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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dest21c Cercatori

2006.12.28 23:55

Evangelista 조회 수:3459 추천:16

extra_vars1 방랑하는 유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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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카스파 하우저 사건 (2)




삶이란 더러운 것이다Das leben ist eine missliche sache.


- A. 쇼펜하우어 (1788~1860)




사흘 만에 출근하니 민시현 씨가 한 번 째려보고는 말았다. 레코 씨는 여전한 얼굴로 웃으며 몸은 괜찮냐고 물어 주었다. 고마운 일이다. 무단결근 사흘의 아르바이트에게. 내가 이 사람들을 믿지 않는 것만 빼면 모든 게 최상의 상태다.


내가 없는 사이 다음 호 주제는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일어난 괴상한 사건들로 결정되었다고 한다. 전에 언급한 바이에른의 카스파 하우저 사건을 비롯해 오스트리아 빈에서 일어난 모짜르트 암살 사건, 두 건의 현지 취재가 결정되었다. 모짜르트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카스파 하우저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라피스에게 물어보려고 했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이런 걸로 곧바로 그녀에게 가는 것도 어딘지 의심스러운 일이라 그냥 레코 씨에게 묻기로 했다. 그는 친절히 대답해 주었다.


“제 생각엔 두 사건 다 독일 프리메이슨이나 바바리아 일루미나티가 연관되어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그렇게 끝맺었다. 뭐든지 의심해야 한다. 분명히 이건 떠 보려는 수작일 게다. 난 입을 닫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듯 어깨를 한 번 으쓱해 보였다.


“특히 일루미나티가 의심스러워요. 유명한 이야기입니다만 1776년 바이스하우프트가 독일 바바리아, 그러니까 지금의 바이에른에서 창설한 단체죠. 세간에선 악마주의자들이라고 얘기하는 모양인 듯하지만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아마 그들은 정치적 색채를 띤 과격한 혁명분자들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1782년에 프리메이슨과의 회담에서 프리메이슨 내부 분파로 인정받는데 성공하게 되지요. 하지만 프리메이슨의 조직망을 이용해 폭력 혁명을 일으키려던 계획이 온건파 프리메이슨들에 의해 누설되어 1783년 조직은 붕괴, 바이스하우프트는 바이에른 국외로 추방됩니다. 이후 그의 행적은 기록은 있되 이전보다 묘연하죠. 아마 배운 버릇대로 프랑스 인권 선언문이라도 새기고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결국 1790년 프랑스에서 유혈 혁명이 성공합니다. 아마 이 전후하여 일루미나티는 부활했겠죠. 그것도 예전과는 다르게 강경파가 주도권을 잡은 프리메이슨 내부에서요. 그리고 그 강경한 프리메이슨 내부에서도 극과격파인 그들이 이런저런 폭력 사건에 발을 들여놓았을 거라고는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일입니다. 게다가 이 즈음의 바이스하우프트에게는 기존의 혁명 의도만 있었던 게 아닙니다.”


그리고 그는 입을 다물었다. 민시현 씨가 불렀기 때문이다. 그럼 무엇이 같이 있었는가를 묻고 싶었다. 하지만 더 이상 캐묻는 것도 이상할 것 같아 나는 내 할 일을 위해 돌아갔다. 생각해 보면 확실히 난 신경과민이었다. 이럴 때는 끝까지 파헤치는 게 원래 성격이었는데도 말이다.




오후 네 시에 회의가 열렸다. 묘한 공기가 흘렀다. 라피스의 눈은 녹색으로 돌아가 있었다. 그것이 색이 변한 건지 컬러 렌즈를 착용한 건지는 알 수 없었다.


“이번엔 기간이 많으니 현지 취재를 하도록 하죠! 예산은 숙부로부터 충분하게 받아 두었으니 문제는 없을 거예요.”


기운 넘치는 라피스, 아니 지금은 완전히 예전의 피리아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인 그녀가 오른손으로 테이블을 내리치며 말했다.


“기자단을 뺄 수는 없어. 기자단은 국내에서 얻을 수 있는 자료를 구하는 데에만 해도 손이 모자랍니다만.”


