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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단편] 세일즈우먼

2008.08.05 08:00

할론 조회 수:1260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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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고기는 맛이 없다. 특히 빼짝 말라서 혹이라는것 자체가 없어진놈한테서 무슨 육포외에 무슨 육즙이 질질 떨어지는 스테이크를 바랄까? 하지만 녀석의 소금기어린 핏물과 뇌수, 오줌, 지금 우리에게 있어서는 샤이니아 상공인조합에서 발행한 상선함대 1개 대주주 주식보다도 소중한 감로수이다. 대체 어떤 바보가 이런 길잡이를 고용했는지 원.... 살아서 돌아가기만 해봐라! 불레바 상단의 이름으로 쓸어버려야지!


 


벌써 며칠째인지 모른다. 이 더러운 사막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말라가는게 얼마나 지났는지... 소중한 노트에 기록하고있었는데 이 망할 낙타가 마지막으로 그걸 꿀떡 삼키더니 잉크독인지 체해선지 자빠져 뒈져버렸다. 그래도 먹고 죽은귀신이 때깔도 곱다고 하던가.. 사막의 종이 사막으로 돌아간것은 그나마 잘된일이지.. 하지만 나는 뭐냐고!!!! 이럴줄 알았으면 무역선이나 타는건데! 데저트엘프? 귀엽다고? 하긴.. 귀여웠지.. 그렇게 귀엽지만 강인한 종족은 처음봤지.. 그런 강인한 자들이 살아가는 이 사막을 정복하는 캐러번이 되고싶어서 온거지! 뒈진 낙타 궁둥짝이나 깨물고 피빨아먹다 뒈지려고 사막으로 온게 아니라고!


 


"으아아아아아!!!"


 


"그렇게 소리칠 힘이나 있으면 우물이나 파봐 애송이! 아님 그 궁둥짝이나 계속 빨고있으라고!"


 


그래도 길동무라도 있으니 다행이구먼. 하지만 핫샴녀석 말끝마다 애송이 애송이 하는게 짜증난다. 3년차에 짐짝하나못나르고 깨먹어서 펜대나 쪽쪽 빨아먹는 띨띨한놈을 그저 사람 되라고 이 캐러밴에 쳐넣고 말이지! 그리고 저기 흡혈귀처럼 낙타 모가지 쪽쪽 빨고있는놈, 5년차라고 그래도 낙타2마리나 맡아서 오느라 고생한건 아는데 얼마나 멍청했으면 길잡이가 물이랑 낙타를 끌고 도망가는동안에도 술쳐먹고 헬렐레 해가지고 말이지.. 에잉.. 그걸 또 잡는다고 데려온게 나랑 핫샴놈 딸랑 둘... 한나절이면 잡는다고? 뭐? 거기다 사람은 셋인데 낙타는 하나? 이것도 잘못했다. 낙타가 뒈진게 그냥 뒈진게 아닌듯 하다... 아무튼!!!


 


이런 복합적인 요소들이 총 결합된 결과!


 


나랑 핫샴이랑 쿠와힘 불레바상단 소속의 멍청한놈, 재수옴붙은놈, 술쳐먹은놈은 사막 한가운데서 낙타시체나 빨면서 구워지는 신세가 되었다.


 


"자. 이 배부른 흡혈귀들! 어지간히 빨아먹었으면 이거나 먹어라!"


 


그레도 쿠와힘이 약간 경험이라도 있어서 그가 소중히 아껴둔 알약을 꺼냈다. 데저트 엘프들의 정수환. 어지간히 소금기 있고 더러운 액체를 마셔도 어느정도는 깨끗한 물을 마신 효과를 보게 해준다는 약이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저걸 먹을정도로 자신을 궁지에 몰아가는 데저트 엘프들은 없다고한다. 오로지 우리같이 사막에서 죽어가는 멍청한 인간들을 위해 만들어줬다고 한다. 우리같은 다른종족이 사막에서 뒈지든 말든 갸들은 상관은 안하지만 갸들 나름대로 뭔가 이유가 있어서 만들어 준다고 한다. 그 이유가 뭐였드라... 아.. 몰라몰라! 더워! 먹고나보자!


