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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hwarang102 꿈꾸는 자들의 도시

2007.07.06 02:24

Mr. J 조회 수:1363 추천:12

extra_vars1 게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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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가 소년을 부르고 있었다.


 


야 임마!


분명 아침 일찍부터 달려와서 귀찮게 하는 잭이 분명하다. 그냥 자는 척을 하자고 소년은 결심했다.


 


찰싹. 오른쪽 뺨에 따끔한 감촉이 느껴졌다. 찰싹. 이번엔 왼쪽 뺨이다. 아무리 엘이라도 이 정도까지 되어 버린다면 참을 수가 없다. 잭의 궁둥이를 태워줄 심산으로 엘은 눈을 뜨고 몸을 벌떡 일으켰다.


그러나 엘이 일어난 곳은 블루 아이즈의 기숙사가 아니었고, 엘의 앞에 서 있는 사람도 잭이 아니었다. 순간 엘은 기억해버리고 말았다. 마법 학교를 습격한 짐승들, 인페르노, 차가운 눈의 여성 그리고 소엽. 그는 기운이 빠지는지, 다시 누워버렸다.


 


앞에 서 있던 남성이 그런 엘의 멱살을 잡아 일으켜 세웠다. 그는 코 앞까지 엘을 끌어당기더니 작게 중얼거렸다.


 


넌 뭐냐.


내가 묻고 싶은 말이야. 엘이 그의 손을 뿌리치려 애쓰며 생각했다. 짧은 금발을 가진 사내는 샤프한 얼굴형을 가지고 있었는데 특이하게도 검정색 머리 끈으로 양 눈을 가리고 있었다. 엘은 그가 장님인가를 확인해 보기 위해 손을 그의 눈앞에 대고 흔들어 보았다.


 


보인다고.


남자가 엘의 손을 툭 하고 쳐내더니, 이내 일어섰다. 그는 통이 넓은 칠보바지를 입고 있었으며 별다른 웃옷 없이 조금은 신기한 모양의 조끼를 입고 있었다. 조끼는 검정색이었는데, 엘이 그것을 특이하다 느낀 것은 남자의 남루한 꼴에 걸맞지 않게 유독 조끼만 화려한 무늬와 각종 보석으로 치장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엘이 눈을 가늘게 뜨고 조끼를 자세히 보려는데, 남자가 입을 열었다.


 


블루 아이즈 마법 학원이라면 여기서 꽤 멀리 있는 곳인데.


그의 말에 엘은 화들짝 놀라 버렸다.


 


뭘 놀라.


그가 말하며 뭔가를 엘에게 던졌다. 그것은 엘의 학생증이었다.


 


엘은 잠시 방안을 둘러 보았다. 그건 방이라고 부르기보단 반쯤 무너진 건물쯤이라 부르는 것이 옳을 듯 했는데, 군데군데 금이 간 벽과 빠진 벽돌들에 먼지가 두껍게 덮인 각목들과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누더기들, 그리고 벽과 천장의 구멍을 막기 위해 아무렇게나 박아 넣은 판자들 때문이었다.


 


……. 제가 어쩌다 이곳에 오게 되었죠?


엘이 자신 없는 목소리로 물었다. 어느 정도 답을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어젯밤 강물 위에서 둥둥 떠다니더군. 돈 되는 걸까 하고 건져냈더니 왠 애물단지가…….


그보다 여긴 문학도시의 어느 부분인가요?


엘이 다급하게 물었다.


 


? 여기는…….


 


그때 밖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 발견됐나?


남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낡은 판자문을 부수고 들어온 것은 한 무리의 병사들이었다. 그들의 제복은 녹색이 아닌 주황색이었다. 병사는 총 다섯 명이었는데, 십인 대장인지 동그란 모양의 계급장을 단 사람과 네 명의 부하 병사들이었다.


 


네놈! 꼬리가 길면 잡힌다는 말을 모르느냐! 감히 선량한 소년을 인질로 잡아가다니!


십인 대장이 목에 핏줄을 세우며 외쳤다. 눈을 가린 남자는 코딱지를 파며 그의 외침을 다른 귀로 흘려 보내고 있었다.


 


, 그게 아니라…….


