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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문학 하얀 늑대들 다시 쓰기 by 작가

2007.08.18 01:30

BlueHorizon 조회 수:507








얼마 전, 더.워의 작업 현황을 설명하다가
본의 아니게 하얀 늑대들의 저조한 판매량을 들먹여 버렸다.
작가 본인이 자기 소설을 욕하는 꼴이 되어버렸으니 이 얼마나 쪽팔린 짓인가?
의도한 바는 아니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독자분들은 그걸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격려해주고,
또 어떤 분은 땅 파지 말라고 따끔하게 충고해 주기도 했다.



이런 독자들이 있다니,
행복한 놈이여, 난…….



그런데,
더.워의 작업 현장에서 가장 걸림돌이 되는 건, 공교롭게도 하얀 늑대들이다.
그 소설을 보고 여길 찾은 독자들의 눈은 이미 거기에 맞춰져 있으니,
나는 적어도 동급, 또는 그 이상의 퀄리티를 내야 한다.
하지만 현재 내가 직면한 문제는 돈!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의 독자들을 배신해야 한다?
라고들 주위에서 충고하고 있다.
흐음 그래?

대중 <=> 하얀늑대들

이란 말이지?

좋아. 해보자.

더.워 왕창 팔기 연구,
두 번째 시간을 맞이 하여,
이번에 하얀 늑대들, 대중적으로 고쳐 써보기를 해보고자 한다.



하얀 늑대들의 문제점 1. 캐릭터 성 부족

하뎃이 가장 자신 없는 부분이 바로 여기다.
팬픽 그리는 사람들 좌절시키는 머리카락 색깔 묘사 부재도 그렇고,
현 판타지 시장을 주도하는 중고교 청소년들을 공감시킬 수 없는 나이대.
그리고 샤방~한 러브 스토리 부재.
등이 각양각층의 독자층으로부터 문제점으로 제기 되었다.

여기에 한 작가 친구가 내세운 해결책이 이거다.

아즈윈 16세, 미니스커트를 전투복으로 착용한 미소녀~
(소울 칼리버 2 의 카산드라, 또는 철권 5 의 카자마 아스카.)
키가 크고 다리 길고 매우 말랐으나 가슴은 글래머.

카셀 18세, 싸가지 없으나 미소년.
키가 크고 말랐으나, 벗겨놓으면 근육질

1권은 두 사람의 러브러브로 나간다.
어느 날 아즈윈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자신을 몸을 날려 구해준 카셀에게 한 눈에 반한다.
그리고 다음날 손수 만든 도시락을 건넨다.

“캡틴! 이 도시락, 먹어주세요!”

배 부르지만 있는 힘을 다해 먹어주는 카셀.
아즈윈은 거기에 반해 얼굴을 붉힌다…….
카모르트의 운명 속에서 싹 트는 두 사람의 사랑은 과연?




결론 : 조금도 팔릴 것 같지 않다!




문제점 2. 쓸데 없이 긴 문장과 장황한 액션 묘사


이것 역시 일부 지인에 의해 심각하게 지적 당한 부분이다.
하얀 늑대들의 문장은 지나치게 길고, 액션은 쓸데 없이 길며,
주어와 서술어의 구조가 복잡하여 쉽게 읽히기 어렵다……. 라고 한다.

그런가?


해결책 : 문장은 가급적 줄이고, 액션 묘사는 의성어로 대신한다.



예시 : 12권 ‘제이메르의 이름으로’ 편에서


……제이메르는 앞을 가로막는 방패병들까지 지나 벽을 이루고 돌격해오는
모즈들을 향해 왼손에 들고 있는 도끼를 휘둘렀다. 한꺼번에 대여섯 마리의
모즈들이 뒤로 나가떨어졌다. 제이는 지체하지 않고 오른손의 칼을 들어
사방에서 날아오는 창과 도끼를 막았다. 그리고 몸을 몇 바퀴 회전하며 칼과
도끼를 번갈아 가며 휘두르고 막았다. 그가 전진하는 방향으로 뜨거운 공기가
피를 머금고 주위로 터져나갔다.

거센 회오리가 몰아치고 지나간 것처럼 모즈들의 동강난 시체가 바닥에 줄을
지었고, 그 옆으로 팔을 잃거나 상처 입은 녀석들이 넘어지며 한 차례 긴 길을
만들어냈다
이건 전투가 아니었다.
이건 일 대 일 싸움도 아니었다.

‘나는 기사가 아니다. 사냥꾼이지.’

라이가 말하고 싶은 건 그것이었다. 그러니까 모즈들 역시 전투를 위한 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래. 이 녀석들은 전쟁터의 적이 아니라, 그냥 사냥감인 거지.




제안된 해결책 대로 고쳐 써보기!




제이메르는 모즈들을 향해 도끼를 휘두르며 외쳤다.

“천공 회오리 스매쉬!!!!”

퍼버버버벅!

“크아아악!”

엄청난 숫자의 모즈들이 박살 났다. 제이메르의 뒤에 시체가 산을 이루었다.

“후우~”

제이메르는 반짝이는 땀을 훔치며 말했다.

“너희들은 내 상대가 안돼. 훗, 나는 사냥꾼 제이메르다!”





쓰고 나서 하뎃의 감상 : 호오, 그럴 듯 한걸?





