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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polarbearjmg 바하카프 7회

2006.12.31 01:01

영원전설 조회 수:3205 추천: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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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나도 초보적인 공격에 허를 찔린 자신을 나무라며 주변을 갈가리 찢어버렸다.  너무나도 화가 나 ‘그것’마저 꺼내려 했지만 간신히 정신을 추스르고 주위를 둘러본다.



  “개 난장판이군, 니미.”



  정신없이 흐트러진 잔해들을 뒤로하고 누마와 마법사는 이미 그가 알지 못하는 곳으로 자취를 감췄다.  누군지도 어느 소속인지도 모르겠지만 아마 호송부대를 공격한 것도 그 놈의 짓이겠지.


  다시 한 번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열이 끓어오른다.  허를 찔린 것도 그렇지만 도대체 자신을 어떻게 보고 그런 저급한 마법을?!  웬만한 마법은 통하지도 않았을 그 우리를 그렇게 박살낼 정도의 힘을 가진 놈이 그에게 고작 그런 빛만 가득 찬 마나덩어리를 날리다니.  도대체 자신을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그의 감정에 반응한 둔기 하나가 무서운 속도로 바닥을 내려쳤다.  땅이 울리고 잔해가 사방으로 확 흩어지는 그 소리에 마음이 다시 진정된다.  뭐, 그 누마에 대해선 그다지 걱정 없다.  약하고, 어딘가 나사가 풀려있는 듯 한 그런 놈은 순식간에 없애버릴 수 있다.  게다가 이미 그의 병장기에 상처를 입은 상태.  운 좋아 이 도시에서 빠져 나갈 수 있다 해도 그 놈을 다시 찾는 것은 시간문제다. 


  시간.  그래, 시간이 문제지.  제 시간 안에 죽이든지 사로잡든지 하지 못한다면 꽤나 귀찮게 굴 것이다.  골치 썩기 전에 하루 빨리 해결해 버리는 게 좋겠지.  내버려둬도 알아서 죽을 수 있겠지만 보통 누마들의 체력을 생각한다면 역시 후딱 해치우는 것이 좋다. 


  마법사는 산채로 잡는 것이 이득일 것이다.  검은 인도자로서는 그가 누구를 위해 일하고, 무슨 이유로 그들을 공격했는지에 지대한 관심을 보일 터.



  아, 하지만 뭐가 어쨌건 간에 일단 그들을 찾는 게 먼저겠지.



  무기들을 불러들이고 아직도 공중에서 제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예의 그 도를 지긋이 바라본다.  누마의 피가 묻어있는 무기.  말라붙어버려 그 효과는 반감되겠지만 충분히 이 도시정도는 커버가 가능하겠지. 


  생명의 피는 그 주인의 영혼을 이어주는 가장 강력한 매개체.  흘러내린 피가 마를수록 그 연결은 옅어지지만 끊임없이 혼으로 귀하하고 싶어 하는 피의 갈망을 이용해 그 피의 주인을 찾는 것은 그에게 있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몸 겉에서 불거져 나온 피는 그 욕망이 그다지 강하진 않아 추적이 쉽지는 않겠지만 그다지 다른 방법이 없으니 어쩔 수가 없군. 


  그의 눈이 가늘어 지면서 일련의 말소리가 밤공기를 울린다.  주변에 짖게 깔린 어둠보다 더욱 탁한 소리가 날카롭게 내 뱉어지자 하늘에 떠 있던 도는 울부짖는 듯 그 몸을 떨더니 공기를 가르며 굉장한 속도로 피 냄새의 주인을 찾아 날아간다.



  “..  자, 이제 이 건은 일단 해결이고..”



  갑작스럽게 그의 무기들이 그의 망토 안에서 뿜어지듯 나와 그의 등 뒤 저편의 어둠 속에 움직이려 했던 무언가 들을 둘러싼다. 



  “하 크...”



  “아 놔, 요즘은 개나 소나 날 물로 보는구먼.  그냥 모른 척 해줄 줄 알았나?  너희는 또 뭐야.  구석에서 계속 그러고 있는 걸 보니까 한 패는 아닌 것 같은데.”



  무기들이 둘러 싼 위치에서 사람들의 윤곽이 보이기 시작한다.  고깔모자 같은 것을 뒤집어쓰고 로브로 몸을 덮고 있는 한 다섯 명 정도의 건장한 체격을 가진 사람들이 경직된 상태로 그를 바라본다...  이 녀석들도 무슨 단체 같은 것인가?  이런 길드가 있다는 소리는 들어보지 못했다.  게다가 너무 어두워서 그 이상은 보이지도 않는다.


  


  “..  당신과 싸울 이유가 없소.  우리를 놔 주시오.”



  “명령조인가.  마음에 안 드는 걸.  싸울 이유는 없겠지만 놔줄 이유도 없지.  워낙에 한꺼번에 많은 일들이 일어나니까 머리가 복잡해.  좀 설명이 필요한 걸.  그래. 일단 이것부터 알아봐야지.  너흰 또 누구야?”



  물음엔 대답도 안하고 가만히 있는 걸 보면 아마 빠져나갈 구멍이 있는지 눈치를 보고 있는 듯하다.  쿠레인이 눈썹을 찌푸리자 무기들의 날이 그들의 목에 가까워 졌다.



  “우리의 목적은 그 누마 뿐이오.  들은 바가 있어 이곳에 와 당신이 그 맹수와 싸우는 것을 보았을 뿐.  대신 처리해 줄 거라고 생각했지만 일이 이렇게 되 버렸으니 우리도 한시 바삐 그 놈을 따라 잡아야겠소.”



  “대신이라.  그럼 누마를 죽이는 게 목적인가?”



