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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hwarang102 꿈꾸는 자들의 도시

2007.07.19 02:22

Mr. J 조회 수:1163 추천:11

extra_vars1 바밤바의 관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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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림도시의 밤은 고요하다. 창조도시에서 두 번째로 커다란 크기를 가진 그림도시는, 검정색 돌로 깔린 도로와 붉은 색 벽돌로 지은 이국적 건축양식이 특징인 곳이었는데 1층 건물은 적은 편에 대부분의 집들은 단층이었고 다섯 계단 이상의 높은 건물들도 꽤 많았다.


문학도시에서 시작해 음악도시를 지나 이어진 길다란 호수는 그림도시의 중앙을 가로질러서, 강 위로 아름답게 조각된 대여섯 개의 석재 다리들이 만들어져 있었다. 예술가들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센스를 가진 장소라는 명성에 걸맞게 도시는 한 폭의 그림과도 같았다.


 


완벽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만큼 그림도시의 시장은 시내 청결에 많은 노력을 하였고 도시의 중앙에선 쥐새끼 한 마리 찾아볼 수 없었다. 물론 치안에도 힘쓰고 있어 그림도시에는 잡다한 범죄자는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간혹 게맛 같은 커다란 골칫덩어리가 나타나곤 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림도시의 시장이 무능력 한 것은 아니었다.


그림도시의 시장 바밤바는, 과묵히 시민들의 뒤에서 안정적인 운영을 하기로 유명하였고, 시민들의 지지도도 매우 높은 인물이었다.


그러나 특이하게도 그는 시민들 앞에 잘 나타나지 않았고 언제나 앞장서서 관리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것은 그의 비서였으며, 정작 본인은 맨션에 틀어박혀 웬만해선 외출을 하지 않았다. 호위 병사들도 두고 있지 않았으며, 맨션의 검정 쇠창살 문을 통과해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그의 비서뿐이었다.


 


각 도시 시장들의 호화로운 맨션 안엔 고가품들이 즐비했고, 여러 도적들이 침을 흘릴만한 대상이었지만 사실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던 것이 수십 명의 호위 병사가 수시로 감시를 하고 있어 엄두도 낼 수가 없었다. 허나 바밤바의 맨션엔 호위병사가 하나도 없었고, 수 차례 도적들이 노려대었지만 기괴하게도 그 누구도 동전 하나 가져올 수 없었다. 털러 들어간 다음날이면 죄다 줄줄이 사탕처럼 묶여서 경찰서로 끌려가버렸기 때문이었다.


 


악명 높은 범죄자들이 비엔나쏘세지처럼 딸려 검거될 때마다 그림도시는 시장에 대한 갖가지 루머로 넘쳐났다. 사실 시장이 눈 세 개 팔 여덟 개 달린 괴인이다,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이유는 그가 투명인간이기 때문이다 등 젊은 세대들의 주장이 있었고, 살면서 시장을 몇 번 본 기회를 가졌던 고참들과 노땅들은 풋풋한 그들의 의견을 우스개거리로 삼으며 한편으론 시장을 칭송했다.


 


수많은 대도들이 바밤바의 맨션을 공략했지만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다. 결국 도둑들 사이에서 암묵적으로 바밤바의 쇠창살 울타리가 마의 경계로 정해져서, 감히 털지 못하는 장소 중 하나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런 역사를 가진 그림도시 시장의 맨션을 지금 대도중의 대도 게맛과 잠입의 잠자도 모르는 초짜 엘이 침입하려는 것이다.


 


바지 찢어지지 않게 조심하라고.


조심스러운 몸짓으로 쇠창살 위를 넘어서는 엘에게 게맛이 말했다.


 


, 누가 보지 않을까요?


엘이 불안한 마음에 물었지만 게맛은 천하태평이었다.


 


이 근처엔 쥐 새끼 하나 얼씬하지 않는다고.


저기, 좀 받아주시면 안 되요?


