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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문학 흠, 오랜만에 일기 겸 적당히 무거운 이야기

2009.10.22 08:20

갈가마스터 조회 수:375

 


 


간혹 논쟁이 길어지다보면, 내 자신의 주장을 내가 논파해버리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런 경우를 느껴본 분이 계실지는 모르겠는데, 하여튼 오늘의 제가 그랬습니다.


 


주제는 뭐 말할 필욘 없겠죠. 중요한건 아니니까. ㅎㅎ


 


논쟁이 벌어지는 시발점은 참 간단하죠. 일단 편을 정하는 겁니다. 조금 더 수긍이 많이 가는 쪽에 서서, 상대방에게 논쟁을 걸죠.


 


그렇게 논쟁이 한시간 두시간 이어지다보면 첫머리에 말했던 것처럼 나 스스로 내 주장의 오류를 발견해버리고 아차하는 순간에 머리속에서 그걸 논파해버립니다.


 


어쨌든 그런 경우가 생기면 전 두가지의 선택을 합니다.


 


방금 나온 따끈따끈한 약점을 잠시 보류하고 보완책을 생각하든가


 


아니면 내 주장을 논파해버리고 아싸리 상대방 의견에 동조해버리는 경우입니다.


 


처음엔 전자를 선택하고 논쟁을 지속했지만, 결국 내심 수긍해버린건 후자의 경우입니다.


 


동조했다고는 하지만 완전한 동조가 아니고 상대방과 내 주장을 어느 정도까지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접점을 찾아내는 거죠.


 


수학적으로 공집합을 찾아본다고 할까요?


 


이 두 가지 선택 중 어느 경우에도 상대방에게 완벽하게 동조해버리는 경우는 없습니다.


 


뭔가 지는 것 같은 느낌도 들지만, 언제나 상대방의 주장 자체에도 허점이 보이는 경우가 상당히 많기 때문이죠.


 


애초에 논쟁이 벌어지는 이유가 서로간의 주장에 허점이 존재하기 때문이잖아요.


 


이럴 경우엔 오히려 새로 찾아낸 공집합쪽이 양측을 다 수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주장이기 때문에 서서히 눈치채지 못하게  그쪽으로 유도해나갑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걸 깨닫는 순간 십중팔구 상대방은 침묵해버리고 말죠. 왜냐면 이 새로운 주장을 논파하는 순간 자신의 의견도 논파될게 눈에 보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그걸 또 인정하기 싫어서 결국엔 "님 즐"하고 외면하는 놈들도 참 많습니다.


 


나는 일정부분 동의해줬는데, 왜 상대방은 동의를 못하는지. ㅋㅋ


 


자기가 먼저 생각하지 못했다는데서 오는 패배감이라도 있는건가.


 


 


 


 


뒤늦게 생각해보니 문득 논쟁이라는 것은 결국 그런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상대방의 약점을 꼬집어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스스로 공집합으로 가게끔 유도하는 것 말이죠.


 


억지 논리로 상대의 주장을 죽여버리고 내 편으로 끌어들일게 아니라, 상대방이 스스로 자신의 주장을 약간 낮추게끔 만들어


 


자연스럽게 합의점을 찾는 것이 논쟁의 목적으로서 가장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럴려면 역시 논쟁을 벌이는 사람들끼리 서로간에 충분히 존중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점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당히 자존심 상하지 않게, 그러나 주장은 뚜렷하게 하다보면 결론이 굉장히 깔끔하게 나오더군요.


 


뭐 그걸 받아들이든 말든, 그건 개인의 자유니까 덮어두죠.


 


 


여튼 오늘 논쟁의 결과를 두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런 잡생각이 떠올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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