 


"아..놔... 왜 모든 똥글똥글하고 까만 약은 쓴맛이 나야하는거냐고..."


 


"그래야 약이지. 다 먹었으면 좀 햇볕이 잦아들때까지 모래를파고 기어들어가라고. 밤이되야 움직이지."


 


그나마 낙타의 시체에 그늘이 조금이라도 져서 시원하게 잘수있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밤중에 아무리 뻘짓하고 움직여봤자 해가뜨니 전혀 이상한곳이다. 쿠와힘 이 망할놈! 명색이 캐러번 낙타담당이라고 해놓고 별도볼줄 모르나!


 


"왜 내탓을 하고 그래! 안그래도 짜증나 죽겠구만!"


 


차라리 낙타시체에 있었으면 그늘이라도 있었지! 그래서 오늘은 그냥 자고 내일 다시 낙타시체가 있는곳으로 가기로 했다. 하지만 그다음날도 결국 해메다 모래속으로 자빠지는일밖에 일어나지 않았다.


 


"니가... 헉.. 헉... 5년차면 다냐... 응? 다냐고?.. 헉.. 헉.."


 


"헉.. 헉.. 하늘.. 같.. 은.. 헉.. 선배... 한테.. 이자.. 시.. 헉.. 헉.."


 


이젠 다 틀렸다. 사막 얼마나 깊이 들어왔는지 독수리도 날아오지 않는다. 오줌을 먹고 정수환을 먹으려고해도 오줌도 나오지 않는다. 본대에서 찾으러온다고 해도 이 망할자식이 헤메이고다니는통에 우리의 시체나 거둬가면 그나마 다행이겠지.. 죽을 생각을 하니 머릿속이 갑자기 잘돌아가는군... 흠.. 흠.. 좋아.. 천국은 어떤곳일까나~ 나같은놈도 천국에 갈수나 있는걸까? 뭐.. 난 여기 와서 사기친것도 없고 후추궤짝 하나 바닷속에 풍덩한거외엔 죄도없.. 아 그거 죽을죄 맞구나.. 아무튼간! 쭉쭉빵빵 타입의 누님천사들이 반겨줄려나? 아니면 귀여븐 하앜하앜 타입의 꼬맹이 천사들이 반겨줄려나? 으흐흐흐... 포기하니.. 편하군... 나른해지는군.. 빛이 보이고.. 천사도보이고.. 자.. 이제 어떤타입인지 볼까나.. 으흐흐흐.... 응?


 


"아.. 좀 마음을 똑바로 정하세요옹!"


 


어라? 천사가 앙탈을 부리네? 천산가? 천사가 아닌가? 누워서 올려다보니 날개는 안보이네? 오히려 까무잡잡하군. 로컬라이징 천사인가? 아니면 데저트 엘픈가? 뭐.. 됬어....


 


"하아아앜.. 데리러...... 오신건가요?"


 


"굳이 말하면 대접하러 온거지요~"


 


아까랑은 다른톤의 목소리... 어라? 아까는 누님톤의 목소리 아니었던가? 간신히 고개를 들어서 돌려보니 천사(?)는 셋이었다. 셋다 하늘하늘한 옷차림에 몸매는 제각각~ 그리고 머리에는 물동이를 이고 있었다. 꽤나 무거워보이지만서도 신기하게도 균형을 잡고있었다. 얼굴에는 각각 코까지 가리는 베일을 하고있었는데 눈매를 보니 왠지 끌리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


 


"대접은 무슨! 정신 똑바로 차려! 이년들 에리다누스다!"


 


"꺄아앙♡~ 역시 우리이름을 알고있었어~ 옵빠 멋쟁이~"


 


에리다누스??? 맞다! 드디어 기억났다! 데저트 엘프들이 정수환을 만들어 사막의 여행자들을 구원하는 진짜이유! 사막의 물장수 악마 에리다누스! 분명 저 물동이속의 물을 먹으면 죽을때 영혼이 저리로 빨려간다는 더러운 악마들! 하지만 물이라니!!! 먹고싶어!!!!


