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dest21c Cercatori

2006.12.21 05:23

Evangelista 조회 수:2330 추천:20

extra_vars1 방랑하는 유대인 
extra_vars2 C2-#P 
extra_vars3 121648-1 
extra_vars4 15 
extra_vars5
extra_vars6
extra_vars7 1168080968 
extra_vars8
extra_vars9  


 

#0. 니고데모 요(要)서




바리새인 니고데모에 관한 이야기는 신약 요한복음 3장에 나타난다. 바리새인 중에서도 꽤나 유력자였던 그는 유월절 밤에 예수를 찾아가 영생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예수는 니고데모에게 대답했다.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 육으로 난 것은 육이요 성령으로 난 것은 영이니 내가 네게 거듭나야 하겠다 하는 말을 기이히 여기지 말라. 바람이 임의로 불매 네가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서 오며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나니 성령으로 난 사람은 다 이러하니라. (개역 한글판 관주 신약성서 요한복음 3장 5절에서 8절)


그러자 니고데모가 어떻게 그러한 일이 있을 수 있는지 물었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너는 이스라엘의 선생으로서 이러한 일을 알지 못하느냐.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우리 아는 것을 말하고 본 것을 증거하노라. 그러나 너희가 우리 증거를 받지 아니하는도다. 내가 땅의 일을 말하여도 너희가 믿지 아니하거든 하물며 하늘 일을 말하면 어떻게 믿겠느냐. 하늘에서 내려온 자 곧 인자 외에는 하늘에 올라간 자가 없느니라.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 같이 인자도 들려야 하리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개역 한글판 관주 신약성서 요한복음 3장 10절에서 15절)


그리고 이어 말한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심이니라. (개역 한글판 관주 신약성서 요한복음 3장 16절)


니고데모는 예수의 제자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빌라도의 재판에서 예수를 변호하였으며 아리마대의 요셉과 함께 마지막까지 예수의 곁에 남은 사람이었다.


라피스의 부탁을 받아 서현 씨의 집에 온 나는 그의 파리 유학 시절 일기와 함께 숨겨져 있던 니고데모가 썼다는 니고데모 요서를 발견했다. 그녀는 일기장에 대해서만 말했으니 이 고본을 갖다 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게다가 분명히, 나는 아직 그녀를 믿지 않는다. 아니, 아무도 믿지 않기로 했다.


이 책은 18세기에서 19세기 정도에 독일에서 나온 책인 것 같다. 겉표지에 A. Weishaupt, 1782, Bavaria라고 쓰여 있으니 확실하다. 하지만 바바리아의 아담 바이스하우프트라니……. 이건 바바리아 일루미나티가 아닌가. 그 집단을 신용할 수는 있는 걸까?


그런 문제는 아니다. 어쨌든 그 말도 안 되는 일기장과 함께 있던 것이다. 나로선, 첫 번째 경우를 생각하자면 이렇게 철저하게 감춰 둔 일기장 페이지까지 찢어 갈 정도로 뭔가 숨기려 들었던 서현 씨가 왜 이런 세간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외경을 그대로 두고 갔는가 궁금했다. 두 번째 경우는 다른 누군가가 일기장을 찢어 갔을 경우이다. 이 때는 역시 왜 그 누군가가 이 책을 건드리지 않았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지금 생각해 봐야 답이 나오지 않는다. 어쨌든 나는 독일어도 모르면서 책을 펼쳤다. 놀랍게도 드문드문 한국어로 해석이 달려 있었다. 넘기다 보니 바이스하우프트가 따로 기록한 해설(엄청난 분량의)은 해석이 되지 않은 상태였지만 어쨌든 서현 씨가 속표지에 ‘니고데모 요서’라고 써 놓은 경전 본문은 읽을 수 있었다. 이하는 니고데모 요서에서 번역이 되어 있는 내용이다. 번역마저도 한글판 성경처럼 해 놓아서 모르는 사람이 보면 진짜 신약 경전이라고 믿을 것 같았다.




가룟 유다Iscariot Judas로부터 배신당하여 게바Cephas로부터 세 번 부인당하고 도마Thomas로부터 불신 받았으며 동족인 유대인들에 의해 본디오 빌라도Pontius Pilatus의 선고로 책형을 당한 유대 선지자 예수Jesus에 대해 바리새Pharisees의 니고데모Nicodemus가 적은 기록이라.