문제점 3 : 꽉 짜여진 스토리 라인은 때로 독자들을 피곤하게 한다.

우연성이 부족하다!
즈토크 워그와 카셀의 만남 조차 누군가에 의해 계획된 것이라면
하뎃이 생각하기에도 지나치게 한 덩어리로 맞추려고
발악을 한 느낌도 없지 않아 있다.
개연성도 중요하지만, 때로 우연성 또는 황당한 스토리 전개도
독자들을 즐겁게 한다.


그런 마인드로 스토리 라인을 한 번 짜보자.




2부 아란티아의 여왕 편에서

…..카셀은 동료 하얀 늑대들과 헤어지고,
여차저차 해서 빌리, 슈벨, 블랙 일행에 합류한다.
빌리는 계속 카셀을 인질로 삼아 끌고 가고,
슈벨은 카셀에게 호감을 느끼는 와중에
블랙 만큼은 이상하게도 카셀에게 아무 감정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레드 게이트 앞에서 블랙은 카셀을 질책한다.


“캡틴 울프란 자가 고작 그 정도 그릇 밖에 안되는가?
훗, 마스터 퀘이언이 널 그렇게 밖에 키우지 못했군.”

한 마디 한 마디에 힘을 실어 블랙이 말했다.

“당신이 하는 말 따위 듣지 않아.”

카셀은 날카롭게 대꾸했다.

“어리석은 녀석! 퀘이언에게 아무 배움도 못 얻는다면 너는 나에게 와야 한다.”

“당신에게서 뭘 배우란 거지? 차라리 나는 나 스스로 캡틴의 직위를 버리겠다.”

“아니 그렇지 않다. 적어도 내겐 널 가르칠 권리와 의무가 있다.”

“무, 무슨 뜻이냐?”

블랙의 투구 안에서 믿을 수 없는 말이 새나왔다.

“실은 내가…… 네 아버지다.”



써먹지 못할 이유 : 그럼 12권 에필로그는 에밀과 달리아가 결혼해서
웰치의 아들을 양자를 키웠다는 스토리 급반전이 일어난다.




문제점 4 : 주인공이 강하지 않다.


집필 초기부터 제기된 문제.

해결책 : 강해져 보자!

위의 세 가지 문제점 모두를 아우르는 방식으로 다시 써보자.



12권 워그의 영혼 편에서,


느-라이프덤의 공격으로 하늘 산맥 얼음 틈바구니로 떨어졌다가
정신을 차린 후, 상황.

……카셀은 정신을 차렸다. 그러나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옆구리를 감싸는 따뜻한 것이 있어 카셀은 그것을 꽉 끌어안았다.
사방이 지독히 추웠기에 그 털북숭이가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
뜨듯하고 축축한 것이 카셀의 얼굴을 핥았다.

“너구나. 다행이다. 살아있었네.”

카셀은 얼어붙은 입술을 떼며 물었다. 베논이 킁킁대며 카셀에게 코를 가까이
가져왔다. 뜨거운 콧김이 얼어붙은 얼굴에 닿았다. 공기가 찼으나, 바람이 불지
않으니 바깥보다는 나았다.

“잠깐만 이대로 있자.”

의지는 몸을 일으켰으나, 육체는 의지를 끌어당겨 눕혔다. 그는 한참 동안 베논을
끌어안고 온기가 회복되길 기다렸다.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굴러 떨어진 곳이 어디인지도 알
수 없었다. 동물 울음 소리가 같은 바람 소리가 들려오는 걸 보니 바깥은 계속 눈
보라가 치는 모양이었다…….



저 상황을 이렇게 바꿔보자.


카셀은 정신을 차렸다. 그러자 갑자기 쌓였던 걱정이 밀려왔다.

“안돼. 내가 여기서 죽으면 가넬로크는 함락된다. 싸워야 해. 타냐도, 제이메르도,
라이도 날 기다리고 있을 거야.”

하지만 카셀은 자신의 나약함에 분노하기만 할 뿐,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힘이…… 힘이 필요해. 이 세상을 구할 힘이!”

그 때 어둠 속에서 굵은 목소리가 울렸다.

‘힘을 원하는가?’

카셀은 무의식 중에 대꾸했다.

“힘을 원해.”

‘힘을 원한다면……’

그 굵은 목소리가 대꾸했다.

‘주지!’

갑자기 몸에서 십 갑자의 내공이 흘러 들어왔다. 카셀이 일어나 손을 뻗자,
아란티아의 보검이 그의 손으로 저절로 휘리릭 빨려 들어왔다. 그의 몸이
파랗게 빛나며 그의 몸 주위로 뜨거운 바람이 흘러 나갔다.


여기서 느-라이프덤 출현.
카셀은 칼을 휘두르며 지금까지 나온 적 없는 단어를 외침.
“봉황비천무!”
얼음의 괴물은 단숨에 산산 조각. 카셀은 주먹을 쥐었다 펴보며 중얼거림.
“이것이 나의 진정한 힘인가?”








문제점 : 괴로워!!!!!!!!!!!!!!!!!!!!!!!!!!!!




실험 종료.



연구 결과 :

판매량이고 뭐고,
그냥 나 쓰고 싶은 대로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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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 회오리 스매쉬!!!!”

“크아아악!”
“너희들은 내 상대가 안돼. 훗, 나는 사냥꾼 제이메르다!”
 

그럴듯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