  “...”



  대답이 없다.  굳이 안 들어도 대답은 뻔 한 것이지만 그건 둘째 치고 이 상황에서도 침착한 저 태도가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앞에서 계속 지껄이고 있는 놈이 그들 중의 대장격인 듯.  하지만 여전히 앞에서 말하고 있다, 외에는 그가 대장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 전혀 없다.  뭐, 몸집마저 완전히 똑같은 건 아니지만 그런 걸로 사람을 구별할 수 있다는 게 좀 무리한 거지.



  “히익..”



  잠깐 기분이 나빠지니 그들을 둘러싸고 있던 검 하나가 한 남자의 목덜미를 날로 가볍게 누른다.  가볍게 누른 것뿐인데도 남자가 입고 있는 천을 쉽게 뚫고 피를 조금 뽑아냈다.  다른 녀석들은 그다지 편안하지 않은 가보군.  그 반응에 기분이 한결 나아진다.



  “그나저나 내 물음엔 대답도 안했잖아.  기본적인 대화란 서로가 묻는 말에 대답하는 거라고.  고로 좀 말해달라니까.  이거야 원, 여기서든 저기서든 다 정체를 알 수가 없으니 상황을 전혀 모르겠잖아.  그러니까 이 불쌍한 중생이 이렇게 정중하게 물을 때 - 무기들이 그들을 좀 더 조여 간다 - 알아듣게 설명 좀 해달라고.”



  조금 억지스러운가, 피식하고 웃음이 나온다.  솔직히 말해 그들에게서 모든 대답을 들을 수 있을 거 같지는 않다.  어떻게 조금은 연관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도움이 되는 정보 따위 있을 리 없겠지.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상 그나마도 말하지도 않을 것이고.  이 녀석들은 그저 운이 나쁜 것이다.  날아 보낸 도가 목표를 찾을 때까지 벌이는 작은 유희라고도 할 수 있지.



  “..  우리가 뭐라 하던 당신은 죽일 작정이 아니오?”



  ..  어쭈구리?



  “뭐야, 재미없군.  그런 식으로 살면 명줄만 짧아질 뿐인데 말이지.”



  흥미가 떨어졌다.  아무래도 대장은 죽이고 다른 놈을 달달 볶는 것이 훨씬 재미있을 것 같다.  이렇게 요령 없이 상대에게 응해주지 않는 놈은 정말 힘들지.  그래, 아까 전에 살짝 생채기 낸 새끼가 좋겠어.  그 녀석이라면 시간 때우기 용이하겠지.


  이런 생각을 하며 무기들을 대장 격 놈의 몸뚱이를 산산조각 낼 참이었다.  격한 파동이 강렬한 빛과 함께 그 남자의 몸에서부터 뿜어져 나와 그의 주위의 무기들은 물론 그의 동료들을 둘러싸고 있던 무기들까지 모두 휩쓸며 나아간다.



  “흠..”



  생각지도 못한 마법이었지만 위험한 것은 아니다.  완전 방심한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약하다.  그래, 굳이 따져보면 단순하지만 이 전의 그 빛 덩어리가 좀 더 강렬했지. 


  품속에 아직 남아 있던 한 무기가 움직인다.  이것까지 쓸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저 녀석이 마법사인 걸 안 이상 일을 확실하게 처리해야 된다.  방출 된 이 마력이 놈의 전부라고 단언 할 수 없는 일 아닌가.  쓴다고 닳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


  꺼내진 무기는 또 다른 도였다.  그것은 이제까지 꺼낸 무기들 중 가장 큰데, 굳이 구체적으로 따지자면 거의 4척의 길이의 두꺼운 도.  칼등은 둔기 마냥 둔탁한 색의 덮개가 덮어져 있고 마치 도끼처럼 날 면이 칼자루로 올수록 좁다. 


 


  이 무기가 꺼내진 이유는 단 하나를 위한 것.



  “갈라버려, 루고.”



  이 빛 뒤에 서 있을 남자에게 미소로 애도를 표하며 짧게 명령한다.  뒤를 이어 뿜어져 나오는 날카로운 맞바람.  그것은 주변을 날려버리는 격한 파동을 가르는 것도 모자라 가죽이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그 마법사마저 두 동강을 내버렸다.


  마력을 잃은 빛을 머금은 바람은 뿜어져 나오던 그 기세가 아까울 정도로 순식간에 사라지고, 뿌려진 피에 흥건히 젖은 주위에 남아 있는 건 비명조차 못 지르고 시체가 되어버린 이름조차 모르는 마법사 뿐.



  “..  참, 빠르기도 하군.  아니면 처음부터 이러려고 한 건가.”



  유희로 잡아 둔 것뿐이라 미련은 없지만 신경은 쓰인다.  허나 어차피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으니 쉽게 만나볼 수 있을 터.  게다가 누마 때와 마찬가지로 이미 한 명의 피가 그의 무기에 묻어있다.  답이야 언제든지 얻을 수 있을 터.



  지금은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지.



  “가족에 들어 온 것을 환영한다.  이름이라도 말했으면 좋았을 텐데.”



  시체를 보며 쿠레인은 이죽거렸다.


 


  그리고 그의 입을 덮고 있던 두건을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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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이쿠, 너무 오랜 만입니다, 네. 저도 너무너무 감동스러워요.  비축분이 없어도 일년 안에 한 편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이..  흑.  (..  그럴 생각이 있었다는거냐 ㅡ_ㅡ)  그나저나 뭔가, 평을 받고 싶긴 하지만, 아직 평을 낼만한 길이가 아닌 것 같아..  아직도 초반인데..  언제 끝낼려나 이거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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