여전히 라피스에 대해서는 반말인지 존댓말인지 알 수 없는 묘한 어투를 쓰는 민시현 씨였다.


“그렇다고 우리가 다 빠지면 편집부에 너무 일이 많아지게 됩니다. ……그 멍청한 형은. 프랑스랑 독일은 완전히 그 놈 안방이건만. 이정우는 이런 때 갑자기 휴가를 내 버리고.”


서현 씨가 수배되고 나서 그가 투덜대는 횟수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


“그럴 때를 위해서, 편집부에 있어도 상관없고 없어도 상관없는 사람이 있잖아요?”


라피스가 나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레코 씨가 한숨과 함께 허탈히 웃었다. 반대로 민시현 씨는 열이 난 표정으로 그녀를 노려보며 외쳤다.


“천희가 밖에 나가 봐야 도움 안 될 게 뻔하지 않나!”


사실이긴 하지만 정말 자존심 상하는데. 그나저나 라피스는 나한테 해외 출장을 시키려고 한 건가?


“괜찮아요. 하루에 한 번씩 웹으로 정기 보고할 것. 그리고 국제전화나 전자메일로 다음날의 활동을 지시하면 되니까. 독일어 통역도 이미 구해 두었고요. 기자단에서 한 명 빼도 괜찮겠죠?”


“설마 제일 필요한 사람을 뺄 셈이냐.”


“어쩔 수 없잖아요. 독일어가 되는 사람이 더 있는 것도 아니고.”


민시현 씨가 도움을 바라는 눈길로 레코 씨에게 시선을 돌린다. 하지만 난처한 표정의 편집부장은 고개만 설레설레 저을 뿐이다. 이런 사소한 것까지도 모든 게 예전의 그들과 똑같다. 하긴 지금의 라피스도 마찬가지다. 나도 열심히 아무것도 모르는 주천희를 연기하고 있다. 사실은 아무 것도 문제될 게 없는 것 아닐까? 정말로 서현 씨는 어떤 아저씨를 살해하고 도망간 것이 아닐까?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자면 라피스가 내게 늘어놓은 말들이 신경 쓰인다. 역시 지금은 주의하면서 상황을 보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경쟁 출판사에서 새로운 인재를 빼돌리는 데도 성공했다는 말씀.”


신이 난 라피스가 입을 놀려댄다. 설마 그 인재가 내가 생각하고 모두가 생각하는 그 사람이냐.


“유리나 씨는 지금 시내 모처에서 출장 준비를 하고 있답니다. 장소는 비밀이에요.”


도발하지 마, 임마! 죽을지도 모른다고 안 했냐! 게다가 둘이서 독일까지 날아갔다 오라는 얘긴데 그거…….


나쁘진 않겠는데.


“걱정 마세요. 유성연 씨도 함께니까 사고 날 일은 없을 거예요.”


네가 말하는 사고가 무슨 사고인지 굳이 해석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구나. 한 명 더 있었구나. 기자단에서 내가 제일 껄끄러워하는 그 사람. 도무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는 그 사람. 왠지 실망이다.


“마음대로 해.”


민시현 씨가 자리에 털썩 앉아 버렸다. 회의는 그걸로 끝났다.




뭐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사실 생각해 보면 뻔하지만) 오후 다섯 시가 되자마자 민시현 씨는 레코 씨를 붙잡고 한 잔 하자면서 그대로 퇴근해 버렸다. 나는 라피스를 따라 사장실로 들어갔다. 그녀가 눈에 손을 가져가며 말했다.


“우선 말하자면 오늘 아침 있었던 일은 꿈이 아니에요.”


그러면서 오른 눈의 렌즈를 뺐다. 녹색과 붉은색이 이안이색(二眼異色)으로 보여 신기했다.


“보름은 바이에른 뉘른베르크에서, 보름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체류해 주세요.”


그리고 내 손에 쪽지를 한 장 쥐어 주었다.


