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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Diamond Dust

2006.06.05 00:00

카리스티아 조회 수: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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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목 말라……."

여름의 사막은 그야말로 푹푹 삶기는 기분이라는 것이 든다. 내 이름 키리얀, 왜 사막을 걷고 있는지는 굳이 말하고 싶지 않다만 앞길이 막막한 금빛의 길을 보자면 한숨이 나올 따름이다.

물은, 거의 다 떨어져 가고 있는데 길을 잃어버린 터라 마냥 다 마셔 버릴 수만은 없다. 물론 나에게는 마지막 수단으로 길을 찾는 방법이 있지만 얼마 전 그것은 쓰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므로, 굳이 쓰고 싶지는 않았다. …그것보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 오늘 안에 이 사막을 빠져나가야만 한다는 것이다.

차가운 아이스블루의 눈동자, 그리고 실버 블론드. 하얗다 못해 파랗게 느껴지는 피부. 생김새는 시원스러워서 여름에도 더울 리 없겠다며 어려서부터 그런 소리를 들었다. 물론 생김새만 이렇지 성격은 전혀 다르다. 내 쌍둥이 형제인 이셀 녀석은 성격조차 얼굴을 닮아 꽝꽝! 얼어 있다. 게다가 삐딱~ 하고 말이다. 그래도 내 형이니까, 대우해 주는 거랄까. 뭐, 녀석 놀려먹으면 꽤 재미있으니까. 어쩌면 이 얼굴은 원래 이셀 녀석을 위해 신이 지정해 준 것일지도 모른다. 얼굴과 더위를 타는 정도는 다르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바닥을 드러낸 물통을 보며 낮은 한숨. 아, 그러고보니 이셀 녀석은 여름이나 겨울이나 땀 한방울 흘리지 않는 괴물이었다.

"……하아. 이제 물도 없다ㅡ!"

어느 길이, 어느 길일까. 이 사막을 3년 전에도 걸은 적이 있지만 그 때와는 사뭇 다르다. 머리 위로 흘러내리는 땀을 닦으며, 조용히 불어오는 모랫 바람을 느꼈다. …매우, 따가운 느낌이 든다. 머리 위로 둘러쓴 터번과 함께, 몸을 덮는 길다란 천. 사막에서 이런 차림은 당연하다고 하지만 더운 것은 더운 것이다. 언제쯤 벗을 수 있을까 하며 한숨과 함께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 이상한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아니, 그것은 놀라운 광경이었다. 모래 언덕 아래로 펼쳐진 그 광경은 마치 별세상을 보는 것만 같았다. 나는 어이없는 목소리로, 이렇게 중얼거릴 수 밖에 없었다.

"사막이… 끝났어?"

멀리 보이는 사막의 끝은 마치 마법이라도 부려 놓은 듯, 정확히 선을 그은 듯한 모양새로 도시와 연결되어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도시 사람들은 얇고 짧은 소매의 옷을 입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모래 바람이 불어왔다. 도시 쪽으로 날아가던 모래 바람은 도시와 사막이 구분되는 경계선 부분에 닥치자 마치 보이지 않는 벽이라도 있는 듯, 부딪쳐 아래로 떨어졌다.
완전 어이없음, 놀라움이라는 감정의 벽에 부딪쳐 나도 함께 추락했다.

"……무, 무슨 조화야 저건?!"

…아무래도, 세상이 상당히 바뀐 모양이다.




"물ㅡ?! 사막국가에 왠 분수대야?!!!"

도시 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야말로 '비명'을 지를 수 밖에 없었다. 세상에ㅡ 사막 국가에서 분수대를 설치해 놓은 것이다. 바로 옆에 사막을 둔 나라로는 도저히 여길 수 없는 선선한 날씨에, 적당한 햇빛과 분수대…는, 나를 어이없게 만드는 데다 왜 사막에서 얼음을 가득 담은 쥬스 따위를 행상인들이 팔고 있는지조차 이해하기 힘들었다.

3년 전의 풍경과는 완전히 다른, 그야말로 별천지. 약간의 현기증을 느끼는 나를 사람들은 '촌놈' 취급하듯 보고 있었다. 이런 모습은 수도에서나 볼 수 있을 법 한데, 내가 시골에 틀어박혀 있을 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하, 하하, 하하하하……. 됐어, 마법 길드나 찾아가야겠다."

