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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dest21c 다락위의소피아

2007.05.01 11:46

Evangelista 조회 수:3162 추천: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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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8세기 인디언 기마술




쌍둥이의 동생 쪽인 민시현은 최근 기분이 좋지 않았던 데다가 그 날은 비가 내렸고 좋아하는 여자애는 형만 쳐다보느라 정신이 없으며 특히 그 형이란 작자가 아침 방에서 사촌 누나라고 뻥을 치고 다니는 웬 여자와 묘한 구도로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특히 기분이 나빴다.


쌍둥이의 형 쪽인 민서현은 최근 자기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정신이 없었던 데다가 그 날은 비가 내렸고 학교에 갔더니 예측하지 못한 패턴으로 따라 다니는 여자애가 출몰했으며 특히 아침에 일어나니 상대하기 곤란한 여자가 침대에 기어들어와 있었기 때문에 더욱 혼란스러웠다.


신현 중학교 2학년인 하지민은 최근 기분이 좋은 편이었는데 그 날은 비가 내렸고 좋아하는 남자애는 어디서 굴러왔는지 모를 이상한 여자가 붙어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으며 특히 그 여자가 상당히 예쁜데다가 몸매로도 이길 수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급격히 우울해졌다.


자기가 천사라고 주장하는 라피스는 최근 마음이 편안했는데 그 날은 비가 내렸고 며칠 전 원인을 알 수 없이 날개를 잃어버렸으며 특히 겨우 발견한 날개가 어떤 꼬맹이 팔에 붙어서 빠질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좋지 못한 성격에 기분이 몹시 더러웠다.


결론적으로 그 날은 비가 왔다.




교실 분위기도 매우 질척거렸다. 장마가 시작되는 모양이다. 평균에서 조금은 미인 쪽으로 저울추가 기울어져 있다고 객관적으로 판단되는 여학생 하지민 양은 수업중임에도 불구하고 성적은 고려 대상에 넣지 않은 채 바깥의 상이 어그러진 창을 쳐다보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신 밖에 모를 것이었다. 한 마디로 자기도 지금 자기가 어떤 뇌내 연상 작용을 거치고 있는지 몰랐다. 요컨대 멍하니 있었다.


“지민아.”


세 달 전 첫 아이를 출산한 마음 착한 영어 선생이 불렀다. 그리고 가까이 와서 물었다.


“어디 안 좋니?”


그제야 그녀는 화들짝 놀라며 정신을 차렸다.


“괜찮아요.”


일부러 눈을 번쩍 뜨며 대답했다. 그러자 영어 선생의 손에 들린 책이 살짝 머리에 내려왔다.


“그럼 수업 들어야지.”


여기저기서 킥킥대는 소리가 들렸다. 얼굴이 새빨개졌다. 앞에 앉은 친구가 슬쩍 돌아봤다.


“민서현 때문에 그래?”


조금 미간이 좁혀지는 것이 느껴졌다.




교실 분위기가 무섭게 질척거렸다. 멍청한 몇 놈이 우산을 안 들고 오다가 흠뻑 젖어 왔기 때문이다. 아주 조금 머리가 좋은 것 말고는 내세울 게 없다고 주관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남학생 민시현은 쉬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성적을 너무도 고려한 나머지 복습을 하고 있었다. 어쩌면 그런 행동을 하면서도 따돌림을 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대단할 정도였다. 형에 대한 콤플렉스가 발동한 것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절대, 한 분야만이라도 지고 싶지 않았다. 요컨대 굉장히 어린애다운 치기가 있었다.


“야, 민시현.”


학급에서 친하게 지내는 편인 한 남학생이 불렀다. 그리고 가까이 와서 물었다.


“어디 안 좋냐?”


쳐다보지도 않고 콧소리로 대답하던 그는 여전히 시선을 교과서에 두고 대답했다.


“괜찮아.”


그러자 남학생이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왜 갑자기 안 하던 짓을 하냐?”


그 말에 민시현은 미간이 좁혀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여기서부터 재생하세요☆ (Blues Drive Monster - The Pillows)


 


그 둘이 점심시간 복도에서 만났다. 먼저 말을 건 것은 남학생 쪽이었다.


“오늘 아침에 말야.”


여학생은 그냥 지나쳐 가려고 했다. 그러나 다음 나온 단어에 자신도 모르게 멈춰 섰다.


“형이 있지.”


“왜?”


그리고는 뇌를 거치지 않고 그대로 성대로부터 발화된 그 대사를 속으로 후회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어쩌랴. 강태공이 말했다. 흘린 물은 주워 담을 수 없다고. 지금 바깥에 내리는 비처럼 그 비의 형태로는 다시는 하늘로 돌아갈 수 없는 것이다.


“아침에 보니까 침대에서 그 여자랑 붙어 있더라고.”