 


"하아.. 하아.. 그래도.. 좀 험하게 죽나 했는데 이런 누님들도 만나고.. 좀 주세염~"


 


눈치없는 핫삼녀석 무슨 힘이 생겼는지 벌떡 일어나더니 물동이를 향해 손을 뻗쳤다. 그리고 에리다누스들은 그 손을 향해 동이에서 갓 퍼낸 국자를 내밀었다. 그 국자가 동이에서 나오는순간 분명히 "찰랑!" 하는 소리가 났다! 마시고 싶어!!


 


"기어이 저놈이.... 으으으.. 뭐 됬어! 나중에 항아리속에서 영원히 감미료나 되라고해! 흥!"


 


"선배님은 조용히 육포나되세욧! 나는 곧죽어도 이거 마실꺼니까!"


 


꿀꺽~ 꿀꺽~ 정말 맛깔나게도 퍼마신다. 먹이를 노리는 매의 눈빛, 글래머를 흘겨보는 건달의 눈빛, 주상을 노리는 후궁의 눈빛. 이런것들과는 비교도 안되는 탐욕의 눈빛이 쿠와힘의 눈에 비춰보였다. 입으로는 욕을 바가지로 하면서도 몸은 물동이로 기어가고있잖아!! 이 입따로 영감탱이!


 


"어머나~ 꼭 지금 드시면서 계약 하실건 없고요~ 물맛만 보여드릴수는 있어요~ 계약은 우리 물동이나 국자에 입술도장 쪽♡~ 어머나~ 다말해버렸네~ 꺄르르르~"


 


"뭐.. 그렇다면.. 맛만이라도 볼까...."


 


내가 만약에 살아서 돌아간다면 저 영감탱이랑 같이다니면서 계약같은거 하나 봐라! 에리다누스 하나가 쿠와힘의 입 위에서 국자를 기울여 물줄기를 흘려내렸다. 순간 다죽어가던 쿠와힘놈이 벌떡 일어나서 국자를 집고는 그 바닥까지 핥아대기 시작했다. 데저트엘프들이 하던말이 기억나는 순간이었다.


 


"에리다누스들의 물은 그 저주받은만큼 맛있다고들 하는데, 절때 먹어서는 안되요. 자유로운 영혼이 되느냐? 한낱 저런 불량식품에 영혼을 파느냐 그건 본인이 알아서 판단할 문제지요. 하지만... 마시고 싶은건 어쩔수 없네요."


 


"맛있어~ 맜있어~ 달고 시원해! 온몸에 힘이 넘치는 느낌이야! 더줘!! 더!!! 더!!!!! 이게 없으면 살아갈수 없을거 같아!! 더줘!! 으헤헤헤! 더줘!!!"


 


"꺄아~ 오빠 짐승~ 잘마시는 오빠가 좋더라~ 자 원샷~"


 


베테랑의 면모는 정수환을 챙기는데서 끝이었다. 저놈도 바보다! 에휴...


 


"응? 여기 오빠는 그냥 누워있네? 오빠도 좀 줄까나?"


 


"난 됬수다.. 그냥 뒈지고 말지 뭐..."


 


"아니.. 그러지 말고.. 좀 먹어보라고오~"


 


응? 이목소리는 분명? 내 심경의 변화를 감지한 에리다누스가 베일을 벗었다... 그리고 그 속엔 그녀가 있었다. 분명 우리 상고 경리과에서 나의 마음을 앗아간 그녀.... 왜 그녀의 모습이 저기에 있는거지? 이 목소리...


 


"흐응~ 내가 널 생각해서.. 이 더운날에 여기까지 고생해서 이고왔는데... 안먹어줄꺼야?"


 


너무 달콤하다.. 머리를 뒤흔든다.... 내 상상속에서만 존재하던 그녀.. 그녀가 지금 내앞에!!! 아니야!! 이건 꿈이야! 저건 단순히 환각일뿐이야!!!! 그래!!!


 


파악! 부비부비부비!!


 


"으아아아아!!!!"


 


나는 모험을 좋아하는 청년이었다. 그래서 다른곳을 돌아다니는 상단에 들어가고 싶어했고 나의 영혼은 그만큼 자유로워야 한다. 그렇기에 죽어서도 자유로와야 한다! 저런 물동이속에 같히기는 싫어! 나의 눈을 희생하는 한이 있더라도!