엘이 쇠창살 위에서 작게 말했다. 어떻게 울타리를 올라 타고 뾰족한 부분을 잘 넘어서긴 했지만, 그 위에서 뛰어내리기가 힘들었다. 막상 올라와보니 그 높이가 꽤 되어서 뛰어내리기 무서웠다.


 


그런 건 혼자 해.


게맛이 흥얼거리며 맨션을 향해 돌아섰고, 엘은 그의 뒤통수를 후려보다가 결국 눈을 딱 감고 뛰어내렸다. 우아악! 자세를 잘못 잡아서 그만 새끼 발가락을 바닥에 찧고 말았다. 충격이 발등을 따라 발목까지 전해졌지만 그렇다고 주저앉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는 통증에 미간을 찌푸린 채 게맛을 따라갔다.


 


그래도 명색이 시장의 관저인데 정원이 풀 한 포기 나 있지 않아 썰렁하기 그지없었다. 게맛의 말대로 주변엔 강력한 치안덕택에 도시 전체에 깔려있던 그 흔하디 흔한 황색제복의 병사 한 명도 없었다. 낮부터 들어가자는 게맛을 간신히 말려 해가 완전히 진 뒤에서야 저택에 오기는 했지만, 이렇게 썰렁해서야 게맛 말대로 일찍 들어가는 편이 나았을 법도 했다.


 


게맛이 맨션의 거대한 문을 거침없이 밀고 들어갔고, 엘은 자세를 낮추고 조심스럽게 그를 따라 들어갔다. 들어서자마자 거대한 홀이 그들을 반겨주었고, 엘은 그 웅장함과 공허함에 그냥 저도 모르게 질려 문턱 넘어서기를 주저하였다. 게맛은 그런 엘이 안중에도 없는지, 그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저택 안으로 걸어 들어갈 뿐이었다.


눈이 보이지 않아서 그렇게 대담한 것인지 아니면 그냥 무모한 것인지…….


 


그래도 침입인데 조심해야 하지 않나요?


엘이 자신 없는 목소리로 물었지만 게맛은 뿌리부터 천둥벌거숭이인지, 엘의 말을 귓등으로 들으며 손은 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당당하게 홀을 가로질러 걸어갔다.


 


, 그런데 여기 시장이 사는 거 맞나요? 완전 폐가 같은데…….


시장은 윗 층에 있겠지. 빨랑 따라와.


게맛이 재촉하는 바람에 엘은 서둘러 그를 따라갔다. 그러나 갑작스레 게맛이 걸음을 멈추어 버렸고 그 바람에 엘은 게맛에게 부딪히고 말았다. 돌덩어리 같은 게맛의 몸뚱이는 그대로 서 있었지만, 소년은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뭐에요?


엘이 코를 문지르며 불평했다.


 


뭔가 있는데.


게맛이 말했다. 그는 코를 킁킁대며, 뭔가 냄새를 맡는 듯 했다. 그가 갑자기 진지한 태도로 돌변하자 엘은 불안한 마음이 덜컥하고 들어버렸다.


 


뭐에요……. 갑자기 그렇게 진지하게.


엘은 게맛이 바보 같다고는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냥 왠지 자신도 그를 따라 코를 킁킁거리고 싶어졌다.


 


인간은 아닌데……. 동물도 아니야……. 꼬마, 뭔가 보이냐?


게맛이 엘에게 물었다.


 


갑자기 그렇게 물어도…….


엘이 퉁명스럽게 대답하며 여전히 엉덩이는 바닥에 댄 채,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둠이 깔린 저택 안, 엘과 게맛이 서 있는 홀의 주변에서 인간의 것이 아닌 눈동자들이 빛나고 있었다. 그렇다고 짐승의 것도 아니었다. 마치 이계에서 온 듯한 그 눈동자들은 하나같이 끔찍한 살기를 띄고 있었는데, 엘은 순간 그 눈동자들이 학원을 습격한 마물들의 것과 비슷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저어……. 뭐가 많이 있긴 하네요.


그가 자신 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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