“출국 전에는 절대 펴 보지 마시고 뮌헨에 도착하면 펴 보세요. 내일 오후 출발로 프랑크푸르트 경유 항공편까지 마련해 두었으니까 늦지 않게 출국하시고요. 뉘른베르크는 뮌헨에서 북쪽으로 200킬로미터 정도 가면 있고, 호텔까지 다 잡아 뒀어요. 유성연 씨는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온다고 했으니까 내일 오후 두 시에 공항에서 만나고요. 알겠죠?”


“나야 해외여행이라 좋기는 하지만, 내가 뭘 해야 한다는 거야?”


“그건 그 쪽지에 다 쓰여 있어요. 서현 씨는 오스트리아에 있지만 다른 일 때문에 만나지는 못할 거예요.”


“수배자가 마음대로 해외로 도망치는 시대로군.”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오늘 아침 집 앞 공원에서 보았던 서현 씨는 뭐란 말인가?


“그건 이 쪽도 사정이 있어서 말할 수 없어요. 그보다 이정우 씨를 뉘른베르크에서 만날 지도 모르니까 만나면 그냥 취재 때문에 왔다고만 해 주세요.”


“누님이 왜 거기 있어?”


확실히 놀랐다.


“이정우 씨는 휴가라고 했지만, 사실 그만뒀어요. 서현 씨 때문에 조사할 게 있다고…….”


그리고 그녀는 녹색 렌즈를 다시 오른 눈에 착용했다.


“아마 뭔가 냄새를 맡은 거겠죠. 하지만 그 사람은 아무 것도 몰라요. 그러니까 알게 하고 싶지도 않아요.”


“그 전에. 출근하면서 집 앞 공원에서 서현 씨를 봤…… 아니, 만났어. 출근하는 거냐고 물어 보던데. 난 무시하고 그냥 왔지만. 그 사람이 오스트리아에 있다는 건 무슨 얘기지?”


이번엔 라피스가 놀랐다. 걸려들었다.


“아니에요! 나한텐 분명히 오스트리아에 도착했다고 어제…….”


“라피스. 언제나 기운 내는 척 해 주고 있어서 보는 사람은 정말 고마운데 말야. 이럴 때는 힘을 좀 빼도 좋지 않을까? 네 말이 사실이라면 이미 내가 너와 서현 씨한테 놀아나고 있는 꼴은 아니야.”


그녀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시선 둘 데를 몰라 하며,


“아니에요. 난 당신을 조종하려 하는 게 아니라…….”


“너는 아닐지 모르겠지만. 어쩌면 우리 모두가 서현 씨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고 있는 걸지도 몰라.”


라피스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기 어깨를 붙잡고 있는 내 왼손을 내려다보았다.


“그건 절대 아니에요. 그 사람이 그럴 리가…….”


“믿는 건 자유라니까. 나도 확신하는 건 아니고.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을 뿐이야. 그리고 이건 전부터 정말 궁금하던 건데……. 남산에서 ‘살해당했던’ 게 너 맞아?”


“……일단은요.”


“그럼 널 ‘죽인’ 건 누구야?”


라피스가 대답을 망설인다.


“그건 나중에 알게 될 거예요. 뭐예요, 정말! 자연스럽게 알게 될 테니까 빨리 독일이나 가 버려요!”


이걸로 확실해졌다. 아마 90퍼센트에 가까운 확률로 라피스를 ‘죽인’ 건 서현 씨일 것이다. 그 사람, 대체 뭘 하려는 걸까? 이렇게 된 바에 가지 말라고 해도 독일로 갈 테다. 오히려 겁이 없어진다. 분명히 이 두 눈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꿈자리가 사나울 것 같다.


“하루에 한 번씩 웹으로 말해 달라는 거, 유성연 씨가 노트북이든 뭐든 가지고 있다는 뜻이겠지?”


“맞아요.”


“마지막으로 하나만 물어 볼게. 민시현 씨와 레코 씨는 이 일과 관련이 있어?”


“있어요. 아주 확실하게.”


“그럼 정의의 편은 누구고 악당은 누구지?”


“악당은 당신이에요!”


