는 즉시 자동권총으로 은행장의 다리를 맞춰 내었다. 숨을 여러 번 내쉬던 Bozo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은행장의 동태를 살폈다.


“숫자도 제대로 못 세냐!


총에 맞지 않은 Grumpy Bozo에게 화풀이를 하며 금고를 향했다. 먼저 금고 창고에 도착했던 Happy는 드릴을 금고에 고정시켰다. 비트(bit. 드릴용 날)는 금고의 외벽을 서서히 파고들었다. 하지만 비트가 금고 내 일정부분에 가까워지자, 전류는 비트를 타고 들어와 Happy의 몸은 바닥에 내팽개쳤다. Grumpy가 다시 금고에 왔을 땐, Happy가 스니커즈(sneaker; 고무창 운동화)를 양 손에 집어 넣고, 금고에 대고 있었다.


“금속 문에 5000천 볼트가 흐르고 있어. 뭐 이런 은행이 다 있지?


Happy Grumpy에게 물었다. Grumpy는 가방에서 돈 가방 여러 개를 꺼내드는 중이었다.


“마피아가 돈 세탁하는 은행이라더군. 듣던 대로 조커라는 놈, 미친 것 같아.


Grumpy는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경보기 맡았던 자식은 어디 갔어?


이번엔 Grumpy Happy에게 물었다.


“보스, 아니 조커가 그 녀석 일 끝나면 죽이라고 햇거든. 몫을 나눌 사람이 줄어서 좋잖아.


Happy는 그렇게 말하며, 동시에 금고의 열쇠 역할을 하는 바퀴를 잡고 돌렸다.


“재미있군. 나도 같은 명령 받았는데.


Happy는 그 자리에 그대로 얼어붙었다. 바퀴의 회전은 어느덧 멈추고, 금고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Grumpy는 권총을 들어 Happy에게 겨눠보였다.


“자, 잠깐! 잠깐!


Happy가 저항할 세도 없이 Grumpy는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놈은 돈 가방을 들고 금고로 들어섰다. 가지런히 놓여 있는 달러의 향연(饗宴), 평생에 다시는 못 볼 진풍경이었다. Grumpy는 마치 걸신들린 사람처럼 지폐들을 모두 돈 가방에 쓸어 담기 시작했다. Grumpy는 돈 가방 여러 개를 짊어지고 로비로 걸어 들어왔다. Bozo가 그 가방들을 한 곳으로 모아놓았다.


“이거 엄청나군!


Grumpy가 들뜬 마음에 소리쳤다. Bozo는 여전히 말없이 돈 가방을 올려놓았다.


“조커 녀석, 머리 좀 굴렸다면 더 큰 차를 보냈겠지?


Bozo가 돈 가방을 쌓고 나머지 가방을 찾으려 등을 돌리려 할 찰나. Grumpy는 전 광대들이 모두 그러했듯 뒤에서 총을 장전했다. 애초에 동료란 아무것도 아니다. 아마도 ‘그 자식’은 광대들을 수단쯤으로 여겼을 것이다. Grumpy는 조커란 놈의 계략을 모두 간파했다고 생각했다. 자줏빛의 얇은 재킷에 청색 스트라이프 셔츠를 입은 Bozo는 천천히 Grumpy를 뒤돌아보았다.


“조커가 돈 챙기고 나도 죽이라고 했지?


Grumpy가 총을 겨누며 말했다.


“아니, 아니, 아니 난 버스 기사를 죽일 거야.


버스 기사?”


Bozo는 자동권총을 쥔 왼손의 시계를 보며, 오른 쪽으로 한 보 움직였다. Grumpy도 그에 맞춰 한 걸음을 옮겼다.


“뭔 버스 기사!?


동시라고 할 수 있는 순간, 샛노란 스쿨버스(SCHOOL BUS)가 은행 문을 부수고 들어와 Grumpy를 날려 버렸다. 한 치의 오차가 있었더라면, Bozo 또한 충돌에 휘말렸을 것이다.


