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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mirpia 나르실리온

2006.12.17 22:17

솔비 조회 수:2157 추천:4

extra_vars1 3장 - 도망쳐라. 행복해지고 싶다면.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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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 그리곤 엔터테이먼트 (주) 개발 2팀 가람과 바람
시나리오 : 김보영
초안 : 김무광

본 소설은 게임 나르실리온의 시나리오집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일종의 팬픽입니다.
내용은 기존의 시나리오와 같게 나가지만, 제 임의에 따라 많은 부분에 수정이 가해졌습니다.
이것은 연습용이자 반쯤은 재미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연재 기간은 일정하지 않습니다.



18.
" 고드프리경! 드릴 말이 있습니다! “

낡고 소박한 막사안. 주인의 성격을 아주 잘 나타내는 그곳에서 서류를 정리하고 있던 고드프리는, 허락도 없이 막사 안으로 들어온 부하 기사의 모습에 고개를 들었다. 진한 금발머리를 어깨 아래로 늘어트린 장신의 그 남자 기사는 조금 전 수인과 싸울 때 두꺼운 갑옷으로 몸을 감싼 채 선봉에 서서 병사들을 지휘했던 기사와 동일인물 이었다.

그는 무언가가 불만인지 잔뜩 씩씩거리는 숨소리를 내며, 꽉쥔 주먹으로 책상을 쾅! 내리쳤다.

“ 저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닌지, 그 어린 기사 때문에 흩어진 서류를 익숙한 솜씨로 한대모운 고드프리는 그를 힐끔 올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 무슨 일인가? 발렌티노. ”

“ 어째서 그 수인의 퇴치를 어디서 온지도 모르는 여행자 나부랭이들에게 맡기신 겁니까?! 저로도 충분한 일이었습니다! ”

발렌티노라 불린 자가 하는 말이 당치도 않은 말임을 알고 있었지만 고드프리는 그저 조용한 목소리로 그에게 경고를 건넸다.

“ 말을 조심하게. 그분들은 성에서 수행 나오신 마도사와 그의 수행인들이시네. 병사 몇 백 명의 일을 해내시는 분들이야. ”

“ 흥, 병사들의 수준을 알만하군요. ”

“ 발렌티노! ”

일순간 싸늘하게 변한 고드프리의 눈빛을 본 그제야 발렌티노는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 표정은 불만이 가득했다. 고드프리가 그런 발렌티노의 언동에 주의를 주기 위하여 재차 입을 열려던 찰나, 막사의 밖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마도사 레이나입니다. 고드프리경의 부름을 받고 찾아 왔습니다. ”

아마 방금까지의 대화는 듣지 못했겠지만, 고드프리는 불편한 표정이 되어 막사의 문을 바라보았다. 분명 발렌티노가 레이나를 만나게 된다면 몇 마디 비아냥거릴 것이 뻔했기에 마도사일행을 이곳에 들리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을 듯싶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도사인 레이나에게 다시 이곳으로 찾아오라고 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었다.

“ 발렌티노, 마도사 일행에게 예의를 지키도록 하게. ”

“ ...... ”

“ 레이나님, 들어오시지요! ”

고드프리는 잠시의 고민후 발렌티노에게 주의를 준뒤 레이나를 방으로 들라했다. 발렌티노에게서 대답이 들려오진 않았지만, 그가 그렇게까지 분별없는 사람은 아닐 것이라 생각하며.

고드프리의 말이 떨어지고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 문을 열고 두 명의 사람이 걸어 들어왔다. 단정하게 마도사정장을 차려입은 레이나와, 망토로 몸을 감싼 엘이었다. 발렌티노는 고드프리에게서 약간 떨어진 벽에 등을 기댄 채 그 두 명을 바라보았다. 일순간 엘의 금빛 눈동자와 발렌티노의 갈색 눈동자가 맞부딪쳤다. 발렌티노는 어째서인지 엘과 눈이 마주친 순간 묘한 불쾌감에 사로잡혔다.

“ 이곳이 아무나 마음대로, 그것이 혹여 천민이라 할지라도 들어와도 되는 곳이었나 보지요? ”

어째서였을까? 이럴 생각이 아니었는데 발렌티노는 자신도 모르게 이죽거리고 있었다. 저 두 사람이 꼴도 보기 싫었다. 저들의 존재가 증오스러워 눈앞에서 갈기갈기 찢어버리고픈 충동에 사로잡혔다. 그것은 그들이 자신의 공을 가로채어 갔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것은 본능에 가까운 감정이었다.  

“ 어디, 마도사라기에 어떤 여자인가 했더니 평범한 여자로군? 그나마 제대로 된 건 얼굴뿐인가. 그 얼굴로 성에서 얼마나 굴러먹었을지 안 봐도 뻔하군. ”

“ 발렌티노! "

" 엘! “

한번 말이 나오기 시작하자, 모욕적인 단어들이 줄줄이 따라 나왔다. 고드프리와 레이나는 간발의 차이로 발렌티노와 엘이 격돌하는 것을 막았다. 두 사람은 들판에 풀어놓은 야수처럼 으르렁거리며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 발렌티노 이 막사에서 나가게. ”

“ ...... ”

“ 어서! ”

고드프리의 고함소리에 발렌티노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막사안의 모든 사람들을 한번씩 노려보고는 침을 한번 탁 뱉으며 막사에서 나갔다.

