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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문학 한반도의 공룡.

2009.02.06 21:39

연지 조회 수:373

한반도의 공룡.


 


 


한 2억만년 쯤.


잠 들어 있었던 것 같다.


 


지칠만큼 질기고 어두운


무기력은


저 핵까지


뿌리내렸을게다.


 


약육강식아닌,


이제는 머리 좋은 놈들이 그렇지 못한 것들에게서


가로채는 시대.


난 당연히 새의 그것보다 큰 뇌를 가지고 있으므로


그 것을 뒤집어 쓴채,


터벅터벅


타박박한 외출을


선택한다.


 


윙윙-


부는 바람과


신호를 기다리는 느릿느릿한 그림자들.


 


빙하기 때도 이랬으리라.


 


움츠러드는 몸.


바람을 외면하며 무심히


그리고 무겁게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사람들은 마치


 


한 마리


한 마리


한 마리


빙하기의 공룡같았다.


 


어쩌면 추위와 죽음의 공포.


그 것보다


그 몸집 만큼 텅빈 외로움으로 얼어 들어갔을 법한.


먹고 자는 일 외엔  별다른 감정이 없었을


그 것들의 뇌에 가늘고 날카롭게


끓어 오르기 시작한


외로움.


 


그 외로움의 지능 발달로,


절망이라는 걸 맛보다 혀를 깨물었을 지도. 


 


 


외로움에 동사  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