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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암울한인생 암울했던 성장기

2010.08.17 23:36

꼬마사자 조회 수:343 추천:1

내 기억으로 아마 초등학교 1학년땐 집이 좀 부유했었던것같음


 


아버지 명의로 된 차량이 2.5톤 화물트럭과 그랜져였던가? 두대였고


 


물류업이랑 꼬리곰탕 사업을 하셨는데 물류업은 지금도 있는 '첵스'


 


시리얼을 납품하는 것이랑 음식업 겸업 할 정도로 부유했음.


 


초딩때 반장선거를 했는데 몰표를 받고 (막 뭘 쐈겠지)


 


성적표가 항상 올 '잘함' 으로 나오고 (그땐 잘함/보통/노력바람)


 


어릴 땐 그게 남들의 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는 걸 모르는 게 당연했음


 


아버지도 잘 나가니까 그때부터 뭔가 이상해졌는데


 


시의원엘 세번이나 나가서 세번 다 떨어지고.... 느닷없는 IMF 포텐이 터져서


 


어느날 집이 이사를 했음. 차도 없어지고 집은 엄청 작은 집으로 옮겨짐...


 


어린 마음에 이사는 그냥 들뜨고 신나는 행사에 불과했으니 멋도 모른채


 


허구한날 부모님은 서로 싸우시고 돈문제니 뭐니 외갓집 식구들한테 보증을 서 달라하고


 


주식하다가 실패... 땅샀다가 사기당하고.... 아버지는 전국으로 떠돌이마냥 일구한답시고


 


연락이 안되고 결국 있던 집마저 경매넘어감ㅋㅋㅋㅋ 어떻게 아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빌려서


 


재개발 직전의 다쓰러져가는 흥부네집 같은 5층짜리 영구임대 아파트 10평짜리에


 


전세금 900인데 사정사정해서 650만원에 초등학교 5학년때... 그때도 어렸구나


 


1층집인데 지하실 바로 위라 방바닥에선 습기가 막 올라오고 보일러도 고장났는데 고칠엄두도


 


못내고 어자피 기름값도 없어서 밤엔 전기장판 틀어놓고 그기서 엄마랑 나랑 지적장애가 있는


 


형아랑 꾸역꾸역 자고 전기도 아까워서 밤엔 촛불을 키고 8살이나 많은 형이 어릴때부터


 


지적장애가 있어서 항상 뒷치닥꺼리를 해줘야했고 엄마는 당장 우리식구 먹여살려야 하니깐


 


보험회사에 보험설계사로 들어가서 아침에 나갔다가 밤늦게 오고 그런 직업은 차가 있어야되는데


 


차는 무슨 엄두도 못내고 학교갔다가 오면 특수학교 갔다온 형이 맨날 근처 슈퍼에 가서


 


뭘 하나씩 그냥 들고와버리는 통에 슈퍼아줌마가 맨날 집앞에 와서 깽판치고 그럴때마다


 


엄마가 가서 죄송하다고 빌고있고.. 이게 중1때까지 반복되는 생활 진짜 돌아버리겠더라고


 


집에 들어가기가 싫은거야 밖이 더 좋았어 돈없어도 피씨방가면 동네형들이 한시간씩 시켜주고


 


오락실에서 저학년들 주머니좀 털어서 군것질하고 그러다보니 슬슬 이런쪽으로 물들어버리대..


 


학교도 다니는 둥 마는둥 안가고 소위 껄렁한 새끼들하고 어울려서 다니다가 가출은 말 다 했지


 


집엔 여전히 썰렁한 기운밖에 없고 막 밖에서 뭘 주워왔는지 집에선 이상한 냄새나고


 


사람이 사는 곳 같지가 않았음. 진짜 순간 더럽고 죽고싶다는 생각이 파도를 치는거야


 


높지도 않은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서 밑을 보는데 아찔하더만.. 어디서 또 뭐 본건 있어가지고


 


신발을 가지런히 벗어놓고 난간에 매달리는데 갑자기 울컥하는거야 엄마 생각이나서


 


일주일간 가출하고 돈도 없고 갈 대도 없어서 오랫만에 집엘 들어갔는데 엄마가


 


아무 말 없이 미역국에 밥을 말아서 밥상을 차려주던게 생각나대 ㅋㅋ


 


아 지금 내가 뭐하는 짓거린가 엄마랑 형이랑 둘이 어떻게 살까 하고 미친척 하고 그냥 도로 내려왔음


 


그 뒤론 좀 정신을 차렸는지 어쨌는지 학교 꾸준히 나가고 조퇴나 결석도 절대 안하고 학교랑


 


집만 왔다갔다하고 공부도 해서 중3때 아마 반에서 5등안에 들어가지고 담임샘이 반전체에 피자를 돌린


 


근데 이미 1~2학년때 무단 결석이 너무 많아서 인문계를 못 가고 공고 전기과를 가서


 


고등학교 가니까 거의 남자들뿐인데다 나같이 말단인생 사는 새끼들 지천에 밟히고 넘쳐나더라


 


평일에 엄마동창이 하는 카센타에서 알바하고 주말에 횟집알바까지 해가믄서 돈모으고 모으고


 


학교에선 최대한 돈 아끼고 매점도 안가고 등하교때 거리가 ㅈ좀 됐는데 그냥 차비아끼고


 


군입대 전까지 딱 757만원인가가 모이더만...


 


또 그동안 엄마는 초일류기업 삼성생명으로 들어가고 내가 군대를 가니 입 하나는 줄고


 


돈이 모이니 집도 사게 되고 지금은 24평 8천만원 주공에 산다는.


 


졷내 쓰고보니 더 암울해보이는데 그래도 긍정적으로 살다보면 사는게 재밌고


 


졷같은 일만 반복되는 것 같아도 지나고보면 안주거리가 되니까


 


지금은 죽고싶다는 생각 절대 안들고 오히려 이제 주변의 암울한 시기를 보내는


 


스스로 죽고싶다고 말하는 어린노무새끼들을 내가 훈계하는 입장이되었음.


 


약간의 애정결핍도 있고 ADHD도 있는 병신이긴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