나 키리얀 페리스팔드, 이렇게 황당하기는 처음입니다. 사람들 사이에 끼어 차가운 음료 하나를 산 뒤 입에 스트로우를 물었다. 음료의 달착지근한 맛이, 정신까지 녹이는 것 같다. 스트로우에서도 달콤한 맛이 났다. 분수대 근처의 벤치에 앉아, 잠시 주변 사람들을 구경했다. 예전에는 사막 특유의 새까만 피부를 가진 사람들만 잔뜩 널렸던데 이제 보니 하얀 피부의 사람들이 제법 많다. 쪽, 소리가 나게 음료를 빨아먹으며 주머니 속에 남은 돈을 가늠해봤다.

"뭐, 아직 돈은 여유가 있네…… 일단은, 칼레딘까지 어떻게는 갈 수 있겠다."

묵직한 돌덩이들 가득. 이 돌덩이는 사실 돌덩이가 아니다. 주먹만한 크기의 보석들이다. 그것을 손에 쥐며 안심했다, 어떻게든 집에는 돌아갈 수 있겠다고. 칼레딘은 내가 태어난 나라로, 12세때까지 쭉 살아왔던 곳이다.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칼레딘에서 왔다고 하면 '와, 돈 많은 나라에서?' 라는 시선이 대부분이다. …뭐, 칼레딘이 좀 큰 나라긴 하지만. 얼마 전에 왕국에서 제국으로 바뀌었다고도 하던 것 같았다. 그것때문에 여러 모로 외교 문제에 부닥쳤지만. 내가 알 바는 아니려나?

"그나저나, 마법 길드는 어디?"

자리를 털고 일어나며, 나는 다 먹은 음료의 컵을 가볍게 찌그러트려 버렸다. 마법 길드를 찾지 않으면 걸어가야만 하니까, 일단은 찾아야 한다.

"귀찮게…."

마법 길드에서는 장거리 이동 마법의 발동이 가능하니까, 돈만 충분히 낸다면 누구든 이용할 수 있다.
마법이라는 것이 요즘에는 실용화되서 3년 전만해도 마법사라고 하면 '오~!'라는 반응이었지만 요즘에 마법사라고 하면 '아, 마법사? 그렇구나.'하는 반응이다. 희소가치라는 게 떨어졌달까. …여러 학자들은, 마도시대의 재림이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예전에 길거리에서 마법 길드를 찾으면 사람들은 '잘 모른다'라고 했지만, 요즘 들어 물어보면 자세히 가르쳐준다.
나도 그것을 생각해내고, 가볍게 지나가던 사람 하나를 붙잡아 물어 물어 찾아온 곳이 여기, 사막 국가 타르나카의 마법 길드였다.


그래, 마법 길드이긴 한데…….

무슨 마법 길드가 이렇게까지 화려 해야 되는 거냐고?!


마법 길드 앞에서 입을 쫙 벌리며 경악하고 있는 나를 보며 킥킥대는 주위의 꼬마들. 이런 반응은, 마치 약 20년을 산 속에서 살다가 도시로 나온 촌놈의 반응이었을까? 괜히 부끄러운 마음에 안 그래도 꽉 눌러쓰고 있던 후드를 더욱 깊이 눌러 썼다. 후드가 달려있는 망토는 지나치게 더러웠고, 후드를 꾹 눌러쓰다보니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얼굴을 가려버렸다. 그야말로, 수상쩍은 사람의 모양새에 사람들은 조금씩 뒤로 물러나는 것으로 심경을 대신 표현했다.

하지만, 내 반응이 이상치 않을 정도로 마법 길드는 컸다. 예전만 해도 칙칙ㅡ하게 회색 톤이던 작은 건물이 밝은 초록색 톤으로 꾸며진데다, 주변에 심어진 식물과 함께 어우러져 아기자기한 느낌과 깔끔한 느낌이 들었다. 언뜻 보면, 숲의 신전처럼 보일 정도로. 이것은 탈바꿈이라고 해도 옳았다!

"이건 악몽이야. 악몽이라고! 뭐, 보기에는 나쁘지 않지만……."

혼자서 실신한 듯 중얼거리며 나는 길드 안으로 들어섰다. 냉방 완비! 우중충함을 탈피한 밝은 실내! 랄까나. 안쪽은 푸른 계통으로 시원하게 꾸며져 있었다. 어지러움까지 느끼며 프론트로 다가간 나는, 친절히 물어오는 여자 마법사까지 보고 나서야 상황을 직시할 수 있었다.

마법의 진보는 위대했다……. 그게 어떠한 것이든 말이다.
약간의 긴장되는 기분에 잠깐 숨을 고른 뒤, 프론트의 직원에게 말했다.

"자, 장거리 이동을 부탁하고 싶습니다만."

말 더듬었다, 바보오-!!!
난, 아마도 영원히 이 세계에 적응따위 할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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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의 문학동은 처음이라, 적응이 어렵군요.(웃음)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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