“뭐? 그 여자가 그 여자야?”


“그래. 세희 누나.”


실수로 ‘그 여자’라고 말한 것이 은근슬쩍 넘어가게 되어 안도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런 부자연스러운 호칭도 눈치 채지 못할 만큼 형한테 빠져 있구나 하면서 좀 안타까운 마음이 든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돼? 친척끼리!”


“야, 조용히 해. 그러긴 뭘 그래? 뭘 상상하는 거야?”


“그거라면 그, 분명히 그거 아냐?”


“그렇다고 해서 그게 되는 것만은 아니지만……. 충분히 수상하긴 했어 그거.”


옆에서 듣던 사람이라면 절대 못 알아들을 대명사의 홍수 속에서 지민은 다시 아까처럼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 감정은 달랐다. 부끄러운 것이 아니었다. 크게 화가 나지도 않았다. 그저 분했다. 일종의 보상심리일 것이다. 내가 훨씬 더 전에 만났고 내가 훨씬 더 오래 좋아했다 운운하는 그것 말이다. 그럼에도 이 야속한 남자는 어째서 이 가련한 여중생의 소박한 사랑을 받아주려 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 하는 정도의 착각에 빠져들기 시작한 것 같다. 여하간 시현은 시현대로 홧김에 확 까발리긴 했는데 자기가 뭣하러 그런 짓을 했나를 후회했다. 앞에서 망상에 허우적대며 알 수 없는 소리를 중얼거리는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애를 보면서.




여지없이 지민의 적은 학교에 출몰했다. 우산을 챙겨 왔다고 한다.


“가져 왔어.”


뜻밖의 미인을 보고 공황 상태에 빠진 학생들을 무시한 채 서현이 대답했다. 그의 두개골 내 단백질 덩어리는 지금 지민과 라피스가 만날 경우나 지난번처럼 풍기 문란으로 얽혀 시끄러워질 경우 등을 상정하고 그런 사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사고 중이었다. 오늘따라 그녀의 복장은 더욱 화려했다. 정확히는 수수함 속의 화려함이라고 해야 옳겠다. 디자인은 같으면서 색이 다른 민소매 티셔츠를 걸친 채 (그녀는 그 옷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밑에는 허벅지 중간 정도밖에 안 오는 반바지를 입은 것이다. 게다가 습기에 옷이 조금 젖어 혈기가 넘치다 못해 폭발하지 않을 수 없는 남학생들을 몇 배로 자극하고 있었다.


이상의 상황 증거에 미루어 서현은 선생님들과 마주칠 경우에 대해 먼저 생각하기로 했다. 사실 별 대책이랄 것도 없었다. 무작정 잡아끌고 교사 밖으로 집어던져 버리면 온당하겠구나, 그게 다였다. 그 정도까지 생각하고 그 다음 귀찮은 두 여자의 조우에 대해 고민하려 할 때 교실 문이 벌컥 열렸다. 올 것이 왔구나! 하며 라피스를 붙잡고 도망칠 태세를 갖추는 그의 앞에 나타난 것은 예상 외로 지민이었다.


이거 정말 큰일 났다.


“무슨 생각으로 또 오신 거죠?”


“이거.”


손에 든 우산을 들어 보이며 라피스가 경쾌히 대답했다.


“서현이는 오늘 우산 들고 온 걸로 아는데요. 외사촌이라면서 그런 것도 체크 안 하나요?”


“같은 반도 아닌 남자애가 우산을 가지고 있는지 없는지 어떻게 알지? 스토컨가?”


“오면서 봤거든요.”


“난 자느라 못 봤거든.”


“이제 보니까 너무 불성실하시네요. 그렇게 아침잠이 많아서.”


“밤새도록 작업을 했거든. 사회인은 바쁘단다.”


서현은 속으로 웃기고 자빠졌군 - 그렇게 생각했다.


“무슨 작업을 했죠?”


“보고서.”


웃음을 잃지 않고 라피스는 대답했다. 이 아가씨도 귀여운 데가 있어서 전혀 밉지 않았다. 어쩐지 껴안고 싶기까지 했다.


“거짓말! 같은 침대에서 잤다면서요!”


그건 둘째 치고 걸어온 싸움엔 응해 줘야 당연하지 않겠는가. 남학생들 사이에선 여러 잡념이 복잡하게 뒤섞인 탄성이 일었으며 서현은 턱을 괴고 있던 손을 미끄러트리며 고개를 책상에 처박았다. 뒤따라 들어온 시현은 죽을상으로 이 쪽을 응시하곤 말이 없다.


문득 서현이 자리에서 일어나 시현에게 걸어가 어깨동무를 한다.


“너냐?”


“미안.”


“생각이 있는 놈이냐?”