주께서 유월절 이후에 갈릴리로 가시매 제자들이 그를 따름이니라. 도착한 날 제자들을 불러 모아 품에서 돌을 꺼내어 주시고 가라사대 너희들이 하나님 나라를 이스라엘 백성에게 가르치며 이스라엘 땅의 귀신을 쫓으라 하시니 우레의 아들 야고보Jakobos가 여쭙되 주여 이 돌은 무엇이니까 하더라. 주께서 가라사대 너희가 나의 하는 일을 알게 되리라. 이는 돌이 아니라 성령Pneuma이니 이를 옳게 쓰는 자는 죽지 아니하리라 하시더라. 이에 야고보의 동생인 우레의 아들 요한Ioannes이 여쭙되 어찌하여 이 돌이 성령이오이까 하자 주께서 가라사대 네가 나를 믿지 아니하더냐. 내가 사랑하는 요한아. 이것은 내가 아버지의 숨결을 받아 돌로 만든 것이니라. 그러자 요한이 성령을 받아 병자들을 치유하고 다니니 열두 제자 중에 으뜸이더라.


……주께서 가나Cana의 혼인 잔치에 참석하시매 모두가 기뻐하여 맞이하더라. 잔치가 계속되는 중에 마리아께서 주를 부르사 잔치에 내어 놓을 포도주가 다 떨어졌나이다. 어찌 하면 좋겠나이까 하니 주께서 여섯 개의 돌 항아리에 물을 채우라 하시고 제자들을 부르사 기적이 여기 있도다. 너희가 성령을 받아들였으니 너희도 영생하리라. 아버지를 찬양하며 이 항아리에 손을 담그라 하시니 제자들이 그대로 하매 물이 좋은 포도주로 변하더라. 요한이 가로되 이것은 주의 기적이니이다 하자 주께서 이는 아버지의 기적이로다 하시더라.


……주께서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라 하는 언덕으로 향하시매 지치시어 쉬려 하시니 한 사람이 나아와 등을 떠밀며 어서 일을 행할 것을 강권하더라. 이에 주께서 가라사대 네가 가룟 유다의 대리이냐. 내가 너에게 나의 성령을 줄지니 너는 내가 오기를 기다리라. 그가 돌을 받아 사람들 사이로 사라지더라. 야고보의 동생 요한이 여쭙되 저 자는 누구이오이까 하니 예수께서 구두장이 아하스에루스 혹은 카타필루스Cataphilus라고 대답하시니라. 가룟 유다가 주께 나아와 가로되 저는 저의 할 일을 행했습니다 하니 주께서 성령을 물으시매 그가 구두장이에게 주었습니다 하더라. 주께서 만족하시고 십자가를 지고 가시더라.


주께서 십자가에 매달리신 후에 마리아를 바라며 요한에게 가라사대 요한아. 네 어머니다 하시자 요한이 마리아를 모시더라. 연후에 주께서 목이 마르다 하시자 사람들이 신 포도주를 적신 해면을 우슬초에 매어 입에 대어 드리니 주께서 받으실 제 다 이루었다 하시고 영혼이 잠시 몸을 떠나시니라.


……주께서 승천하시매 제자들이 회합하여 자진한 유다를 대신할 자를 뽑을 제 구두장이가 다락으로 올라오니 요한이 그를 알아보고 이 자는 주께서 말씀하신 유다의 대리이니 새로이 이 자를 우리 동료로 함이 어떠한지 물으나 게바와 우레의 아들 야고보와 안드레와 도마가 그를 꾸짖어 가로되 우리는 우리가 보지 않은 곳에서 일어나는 일은 모른다. 이 자는 주와 함께 하지 않았고 주께서 부활하시는 곳에도 있지 않았음이라 하더라. 이에 요한이 구두장이를 밀어 밖으로 내보내며 가로되 내가 당신을 위해 예언하리로다 하니 구두장이가 나가더라.


게바가 가로되 주께서 우리 가운데 출입하실 때에 항상 우리와 함께 다니던 사람 중에 하나를 세워 우리로 더불어 예수의 부활하심을 증거할 사람이 되어야 하리라 하니 무리 중에서 두 사람이 나오되 하나는 바사바라고 하는 요셉이요 하나는 맛디아라. 저들이 제비를 뽑아 맛디아를 새로이 얻으나 이는 거짓 제비였더라. 구두장이가 돌아와 너희가 주를 능멸하였으니 성령이 너희를 떠나리라 하자 그대로 되니라. 저들이 두려워하여 엎드려 어찌할 지를 물으니 구두장이가 주께서 너희에게 이르신 바를 행하라 하고 성령이 다시 저들에 깃들게 하나 육체의 영생이 허락되지 않았더라. 요한이 묻기를 구두장이여 당신은 어찌하리이까 하자 구두장이가 가로되 나는 주께서 내게 이르신 바를 할 뿐이라 하였으나 맛디아가 나서 너는 세례 받지 않았으니 주를 따를 수 없노라 하니라. 이에 구두장이가 분노하여 맛디아를 저주하매 너는 사흘 안에 죽을진대 신심으로 주를 믿고 선교하라. 그러면 순교하리라 하니 맛디아가 두려워하여 그대로 할 것을 약속하고 구두장이로부터 성령을 받았더라.