“ 마도사님 무례를 용서하십시오. ”

당장이라도 검을 뽑을 것만 같은 기세의 엘을 한손으로 저지하고 있던 레이나는, 발렌티노가 나가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손을 내리며 고드프리의 말에 응답했다.

“ 아니, 괜찮습니다. ”

“ 괜찮긴 뭐가 괜찮아! ”

레이나는 등 뒤에서 울려퍼진 커다란 목소리에 눈을 내리깔며 손끝으로 엘의 손들을 살짝 건드렸다.

“ 엘, 나는 괜찮아요. 이런 일엔 익숙하니까. 정말 괜찮아요. 그러니까 이제 그만 화내도 되요. ”

“ 하지만..! ”

“ 엘. 이곳은 이 부대의 대장님이 계시는 곳이에요. 날 봐서라도 이제 그만해요. ”

“ ...알았어. ”

알았다는 대답이 나오긴 했지만, 여전히 엘에게서는 차가운 살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레이나로써는 더 이상 손쓸 길이 없었기에, 엘을 내버려두고 고드프리를 다시 바라보았다.

“ 험한 꼴을 보여드렸군요. 죄송합니다. ”

“ 하하. 아닙니다. 아주 부럽군요. 좋은 부하 기사를 두셨습니다. 그에 비해 발렌티노는... 후... ”

레이나는 날카로운 눈매를 가진 금발의 기사를 다시 한번 떠올렸다.

“ 그 기사분의 이름이 발렌티노라고 하나요? ”

“ 네. 그는 제 사촌으로 테미시온의 최고위 가문인 메넬마카르 가문의 후계자입니다. 지금은 수행차 제 밑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만, 아직 어려서 모르는게 많습니다. 괘념치 마십시오. 그나저나 아까도 뵌듯한데, 그쪽의 기사 분은 어느 가문의 자제이십니까? 제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라면 무례를 용서하시지요. ”

아직도 화가 덜 풀린 것인지 부룽퉁한 표정으로 레이나의 뒤에 서있던 엘은 고드프리의 질문에 퉁명스레 대꾸했다.

“ 미천한 놈이니 저를 높혀 부르실 필요도 없고, 제 이름을 기억하실 필요도 없습니다. ”

“ 하하, 그런가? 그런데... 흠... ”

고드프리는 자꾸 무언가가 신경 쓰이는 듯한 눈치로 엘의 얼굴을 계속 바라보았다. 막사 밖의 발렌티노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던 엘이었으나, 고드프리가 자신을 계속 바라보자 결국 그는 참지 못하고 고드프리를 노려보았다.

“ 왜 자꾸 쳐다보십니까? ”

아무리 말을 돌려서 할줄 모르는 엘이었다고는 하나, 상당히 무례한 발언이었다. 레이나조차도 흠칫 놀랄 정도로. 하지만 다행히 고드프리는 그런 엘이 마음에 든 것인지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연유를 설명했다.

“ 아니 아니, 왠지 자넬 어디선가 본 듯해서 말일세. ”

“ ...? 아마 늘상 사고를 많이 치고 다녀서 어디 소문이라도 들으신 것이겠지요. 신경 쓰지 마십시오. ”

“ 고드프리경, 하나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만. ”

귀족을 상대로 무례한 발언들의 연속인 엘을 보다 못한 레이나가 둘 사이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고드프리는 그런 레이나를 바라보며 멎적은 듯 웃었다.

“ 이거이거, 마도사님을 놔두고 제가 다른 이야기에 너무 열을 올렸습니다. 계속 서있기도 뭐하니 자리에 앉으시죠. ”

엘과 레이나는 고드프리의 안내를 받아 낡고 작은 간이테이블에 둘러앉았다. 고드프리는 손수 자신이 끓인 차를 내왔다.

“ 제가 크게 자랑거리는 없지만, 차 끓이는 솜씨만은 자신이 있지요. 그래, 레이나님 하실 말씀이란 무엇인지요. ”

“ 고드프리경. 우리는 라드타운 근처에 살고 있으시다는 피라스톤이라는 분을 찾고 있습니다. 경의 담당구역이 라드타운을 포함한 이 근방이라고 들었습니다. 혹시 그분을 아십니까? ”

일순간 고드프리의 얼굴이 굳었다.

“ 왜 그자를 찾습니까? ”

“ ...예? ”

예상치도 못한 대답이었기에 레이나는 자신도 모르게 반문했다. 하지만 고드프리는 여전히 얼굴이 딱딱하게 굳은 상태로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 마도사님께서 대체 무슨 연유로 그자를 찾으시는지는 모르겠지만, 만나지 않는게 좋을 겁니다. 질이 좋지 않은 자입니다. ”

레이나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이내 곧 또박또박한 목소리로 다시 한번 말했다.

“ 전 그 분을 만나봐야 합니다. ”

고드프리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곤 자신의 책상위에 놓인 메모지 하나에 무언가를 갈겨 적더니 레이나에게 내밀었다.

“ 그곳의 약도입니다. ”

레이나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메모지를 잡았다.

“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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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ㅁㅇ....
핫. 정신 차려야해. 과제, 과제를 하러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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