“너무 그러지 마. 이런저런 얘기 하다가 그렇게 된 거야. 그래도 이상했다고. 어째서 저, 누나가 형 침대에 누워 있는 건데? 누구라도 의심할 수밖에 없어.”


“어쩌다 보니까 사촌 남매끼리 같이 잔 게 뭐가 의심스러워?”


사실 아침에 일어났을 때는 엄청나게 동요했던 주제에 빨리 상황을 타개하고 싶은 나머지 마음에 없는 말도 마치 진짜인 것처럼 술술 풀어 놓는 민서현이었다.


“공부 좀 가르쳐 달랬다, 왜. 그러다가 그냥 잤어. 됐냐?”


구경꾼들은 꽤나 납득하는 것 같았다. 맞다. 저 놈같이 공부 잘 하는 인간이 그 정도 노력도 안 한다는 건 우스운 일이라면서. 라피스는 머리를 긁적거렸으며 지민은 얼굴을 활짝 펴고는 마치 남편의 무죄를 확인한 아내처럼 달려들었다. 또다시 그녀는 민서현이라는 인간에게 붙어 있는 옵션 세트의 위상을 되찾았다. 다만 시현만은 대답도 하지 않고 그들을 외면했다. 불만스러워 보이던 라피스가 웃음을 지었다.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그 날 학교에서 학생들의 모든 일정이 끝났다. 시현은 신문부로 향했다. 확실히 뭔가 이상한 점이 있었지만 도무지 캐물을 분위기가 아니라 조금 걱정하며 서현은 왼팔에 지민을 단 채 현관에서 우산을 폈다. 이제 떨궈 내는 것은 포기했다. 그냥 커다란 장바구니라고 생각하는 게 훨씬 마음 편했다. 게다가 이미 어떤 녀석들은 둘이 사귀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 같았다. 갑자기 라피스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싫지도 않을 텐데?


어쩌면 이것도 좋을 지도 모른다. 귀찮아 죽겠다는 선입관을 버리고 생각해 보면 이 애도 썩 괜찮은 애다. 친구들 사이에서 평판도 좋고 (집요하기는 하지만) 얼굴도 귀여운 편이다. 분명히 자신은 아직 이 애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앞으로 좋아하게 될 수도 있을지 누가 알 것인가?


신문부실에서 동생 쪽이 굴절되는 풍경 사이로 교문을 빠져나가는 둘을 말없이 쳐다보고 있었다.




둘의 방향이 갈라지는 좁은 골목 네거리가 나왔다. 지민은 우울함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폭주 상태에 가깝게 기분이 좋아 보였다. 그녀가 우산을 폈다. 젖은 왼쪽 어깨는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조금 상기된 얼굴로 내일 보자며 인사했다. 그 표정이 마음을 움직였다.


“아, 잠깐만.”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서현이 입을 열었다. 돌아서려던 지민이 멈춰 섰다.


“저기, 있잖아.”


“잠깐!”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둘이 동시에 돌아보았다. 서현의 불길한 예감대로 그 쪽엔 라피스가 서 있었다. 그것도 내리는 비를 다 맞으면서.


“우산 써라 웬만하면.”


“너 정말 진심이냐?”


엄청나게 자신감이 넘쳐흐르는 얼굴로 라피스는 말했다. 그리고 선언했다.


“지난번에도 말했지? 넌 과시욕을 정당화시키고 있는 것 뿐이야!”


“무슨 소리예요?”


짜증이 난 지민이 외쳤다.


“설명하자면, 지금 저 녀석이 너한테 고백을 하려고 했는데 그건 사실 네가 좋아서가 아니라 누가 자기를 좋아해 준다는 사실에 주제넘게 우쭐한 데다가 너 정도 되는 그럭저럭 귀여운 애 달고 다니면 다른 놈들한테 자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엄청나게 비열한 동기에서 그런 거다, 이 말이지.”


“진짜 알기 쉽게 설명하는구만! 말이 되냐?”


“진짜야?”


지민의 귀 얇음에 서현은 한동안 말을 잃었다.


“진짜겠어?”


“그럼 오늘 점심때까지만 해도 귀찮아서 집어 던져 버리고 싶던 애한테 갑자기 그러는 이유가 뭐야? 야, 하지민 양. 남자 놈들은 다 짐승이야. 지금이야 이러지. 한 보름 지나 봐. 중학생으로선 상상하기도 힘든 죽고 싶을 정도로 부끄럽고 거론했다간 사회 문제가 되는 파렴치한 짓을 요구할걸.”


서현은 혼란스러워진 지민의 시선이 자신에 대해, 상당히 불안해진 것을 느꼈다. 대체 저 여자는 뭔데 이렇게 나를 방해한단 말인가!


“헛소리 하지 말고 꺼져!”