 


"꺄아악~ 생각보다 독종인데? 하지만 우리의 물에는 치유효과도 있다고오~ 어디 저항해봐~"


 


모래를 문지른 눈에 에리다누스가 물을 끼얹자 신기하게도 나의 시력이 돌아왔다.. 거기다.. 조금.. 입에 들어갔다.....


 


!!!!!!!!!!!!!!!!!!!!!!!!!!!!!!!


 


내가 지금 왜 여기서 죽어야하지? 내가 왜 이런 생고생을 해야하는거지? 맛있다! 너무 맛있다! 달다! 시원하다! 몸에 힘이 도는거 같아! 아무생각도 안난다! 천국의 맛이야! 창고에서 궤짝을 쳐나르고 그날을 마무리하는 술도 이거에 비할수는 없어! 어렸을때 처음으로 먹어봤던 엄마가 만들어준 살구 파이의 맛도 이거에 비하면 더러운 똥일뿐이야! 이걸 마셔야해!! 얼른!!! 일어나야지!! 안되! 나는 자유로와! 아니야! 마셔! 아니야! 나는 자유로와! 마셔! 아니야! 바다로 나가서 죽을거야! 아니! 퍼마셔! 세상의 끝을 보고 다닐거야! 마셔! 아니야! 아아아아악!!!


 


"마실꺼야아아아!!!!! 우와아아아앙!!!!!"


 


슈우우웅! 딱! 쨍그랑!


 


"꺄아아아악!!"


 


옆을 보니 핫샴이 마셨던 동이 장식에 화살이 박혀있다. 그리고 그 동이를 들고왔던 에리다누스랑 핫샴이 그자리에서 고꾸라졌다. 다른 두 에리다누스들은 동이를 들고 도망가기에 바쁘다. 그 뒤를 쿠와힘 녀석이 죽어라 쫒아가고있다. 정신을 차려보니 옆에 며칠전 도망갔던 길잡이가 완전무장을해서 낙타를 타고 달려와있다.


 


"쳇.. 겨우 한동이인가?"


 


"응? 당신은 며칠전에?"


 


"아 정식으로 소개하지. 에리다누스의 물을 전문으로 사냥하는 하엘론이라고 하네"


 


"왠지 급조한것같은 이름은 됬고.. 이 물을 사냥한다라?"


 


"이 물은 에리다누스들만이 아는 비밀의 장소에서 퍼내는거야. 그 장소는 진정으로 비밀이라 알수없지만 그들이 들고다니는 동이속에는 보이는것보다 상당히 많이 들어가거든. 이거 한동이면 한 2년은 잘먹고 잘살겠구먼, 아무튼 자네의 공이 컸네. 자네가 거기서 진상짓을 벌여주느라 한마리라도 잡을수 있어서 다행이었지."


 


"공은 무슨.. 저 머저리 두놈도 처리해줘서 고맙수다. 그나저나 왜 저년들은 나한테 이 국자를 같다 대지 않은거죠?"


 


"호오? 어지간히 입이 가벼운 에리다누스들이었나보군. 그 계약은 계약자가 직접 국자에 입을 대지 않으면 성립되지 않네. 즉 전적으로 계약자 책임이라는거지."


 


"어지간히 뻔뻔한 세일즈우먼이로군요."


 


"아무튼 자네 방금 분명히 저년들과 계약하지 않았다고 했지?"


 


"네. 하지만 그 물을 맛보고 싶은마음은 굴뚝같네요. 조금만 주세요. 앞으로 그 물이 없으면 어떻게 살지.."


 


퓩!


 


하엘론은 앞으로 자신의 유력한 경쟁자가 될지도 모를 싹을 잘라버린후 전리품을 챙겨서 의기양양하게 자신의 캠프로 돌아갔다.


 


-끝-


 


제 설정속에서 잠자고있던 데저트엘프들과 사막의 물장수악마들을 한번 이용해봤습니다. 사막의 물장수악마에 붙인 이름은 아무래도 맛을보면 영혼이 지옥으로 가게된다는 뜻으로 명계로 가는 강중 하나인 에리다누스를 사용해봤습니다. 레테나 스틱스 코키투스등은 나중에써먹을곳이 있어서..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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