짜증이 난 듯 라피스가 소리를 빽 질렀다. 웃음이 나왔다. 대체 나는 뭘 무서워했던 걸까? 라피스는 사실 그 때 죽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나와 리나가 속은 것일 지도 모른다. 일부러 우리가 보는 앞에서 서현 씨가 모든 것을 연출해 두고 어떤 권력을 행사해서 언론까지 움직인 것일 지도 모른다. 뭔가 자신에게 필요한 게 있었기 때문일 거다. 이제는 리나를 찾아가 그녀가 아는 것과 종합해 보면 답이 일부 나올 수도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저 라피스도 지금은 그저 막 성인이 된 보통 여자애와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리나와 통화를 한 후 ‘서울 모처의 모 호텔’에 도착했다.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하는데 뒤에서 누군가 불렀다. 돌아보니 유성연 씨였다.


“피리아 말로는 내일 공항에서 보라던데요.”


“경계하지 마. 난 확실히 너희 편이니까. 그리고 나나 리나 앞에서는 라피스라고 불러도 돼.”


엘리베이터가 올라가고 있다. 투명 유리를 통해 바깥이 보인다. 서울 시내는 여전히 지저분하다.


“리나랑 아는 사이셨나요?”


“알고 자시고 간에 내 조카야. 큰 형의 딸. 그러니까 허니문 계획은 포기해.”


“피리아가 사고는 안 날 거라더니 확실한 얘기였군요.”


유성연 씨가 소리를 내 웃는 것은 그 때 처음 봤다. 그는 그 여자가 그런 소리도 했느냐며 뭐가 그렇게까지 우스운지 배를 부여잡았다. 엘리베이터에 다른 사람이 타고 있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번 사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서현 씨가 뭔가 꾸미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고…….”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그렇지. 서현 씨가 죽일 놈이지. 아, 그리고 나나 리나 앞에서는 라피스라고 불러도 돼. 이미 알 건 다 알고 있어. 내가 지금 한 얘기는 리나한테는 말하지 마. 그 애는 라피스가 가르쳐 준 것 말고는 아무 것도 몰라.”


“그러죠…….”


그 이상 대화가 오가지는 않았다. 유성연 씨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그렇다고 해 봐야 그가 입으로 말해주지 않으면 여전히 생각을 읽을 수 없다는 건 여전하지만.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나는 유성연 씨를 따라 복도를 걸었다. 어느 방 앞에 멈추어 그는 문을 두드렸다.


“리나. 나야.”


“응. 정장 입어보고 있었어.”


리나의 목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엷은 분홍색 여성 정장 차림의 리나가 서 있었다.


“예쁘지? 나, 딸 낳으면 리나처럼 키울 거야.”


엄청나게 흐뭇해하는 유성연 씨였다. 이래서야 나는 제쳐 두고 당신이 애인 같은데요.


“천희도 왔네……. 말도 안 하고.”


“거의 보름만이지. 그런데 유성연 씨, 이 정도로 이러고 있으면 나중에 너 웨딩드레스 입으면 아주 성불하시겠다.”


우리는 객실로 들어섰다.


“삼촌. 싱크대에 보면 커피 있어요. 두 잔만 타 줘요.”


“딸 시집보내는 아버지 마음이 이럴 거야.”


조금 실망한 표정의 그가 싱크대 쪽으로 사라졌다.


“리브로 디알로가레가 - 책은 잘 안 팔리지만 - 잘 나가긴 잘 나가나 보네. 이런 방도 잡아 주고.”


“응, 그렇지? 나 라피스한테 시집갈까 봐.”


“그거 진짜 현대 여성 같은 발언인데. 돈만 많으면 된다 이거지?”


“말 하는 거 봐.”


새 옷을 입어서 그런 건지 싱글벙글대며 리나가 대답했다. 그리고 내 앞에 다소곳하게 섰다.


“예뻐?”


웃음이 나왔다. 라피스나 리나나 매한가지다. 확실히 여자애다. 하긴 쓸데없이 폼 잡는 걸 보면 나도 분명히 남자놈임에는 틀림없다.


“예뻐.”


저 쪽에서, 말하자면 ‘딸을 시집보내는 아버지’처럼 이 쪽을 바라보는 유성연 씨를 배경으로 우리 둘이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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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ㅂ 염장즐-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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