“수업 끝. 이제 집에 가야지.


광대 한 명이 스쿨버스의 뒷문을 열어 나오며 말했다.


“이 녀석은 죽어버렸군.


Bozo는 주변에 모아두었던 돈 가방을 놈에게 던져주었다.


“이거 대박인데.


광대는 두세 번 돈 가방을 받아, 스쿨버스에 집어넣었다.


“다른 녀석들은 어딨지?


광대는 불현듯 다른 광대들이 궁금해졌는지 가래 끓는 목소리로 Bozo에게 물었다. 그러나 대답 대신 그에게 돌아온 건 자동권총의 총알 세례였다. Bozo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머지 돈 가방을 챙기려 걸음을 옮겼다. 다리를 다친 은행장은 광대들의 모든 행각을 지켜보고 있었다. 막 스쿨버스에 오르려던 Bozo를 은행장이 불러 세웠다.


“네가 똑똑하다고 생각 하겠지?


Bozo는 뒤를 돌아보았고, 은행장은 여전히 널브러져 있었다.


“네놈을 고용한 녀석에게, 너도 똑같이 죽을 거야.


은행장은 Bozo를 비웃듯 고개를 쳐들며 보란 듯 중얼거렸다. Bozo는 그런 그가 가소로웠는지 아니면 아니꼬웠는지는 몰라도 천천히 그에게 다가왔다.


“예전에는 범죄자들에게도 나름대로의 신조라는 게 있었어.


Bozo가 다가오건 말건 은행장은 계속해서 말을 내뱉었다. Bozo는 뒷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면서 은행장에게 걸어왔다.


“명예! 존중! 넌 뭘 믿지!?


Bozo. 그의 마스크는 마치 세상의 인고(忍苦)나 희로애락을 모두 해탈한 듯한 얼굴이었다. 놈은 다정스럽게 은행장과 시선을 마주쳤다.


“뭘 믿고 그렇게 날뛰는 거야! 뭘 믿고 날뛰….


Bozo는 자세를 낮추며, 은행장의 머리를 잡고 입 안에 수류탄을 집어넣으며 말했다.


“내가 믿는 건, 죽을 만큼의 시련은 너를….


Bozo는 마침내 그의 마스크를 벗었다. 은행장은 숨을 헐떡이며 그의 얼굴을 흘끗 쳐다보았다. 산발한 듯한 초록색 머리칼과 인위적으로 덧칠한  새하얀 분장, 턱 끝까지 찢어진 입아귀엔 붉은 립스틱이 칠해져 있었다. 놈의 광대 마스크엔 진짜 광대가 숨겨져 있었다.


“다른 존재로 만든다는 거야.


은행장은 조커를 두려움에 가득 찬 눈으로 바라보며 경악해했다. 조커는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은행장이 사용했던 산탄총과 마스크를 들고 스쿨버스로 향했다. 은행장이 물고 있던 수류탄의 핀은 실로 재킷과 이어져 있었다. 조커는 마치 춤을 추듯 여유롭게 걸음을 옮기다가,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의 문을 닫고 조커는 민첩하게 운전석으로 다가갔다.


버스의 시동이 걸리고 끝내는 수류탄의 핀이 풀리고 말았다. 은행장이 수류탄을 입에 문 채, 숨을 내쉬자 수류탄에선 짙은 연기가 퍼져 나왔다.


스쿨버스가 은행을 나오자 그 파편들이 아래로 흩어졌다. 마침 같은 색의 스쿨버스들이 도로를 지나가고 있었고, 한 자리가 비어 있었다. 조커는 감쪽같이 한 쪽을 채웠다. 뒤를 따르던 스쿨버스의 아이들은 멋모르고 탄성을 쏟아내었다. 신고를 받은 경찰차들이 뒤늦게 사이렌을 울렸고, 혼돈의 전도사는 유유히 도심 속으로 사라졌다.


 







각색이랍시고 해봤는데...영


다크나이트가 원작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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