구두장이가 요한에게 가로되 너는 주께서 사랑한 자로다. 너는 나를 알아본 자로다. 주께서 너는 죽지 않게 하라 하셨느니라. 너는 동방에 너의 나라를 세울 것이니 그 곳에서 너의 할 일을 행하라 하고는 밖으로 나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더라.




니고데모 요서의 본문은 여기까지였다. 중간에 해석하지 않은 부분은 아마도 다른 복음서에도 있기 때문에 뛰어넘은 것으로 보인다. 특이한 것은 일단, 베드로로 보이는 인물을 게바라고 칭하고 있는 점이다. 나중에 알아본 결과 페트루스는 그리스어이고 반석이란 뜻의 아람어가 케파였다. 아마도 최초에 예수는 시몬을 베드로라 하지 않고 케파라고 불렀을 것이다.


또 하나, 유다의 죽음의 시기가 다른 복음서와 다르다. 마태복음에서 유다는 예수의 사형 판결이 확정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살했다. 그러나 니고데모 요서에서는 최소한 예수가 골고다로 올라가기 직전까지는 생존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요한을 제외한 갈릴리 어부 출신 사도들의 담합이다. 요한이라는 목격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베드로와 안드레, 도마와 큰 야고보는 카타필루스를 동료로 할 것을 거부한다. 게다가 그런 제안을 한 요한을 꾸짖기까지 한다. 아무래도 그들 사이에서도 지도자 사후의 권력 다툼이라는 게 있는 것인지, 하긴 그렇다면 맨 처음부터 예수를 따랐던 갈릴리 어부들이 가장 발언권이 있었을 법도 하다.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돌’의 존재이다. 니고데모 요서 본문에는 이것을 ‘프네우마’, 즉 성령이라고 간단히 말하고 있지만 분명 그 외양은 돌이었던 것 같다. 게다가 가장 최소한으로 제한해 보아도 앓는 사람을 치유하는 능력이 있는 돌이다. 아무리 봐도 이것은 최근 지겨울 정도로 머릿속에 아른대는 그 돌 이야기이다. 성령을 받아들여 물에 손을 담그기만 해도 포도주가 되었다는 것은 돌을 체내에 흡수했다고밖에는 어떻게 설명이 되지 않는다.




민시현 씨의 정리에 따르면, 확실히 그 자신은 책 팔아먹기 위해 꾸며댄 이야기라고 하지만 상당 부분 접점이 있다. 카타필루스가 사라질 당시 돌을 하나 갖고 있었던 것이 확실하며 에티오피아 선교 중 순교했다고 알려진, 자신이 빌려 주었던 맛디아의 돌을 회수했다면 분명 그가 가진 돌은 두 개가 된다. 그리고 성당기사단 앞에 나타난 카타필루스는 유랑하는 돌Lapis Exilis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까지 생존했었다면 분명 두 개 중 하나는 몸에 들어 있었을 테니 하나는 따로 가지고 있는 것이 이치에 맞는다.


니고데모 요서의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른다. 아니, 내용상으로만 놓고 보면 이건 백 퍼센트 뻥이 확실하다. 하지만 분명히 죽었다고 생각한 라피스가 살아 돌아다니는 걸 목격한 나로서는 이미 믿지 않을 수 없게 되어 버렸다.


 


 


 


---------------------------------------


제 2부 방랑하는 유대인 편이 시작되었습니다-0-/


당연히 니고데모 요서란 외경이 있는 건 아닙니다. 모두 제가 뻥친 겁니다-0-/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9 Cercatori [9] file Evangelista 2007.02.09 2196
218 사은(詐隱)고교 사건모음집 [4] file 솔비 2007.01.19 4473
217 나르실리온 [8] file 솔비 2007.01.18 2812
216 Cercatori [16] file Evangelista 2007.01.17 2561
215 나르실리온 [13] file 솔비 2007.01.11 2763
214 Cercatori [21] file Evangelista 2007.01.09 2449
213 나르실리온 [7] file 솔비 2007.01.06 2416
212 나르실리온 [10] file 솔비 2007.01.05 3042
211 바하카프 7회 [6] file 영원전설 2006.12.31 3205
210 Cercatori [35] file Evangelista 2006.12.28 3459
209 나르실리온 [2] file 솔비 2006.12.28 2339
208 Cercatori [15] file Evangelista 2006.12.25 2412
207 Cercatori;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 [7] file Evangelista 2006.12.24 2499
206 Ab Cæsar 893 : Der Blaue Löbe [12] file Evangelista 2006.12.22 3250
» Cercatori [29] file Evangelista 2006.12.21 2330
204 내가 떠난 뒤의 넌. [14] file 솔비 2006.12.20 2715
203 내가 떠난 뒤의 넌. [11] file 솔비 2006.12.19 2736
202 Cercatori; Paris [9] file Evangelista 2006.12.17 2965
201 나르실리온 [2] file 솔비 2006.12.17 2157
200 Cercatori [18] file Evangelista 2006.12.17 2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