엘이 해명하려 했지만 십인 대장은 이미 머리 꼭지까지 화가 나 있었다. 그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명령을 내리자, 뒤에 서 있던 병사 넷이 일제히 양검을 빼 들고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위험해!


엘이 자신도 모르게 외쳤다.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검들이 교차되었다.


그러나 남자는 그 사이에 없었다. 워낙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 병사들은 혼란스러워 하며 두리번두리번거렸으나 남자는 온데 간데 없었다.


 


바보들.


남자의 목소리가 위에서 들려왔다. 엘을 비롯해 놀란 병사들과 십인 대장이 위를 바라보았다.


남자는 천장에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천장에 박쥐처럼 거꾸로 붙어 있던 것이다. 그것도 순간, 남자는 우왕좌왕하는 병사들 사이로 날아들며 양손 당수로 두 명을 쓰러트렸다. 나머지 둘이 있는 힘껏 검을 휘둘렀지만 남자는 자세를 낮추어 피한 뒤, 수면 차기로 둘을 동시에 넘어뜨렸다. 워낙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병사 둘은 대응도 못하고 그대로 뒤통수를 바닥에 찧곤 뻗어 버렸다.


 


10초도 안 되는 사이에 부하들이 전부 당해버리자 십인 대장은 곤란해 하고 있었다. 남자가 그를 향해 돌아서자, 그는 검을 뽑아 들었다. 그러나 손이 어찌나 떨리는지, 검이 두 개로 보일 정도였다.


 


, 이 자식!


그래도 십인 대장이라는 듯, 민첩하게 움직이며 검을 내질렀으나 남자는 가볍게 옆으로 피한 뒤, 오른발을 질러 대장의 복부를 강타했다. 배를 감싸 쥐는 순간에 바로 왼발을 휘둘러 안면을 차 버리자, 대장은 벌렁 나자빠져버렸다.


 


부러진 듯, 피가 흐르는 코를 한 손으로 부여잡고 다른 손으론 여전히 칼을 꼭 쥔 채 일어난 십인 대장은 우는 표정을 지었다.


 


감히 내 얼굴을!


그가 폭주하며 마구잡이로 검을 휘둘러대자 금발 남자는 조금 당황한 듯 했다. 그러나 여유로운 몸동작으로 변칙적인 칼 놀림을 피하였다.


대장이 크게 종 베기를 하자 남자는 그 틈을 타 양손으로 검을 받아내었다.


 


더블.


그가 중얼거렸다.


순간 엘은 자신의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금발의 남자가 둘이 된 것이다. 완전히 같은 모습의 복제가 어느새 생겨나 있었다. 하나는 그대로 대장의 칼을 받고 있었고, 갑자기 나타난 두 번째는 대장의 옆에 팔짱을 끼곤 서 있었다.


놀란 십인 대장이 검을 휘두르려 했지만 검은 이미 첫 번째 남자에게 붙들려 있었고, 결국 두 번째 남자가 내지른 당수에 억 소리 내며 쓰러지고 말았다.


 


여전히 제 눈을 믿을 수 없었던 엘은 눈을 세게 비볐다. 갑자기 남자가 둘로 늘어나다니 이건 무슨 영문인가. 그러나 그가 다시 눈을 떴을 땐 금발 남성은 다시 하나로 돌아와 있었다. 엘이 헛것을 본 것인지 원래 하나였던 것인지…….


게다가 저 금발 남성의 정체는 무엇인가? 눈을 가린 것으로 봐선 아무것도 안보일 텐데 말이다. 원래부터 장님일수도 있고. 그런데 그 날렵한 몸동작이란…….


 


……. 여기도 들켜서 이젠 있지도 못하겠네.


남자가 곤란한 듯 중얼거렸다.


 


! 너는 어떡할 거냐?


멍하니 있던 엘에게 그가 외쳤다.


 


……. 음…….


“…… 여기 있으면 좀 귀찮아 지겠지? 일단 다른 곳에 가는 건 어때?


그가 말하며 다가와 손을 뻗었고 엘은 그것을 잡고 일어섰다.


 


그러고 보니 이름을 아직 말 안 해줬군?


그가 웃으며 말했다.


 


내 이름은 게맛! 대도라고 불러줘!


게맛? 매우 특이한 이름이다. 그 이름을 듣는 순간 엘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 남자는 악명 높은 현상범 도적 게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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