“아아. 정말 잠자리에서 민서현 학생의 움직임은 굉장했어.”


완전히 할 말을 잃었다. 손에 든 우산이 땅에 툭 떨어졌다 -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우산은 그대로 내리는 비를 막아 주고 있었다. 소리는 뒤에서 들렸다. 지민이 떨어트렸다. 그녀의 머리카락이 떨어지는 하늘로부터의 물에 젖어 들어갔다. 정말로 화가 났다!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왔으니까!”


기술실에서 느꼈던 것과 비슷한 이질감이 주변에 가득 찼다. 주위가 흔들렸다. 꼭 지진이 일어난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 때 울음을 터트리기 직전인 소녀의 뒤에서, 그 지면에서 아스팔트를 뚫고 무언가 튀어 올라왔다. 말을 탄 중세풍의 기사였다. 그는 자세를 낮추고 손을 내밀어 소녀를 끌어올려 자기 앞에 태웠다. 갑작스럽게 이끌린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정체불명의 사나이를 올려다볼 뿐이었다.


“뭔가 수상쩍어서 실험 좀 해 봤지. 네가 나 때문에 감정이 불안정해지면 저런 게 나오나 봐.”


희열에 찬 얼굴로 라피스가 말했다.


“쟤까지 끌어들일 필요 없었잖아!”


“날개만 찾으면 너희들한텐 볼일 없네요.”


“시끄러!”


그 때 라피스가 그를 낚아채고 뒤로 뛰었다. 사람 같지 않은 속도였다. 이미 예전에 사람이 아니라는 건 기정사실인 것 같았지만. 하지만 그 속도도 곧 기사에게 따라잡혔다. 지민의 비명소리를 무시한 채 철갑으로 몸을 감싼 그는 창을 들어 라피스에게 내질렀다. 그러나 너무나도 간단히 그녀는 그것을 피했다.


“내 머리 색깔 안 보이냐?”


“날라리!”


대체 어떻게 그 물음에 반응한 것인지 엉뚱한 지민이 대답했다. 확실히 미움 받고 있는 것 같다.


“그런 허접한 게 아냐!”


라피스가 뛰어올랐다. 곧바로 그녀의 얼굴이 기사의 투구 바로 앞에 마주했다.


“차라리 깡패라고 해라!”


내지른 주먹에 기사의 머리가 투구와 함께 저 멀리 날아갔다. 다시 한 번 지민의 비명 소리가 퍼붓는 비를 뚫고 골목에 울렸다. 전직 천사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러나 다음 순간 기사의 주먹이 그녀를 후려쳤다. 그리고 그대로 땅에 처박았다!


“라피스!”


“라피스?”


서현의 외침에 눈물 맺힌 눈으로 지민이 작게 되물었다. 기사는 창을 들고 바닥에 쓰러진 목표를 그대로 꿰뚫을 태세였다. 불행한 여중생은 곧이어 벌어질 끔찍한 사태를 예상하며 눈을 감았다. 그리고 몸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작은 날개가 붙은 오른 주먹이 말의 배를 강타했다! 기사와 지민이 공중에 붕 떴다. 서현이 재빨리 그녀를 받으려 달렸다. 그리고 넘어지며 등으로 받아냈다. 죽을 듯한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 때 라피스가 일어나는 탄력으로 다시 한번 뛰어올라 기사에게 주먹을 날렸다. 그리고 둘은 함께 땅에 떨어졌다. 이제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소년은 달려가 일어서려는 기사의 몸통을 내리찍었다.


“잘 했다, 꼬맹아!”


라피스가 주먹을 치켜 올렸다. 빗물이 촥 튀었다. 그리고 직후 기사의 배는 그녀의 주먹에 관통된 채, 더 이상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뒤에 멍청히 소녀가 주저앉은 채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이 녀석은 세계를 구할 용사고 난 보좌하기 위해서 천상에서 파견된 천사라 이거야.”


지하주차장에 앉아 라피스가 말했다. 지민의 눈이 머리에 맺힌 물방울보다 더욱 반짝거리며 빛났다. 서현은 대답할 힘도 없는지 기둥에 기대앉은 채 한숨만 연신 내쉬었다.


“아까 나타난 녀석이 바로 이 세계를 집어삼키려는 악의 원흉! 대마왕, 그, 거. 그러니까. 야, 뭐더라?”


“그런 게 어디 있어…….”


“거짓말이야?”


지민이 아쉬운 듯 물었다. 라피스가 키득거리며 웃었다.


“당연히 거짓말이지. 그보다 너, 아무한테도 이 얘기 하면 안 된다. 아주 복잡하다고. 이 얘기 잘못 퍼지면 진짜 자살하고 말 거야.”


그러자 비밀을 공유하게 되어서인지 만족감이 들어 지민은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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